# 147
147화. 혼돈 (3)
메르키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까마귀가 내 눈치를 살피며 부리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꼴을 보게 되다니.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 최선을 다할 거요. 걱정하지 마시오.”
“…으음, 이게 아무리 애를 써도 소질이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나… 브라기 같은 경우가 그랬지.”
브라기? 그 입만 산 놈이 신성을 다뤄 보려 애를 썼단 말인가?
꽤 놀라운 일이다. 난 브라기가 비다르와 마찬가지로, 평화에 젖어 있을 거라 여겼는데…….
깜짝 놀라 메르키를 보자, 메르키가 고개를 저었다.
“사실 소질이라 하기도 애매한 문제였닥.”
“…무슨 문제였소?”
“그게…….”
메르키가 입을 열다 고개를 갸웃했다.
이런 소리를 해도 되나?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어디 가서 함부로 입 열고 다닐 생각은 없소.”
“…후우, 뭐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문제기도 하다만……. 어쨌든, 브라기는 신성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줄 알았고, 그 성질도 엄청나게 다양했닥.”
성질?
그게 뭐지?
“아, 성질이라는 게 뭔지 모르낙?”
고개를 끄덕이자, 메르키가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제대로 된 책도 한 권 안 읽은 모양이군.”
“크흠, 그 책이라는 게 나랑 별로 친하질 않아서…….”
“됐닥!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잘 아는 나한테 변명할 것 없닥. 글자가 많으면 어지럼증을 느끼는 수준 아니겠낙? 보아하니 메뉴판만 봐도 어지러울 것 같은데.”
그 정도는 아니라고 소리치려 했지만, 문득… 부른 배가 거슬렸다. 그냥 가만히 있자.
입을 꾹 다물었다.
메르키가 깍깍- 웃었다.
“그럴 줄 알았지! 어쨌거나, 신성을 다루는 데는 크게 두 가지가 중요하닥.”
“앞서 말한 움직임과 성질이오?”
메르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안쓰럽다는 투로 나를 보며 다시 부리를 열었다.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배울 기회만 있었다면 꽤 잘했을지도 모르겠구낙.”
메르키의 눈썰미가 보통은 넘는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주억였다.
“우리 어머니도 그런 소리를 간간이 하곤 했지.”
“까악! 일단, 움직임은 뭔지 잘 알 거라 믿는닥.”
신성의 움직임. 그걸 모른다면 이제껏 내가 신성을 이용해 권능을 사용할 수도 없었으리라. 당연히 안다.
권능은 신성의 발현이다. 권능이 불이라면, 신성은 그 불이 붙을 나뭇가지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움직임은? 나뭇가지를 비벼 불을 붙이는 짓이다.
“나도 나름 신성을 이용해 싸우니까, 그 정도는 알고 있소.”
“당연히 그래야 한닥! 성질은 신성의 색이닥. 너도 본 적 있겠지? 어떤 권능을 사용할 때, 신성이 빛을 내뿜는 모습을?”
“…흐음, 많이 봤지.”
“그 색이 바로 신성의 성질이다. 미의 여신은 분홍색 신성을 가졌고, 자비의 신인 너는 기본적으로 황금색 신성을 가지지 않았나?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신성이라고, 똑같은 권능이 되더냐?”
아니다.
프레이가 발광하는 걸 조금이나마 따라 해 <자비의 빛>이라는 권능으로 재편할 수 있었던 건,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시리스의 식물을 조종하는 권능이나 수르트가 한 것처럼 <국경선>을 만들어 상대를 묶는 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브라기는 뭐가 문제였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데다, 성질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엄청나게 강한 신이 돼야 했을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신성을 잽싸게 움직이지 못해 신성을 무기로 다룬다기보다는 신성을 염두에 두고 창을 휘둘러야 했다.
그런데 브라기는 그런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서 왜 그 한심한 꼴을 하고 있을까? 이해할 수가 없다.
“브라기는 본질에 문제가 있었닥.”
본질? 눈살을 찌푸리자 메르키가 말했다.
“신성이 뭐냑?”
“어…….”
뭐라 대꾸하기 힘들다. 내가 쓰는 힘이건만, 신성이 뭔지도 나는 모른다.
메르키가 푸드득 날개를 홰치고 피식 웃었다.
“그게 뭔지 아무도 모른닥.”
“그런데 내게 질문했단 말이오?”
눈살을 찌푸렸다.
“TV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모르지만, TV를 볼 수는 있지 않느냑? 신성 역시 그렇다.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걸 얻어 낼 방법을 안닥.”
“…믿음?”
메르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널 믿는 사람이 많으면 신성의 크기가 늘어난다. 그리고 널 강하게 믿는 사람이 많다면? 신성이 빠르게 차오른다. 그렇지 않느냑?”
“거야 그렇지만… 대체 이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군.”
고개를 휘휘 저었다. 어지러운 이야기다.
메르키는 깍깍 웃으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브라기는 신성을 다루는 데 있어 훌륭한 움직임과 함께 다양한 성질을 쓸 수 있었지. 하지만… 신성이 너무 작았닥. 게다가 신성의 회복력 또한 별로였지.”
아.
“…시가(詩歌)의 신.”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정답이었다. 메르키가 끄덕였다.
시대는 혼란스럽다. 내가 발할라에 오기 전부터 전쟁과 기근, 추위와 비명이 도처에 산재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시를 읊는다?
어지간히 미친놈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짓이다. 물론, 주술사나 볼바 등 시를 사랑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들은 시가의 신을 믿고 따르지는 않았겠지.”
“…그래, 그게 문제였닥. 브라기가 아무리 용을 써도 어쩔 수 없는 문제였지. 만일 브라기를 모두가 진정으로 믿었다면, 브라기는 오딘조차도 우습게 보는 ‘언령사’가 되었을 것이닥. 내뱉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면? 누가 그를 이기겠는가?”
상상해 봤다.
브라기가 하는 허튼소리들이 현실이 되는 것을.
그가 입에 달고 사는 기괴한 케닝그들이 현실이 된다면? 감히 누구도 그를 이길 수 없으리라.
‘반으로 갈라져서 죽어.’
그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마디에 정말로 브라기의 적들이 모조리 죽어 버리리라. 헛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이 시를 좋아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나?”
“으음, 뭐… 아무리 그래도 말 한마디에 모든 적이 픽픽 죽지는 않았을 거다……. 아마. 그리고 브라기가 함부로 힘을 쓸 놈도 아니니…….”
메르키가 중얼거렸다.
“기술은 좋은데 몸이 안 따라 주는 걸 보고 절망한 투사 같았닥. 마구 술을 들이켜며 혼란스러워하다가, 술 취한 채 한 실수에 무덤으로 끌려들어 갔지.”
“무덤?”
“술 취해서 이둔이랑… 크흠!”
아, 이라호드가 궁금해하던 시가의 신과 청춘의 여신이 결혼한 일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았다. 술 취해서 실수하다니.
어떻게 보면 딱 그럴 법한 일이기도 했다. 시인이라는 작자들은 언제나 술에 취해 흥얼거리는 게 일이었고, 한창때의 아가씨들은 그 헛소리를 들으며 눈을 몽롱하게 떴으니까.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자, 메르키가 날개를 퍼덕였다.
“어쨌든 브라기 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니닥!”
그야 당연한 일이다.
내가 여기에 브라기 이야기를 들으려고 온 건 아니니까.
어깨를 으쓱이고 메르키에게 물었다.
“그래서, 훈련을 어떻게 하는 것이오?”
“그야, 당연히 신성을 움직이는 것이닥!”
신성을 움직인다?
고개를 끄덕이고 신성을 일으켰다.
그때, 메르키가 까악- 하고 크게 울부짖었다.
“이 멍청한 놈! 어딜 다 때려 부수려곡!”
“어… 신성을 움직이라 하지 않았소?”
억울하다. 메르키 놈이 시켜 놓고, 날 타박하다니!
메르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네가 할 것은…….”
내가 할 것은?
“신성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응? 눈을 끔뻑였다.
* * *
신성으로 그림 그리기.
어린애 장난 같은 소리지만, 검증된 훈련법이었다.
괜히 흐라픈스메르키가 이 분야의 최고봉이 아니다. 깃발에 그려진 까마귀가 믿음을 먹고 자라 신성을 얻었으니 그림 하나는 기똥차게 그리지 않겠는가?
메르키는 신나는 상상에 빠져 있었다.
‘깍깍깍, 오디슨 저 무식한 놈이라면 그림도 엉망으로 그릴 게 틀림없닥!’
오디슨이라는 전사와 그림은 영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오디슨이 살다 온 부족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주술사나 되어야 그림이라고 하기 힘든, 낙서쯤 했으리라.
메르키는 부푼 가슴을 진정시켰다. 이 고양감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이제까지 저놈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파르르, 메르키의 깃털이 떨렸다.
달콤한 복수의 과실! 메르키는 부리 끝을 살짝 비틀어 웃었다.
그렇게 딴생각에 잠겨 있을 때, 오디슨은 허공에 신성을 움직여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메르키가 눈치채기 전에 완성했다.
“후우. 보시오, 메르키. 다 그렸소.”
“흐흐흐, 그으래?”
메르키가 까마귀답지 않게 음흉하게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오디슨의 그림을 보았다.
“…깍?”
메르키 눈을 끔벅였다. 부르르 떨었다.
허공에 떠오른 그림은 아직 단색이다. 당연한 일이다. 움직임이 안 된다면 아무리 다양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짝에 쓸모가 없으니까.
처음은 단색 그림. 그다음 삼색,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대한 많은 색을 써서 그리는 그림을 그리면 된다.
메르키가 이 훈련법을 고안해 낸 이후, 가장 뛰어난 그림을 그린 것은 토르였다.
토르는 다양한 신명을 가지고 있다. 천둥, 정의, 인류의 수호신, 자비, 농업……. 당연히 그는 다양한 색으로 화려한 그림을 그려 냈다. 약간 정밀함이 떨어지는 그림이었지만, 그래도 우악스럽게 밀어붙이는 토르의 특징이 잘 살아 있는 거친 붓 터치가 인상적인 그림이었다.
메르키가 그 화풍에 이름을 붙인다면, ‘인상파’라고 불렀으리라.
선명하기 그지없는 색감과 거친 붓 터치.
메르키는 그 이후로 놀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디 이상하오?”
“아, 아니닥… 대, 대체 어떻게 이런 그림을……?”
흐흐- 오디슨이 웃으며 땀을 닦았다.
허공에는 메르키가 그려져 있었다. 검은색 하나로 이뤄진 그 그림은 당장이라도 날개를 퍼덕여 날아갈 것만 같은 생동감이 가득했다.
“…날개 하나하나에 윤기까지 표현하다닉…….”
메르키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오디슨이 푸흐흐- 바보처럼 웃었다.
“주술사 영감이 죽고 난 뒤에는 전투 화장을 직접 해야 했거든.”
“그, 그러냑?”
오디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하 놈들이 영 못 그리길래 내가 대신 그려 주기도 했지.”
오디슨은 어딘가 뿌듯한 태도로 가슴을 쭉 내밀고 있었다.
메르키는 얼떨떨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 인정할 수 없닥! 저런 무식한 놈이 어떻게!’
칭찬해 주고 싶진 않았다.
메르키는 크흠! 헛기침으로 감탄을 지우고, 퉁명스레 말했다.
“아, 아무리 뛰어나게 그린다고 해도… 다룰 수 있는 신성의 성질이 제한되어 있다면, 소용없는 일이닥! 이제는 세 가지… 아니, 쓸 수 있는 색을 모조리 써서 그려 봐랏!”
“으음, 그림만 그리는 것도 힘든데, 거기에 성질까지 조절해야 한다니… 쉬운 일은 아니겠군.”
“당연한 일이닥! 그게 쉬우면 나한테 배운 다른 신들은 다 바보겠느냑!”
오디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장 허공의 그림을 지웠다. 메르키는 그 뛰어난 그림이 사라진다는 게 아쉬웠지만, 이건 신성을 다루는 훈련이다. 그림을 그리는 데 의의가 있진 않다.
메르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성질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진 못하겠지!’
그러기엔 오디슨의 경험이 너무 적으니까.
자비의 신답게, 황금색 하나만을…….
“까악?”
메르키가 흠칫 떨며 울었다.
정신을 집중한 오디슨은 그것도 모른 채 눈을 감고 신성을 마구 움직였다. 엉망으로 뒤엉킨 허공의 신성.
메르키는 괜히 불안했다.
‘…왜 자비의 신이라는 놈이 검은색 신성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지?’
메르키의 불안감은 틀리지 않았다.
* * *
후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허공에 떠오른 신성으로 이뤄진 그림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그림은 예전 주술사 영감에게 발할라 이야기를 들을 때, 떠올린 발할라의 모습이었다.
황금색 방패를 지붕으로 쓰고, 두꺼운 창으로 이뤄진 기둥에 무수한 전사들이 끊임없이 싸움을 벌이는 모습. 한쪽에는 다친 에인헤리가 아리따운 발키리의 시중을 받으며 술과 고기를 먹으며 전투를 보고 있었다.
가운데서 싸우는 전사가 내 모습을 닮았다.
“…까악.”
“음? 왜 그러시오? 어딘가 이상한가?”
어쩐지 힘없는 메르키의 울음소리.
슬쩍 그를 보니, 그는 내가 그린 그림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어디가 이상한가? 괜한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성질을 다룰 수 있지?”
메르키의 말에 피식 웃었다.
어떻게라니? 그야…….
“하다 보니 되더군.”
“…끄, 끄으으…….”
메르키가 앓는 소리를 냈다.
뭐가 문제지? 고개를 갸웃했다.
메르키가 중얼댄다.
“이건, 수천 년 동안 살아온 신이라도 불가능한 건데……. 대체, 하계에서 뭘 하고 지냈길래…….”
이해할 수 없는 소리다.
되는 게 되는데 뭐가 문제인 건가?
고개를 갸웃할 때, 부르르- 건틀릿이 떨렸다.
-끼잉. 끼잉, 끼잉.
악령이 나지막이 울며 애교를 부렸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군. 어깨를 으쓱였다.
어쨌거나, 정신 놓은 메르키를 추슬러야지.
“거, 내가 눈이 좀 좋잖소.”
“이건 눈이 좋다고 가능한 일이… 어쨌거나 중요한 건 그림이 아니닥!”
아까까지는 움직임과 성질을 보는 게 중요하다더니?
고개를 갸웃하자, 안경을 추켜올린 메르키가 가슴팍을 쭉 내밀며 한마디 했다.
“얼마나 빠르게 권능을 발현하느냐, 얼마나 다양한 권능을 쓸 수 있느냐도 물론 중요하닥! 하지만 아무리 날카롭게 간 얼음이라도, 물 한 컵 정도로 거대한 바다를 찢어 버릴 수는 없지 않느냑!”
“으음, 그러니까… 신성의 크기와 신성의 회복 속도가 중요하다는 거요?”
“그렇닥! 그러니까…….”
피식 웃었다.
“좀 있으면 회복될 테니, 너무 보채지 마시오.”
메르키가 푸-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툭 떨궜다. 뭐가 잘못되었나? 왜 아까부터 저렇게 시무룩한지 알 수 없었다.
곧 신성이 회복되었다.
“응?”
하지만, 그 크기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작았다.
눈을 끔뻑였다.
“…하계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신성의 크기는 믿는 신도의 숫자. 갑자기 신도가 왜 확 줄었지?
불안감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하계에 있을 시그뉘와 판도라를 떠올렸다. 볼바인 그녀들은 나와 불편하나마 소통할 수 있으니까.
-아, 아아… 저런 괴물이라니!
-코, 콜로소스(Colosuss, 거상(巨像))! 올림포스의 괴물이 왜! 왜 저들을……?
절망한 듯한 목소리와 함께, 그녀들의 앞을 막은 거신상을 볼 수 있었다.
아니, 신상이 아니다.
“…찌꺼기.”
하계에 찌꺼기가 나타났다.
온몸이 구멍 숭숭 뚫린 검은 돌, 현무암으로 된 거상.
그 녀석이 딱딱한 얼굴을 내 시선이 있는 방향으로 틀었다.
-신을 믿는 자에게 절망을 선사하겠다!
쿠구궁!
녀석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그 몸에 달린 돌덩어리들이 굉음을 냈다. 거대하기 짝이 없는 주먹이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다.
-죽어라, 신의 종이여!
그 주먹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