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업 프로게이머-224화 (224/226)

< 76. 레벨 업 하는 프로게이머 (3) >

가스 중독자, 갈색 나무, 갱스터 쥐.

이 캐릭터들은 앞 글자가 ㄱ자로 시작하기에 캐릭터순서 맨 앞에 위치한 캐릭터들인데 사람들은 밴을 대충 하고 싶을 때면 이 세 캐릭터를 차례로 밴하고는 했다.

일명 가갈갱 밴이었다.

AP게이밍은 바로 그 세 캐릭터를 연속으로 밴 하며 밴을 끝마쳤고, 그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기 시작했다.

“솔로랭크에서도 저렇게 막밴하면 욕먹지 않나?”

“당연히 욕먹지! 나 같으면 닷지한다. 진짜 골 때리는 녀석이네, 저 녀석.”

한국의 유명 배우인 혜나와 그녀의 동생 서연은 AP게이밍이 밴 카드를 허무하게 날리는 모습을 보며 혀를 쯧쯧 차고 있었다.

아마추어의 눈으로 봐도 저건 정말 바보 같은 짓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밴 카드를 저렇게 날린다는 건 바둑에서 돌 한 점 깔고 시작하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왜 저런 짓을 하는 거지?”

혜나는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지만, 서연은 킥킥 웃으며 언니의 어깨를 두드렸다.

“언니, 몰라? 쟤 관종이라서 그런 거잖아.

“관종.....관심종자 말 하는 거지?”

“응. 옛말에 그런 말도 있잖아? ‘일단 똥을 싸라. 그럼 유명해질 것이다.’ 무관심보단 욕을 먹더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다는 말이겠지.”

“뭐?”

뜬금없는 말에 잠시 서연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던 혜나는 한숨을 쉬며 서연의 말을 정정했다.

“일단 유명해지면 대중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열광할 것이다, 뭐 그런 말이겠지. 뭐니? 일단 똥을 싸라는 건....”

“아하하하, 그런가?”

두 자매는 킥킥대고 웃으며 경기를 계속 관람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기는 두 사람의 바램과는 달리 AP게이밍이 우위를 점한 채 스노우볼이 굴러가고 있었다.

돌 한 점 깔고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KS가 밀리고 있는 것이다.

서연은 그 모습을 보며 투덜거렸다.

“에이, 재미없어. SKS가 정의구현 했어야 했는데.”

“그러게. 유일환 저 녀석, 되게 재수 없어서 지는 꼴 보고 싶은데 도통 볼 수가 없네.”

사실 중국 팀에게 속 시원하게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은 두 자매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 사람들의 바램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후, 둘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며 경기를 계속해서 지켜보았지만 별다른 변수는 나오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났다.

########

그날 이후, 수십 번의 경기가 끝났다.

정명의 팀원들은 밖에도 거의 나가지 않고 연습에만 집중했고, 그런 덕분인지 성적도 상당히 좋았다.

토탈 전적 11승 0패.

마치 지난번의 전성기 실력을 모두 되찾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승전 날이 다가왔다.

경기장에 도착한 팀원들은 경기장의 규모에 놀라면서도 머쓱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뭐야, 우리 팬은 없어?”

“없는 듯. 완전 적진 한 가운데에 온 기분임.”

-AP! AP! AP!

-AP게이밍 넘버 원!

AP게이밍과 정명의 결승전 당일, 경기장은 팬들의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맨날 국제대회에서 얻어터지고 다니던 중국 팀이 다시 결승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만든 것이 AP게이밍이었기에 그들이 중국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 녀석 인기 많네. 예전엔 내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이머 중 한명이었는데.’

정명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아쉬울 건 없다.

유일환이 중국에서의 인기가 높아졌다면 정명은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의 인기가 높았으니까.

정명은 자신의 팀에 이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AP게이밍 팀원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유일환은 팬들의 환호 덕분에 입이 귀에 걸려 있었고, 정명은 그런 유일환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스탯을 찍어보았다.

[유일환]

피지컬 (99/99)

정신력 (99/99)

오더 (99/99)

판단력 (99/99)

‘아니, 잠깐만. 스탯이 또 올랐어? 이젠 나랑 능력치가 같아졌잖아!’

어쩐지 피지컬이 98이나 되는 메이커를 라인전에서 이겼다 싶었더니, 오랜만에 실제로 본 유일환은 프로게이머로써는 거의 정점을 찍은 상태였다.

피지컬을 99까지, 그것도 이렇게 단기간에 달성한 사람은 정말 처음 봤기 때문에조금 당황했지만 정명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시스템 창을 띄웠다.

자신에게도 아직 비장의 카드가 남아 있었으니까.

‘올려볼까 슬슬.’

드디어 남아 있던 포인트를 써먹을 시간이었다.

스탯을 단 하나만 100으로 올린다는 것은 한 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었기에 그동안 많은 고민을 거듭했지만,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었다.

‘게이머로써 가지고 싶은 가장 큰 재능은 역시 피지컬 아닐까?’

[피지컬을 올리시겠습니까?]

[1000000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잔여 포인트 : 1052100]

이것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동안 포인트 벌이를 위하여 악전고투 했던 기나긴 싸움을 끝낸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때문에 정명은 아쉬움과 후련함을 동시에 느끼며 스탯을 올렸다.

[스탯이 한계치까지 올랐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스탯을 올릴 수 없습니다.]

[현재 능력치]

피지컬 (100/100)

정신력 (99/100)

오더 (99/100)

판단력 (99/100)

[초인 각성]

*피지컬이 인간의 한계를 아주 조금 넘어섰습니다!

달성 불가능한 업적을 이루어낸 당신은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이제 나이를 먹어도 스탯이 하락하지 않습니다.

-신체나이가 오랜 기간 동안 전성기를 유지합니다.

‘드디어!’

스탯 100을 달성하자, 생각치도 못한 부가효과다 딸려 나왔다.

정명은 역시 피지컬을 올리는 게 정답이었다고 생각하며 부스에 들어갔다.

팀원들은 평소에 하던 농담조차 하지 않으며 조용히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마침내 AP게이밍과의 첫 경기가 시작되자 밴픽 전략에 대해 바쁘게 떠들기 시작했다.

-가스 중독자 떴습니다! 이번에도 가갈갱을 하려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오히려 이게 기회일 수 있습니다. 프레이 게이밍 쪽에서는 하고 싶은 캐릭터를 하면서도 AP게이밍의 주 캐릭터를 금지시킬 수 있으니까요!

“아니, 쟤네들은 결승전에서까지 또 저 짓을 하네. 아무리 쇼맨십이라지만...”

“음, 그래도 예상했던 행동이니까.”

기선 제압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쇼맨십인 것인지 AP게이밍은 1경기서부터 또다시 가갈갱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여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나갈 것이라는 해설자의 예상과는 달리, 정명은 오히려 맞불 작전을 폈다.

-이건 설마....그건가요?

-그런 것 같은데요. 이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결승전에서 가갈갱을 꺼내는 유일환 선수도 대단하지만, 유정명 선수는 한술 더뜨네요.

한국 해설이 말을 잇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일명 니애미 밴이었다.

중국 사람들은 물론 이해하지 못했지만, 한국 팬들은 배를 붙잡고 낄낄대고 있음이 분명했다.

“이거 정말 괜찮은 걸까요? 괜히 우리까지 욕먹는 거 아니겠죠?”

밴을 마친 쿠론이 겁이 난다는 듯 소심하게 굴었지만, 정명은 오히려 씩 웃었다.

“욕? 먹겠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에엑! 그런데 왜...”

“그냥 넘어가기엔 열 받잖아. 한 방 먹여줄 거야.”

이미 이 싸움은 진흙탕 싸움으로 들어섰다.

이겨도 병신 져도 병신이면 이기는 병신이 되라는 말도 있듯이, 상처투성이뿐인 싸움이지만 이겨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경기는 생각보다 쉽게 풀리기 시작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억지로 싸움을 연다고 할 정도로 무리하게 들어간 정명이 솔로킬을 따냈다.

벌써 두 번째 솔로킬이었다.

쿠론은 그 모습을 보며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또 피 30 남기고 솔로 킬...오버하는 것 같으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계속 살아남으시네요.”

“이게 다 실력 차이 아니겠냐?”

정명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하니가 핀잔을 넣었다.

“뭐래? 브아보. 점화 한틱만 더 왔어도 죽은 거였거든? 그러니까 더는 무리하지 말라구. 이번에는 운이 좋았어.”

‘운이 좋았다라.’

피지컬 99와 100은 겨우 스탯 1 차이였고, 실제로도 종이 한 장 차이나는 그런 실력 차이였기 때문에 정명은 라인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그 종이 한 장 차이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그런 차이이기도 했기 때문에, 정명은 일환을 상대로 절대 패배하지 않았다.

-GG!

-1경기는 프레이 게이밍이 가져갑니다!

‘휴, 겨우 한 경기 따냈다...’

정명의 캐릭터가 무럭무럭 큰 덕분에 1경기는 무난히 프레이 게이밍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2경기가 시작되었고, 1경기에서 무력하게 졌기 때문인지 AP게이밍은 더 이상 가갈갱 밴 따위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신, 유일환은 1경기와는 조금 다른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게이머 유일환이 5초 영웅 스킬을 사용합니다.]

5초 영웅.

정명이 가장 자주 썼던 스킬이었으며, 제일 효과가 좋으면서도 유용했던 스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스킬을 상대해야 하는 정명은 코웃음을 쳤다.

‘5초 영웅이라. 내가 한 3년 전까지 쓰던 스킬이던가?’

정명은 일환의 포킹을 일부러 맞아준 후, 킬각을 잡고 망치 폼으로 달려오는 일환의 캐릭터를 깔끔하게 쳐내며 궁극기를 쏟아 넣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유정명 선수의 어둠 여제, 또다시 솔로 킬을 만들어 냅니다!

-이번엔 일환 선수의 움직임도 상당히 좋았는데요. 정말 아쉽겠습니다.

‘5초 영웅은 피지컬 90 이하일 때나 무척 유용했던 스킬이고. 이쯤 올라왔으면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은 스킬이지.’

오히려 사용 후의 딜레이로 피곤하기만 하지 이 수준에서는 그다지 효과를 못 보는 스킬이 바로 5초 영웅 스킬이었다.

막상막하일 거라 예측한 전문가와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결승전의 양상은 생각보다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다른 라인에서 조금 밀릴 때도 있었지만 미드에서의 차이 때문에 프레이 게이밍은 언제나 한 발자국 앞서갔고 결국 2경기까지 스무스하게 끝이 나버렸다.

경기가 끝난 후.

유일환은 쉬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부스에서 나오지 않은 채 입술를 물어뜯으며리플레이를 돌려보고 있었다.

많이 조급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정명은 자신의 우승이 코앞까지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좋아. 평정심을 잃었어. 다음 경기는 더 쉽겠는데.’

묵묵히 시간을 보내며 기다리자,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3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떤 캐릭터를 고를지 고민하는 정명을 보며 하니가 손을 번쩍 들었다.

“오빠! 불여우, 불여우 골라줘!”

“불여우? 음, 나쁘지는 않은 캐릭터이긴 한데.”

조금 고민한 끝에 3경기는 불여우를 골랐다.

다른 전략적인 판단 때문은 아니고, 하니가 졸랐기 때문이다.

게임사에서는 마지막 경기에서 사용한 캐릭터를 우승 스킨으로 만들어 주는데, 하니는 불여우 스킨을 갖고 싶다고 종종 말하고는 했기 때문에 딱히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어처구니없는 이유였지만 정명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불여우 하지 뭐. 그럭저럭 괜찮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조금 여유가 있기도 하니까.”

그런데 리플레이를 보는 동안 절치부심이라도 했던 건지 3경기에서 유일환의 무빙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달랐다.

게다가 정명이 지금까지 보지 못 했던 메시지까지 뜨자, 이미 결승에서 우승한 것처럼 들떠있던 정명은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게이머 유일환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어라, 뭐지?’

그리고 그 순간, 정명은 유일환의 움직임을 놓쳤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솔로 킬! 이런, 유정명 선수가 솔로킬을 당하는 건 정말 오랜만인데요!

-괜찮습니다. 이제부터 잘 하면 돼요. 경기 아직 안 끝났습니다.

“뭐야, 솔로 킬? 우리 미드가?”

“으악! 울 오빠 고장났나봐!”

“그럴 수도 있죠. 괜히 호들갑떨지 마세요.”

팀원들이 호들갑을 떨자, 정명이 머쓱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미안. 조금 긴장했나봐. 다음부터는 주의할게.”

하지만 태연하게 대답한 것과는 달리, 정명의 속마음은 사실 조금 타들어갔다.

‘이런 젠장, 방금 뭐였지?’

[게이머 유일환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와 같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두 번 당할 수는 없기에, 정명 또한 자신이 갖고 있는 스킬 중 가장 강력한 스킬로응수했다.

[초월을 사용합니다.]

‘그래, 누가 이기나 보자!’

초월 스킬은 스킬을 계속 사용할수록 머리가 아파오는 스킬이었지만, 허무하게 잡힐 수는 없었다.

정명은 유일환이 이상한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초월을 사용하여 응수했고, 그 상황이 반복될수록 정명의 체력이 심각하게 줄어들었다.

[게이머 유일환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젠장, 또? 더는 힘든데...’

이를 악 물고 버티려고 했지만 더 이상 초월을 쓰다가는 다음 경기까지 망칠 것 같았다.

정명은 세체미의 자존심을 접고 킬 한 번 주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상대 캐릭터의 움직임이 멈췄다.

느리게 움직이는 것도,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닌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손을 뗀 것처럼 완전히 움직임이 멈춘 것이다.

‘뭐지, 이놈은?’

나중에 마우스 선이 뽑혔다 어쩐다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정명은 본능적으로 상대를 두들겨 팼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오, 역시 대장이다!”

“우와! 경기만 아니었다면 내가 뽀뽀라도 해 줬을 텐데!”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솔로 킬 소식에 팀원들이 환호했지만 정명은 굳어진 표정을 풀지 못했다.

“잡긴 했는데 뭔가 찝찝하네.”

“뭐가?”

“저 녀석, 갑자기 멈췄거든. 오류가 생겼다 어쩐다 하면서 재경기 요청만 안 했으면 좋겠는데......”

referee : ppp...

아니나 다를까, 심판이 채팅으로 게임 일시중지를 알리며 경기가 멈췄다.

그런데 금방 재개될 것이라 생각했던 경기는 10분이 지나도록 재개되지 못 하고 있었고, 선수와 팬들은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뭐지,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심판도 아무 이야기도 없고....’

그런데 갑자기 AP게이밍의 부스 쪽에서 한 명이 부축을 받으며 나오기 시작했다.

5분 전, 정명에게 솔로 킬을 냈던 일환이었다.

그리고 그 팀의 에이스는 손목을 부여잡고 끙끙대고 있었다.

“손목 부은 것 좀 봐. 왜 저러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저 상태로 경기는 무리라는 거야.”

“그럼?”

“식스맨이 대신 올라오겠지. AP 게이밍의 식스맨이면 실버V 선수던가.”

이렇게 될 때를 대비하여 만든 것이 식스맨이라는 제도였지만, 사실 정명은 별로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가뜩이나 팽팽한 경기인데 연습량이 부족한 식스맨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경기를 내주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

정명은 실버V 선수가 올라오는 것을 보며 나지막이 한숨을 뱉었다.

‘끝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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