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305화 (305/500)

제 2장 본선 (3)

-드디어 예선이 끝나고 기다리고 기다 렸던 본선이 시작됩니다 본선 절차에 대 해서 강 대주님이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 니까?

-본선은 252명이 올라왔고, 토너먼트 로 진행이 됩니다. 조는 추첨을 통해서 이 루어지며 대결 제한 시간은 30분입니다.

강 대주는 본선의 절차와 규칙을 설명 하고, 눈여겨볼 대목을 조목조목 알기 쉽 게 풀이했다: 하루가 다르게 화술이 더 좋 아지고 있었다. 마치 전문 아나운서나 해 설자처럼 튀지 않으면서 균형을 맞추었다

-나한테는 안물어봅니까?

-쓸데없는 소리나 하면서 뭘 물어보라 는 겁니까, 그냥 입 다물고 보세요. 관중 한분 더 늘었다고 여기겠습니다: 본선부터는 녹화방송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 언어 선택에 있어서 자유로운 편이었 다. 평소 하던 말투를 그대로 하기도 했다.

전성주 아나운서의 무시에 신정환 해설자 가 발끈하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럼 대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출전자는 금강문의 소금강 이강천이군 요. 외모에 비해서 굉장히 젊습니다

-금강문은 무골을 타고난 가문답게 단 련된 육체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번 대회 최고의 선전을 기대할 만한 재목 일겁니다

-상대하는 무인은 연합무문이 아닌 독 문무문인 비룡문의 남기탁입니다. 대결의 양상이 어떨 것 같습니까?

-예선을 통과한 장면을 보니 각법에 조

예가 있는 듯합니다. 금강문의 권공이 속 도보다는 힘이 실린 패력이라면 승부는 속도와 파괴력에서 갈리겠지요.

끼어들 타이밍을 재고 있던 신정환 해 설자가 본인의 지식 자랑을 했다. 이대로 침묵으로 일관을 했다가는 병풍이냔 소 리 듣기 딱 좋았다. 해설자로서 병풍은 말 많다는 악플보다 더 심한 욕이었다

-딱 봐도 아주 발이 빠르잖아, 남기탁 선수는 전형적인 윙포워드지요.

-하아, 또 축구 얘깁니까. 여긴 무림대 회라니까요. 그렇게 축구가 좋으면 축구장 으로가세요.

대회장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소개가 이 어졌다.

무대의 양 코너에 출전 무인이 섰다.

저벅저벅.

비룡문의 남기탁이 먼저 나왔다. 180cm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폼이 큰 옷을 입고 있어 자세히는 보이지 않으나, 무인치고는 연약해 보였다. 스피드에 조예가 깊다면서도 예선 통과를 쉽게 하진 못했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으 로 겨우 본선에 진출했다

‘금강문이라고 했겠다, 후후.’

남기탁은 수더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계산적인 성향이었다. 예선도 전력을 쓰기 보다는, 힘겹게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 존 재감을 과시하지 않았다 무인은 실력의 3 할을 숨기하고 하나; 자신은 5할을 숨겼 다 그 모든 건 본선을 위한 연출이다.

‘나이도 어린놈이 덩치는 산만하네.’

맞은편 코너에서 강천이 걸어 나와 섰 다

남기탁은 이번 기회를 빌미로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강천이 비록 6대 무문에 소속되어 있다고는 하나, 실전 경험이 미력한 애송이다. 그에 반해 자신은 무수히 많은 실전을 경험했다.

저벅저벅!

남기탁은 대회장의 중앙에 설치된 무대 로 올라갔다 발걸음이 굉장히 무거웠으며, 위축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첫 출전에 잔뜩 주눅 이 든 모습을 보이면, 기량이 뛰어날수록 방심하기 마련이다. 이를 잘 파고들면 손 쉬운 승리를 낚아챌 수 있었다 남기탁은 는을 내리깔면서도 강천을 세 심하게 주시했다.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 으려는 굶주린 하이에나와 같다

‘호오, 아직은 아니라 이거냐. 하나, 네

가 방심하지 않고 배길 것 같으냐’

독문무인들도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한다. 소속이 분명치 않아 일거리가 많지 는 않아도 유니크 연합과 함께 케이브에서 마물 사냥을 한다. 그럴 때마다 꼭 있었 다. 나이가 어려 경험은 일천하지만, 등급 이 높은 애송이들이. 문파나 가문의 후광 을 등에 업고 어찌나 건방을 떨던지. 그러 나 등급이 높다고 설치는 놈치고 오래가 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실전은 등급만 높 다고 통할 정도로 만만치 않다. 사소한 실 수 하나가 목숨으로 직결이 되기도 한다.

쿨럭쿨럭!

대회장의 중앙에 서서 마주하자, 강천 과 남기탁의 대비가 극대화되었다. 한쪽 은 근육이 터질 듯이 부풀어 있고, 다른 한쪽은 마른 멸치인 양 앙상했다. 여기에 골수에 사무치는 기침을 더하자, 당장 쓰 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런 남기탁 선수 감기가 들었나 보군 요. 한데, 무인도 감기가 걸립니까?

-대체적으로 강건하기에 걸리지 않는 편이기는 하나, 무인도 사람입니다. 특별 하다고 해서 질병에서 자유롭다고 여기는 건 편견입니다.

-혹, 예선에서 상처를 입었을수도 있겠

군요. 그럼 위험하지 않을까요? 이쯤에서 멈추는 편이 불상사를 예방할 수도 있겠 네요.

-심판을보는상급무인이 10명이나배 치되어 있으니, 걱정하진 않아도 될 겁니 다 강 대주는 남기탁의 수작이 뻔히 보였 다. 대적할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한. 그러나 남기탁 나름의 전략이었다. 이를 미리 발설을 한다면, 그것 역시 편파가 될 수 있어 모르는 척 넘어갔다 무인간의 대 결은 단순히 무공만이 아닌 심리, 전략 전 술, 모든 분야를 총체적으로 겨루는 것이 었다

남기탁은 속으로 히죽였다.

‘이름만알려졌지, 완전초짜네.’

강천의 긴장이 역력한 안색을 본 남기 탁은 확신했다. 이놈은 초보라고. 유니크 등급은 높을지 몰라도, 주변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무인으로서는 실격이다.

‘이럴 땐 속전속결이 최고지.’

괜히 시간을 끌다가 제 실력이 나오면 곤란했다.

남기탁은 신호가 울리면 전력으로 비룡 신(飛龍身)을 밟아 최강 초식인 비룡천격(飛 龍天擊)을부리기로 결심했다. 첩첩의 위장 과 계산된 전략을 통해 방심을 이끌어 냈 으니 반드시 통할 것이다

‘네 녀석에게 가장 아름다운 패배를 선 사해주마’

거리를 잰 남기탁은 느슨한 척하면서 도, 공력을 있는 대로 끌어 올려 용천혈(발 버!딕)에 집중시켰다: ■대결 시작!

북소리가 대회장을 울린다.

히햡!

기합과 함께 남기탁의 신형이 총알처럼 쇄도했다. 숨겨두고 있던 속성까지 꺼내들 었다

그의 속성은 족쇄다.

-속성 개방.

-맹수의 사슬

맹수를 잡기 위한 강력한 주박이 강천 을사로잡는다.

투아아앙!

거친 소음이 울리고, 관람객의 시선이 멍해졌다.

쌩! 하고 치고 나갔던, 경이로운 속도에 눈이 따르지 못했었다. 위에서 지켜보고 있음에도 흐릿하게 보였다 꼴까닥

남기탁은 사각의 무대, 투명 유리의 벽 면에 대(大)자로 자국을 새겼다. 유연한플 렉시블 강화유리라서 파장은 흡수하고 깨 지지는 않았다.

일반 관객 중 누구도 그 일련의 사태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예선에서 보였던 스 피드와는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 뭐야?

-어째서 갯벌에 집어 던진 개구리인 양 유리벽에 붙은 거야?

-졸라 빠르네!

-저러다죽는거아냐?

-설마죽기……응‘? 거품 무네!

발을 바르르 떨며 게거품을 무는 남기 탁의 상태에 강천은 짜증이 났다. 적당히 끝을 내려고 했는데, 의도치 않게 과한손 속이 되었다:

‘갑자기 튀어오고지랄이야.’

남기탁인지, 탁구공인지 강천의 관심 대상과 거리가 멀었다. 사전에 조사를 했 고, 꼼수 부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실전이 많다고는 해도, 고수와 하수의 경 험은 차이가 크다. 강천은 다크니스 길드 는 물론, 케이브를 통해 산선수전을 다 겪 었다. 경험의 밀도에서 넘사벽이다. 그에 비하면 남기탁의 연륜과 경험은 온실 속 의 화초에 불과했다.

‘괜히 달려와가지고.’

그러니까저 지경이 되지. 이는마치 역 주행을 한 차가 마주 오는 차와 부딪친 격 이었다. 가만히 있었으면 1이었을 파괴력 이 마주 오는 바람에 3°1 되는. 마지막에 속도를 좀 줄였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남기탁은 벽면에 박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k 이강천 무인의 승리입니다. 정말 빠 르군요. 어떻게 된 상황인지 슬로모션으 로 보겠습니다.

음속을 촬영하는 초음속 카메라 30대

가 설치되어 있었다. 여러 각도에서 다방 면으로 촬영이 되어, 하나의 영상으로 구 현된다.

속도를 늦춘 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나 오자

-저 짧은 순간에 저렇게까지 많은 페이 크를 건거였어!

-저기에 현혹되지 않고 맞추다니, 인간 이 아니네.

-그래도그렇지, 일격은심했다 기껏 본 선에 올라왔는데 광탈 확정이잖0E

-망할 내돈

-그래도 저 정도로 움직인 걸 보면 병자

는아니네.

-뻥카 치다 된통 당한 거지.

관람객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무인 간 의 대결을 현장에서 본, 현실적인 감탄이 다. 방송이나 뉴스를 통해 케이브에서 활 약하는 유니크를 보기는 했어도, 무인과 무인의 대결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 다. 일반인과 무인의 격차를 새삼스럽지만 실감했다.

무인들도 대결에 주목하고 있었다.

6대 무문과 참가한 무인에게도 금강문 은 요주의 대상이었다. 근래에 들어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에 주시를 했다. 그 들이 보기에도 조금 전의 일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과연금강문이군.’

‘파괴력 못지않게 정확하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빠르고.’

‘예의주시해야겠어.’

무인은 관중과 다르게 남기탁의 승리 를 예상하지 않았다. 남기탁이 비록 실전 경험이 많고, 제법 뛰어난 기량을 갖추었 다고 하나, 금강문의 아성을 넘어서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평범한 무인에게 당할 만큼 호락호락했으면, 금강문의 만행을 지 켜보지도 않았다.

‘하나, 호락호락하게 내주진 않겠다’

‘금강문만이 아님을 보여주겠어.’

‘6대 무문만의 잔치라고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무인들은 저마다의 의지를 불태웠다. 조금 전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승 부를 포기하진 않았다. 무림대회를 참가 하기 위해서 혹독한 수련을 견뎌내었다. 훈련의 시간만큼, 자신감이 표출된다.

쿨럭!

남기탁은 기침과 함께 눈을 떴다. 여전 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눈치였 다. 하지만 시야를 가리는 분주한 움직임 에 패배를 직감했다

‘졌?…구나,

허탈함이 자리했다. 온몸이 부서지는 고통보다 일격에 혼절해 버렸다는 사실에 충격이 더 컸다. 오랫동안 이날을 위해 공 을 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명성 을 날릴 기회였건만 너무나도 허무했다. 한편으로 어린 나이에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 이강천이 사기캐릭 같았다. 문파와 재능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 괜찮나?”

“?…괜찮습니다.”

“그나마다행이군.”

“?…"다행이 2}iQZ

“조금만 더 강했으면 저세상 구경했을 걸세.”

응급조치를 하는 무인은 각 무문에서 치료와 기공에 정평이 나 있는 자들을 선 별해서 봅았다 물론 그 안에는 상급 고수 와 치료 속성을 가진 무인이 포함이 된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그렇다 하나, 결선이 치러 질 때까지 각 무문의 절대고수는 참관하 지 않았다.

본선은 계속 진행되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