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무화(武花) (3)
“결계를 믿고 있나 본데, 지금부터는 간 단히안될거다”
“세상일이 맘처럼 되면 못할 일도 없을 테지. 나는 내 것을 탐하는 자를 절대 그 냥 두지 않아. 알았다면 넘어오지도 않았 겠지만 넌 이미 선을 넘었어.”
진영화는 대화를 중단했다 해 봤자 속 만 뒤집어진다. 놈이 믿고 있는 결계부터 부수어야 했다. 그리고 난 후에도 당당할 수 있다면 칭찬을해 줄수 있다 단 어른 을 몰라본 대가는 치러야 한다.
-얼스웨이브
-앤트 헬!
정우는 진영화가 대화를 중단하기 전부 터 마법을 전개해 놓고 있었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마법을 연사했다
“이…… 치사한놈이!”
욕한다고 펼쳐진 마법이 되돌아가진 않
는다
진영화는 급히 신룡문의 보신경, 신룡 운(神龍雲)을 밟았다 구름을 나는 용의 형 태를 재현했다고 한 절정의 보법이었다 단 한 줌의 진기만 가지고도 하늘을 나는 비 행술이 가능하다. 초상비는 신룡운에 비 비지 못할 격차가 있었다
-헤비 레인.
-허리케인 스톰.
-라이트닝 썬더.
소풍 나온 돗자리도 아니고, 마법을 펼 쳤다 하면 5개는 기본 베이스로 깔았다 투두두두 I
바닥이 무너지면서 블랙홀과 같은 홉입
력。] 발생했다
솨아아아!
위로 솟구쳐 올랐던 진영화는 쏟아지 는 폭우와 강력한 바람에 휘청거려야 했 다 쩌어어엉!
그 타이밍에 광역기에 가까운 뇌전이 육신으로 파고들어 왔다. 하나하나로 따지 면 타격을 입힐 만큼 대단치는 않아도, 연 계가 되어 완성이 되면 그녀로서도 간과하 지 못할 파괴력을 선사했다.
찌릿찌릿!
물기가 남아 있는 육신을 찌릿하게 해
주었다. 진영화는 놈의 마법이 보통이 아 님을 인정해야 했다
‘이놈대체 뭐야?’
조사한 바로는 전문학교에 다니고 있는 마법학과 4학년에 불과했다. 하나, 실력은 도저히 아마추어의 수준이 아니었다. 일 문의 장로를 곤란하게 만드는 마법사가 학 교도 졸업하지 않은 학생일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마법 수준은 이 렇게까지 뛰어나지 않았다 무인에 비하면 차이가 컸다. 그럼에도 애송이는 기존의 상식을완벽하게 뒤엎어 버렸다. 마법사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해도, 경시할수준 이 아님을 직시해야 했다.
“새로 개발한 연계 마법을 간단히 피흐} 고 막아내다니, 대단하군. 그러나 내가 살 아 있는 한 회사의 기밀은 뺏어갈 수 없 다”
“아까부터 네놈 맘대로 산업스파이로 몰지 마. 내가 언제 기밀을 원한다고 했 어!”
“과연 그렇군.”
“이런 제기랄!”
진영화는 순간 화가 나서 정우의 페이 스에 말렸음을 깨달았다. 마법사와는 말 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실감했다 어 리다고 만만히 봤다가는 탈탈 털리게 생겼 다. 더욱이 놈의 마법은 꽤나 골치가 아팠 다. 약점을 정확하게 찌르고 들어왔다.
‘그러나 나는 신룡문의 장로이자 무화 다’
진영화의 눈빛이 바뀌었다. 근래에 들 어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던 진지함이 묻 어 나왔다 그만큼 상황이 쉽지 않음을 받 아들인 것이다.
-신룡진결, 9결.
-용혈안(龍血眼) 개방
무공이 완성된 이후, 진영화로서는 오 래만의 전력이었다. 용의 기운이 그녀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가 사라졌다. 이후 풍 겨 나오는 기세는 차원이 달랐다. 용혈안 이 발동해 공간이 투영되었다. 비틀어진 흐름을 관통하여 목표물을 확인했다 쌔애앵!
목표물을 탐지하기가 무섭게 그녀의 신 형이 공간을 단축했다. 거리를 제한하는 결계의 환상이 통하지 않는다. 비틀어진 흐름 자체를 무시하는 빠름이었다 지체하지 않는다.
결심을 굳힌 진영화는 신룡무 후반초 식, 신룡무적(神龍無敵)을 꺼내 들었다. 중 첩된 권공이 결계를 관통하여 목표 지점 을 타격한다
꽈아아앙!
고요한 밤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광폭한 권공이었다. 소요가 퍼져 나가려다가 가 로막히면서 되돌아와 거센 바람올 일으켰 다 툭툭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 정우가 툴툴 거렸다.
“이중결계를 치지 않았으면 부모님이 깰 뻔했어. 그건 예의가 아니지.”
“?…어떻게?”
“나도 결계 안에 있었으니까 마법사를
우습게보지 말도록.”
결계 안에 또다른결계를쳤다
그럼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있 을 것이다. 이는 현실과 가짜를 교묘하게 섞어 놓은 환영마법의 일종이었다. 정우가 그 자리에 있다고 판단을 했을 때, 바닥에 새겨진 마법진이 공간이동을 시키며 환영 마법이 펼쳐졌다. 물론 이중결계만으로 신 룡무적을 막아내기란 벅차다 그녀의 공력 이 집중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고, 마력 으로 결계를 강화했다.
“설령 그렇다 해도, 보지 못했을 텐데.”
“굳이 보지 않아도 알려주거든.”
진영화는 그제야 알아챘다.
결계 자체가 마법사의 감각을 대신하고 있음을.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든, 결계 안에서는 변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마 치 GPS장치를 몸에 달고 있는 것처럼. 그 렇다면 결계부터 부수어야한다.
“부수면 그만이지!”
“그렇게 되도록 놔둘 것 같은가.”
“두 번은 당하지 읺아”
“셈이 느리군. 이미 3번째다”
진영화는 신룡진결을 운용하여 신룡무 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렇게 된 이상 이 판사판이었다. 결계를 부수어야 밖에서 얄미운 주둥이를 나불거리는 애송이를 단 죄할수있었다.
“빌어먹을!”
그녀의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발출된 공력이 결계에 흠집만 낼 뿐, 부수지 못하 고 있었다. 공격올 할 때마다 마법사는 집 요하게 막아섰다
-결계 강화
-오러 간섭.
-중력 반전.
마법의 컨트롤이 보다 더 정교하며, 세 밀해지고 있었다 파괴력이 아닌 고리와 같 은 정교한 연계를 중점으로 한다 그로 인 해 결계 안에 갇힌 진영화는 제 실력을 절 반도 내지 못했다.
10분간 질긴 공방이 지속되었다
하아
진영화는 속이 탔다.
장막에 숨어 있는 마법사는 끝까지 자 신을 감춘 채, 교묘한 방해를 해 왔다. 직 접적인 충돌이 없으니, 체력과 내력만소 모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해 질 수밖에 없는공방이 되었다.
“사내자식이 비겁하게 숨어만 있을 거 야?”
“마법사는 원거리를 선호한다. 그런 기
본적인 상식도 모르?나.”
하는 말마다 속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틀린 말이 아니라 사실이라서 더더욱 진영 화를 자극했다. 무공을 익힌 이후로, 오늘 처럼 화가 나기도 처음이었다. 또한 마법 사가 얼마나 까다로운 족속인지 뼛속 깊 이 각인되었다
“시간을 끌면 나야 좋지.”
정우의 빈정거림에 진영화는 반응하지 않았다. 보다 더 빠르고, 강력한 무공을 펼쳐내며 흐름을 비틀었다 결계에서 벗어 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럴 수록 움직임이 더더욱 좋아지고 있었다.
‘수연이랑 같은과네.’
열 받을수록 강해지는 타입. 전투란 냉 철함을 바탕으로 두는 게 일반적이긴 해 도,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진영화 는 열을 받올수록 더더욱 강해지는 전투 형 스타일이었다.
‘곤조도 있고.’
이쯤 되었으면 사실대로 이실직고를 해 도 될 시간인데, 입을 다물고 있었다. 화 끈한 성격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하다는 의미다. 신룡문의 문주가 골치 아파할 만 한 성향이다. 좋게 보면 곤조지만, 나브게 보면 똥고집이었다
‘가둬두기보다는 가끔씩 터트려 주어야 예기치 않은 사고를 치진 않거든.’
진영화 같은 스타일은 꽁꽁 싸매어 놓 을수록 얌체공처럼 반발력이 심하다. 적 당히 발출할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더욱이 전투를 하면서 감각올 찾아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같은 수법 이 통하지 않았다.
‘결계의 흐름을 읽어냈군.’
변수를 만들기 위해서 초 단위로 변화 를 주었다. 10번을 주기로 변화가 반복되 는 패턴이었다.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도 록 마법을 사용했건만 읽어냈다. 이쯤 되 니 마련해둔 수는 거의 다 소모해 버리고 말았다
쿠아아아앙!
격공의 원리를 활용한 무형권이 결계의 축을 부순다. 그러자 막아섰던 결계가 부 서지면서 파장올 일으켰다
“뚫렸네.”
결계를 뚫어낸 진영화가 입맛을 다시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뚫어낸 결계에 만 족하기 전에 상대를 찾았다.
미소는오래가지 않았다.
“ 너는?”
“신룡문의 무화가 어째서 남의 집을 넘
어온 거지?”
잡아서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던 마법사 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흑금단의 단 주가그 앞에 떡하니 자리했다.
그뿐인가?
주변으로 혹금단이 벽올 두껍게 쳤다. 가로막은 결계를 부수고 나니, 첩첩산중 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물며 상대는 진영 화의 정체를 까발렸다.
변용하기는 했어도 의미가 없어졌다 신 룡문의 절기를 쏟아낸 직후라, 숨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각무문마다 숨겨 진 절기가 가지는 고유한 특징이 있었다.
사방에 신룡문의 흔적을 새겨 놓은 주제 에 발뺌이 통할 리 만무했다
‘에라 모르겠다!’
진영화도 이판사판이었다. 벌어진 행동 에 대한 책임을 질 때 중요한 건, 기세다. 밀리고 들어가 버리면 한도 끝도 없다. 보 기에 따라선 적반하장일 수도 있으나, 사 회는 겸손이 통하지 않는다.
“나를 알면서도 말버릇이 고약하구나?”
“허락도 없이 남의 집을 넘어왔으면서 대접해주기를 바라는 건가.”
정우는 마치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 받아쳤다. 문주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자들은 완벽하게 수긍하지 않은 이상, 고 분고분하지 않다.
“애송이들 사이에서 이름 좀 알렸다고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구나?”
“그런 자는 만나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럴 테고.”
진영화는 미간에 내천(川)자를 그렸다.
혹금단주의 무력이 후기지수의 반열 을 넘어섰다는 말이 자자했다. 그가 출전 하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길 지경이었 다. 한수 접어주는 금강문의 행동에 자존 심이 상해야 하건만 무문은 순순히 받아 들였다 그러나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 면 믿지 않았다 승승장구를 해 왔다고 해 도 서른을 넘지 않은 애송이다. 나이가 실 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지만, 평가의 지표 가 되기는 한다. 애송이의 도발올 순순히 받아줄 만큼 아량이 넓진 않다 그 전에 연막이 필요하다. 어쨌든 사태 가 커지면 금강문과 신룡문의 싸움이 되 어 버린다. 그 전에 타협점이 있어야 한다.
“이 일은 금강문과는 관계가 없다.”
“가당치도 않은 소리를 하는군. 하이퍼 팩토리와 금강문은 협업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저택에 살고 있는 마법사는 금강문 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인재다.”
진영화는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 다. 조카의 일로 사태를 면밀하게 검토하 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을 두고 하이퍼 팩 토리와 금강문의 관계를 꼼꼼하게 조사했 어야 했다. 그뿐이랴 이제 고작 20살밖에 되지 않은 마법사가 자신을 위협할 수준 의 마법을 구사한다. 세월이 흘러 연륜이 쌓인다면, 얼마나 대단한 마법사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아 그놈!’
혹금단주의 출현으로 정작 말버릇이 고약한 애송이를 단죄하지 못했다. 여태 골탕이란, 골탕은 다 먹고. 첩첩산중에 설 상가상을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 사라져 버렸다. 애초에 놈이 조카를 가르치지 않 았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