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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화 〉29화 성전 (29/155)



〈 29화 〉29화 성전

솔직히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운좋게 로얄패밀리가  나로서는 이런 빽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주  알고 있다.

가장 큰 이득은 검찰총장 최학수와 조국일보 백현국 대표와 인연을 맺은 거다.

“내 지금껏 텐프로에 와서 이렇게 방석집 처럼 놀아본건 처음일세.”

백현국 대표의 표정에는 온갖 행복감이 묻어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텐프로로 일하는 예쁜것들은 보지로 보테크를 시도한다거나 안방마님자리를 차지하려는 수작에 짜증나서 성희롱 농담이나 하는 정도로 끝내서 늘 아쉬웠는데, 어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원없는 섹스를 했다.

전화번호도 저장하고 서로 형님 동생하면서 아쉬운 이별을 했다.

“경찰이나 검찰과 관련해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 주게나. 내가 바로 처리해주지.”

최학수 검찰총장은  어깨를 두드리며 호언장담을 했다.
사실 백현국 대표 보다 최학수 총장은 나에게  소중한 아군이었다.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이었다.

검찰총장의 빽이면 사람을 죽여도 무죄다.
검사가 기소 자체를 안할테니까.
일전에 뉴스보면서 맨날 욕하던 대상이 내편이 되니까 그렇게 든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권력이 주는 달콤함.
그들은 나보다 악랄한 사람들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나에게 원하는게 있기 때문에 잠시동안 동맹을 맺는 임시 동맹이라고 할까?


양심에 걸리는게 있긴 하지만, 나는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와 싸워야될 수 있는 상황이다. 경찰력이라도 이용해야되고 언론의 힘이라도 이용할 수 있으면 이용해야했다.

“오늘 일을 함부로 올렸다간 마티즈 타니까 조심해라.”


나는 비서실 일행들에게 다시 한번 입조심을 당부를 했다.
텐프로를 하면서 대기업 업무도  수 있을 정도로 근면하고 똑똑한 아이들이니 알아서  처신할거다.

김규현 대리는 마지막에도 자신의 파트너 남서희와 키스를 하며 아쉬운 헤어짐을 하고 있었다.
누가보면 사랑하는 연인을 강제로 떼어놓는 줄 알겠다.


“너 아직 유지선이랑 못해봤냐? 남서희랑 하는거 보니까 졸라 굶은거 같던데.”

“헤헤헤. 사귀기는 하는데 안대주더라구요.”


같이 구멍동서를 한 사이가 되니 유달리 김규현대리는 나에게 숨기는  없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실장님! 제가 충성하겠습니다! 저 키워주십시요!”

“하하. 그래 그래. 열심히 해봐. 오늘 잘하던데.”


역시 대기업 대리다운 처세술.
대기업 직원들은 100이면 100 이렇게 조금이라도 친해질 것 같으면 충성서약을 남발하곤 했다.
대기업은 라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 여기서 내려서 택시 타고 들어가겠습니다!”


“어.. 그래. 기사님. 여기 잠시 세워주세요. 아. 그리고 나 내일 휴가니까 <견디셔> 그런거 내 책상위에 올려놓을 필요없다.“

“아 넵!! 실장님 감사합니다! 들어가십시요!”

대리기사에게 그를 내리게 부탁하고 나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생각지도 않은 검찰총장이라는 아군을 얻었으니 이번 주 토요일의 플랜에 변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금요일 오늘.
나는 내일의 플랜을 위해 휴가를 신청했다.


* * * * * *

“오빠 일어나세요~~~하읍~~ 츄릅츄르르르릅~”

아영이가 나를 깨웠다.

오늘도 여전히 내 고간을 물고 부드럽게 핥아주고 있는 그녀. 남편의 알람시계는 아내의 모닝사까시라고 일본 야동 몇개를 반복적으로 틀어 놓아 학습시켜 놓은 덕에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상이다.

그녀의 귀밑머리를 넘기며 밝게 웃는 미소는 지금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아침식사를 준비해줘서 같이 먹고 가볍게 모닝섹스를 했다.
역시 질내사정으로 마무리.

집에서 항상 벗고 있는 그녀는 이제 옷을 입는게 영 어색하기만 했다.

최근에 TV에 필라테스와 요가 방송채널을 늘렸더니 집에 있는 매트를 깔고 필라테스와 요가를 시작했다.

내가 3주넘게 24시간 섹스를 해주다가 요즘 조금 멀리 했더니 그녀의 타오르는 성적욕구를 운동으로 풀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고양이 자세를 하고 엎드려있는 그녀의 보지에서 방금 전 다량으로 방출한 내 정액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는게 에로틱해 보였다.
스트레칭을 하며 요가를 시작하는 그녀를 두고 2층으로 내려갔다.


컴퓨터실.


나는 한미주와 한미선에게 동시에 문자를 보냈다.
해킹한 그녀들의 폰에 김현준의 전화번호로 내리는 명령문자.


[강아영의 남편 ■  ■에게 절대 복종해라.]

사실 이 부분은 이전부터 숙고에 숙고를 더했던 부분이다.
내일 김현준이 도착해서 그녀들의 폰을 검사하게 된다면 빼도 박도 못하고 망할 수 있기 때문에 고민했었다.
하지만, 어젯밤 나는 플랜을 변경했기 때문에 그녀들에게 오늘 아침 문자를 보낼  있었다.

조국일보의 기자를 통해 JEN의 귀국 시간과 비행기편을 알아낼 수 있었다.
저녁 9시 30분. 인천공항. KJ-1091편.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를 죽이는 플랜을 잡아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일은 목숨을 걸지 않고, 그리고 누군가를 죽인다는 각오 없이 싸울  있는 대상이 아니다.
진짜로 김현준이 묵시록의 4기사 중에 하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은 좀  독해질 수 있었다.
이건 성전(聖戰)이다.
요한계시록 6장 5절과 6절의 내용을 내가 곡해한걸 수도 있고, 죽은 한미주의 남편이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오히려 차분해졌다.
조금은 미친 생각 같지만, 인류의 멸망을 막는 전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에 대한 큰 거부반응도 어느샌가 사라졌다.


비밀 서랍을 열어 은빛으로 빛나는 물건을 꺼냈다.
힘들게 겨우 확보한 두자루의 38구경 s&w m60 리볼버 권총과 20발의 총알.
경찰들이 사용하는  권총이다.

강아영을 담당하는 누군가가 오는 시간은 그보다 이전이니, 우리집을 방문하는 그 방문객을 먼저 죽이고 난 뒤, JEN과 함께 귀국하는 김현준을 공항에서 처형하기로 결심했다.

처형작전은 심플했다.
공항 경찰 한명을 선택해서 은빛 알약 하나를 먹이고 난 뒤 그의 총을  실탄 권총으로 바꿔치기를 한다.
그리고, 김현준이 공항에 나오는 순간 그를 죽이고 그 경찰은 자살 시킬 예정이다.
또 다른 권총 하나는 만에 하나 실패 시 2차 플랜으로 준비를 했다.
경찰이 실패를 한다면 주변에 다른 사람에게 쥐어주고 다시 연달아 암살을 시도 할  있으니까.
은빛 알약은 두개나 있다.
불에 다시 비춰보는데 은빛 캡슐 안쪽에 미세하게 움직임이 보인다.
이건 도대체 뭘까?


* * * * *


나는 파주를 향해 나의 애마를 몰고 있었다.

[생명의 성소 교회]

그곳을 찾아가기 전, 나는 친한 부동산에 들려서 등기부 등본을 떼서 소유자를 먼저 확인했었다.

소유자 김득렬

좀더 검색을 하니 생명의 성소 교회의 담임목사였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김득렬이 김현준의 아버지라는 것 까지 파악했다.
아니 부자관계가 정확히 파악된  아니지만, 블로그 계시글과 중고거래 글을 통해 어린 김현준이 작성한 글을 토대로 유추한 것이다.


김현준의 블로그를 찾은 거는 그를 이해하기 더 좋은 단서가 되었다.
김현준의 전화번호로 중고거래를 한 흔적을 찾고 그 흔적을 토대로 아이디를 찾으며 하나 둘씩 검색을 하다보니 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가 사용했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아이돌 콘서트표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 알바를 뛰는 덕후.
군대를 지병으로 면제 받은 24살의 어린 녀석.
최근 몇년간은 포스트를 올린게 없었다.

그리고 생명의 성소 교회 근처에 있는 단독 주택.
지금 내가 도착한 이곳은 3년전에 중고거래를 위해 인터넷에 올린 그녀석의 집주소였다.

차는 멀찌감치 세워놓고 평범한 반팔 후드에 모자를 쓰고 그녀석의 집으로 향했다.

일단은 방범 카메라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파주의 외진 곳에 위치한 단독주택이다보니 시에서 설치한 방범카메라는 없는 듯 싶었다.
빈집털이는 해본적은 없지만 이녀석의 집에서 뭔가 힌트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이녀석의 집앞에 커다란 검은색 차량 한대가 주차되어있었다.
스타크래프트밴.
연예인들이 타고다니는 9인승 승합차다.

김현준의 집의 창문을 보니 누군가의 머리가 왔다갔다 하는게 보인다.
분명히 사람이 있다.
예상은 했지만 집에 누군가가 있다는 건 재생성된 누군가일 확률이 높았다.

나는 벨을 눌렀다.
[삐요오오~ 삐비비비비비비]


순간 창문에서 서성이던 머리가 쏙 들어가고 집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해졌다.

[삐요오오~ 삐비비비비비]

벨을 한번 더 눌렀다.
역시 아무런 소리가 없다.
나는 택배로 위장된 박스를 담을 넘어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김현준씨 택배요!!”


 택배속에는 그의 집에 누군가가 있음을 대비한 플랜 B가 포함되어 있었다.
고성능 도청기가 포함된 쿠션이다.

나는 일단 물러나야했다.
그리고 [생명의 성소 교회]로 향했다.

금요일이라 사람은 없었지만 정문열어 놔서 교회안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낡았지만  커다란 교회였다.
폐쇄된 교회는 아니고 확실히 최근까지 예배를 드린 흔적이 있었다.
그런데 예배당 안의 십자가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
십자가인줄 알았는데 자애로운 모습으로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조각된 조각상이었다.
보통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라고 착각 할  있을 수 있는데, 십자가에 매달린게 아니고 그냥 양팔을 벌려 누군가를 맞이하는 모습.
그리고  조각상의 얼굴이 낯이 익음을 알 수 있었다.

미친새끼...


 조각상은 김현준 그녀석의 얼굴이었다.

이 교회의 하나님은 아무래도 김현준인것 같다는 예감.
나는 누가 볼새라 천천히 교회를 나섰다.


나는 차로 돌아와서 시동을 걸고 이어폰을 꽂았다.

[지이이익- 지이이이이익-]
마침 타이밍 좋게 택배를 뜯는 소리가 들린다.
김현준의 집안으로 던졌던 택배가 뜯기는 소리다.

- 주님께 온 택배인데 우리가 열어봐도 괜찮을까?


여자의 목소리.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주님? 주인님도 아니고 주님께 온 택배라고?
아까 교회에 있던 김현준의 얼굴로 만들어진 십자가도 그렇고, 이 미친 김현준은 자기 스스로가 신이라고 지칭하는 건가?

- 깔끔하게 뜯어서 박스는 버리고, 내용물은 침대에 올려놓으면 괜찮아~~

- 어머~ 귀여운 쿠션이다~ 주님께 온 택배니까 잘 보관해요~ 내일 밤 마지막으로 주님께 예쁘게 보여야죠~

발랄한 목소리의 여자가 마지막이라는 말을 던지자 그녀 모두는 조용해졌다.


- 훌쩍.. 훌쩍..
- 훌쩍.. 엉엉... 훌쩍..

어디선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그녀들은 김현준의 관심 밖에 벗어난 재생성된 인간들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그런데 하나님이 미국에서 외국인을 전도 하신다고 했는데 어떤 새로운 신자가 올까요?

- 그건 모르겠지만 우리도  열심히 전도해서 교세를 키워야 해.


그녀들의 이야기는 전도와 어떻게 하면 여대생들을 많이 데리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운전을 하면서 그녀들의 대화를 흘려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터져나온 이야기에 나는 핸들을 꺾을  했다.


- 언니들 우리 다음 주 부터 강남 프레스티지로 출근하는거 맞죠?

- 응. 맞어. 이름 바꾸고 예전 이름 안나오게 조심하라고 하셨어.

강남 프레스티지 로얄싸롱??
하기사 한미주를 한사장이라고 이야기하는 박찬호 이사를 보고 눈치를 챘어야 했다.
거기에 있는 텐프로 애들이 설마 전부 김현준과 연관이 있는 걸까?
아마 김현준에게 버림 받은 재생성된 여자들은 그쪽으로 팔려가는 모양이다.


- 얼굴도 바뀌었으니까 이름이 헛나와도 당황하지만 않으면 괜찮아. 이 모든게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야.

- 아멘!!

얼굴이 바뀌었다고??
성형수술을 했다는 이야기인가보다.
갑자기 이 신실한 김현준의 신자들이 온갖 방언을 하며 통성기도를 시작하는 바람에 듣기 싫어 도청장치의 볼륨 소리를 줄여버렸다.
기독교도 싫은데 김현준교라니.

일단 내일 이중에 한명이 우리 집으로 찾아올 가능성이 높았다. 엘레베이터의 함정도 있으니 잘 붙잡아 놓고 죽이던지 감금을 하던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현준을 만약 내가 성공적으로 죽인다면, 그 녀석이 사방팔방 만들어놓은 재생성된 인간들은 어떻게 될까? 내가 그녀들을 다 거둘 수 없을까?
나는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일단 강아영, 한미주, 한미선은 내꺼로 확실하게 만들었다. 나머지들도 핸드폰을 해킹하면 내껄로 만들 수 있는데, 해커 이녀석이 돈좀 벌었다고 잠수를 타버렸다.

아직 김현준을 죽이지도 않았는데 내 마음 속은 이미 그 녀석을 죽인 뒤 어떻게 SB그룹을 장악하고, 강남 프레스티지 로얄싸롱을 운영하면서 할렘을 만드는 상상으로 가득차 있었다.


시발. 인생은 모아니면 도! 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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