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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5. Happy Birthday! (2) (268/268)

외전 5. Happy Birthday! (2)

[서…… 선물은 여기…….]

아헤자르는 쭈뼛쭈뼛 하빈의 폰을 가리켰다. 그가 보여준 건 카카오페이지의 캐시 충전 내역이었다.

[그동안 이벤트에 열심히 참여해서 2천 캐시나 모았다……. 이거 다 주마.]

“아니……. 김잘잘.”

그 말을 들은 하빈의 눈썹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너, 너무 적나?]

“아니, 그게 아니라.”

하빈이 잠깐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

“이거 잘잘이한테는 엄청 소중한 거 아냐?”

이벤트 캐시는 유효기간이 있어서 한번에 많이 모으기가 힘들 텐데, 정말 열심히 모은 모양.

‘이게 김잘잘의 전 재산일 텐데.’

하빈은 짠한 표정으로 아헤자르를 바라보았다.

“아까워서 어떻게 받아?”

[크흠, 흠. 알면 잘하도록 해라.]

아헤자르가 뿌듯한 듯 헛기침을 하던 그 순간이었다. 방문이 벌컥 열렸다.

“현하빈! 생일 선물로는 역시 돈이 좋겠지? 방금 백 억 입금했다?”

[……!]

잠 덜 깬 목소리로 대충 외치는 현시우. 하빈은 그 말에 은행 어플을 실행하며 답했다.

“오올, 감사. 이번에 좀 벌었나 봐?”

“복권 긁은 돈임.”

“뭐야? 정성이 없잖아?”

하빈의 뚱한 목소리에 현시우가 기가 찬 듯 코웃음을 쳤다.

“정성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럼 다시 반납할래?”

“다시 생각해 보니까 최고로 정성 어린 선물인 것 같아!”

바로 태도를 바꿔 활짝 웃음을 짓는 현하빈. 그 태도에 현시우가 팔짱을 꼈다.

“너 회귀 전이랑 지금이랑 돈 받는 태도가 너무 다르다? 그땐 받고 나서 우리 오빠 고생 많았니 뭐니, 피자 시켜주겠다니 뭐니 하더니만?”

“오빠도 나한테 생일 축하한단 인사 아직 안 했잖아?”

“……안 했던가?”

“이거 봐, 기본이 안 됐다니까?”

툭탁대고 있는 현남매. 그 와중 아헤자르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배, 백 억……. 백억이라니.]

그럼 2천 캐시의 몇 배지?

[일, 십, 백, 천, 만……. 오백만? 그럼 내, 내 2천 캐시는? 그럼 아무것도 아닌 건가…….]

시무룩.

돈을 세어 보던 아헤자르가 벽에 자루를 박았다. 구석에 쭈그러진 그를 발견한 하빈이 쪼르르 달려갔다.

“아니 왜 우리 잘잘이 기를 죽이고 그래? 잘잘이는 일어나자마자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 주고, 어? 정성이 대단했다고! 나 감동했다니까?”

[그, 그렇긴 하다.]

사실 생일인 거 잠깐 까먹었던 것 때문에 더 격하게 반응했던 거였지만.

[그래도 너는 나한테 생일 선물로 ‘황.길.때’ 단행본도 사줬는데……. 난 준비를 많이 못 해서.]

‘맞다, 단행본 사줬었지?’

오마주 작가 사인회 때 아헤자르의 생일 선물이라며 사인된 단행본을 사 줬던 현하빈.

“하지만 김잘잘도 무려 헤자라토 제국을 빌려줬는걸? 기죽지 말라고!”

요즘도 종종 아헤자르의 이름을 빌려 헤자라토에서 호캉스를 즐기던 현하빈. 그녀가 아헤자르를 다독이고 있을 때였다.

“얘들아, 나와서 아침 먹어!”

부엌에서 그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빈이 번뜩 고개를 들었다.

“헉, 이 냄새는? 미역국이잖아!”

부엌에서 식탁을 차리던 부모님이 고개를 내밀었다.

“당연히 미역국이지. 우리 딸 생일인 거 기억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아까 현시우가 백 원을 입금했다는 건 무슨 이야기니?”

“아, 그, 그게…….”

하빈과 시우는 흠칫해서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뭐야, 현시우? 방음 스킬 안 썼어?’

‘중간부터 썼는데…… 애초에 이 정도로 들릴 줄 몰랐다고.’

슬그머니 눈치를 보는 동안, 엄마가 말을 이었다.

“너는 애가 동생한테 생일 선물로 백 원이 뭐니, 백 원이? 용돈으로 주면 5만 원은 줘야지!”

아무래도 백 억이 아니라 백 원으로 알아들으신 모양. 하빈은 짓궂은 웃음을 지으며 천연덕스럽게 맞장구를 쳤다.

“헤헤, 그렇죠? 현시우 완전 짠돌이네! 10만 원 더 줘!”

“……에휴.”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 현시우만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 * *

“아침부터 모두 내 생일을 축하해 주다니!”

좋은 인생이야, 정말.

흡족해진 하빈이 경쾌한 발걸음으로 등굣길을 걸었다. 마침 복도에서 마주치는 친구들도 오다가다 인사를 했다.

“현하빈, 생일 축하해!”

“고마워! 다들 내 생일인 거 어떻게 알았어?”

반갑게 인사를 받던 하빈이 문득 고개를 갸웃했다.

‘생일이라 떠벌리고 다닌 적은 없는데?’

[카톡 프로필에 떴나 보다!]

‘오올, 잘잘이 그런 것도 알아?’

무척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생일 축하해.”

“크으, 태서! 넌 또 언제 이런 걸 준비했대?”

교실 앞에서 마주친 강태서도 선물을 건넸다.

하빈이 좋아했던 웹소설의 소장본과, 드라마 굿즈들.

‘이거 엄청 오래전에 갖고 싶다고 했던 건데.’

아마 1회차 게이트 사태 그 이전. 언젠가 갖고 싶다 말했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받게 될 줄 몰랐다.

하빈이 뿌듯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내가 친구들을 참 잘 둔 것 같아. 어떻게 내 생일인 걸 알고…….”

“그거 말인데,”

태서가 조심스럽게 귓속말로 말을 이었다.

“……학교 정문에 플래카드 붙어 있어.”

“? 그게 뭔 소리야?”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한 하빈을 위해, 태서가 친절하게 한 번 더 설명했다.

“네 생일 축하 플래카드가, 정문에 붙어 있다고.”

“……?”

오늘은 후문으로 등교했던 하빈. 그녀는 갑자기 드는 오싹한 느낌에 재빨리 창문을 향해 달렸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정문의 모습은!

“으아악! 누가 저런 걸 붙여 놨어?!”

하빈은 정문에 커다랗게 걸린 ‘오늘은 현하빈 아가씨의 생일!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보고 뒷목을 잡았다.

주변에 장식된 화려한 풍선들과,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케이크를 한 조각씩 나눠주는 양복의 사람들을 보니…….

“이번에도 할머니의 짓이야?! 내가 제발 하지 말라고 했는데!”

“앗, 할머니 말고 나도 같이 준비한 건데.”

“올리비아?! 넌 언제 한국 왔어?”

“네 생일이라는 이야기 듣고 왔지!”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올리비아가 슬그머니 케이크를 들고 다가왔다.

“특별히 케이크까지 공수해 오느라 애썼다구.”

주변 반 친구들도 얼떨떨한 얼굴로 손뼉을 치고 있었다.

“와 현하빈! 케이크 잘 먹을게!”

“생일 알리는 스케일이 장난 아니네.”

“재벌인 거 티 내는 듯.”

“모두에게 생일을 알리고 싶었던 건가?”

“아니야! 전부 아니라고!”

하빈이 휘적휘적 손을 내저었다.

“어휴, 이러다 다른 반까지 소문 다 퍼지는 거 아냐? 어떻게 막은 소문인데!”

구석에 있던 민수가 뚱하니 중얼거렸다.

“사실 너 빼고 다 알고 있는 거 아닐까? 현하빈의 빽이 엄청나단 소문이랑, 마포구 저승사자라는 소문이랑…….”

“하……. 민수 너까지 그럴래?”

“미, 미안. 일단 생일 축하해!”

하빈의 눈초리를 받자마자 재빠르게 짝짝, 손뼉을 치는 민수. 그는 어느새 고깔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하빈이 어이없단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야? 너까지 뭘 그렇게 준비한 거야? 에휴, 어쨌든 이 일이 선생님 귀에만 안 들어가면 되는데.”

[이미 출근하는 동안 플래카드를 다 보지 않으셨을까?]

“…….”

아니나 다를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담임선생님이 등장했다.

“오늘 하빈이 생일이니?”

“네!”

힘차게 대답하는 반 학생들의 모습.

“하빈아, 생일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네가 저번에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달라 했었는데.”

“아, 그랬었죠……. 하하.”

지난번, 생활기록부 잘 써달라는 말 대신 ‘생일 때 축하해 주세요’라고 얼버무린 현하빈. 그걸 떠올린 담임선생님은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축하를 거하게 받는 걸 좋아하는 타입인가 보네.’

학교 정문에 플래카드를 걸지 않나, 학생들이 다 모여 축하해 주지 않나, 외국인 친구까지 축하해 주러 학교로 찾아오질 않나.

‘20년 교직 인생 중 이런 학생은 처음이다.’

조용히 속으로 감탄을 흘린 선생님. 아무래도 그녀의 오해는 앞으로도 풀리기엔 아주 힘들 모양이었다.

* * *

“……그래서 얼마나 곤란했는지 몰라.”

어깨를 으쓱한 하빈. 그녀의 앞에는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생일상이 차려져 있었다. 지세가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보내려고 했는데, 할머니한테 선수를 뺏겨 버렸네.”

“언니까지 보내려고 했었다고?!”

“그걸 싫어할 줄이야……. 흐음.”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 채지세를 보며, 하빈은 경악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현시우가 최고인 것 같아.”

그냥 돈으로 주는 게 최고일 줄이야.

그 소리를 언제 들었는지, 현시우가 가소롭단 웃음을 지었다.

“이제야 내 현명함을 깨달은 거냐, 동생아?”

“……취소.”

둘이 툭탁대는 동안 지세가 입을 열었다.

“어쨌든 하빈이 생일파티는 우리가 책임진다고!”

“우리?”

“지석이도 같이 준비했거든. 저기 봐.”

멀리서 마지막 식탁을 정리하고 있는 지석을 가리키며 지세가 눈을 찡긋했다.

“너무해요, 저희도 준비하려 했었는데, 선수를 뺏겼어요!”

그때, 끼어드는 이프시네의 목소리.

“밤에는 마계에도 들러주실 거죠? 다들 엄청 준비하고 있었어요.”

“……예산 너무 많이 든 거 아냐?”

“흑, 언제나 마왕성 예산을 생각해 주시다니, 매번 감격스럽네요.”

구석에서 신중하게 케이크를 먹고 있던 글리치가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이럴 때 보면 꽤나 우두머리로서의 자질이 있단 말이지.”

“원래 이프시네 녀석이 사비를 다 털어서 성대하게 연회를 열겠다고 하는 걸 제가 가까스로 말렸습죠.”

“오호, 잘했네, 크릭샤!”

“그래도 선물을 준비했는데요…….”

마계 삼인방은 나름 각자 준비한 선물을 꺼내놓았다.

“이건 마계 특산품으로 나오는 보석 젤리 세트! 항상 맛있게 드셨던 것 같아서, 그리고 이건 지구에서도 귀하게 여기는 보석들이고요.”

“나는 순간이동권 1,000장, 쿠폰으로 만들어 주지. 이걸 주고 요구하면 군말 없이 이동시켜 준다.”

“뭐야? 순간이동권 1000개 밖에 안 줘?”

“생일은 매년 있잖아?”

“호오, 그럼 뭐……. 넉넉하군.”

흡족한 얼굴로 받아드는 하빈.

“저는 제가 직접 키운 레몬을 가져왔어요.”

“헉, 레몬이 정말로 레몬 농장 만들었어? ‘레몬 포레스트’ 찍어?”

“아뇨, 그냥 취미로 세 그루 정도만 키우는데요? 하빈 님이 사과나무 키우시는 것처럼요.”

“하긴, 세상이 멸망해도 과일나무는 키워야 하는 법이야. 고마워.”

레몬의, 레몬에 의한 레몬이라니.

‘꽤 귀한걸?’

하빈은 레몬이 내민 레몬을 받아들었다. 다음에 레몬청 만들어 먹어야지.

“저희는 그냥 손편지랑 필기구…….”

“그냥 손편지가 어디 있어? 이렇게 정성이 들어간 선물은 언제든 환영이야!”

서윤과 제희가 내민 편지를 받아든 하빈이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 초등학생들이 작은 손으로 편지 쓰려면 꽤 수고가 컸을 거다.

“이건 예전에 알바했던 곳에서 산 거야.”

“와, 원두가 스타리너스 텀블러를 선물로 주는 날이 오다니. 참 감회가 새롭다.”

-삐이, 삐!

“헉, 리베? 비늘로 목걸이 만든 거야? 이런 거 줘도 돼? 뜯느라 아픈 거 아냐?”

-삐이이. 삑! 삐이.

“아, 자연스럽게 빠진 거 모은 거라고? 고마워. 진짜 예쁘다. 은은하게 무지개색으로 빛나네.”

도마뱀으로 위장해서 생일 파티에 참석한 리베. 비늘을 엮는 건 체칼라다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은 모양이었다.

-게엥게엥(흥, 겨우 그 정도 가지고?)

어느새 살랑살랑 다가온 까망이가 스윽 뭔가를 내밀었다.

-겡!(그동안 안 먹고 모아둔 츄르다, 어떠냐 인간?)

“……어? 이걸 나 주는 거야?”

-게에엥!(흥, 그렇게 감동받은 표정 지을 거 없다. 딱히 모으느라 힘들진 않았다!)

‘……다음에 태서 통해서 다시 돌려주거나, 더 많은 츄르를 챙겨줘야겠다.’

하빈이 슬쩍 츄르를 인벤토리에 넣는 순간이었다. 지세가 물었다.

“하빈아, 현시우가 생일 선물로 뭘 줬어?”

“응?”

“뭐가 됐든 질 수 없지!”

“으음……. 별거 안 줬어.”

괜히 백 억이라고 말했다간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하빈은 비밀을 엄수했다.

“이런, 안 통하네. 언니는 그럼 이걸로 줄게.”

지세가 건넨 건 다양한 종류의 호텔숙박권이었다.

“방학 때 여행 가기로 했으니까, 그때 마음껏 쓰라구.”

“고마워, 언니!”

곁에 있던 채지석도 이어서 선물을 내밀었다.

“내 선물은 이거. 새 버킷리스트로 쓸 수 있는 노트랑 유리버셜 티켓이랑 항공권.”

“오오, 저번에 못 갔던 건데! 고마워!”

“아, 내가 또 예매해 주려고 했는데 선수를 뺏겼네.”

지세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저번에 순간이동을 잘못 해서 유리버셜에 못 갔던 하빈. 이후로도 가려고 할 때마다 수행평가가 겹치거나 망고 뷔페 같은 곳을 가느라 계속 미뤄졌는데, 그걸 채지석은 잊지 않고 챙겨준 모양.

하빈은 그것과 함께 내밀어진 노트를 쳐다보았다.

가죽 표지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노트. 손에 만져지는 부드러운 촉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저번 버킷리스트 수첩은 다 썼던 것 같아서.”

“……새 버킷리스트를 만들 노트인 거야?”

“이제 더 버킷리스트가 없다면, 일기장으로 써도 되고.”

“일기? 그것도 괜찮네.”

하긴, 앞으로 남은 날들이 참 많으니까 말이다. 멸망을 대비해 버킷 리스트를 쓰는 일 대신, 지금 이 소중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좋아, 어느 쪽이든 잘 쓸게, 고마워!”

흔쾌히 대답한 하빈이 선물들을 갈무리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지세가 만들어 준 생일 파티장이었다. 태서를 포함함 반 친구들 몇몇과 지인들과, 올리비아를 비롯한 코니 할머니와 지인들, 그리고 이프시네를 비롯한, ‘지구에서도 일반인인 척할 수 있는’ 킬스크린 인물들을 모두 초대한 참이었다.

“진짜 파티 분위기 나네.”

정성스레 꾸민 파티 장식과, 케이터링 된 맛있는 음식들, 선뜻 찾아와준 손님들까지.

더 말할 나위 없는 완벽한 생일 파티였다.

“그럼 선물 증정식이 다 끝났으니, 한마디 하자!”

현시우의 제안에, 모두 고개를 돌려 현하빈 쪽을 쳐다보았다.

“나? 내가 한마디?”

“오늘 생일은 너잖아.”

“흠흠, 그럼…… 음, 그러니까.”

하빈은 멋쩍은 표정으로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다들 여기까지 와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하빈은 어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동안…… 음,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각자 기억할 수 있는 것이든, 아니든. 다 같이 모이기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짧게 회상을 마친 하빈이 마무리를 했다.

“덕분에 즐거웠어요! 축하하러 와 주신 오늘도 정말 기뻤고요, 그러니까, 결론은…… 앞으로도 우리 모두 즐겁게 지냅시다! 감사합니다!”

짝짝짝짝.

뒤이어 이어지는 경쾌한 박수 소리에 하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대로 말했는지 모르겠네! 어쨌든 박수 받았으니 됐어!’

[잘 말했다!]

‘그래그래, 원래 작별 인사든, 감사 인사든 박수 칠 때 하는 거라구.’

[이건 생일 인사인데?]

‘그러니까 말이야!’

언제나처럼 자기 할 말만 유쾌하게 던진 하빈이 흡족한 얼굴로 잔을 들었다. 마침 눈치를 보던 이프시네가 쪼르르 달려와 덧붙였다.

“하빈 님, 그 인사 나중에 마계 파티 와서도 해 주셔야 돼요! 꼭이요!”

“그래그래, 이걸로 끝이 아니라구.”

당연히 끝이 아닐 것이다. 오늘 밤은 물론,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은 계속될 테니까.

그러니까-

“오늘도 신나게 놀아 보자구!”

외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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