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Our chance (7)
“……그럼, 몬스터들의 습격은 얼마 후에 있을 걸로 예상하나요?”
“하루 정도…… 잠깐, 그런데 현하빈은요?”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집무실로 돌아온 현시우. 그는 비어 있는 집무실을 보고 의외란 표정을 지었다.
“아까 있던 둘, 방금까지 있었는데 돌아갔습니까?”
현하빈과 채지석이 사라진 집무실. 그 광경을 보며 지세가 덧붙였다.
“둘이서 나름대로 할 일이 있다던데요?”
“허?”
말도 없이 사라지는 건 1회차랑 똑같네. 도대체 무슨 계획인지 아군한테는 알려 줘야 하는 거 아니냐?
“무슨 계획인지 아주 궁금하다는 표정이시네요.”
“누구라도 궁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세계 최강자를 믿고 세계 멸망 안 일어난다 냅다 지르고 왔는데, 돌아오니 그 최강자가 사라져 있다.
[애초에 현하빈이 해결해 줄 거라 믿은 거냐?]
‘……현하빈한테 떠넘길 생각은 없습니다.’
아무리 현하빈이 최강의 패라 해도 어차피 그들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인물도 아니고 강요해서도 안 된다. 원래도 현시우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할 수 있을 일을 다 해볼 생각이었다.
‘그래서 방금까지 연락도 다 돌리고 왔다고.’
5년간 SPES로 다져 놓은 모든 황금 인맥과 동료, 부하, 라이벌 할 것 없이 있는 대로 협조 요청을 보냈다. 그들 중 몇몇은 현시우가 회귀 지식을 이용해 목숨을 구해준 최고의 인재들이었고, 몇몇은 외교적인 수완을 이용해 구워삶은 큰손들, 이외에도 자금을 이용해 지원한 재단과 협력 관계를 맺은 길드들을 비롯해 현시우가 모을 수 있는 사람 수만 해도 엄청났다. 그 광경을 곁에서 본 채지세가 팔짱을 꼈다.
“……보면 볼수록 보통 아니시라니까?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걸 다 예상해 두고 움직인 거예요? 알면 알수록 점점 더 현시우 씨가 무서워지는데?”
“설마요.”
현시우는 언제나처럼 뻔뻔한 낯으로 추궁을 흘려넘겼다. 지세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눈썹을 찡그렸다.
“그런 것치고 신기하단 말이죠. 알림창을 보자마자 이게 멸망 예고라는 걸 바로 파악하고, 방금 제 질문에도 대답하셨잖아요.”
“무슨 질문 말씀이시죠?”
“몬스터 습격, 하루 정도 걸릴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대충 대답하던 현시우의 말을 정확히 캐치한 모양. 현시우는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냥 찍은 겁니다.”
“그럼 저 구멍에서 몬스터 쏟아져 나올 거라는 건 어떻게 알고 기자회견에서 말씀하신 거죠?”
“그것도 찍었습니다.”
“…….”
[이야, 채지세가 입을 다물었어! 더 할 말이 없나 봐!]
아무튼 찍었다. 전부 찍은 거다!
이 기적의 논리에 지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이쯤 되면 대답해 주지 않을 거란 현시우의 의중을 파악하고 포기한 모양.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추궁에 힘 뺄 필요는 없지.’
모든 건 이 위기를 넘기고 나서 마저 알아봐도 되는 문제다. 그렇게 판단한 채지세는 다른 주제로 화제를 돌렸다.
“좋아요. 그럼 하빈이 남긴 말이나 전해줄게요.”
“뭡니까?”
하빈이 남긴 말이 있다는 말에 현시우가 고개를 들었다.
“음…… 알아서 잘 할거라 믿기 때문에 평소처럼만 해달라던데요. 아, 혹시 괜찮으면 나중에 SPES 방송 채널을 좀 빌리고 싶단 이야기를 하던데.”
“SPES 방송 채널이요?”
SPES 측에서 중요한 알림이나 공지가 있을 때 방송하던 뮤튜브 계정.
“음…….”
현시우의 개인 계정으로 만든 것이기도 했고 관리나 승인도 현시우가 내던 거라 원칙상으로 문제가 없긴 한데.
그걸 갑자기 현하빈이 쓴다고?
‘얘가 방송 같은 걸 하던 애가 아닌데…….’
물론 1회차 때는 종종 했지만, 2회차 때는 조용히 살던 애였잖는가. 안 하던 애가 하려니까 좀 무섭다.
‘대체 뭘 방송하려고?’
현시우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였다. 그의 폰에 기다렸다는 듯 카톡이 왔다.
도른자
이야기 ㄷᅟᅳᆯ었지?
뮤튭
계정 아이디
걱정말고
주셈>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