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폴의 충동
여고사 로즈에게 품은 뜨거운 정욕의 불꽃을 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한 비밀의 보물같
이 남몰래
가슴속에 애태우고 있었다.
그 비밀의 생각이 지금 곧 이루어 지려고 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는 이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맑은 푸른 눈을 한 소년의 모습이 뭇 어머니들이 바
라는 점잖고
얌전한 심볼처럼 보였다.
순진한 얼굴 모습과 17세 소년의 건강한 몸집은 나이먹은 사람들의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신념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그러나 보기와는 달리 속으로 폴이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 있는 대상은 정욕의 상념이었다.
그 어떤 여성보다도 더 마음을 불태워주는 여성, 그것은 폴의 고등학교에서 어려운 입체기하학
이라는 과목을
가르키고 있는 로즈 베넷트이다.
미치도록 정욕을 느끼면서 한쪽으론 베넷트선생을 마음속으로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절망적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베넷트선생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은 중세의 어느 누구보다도 지지않을 로맨틱하고 절실한 것이었다.
그래서 폴은 지금 사람 눈을 피하듯이 베넷트선생의 아파트를 향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폴은 혼자서 살고 있는 그녀의 침실 창문을 들여다 보며 옷을 벗는 베넷트선생의 비밀의 살결
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었다.
그것은 폴의 마음을 괴롭히는 꿈과 같은 광경이었다.
사랑하는 베넷트선생은 폴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펼쳐나가는 외설 꿈속의 주연 스타이기도 했
기 때문이다.
이런 꿈속에서 로즈베넷트는 단 한사람의 관객인 폴을 위해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치 훌
륭한 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벳트버그의 밤은 부드럽고 매우 아름다웠다.
단풍나무의 그림자가 공원 가까이 살고 있는 미스 베넷트 아파트 도로에 아-치를 그려주고 있
었다.
나무 숲속 그늘에는 마음을 유혹하는 어두움이 있었고 그것이 폴에게 비밀의 힘을 주었고 겁없
는 행위를
저지르게 충동질했다.
폴은 걸음을 빨리 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위가 잡아 당기는 듯 했다.
이제 다 왔다-잠시 후면 보게 된다.
폴은 이 아파트 근처를 배회했다.
가로오 힐 거리와 메론거리의 모퉁이에 있는 크고 하얀 건물까지 몰래 베넷트선생의 뒤를 따라
와 그녀의
방이 그 건물의 일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귀가 시간과 저녁 준비 때 부엌에 불이 켜지는 시간, 그리고 불이 꺼지는 시간도 알고 있었다.
집중의 불이 꺼지고 뒤안쪽 높은 창문에만 불이 켜지는 시간, 그것이 그녀의 침실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것을 확인할 때 까지는 마음을 가라 앉힐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베넷트선생이 아직 학교에서 귀가하지 않은 틈을 이용하여 폴은 상자통을 끌고 와
서 방안을
들여다 보았던 것이다.
폴은 그녀의 비밀의 성인 침대를 찾아내고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리도록 흥분하였다.
그리고 어떤 일을 생각해 냈다.
지금까지 폴은 이룰수 없는 꿈과 열망에 몸을 태우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젠 이 상자 하나만 있으면 그녀가 침실에서 혼자 있을 때 시간을 맞추어 방안을 훔쳐
엿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밤의 어두움은 그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생각해 내는데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까, 정말 어찌 된 일인가.
그리고 미스베넷트가 폭탄처럼 터질듯한 멋진 몸매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까지도
폴은 이같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스 로즈 베넷트 23세 독신 318호 고등학교에서 입체기하학을 가르키는 여교사, 그것뿐이 아니
다.
헐리웃의 여배우 못지 않을 만큼 멋진 육체파의 풍만한 몸매를 갖고 있었다.
폴 뿐만아니라 다른 학생도 처음에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었다.
근사하게 부드러운 목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나 성적이 나쁜 학생에게도 부드럽게 대해 준다
는 사실도 곧
알게 되었지만 학생들은 모두 그녀의 도수 높은 안경이나 아무렇게나 뒤로 묶어 버린 볼품없는
브론드의
머리라든가 화려하지 못한 의상에 속고 말았다.
사실은 그렇게 멋없는 의상은 아니었지만 말하자면 나이 많은 부인이나 몸매에 자신이 없는 여
성이 입을 것
같은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출렁출렁한 스웨터는 흡사 구멍이난 기구와 같은 인상을 주었고 스커트는 무릎 아래까지 감추
고 언제나
모양없는 굽이 낮은 편편한 신발을 신고 있어다.
베넷트 선생이 풍기는 향수의 내음과 그녀의 아름다운 손을 알게 될때까지는 1학기의 절반쯤
되었을 때였다.
미스 베넷트가 작은 여성이라고는 볼수없을 정도로 굽이 없는 구두를 신고 있어도 폴보다는 키
가 컸다.
그러나 흔히 있는 빼빼체질의 여선생은 아니었다.
그녀의 팔은 박물관에 꾸며놓은 희랍의 여신상처럼 통통하고 둥그스럼하게 빛나고 있었는데 그
렇다고 해서
살이 너무 찐것은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폴은 미스 베넷트의 걸음걸이를 알게 되었다.
그 최후의 관찰로 볼품없는 의복속에 숨겨진 미스 베넷트가 얼마나 멋진 육체의 소유자 인가를
명백하게
알게 된 것이다.
그 육체를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볼수 있게 된다.
몇분 후에는 이 눈으로 풍만하게 부풀어 오른 유방과 비단처럼 부드러운 매끈한 넙적다리를 실
컷 볼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만 해도 숨이 가빠 왔다.
그녀가 옷을 홀랑 벗어 던지고 그의 앞에 나체를 펼쳐 보이는 것이다!
또 한가지 폴을 흥분케하는 것은 교실 이외에서는 미스 베넷트가 어떻게 행동을 취할 것인가
교실 안에서의
그녀로부터는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이 미스 베네트는 이따금 교실안에서 부주의한 행동을 취할 때가 있었는데 예를 들면 문제를
못 풀고 있는
학생의 책상에 가까이 가서는 허리를 굽히는 행동이었다.
어려운 입체기하학에 너무 열중한 탓일까, 선생은 그런때는 무아지경이 되고 만다.
그럴 경우 학생이 갑자기 눈을 들어 보면 미스 베넷트의 젖통이 학생의 어깨위에 얹혀져 있거
나 뺨위에 눌려
있거나 했다.
사랑하는 여성의 유방을 젖통이라고 예의 없는 말을 써서는 안되겠지만 그 탐스러운 유방에는
그 밖에 좋은
명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유방이라는 딱딱한 이름말고 큼직하고 따듯한 뭉실뭉실한 젖통이라고 밖에 형용할 말이 없다.
칠판의 맨 꼭대기까지 손을 닿게 할려고 발돋음 할때도 그녀는 부주의했다.
그때 몸의 균형을 잡으려고 왼짝발을 쳐드는 바람에 스커-트가 위로 젖혀지게 된다.
그러나가장 두드러질 때는 수업에 열중하여 책상위에 앉게 되는 때이다.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그 순간의 광경을 상상하는 학생도 있다.
어려운 용어를 쓰면서 어떻게 든 학생들에게 알게 해 주려고 미스 베넷트가 몸달아 하며 책상
을 돌아 앞으로
나온다.
좀더 열중하게 되면 공중에 기하학의 입체도형을 그리면서 그녀 자신도 모르게 책상에 걸터 앉
게 된다.
학생들은 그녀가 그리는 도형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
학생들의 관심을 그녀의 무릎이 언제 열려지는가 그것에만 온 정신이 쏠리는 것이었다.
수업에 열중하게 되면 될수록 거기에 따라 스커-트의 자락이 높게 말려 올라가고 보일듯 말듯
깊은 곳이
아물거리게 된다.
아무리 운이 나쁜 날이라도 나이론 스타킹이 흘러 내리지 않게 눌러주는 검은색 고무 밴드까지
볼수 잇따.
운좋은 날은 더 깊숙히 크림 빛깔의 풍신한 속살결과 양말에 끌리어 부드러운 살속에 약간 파
고 들어간
가-터의 리본이 보인다.
학생들이 마루 위에 연필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이때이다.
떨어뜨린 연필을 줍는 척 하면서 목을 느리면 미스 베넷트의 팬티를 볼때가 있다.
이것이 또 쇼-크를 주었다.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검은 팬티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붉은 레이스의 팬티도 두 번씩이나 목격했다.
어느 날 빌리라 불리는 소년 혼자만이 미스 베넷트가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고 우겼다.
「다 보았어」하고 말하는 빌리의 말을 아무도 믿으려하지 않았다.
팬티를 입지 않고 학교에 나오는 여선생이 있을 턱이 없다고 모두 반론을 폈다.
하지만 아무도 명백하게 부정하지는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타이밍에 맞춰서 연필을 떨어뜨린 것은 빌리 뿐이었으니까.
다른 학생은 굽어 볼 챤스가 없었다.
그러기에 빌리의 말이 거짓이라고 자신을 갖고 딱잘라 말할수 있는 학생이 하나도 없었다.
이 책상과 연필의 게임에는 약간 가당치 않은 면도 있었다.
학생들이 연필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는 것을 눈치를 채고도 베넷트는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일
뿐 그냥
그대로의 모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그것을 눈치채고 책상에서 내려오든가 자세를 고치든가 하기전에 학생들은 자유의 시간
이 적어도
얼마간은 있다.
그래서 볼만한 것은 누구의 눈에도 보이게 된다.
그것이 이상하다.
미스 베넷트는 학생들간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 가를 뚜렷이 알면서도 다음날이 되면 어제의
일은 까맣게
잊고 있는 것 같았다.
수업을 시작하면 다시 열중하여 또다시 책상위에 앉고 마는 것이다.
근시의 안경과 나이먹은 부인의 모양같은 머리형을 한 미스 베넷트의 발랄한 속살이 「어떻게
라고 해
주세요」할 모양으로 넓게 좌우로 벌어지고 학생들의 연필은 앞을 다투어 미친듯이 마루에 떨
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스 베넷트는 절대로 학생들에게 그 광경을 숨기려고는 하지않았다.
그 대신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책상에서 내려와 너무 많이 보여준 날은
유달리 어려운
문제나 숙제를 학생들에게 내주곤 하였다.
하지만 학생을 나무라지는 않았다.
그녀 자신의 수치심을 그렇게 하면서 숨기려고 했다.
그녀 자신의 과실로 학생을 책망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게임 이외에는 학생들은 착하고 유순했고 심술궂은 농담을 입에 담는 학생은 없었다.
그들은 미스 베넷트를 좋아했고 존경하기 까지 했다.
반장인 릭스 조차도 베넷트 앞에서는 양순했다.
릭스는 다른 교실에서도 공포의 표적이었는데 모두가 그에게 대장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있었
다.
키가 5피트 6인치 밖에 않되었지만 싸움에 대해선 릭스보다 뛰어난 자가 없었다.
이태리계의 특유한 흉폭하고 열정적인 자신의 눈속에 깃들여 있었다.
그 눈에 쏘이면 어떤 건달들도 꽁무니를 뺀다.
스람가 출신이어서 싸움에는 경륜이 붙어 있었다.
나이프를 몸속에 감추고 다닌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릭스조차도 고실에서는 양순하게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난 릭스는 교실 밖으로 나가면 늘 하는 버릇대로 「그녀는 침대속에서는 굉장한 계집일 꺼
야」라고
떠들어 댔다.
「얼만큼 굉장한 것인지 가르쳐 주기 위해서 한 방 먹여 주고 싶은 걸」하고 떠벌이고 다녔다.
「언젠가 꼭 내것으로 만들어 버려야지, 그땐 이런 방식으로 해준단 말이야」하면서 상세하게
설명을
덧붙였었다.
하지만 그런 닉스도 교실 안에서는 어린 양처럼 양순해 지는 것이었다.
미스 베넷트가 살고 있는 건물 뒤안쪽 골목길을 돌았을 때 폴은 떨고 있는 것을 자신도 알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었다.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요 며칠동안 미스베넷트의 일만 생각하느라고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모를 때가 있
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폴과 그의 어머니는 누나인 밋셀의 남편 월터의 집에서 한 달전부터 살
고 있었다.
순진한 소녀였던 밋셀이 월터와 결혼하고 난 후부터는 마치 새로 태어난 것 처럼 음탕한 여자
로 변해
버린것도 폴의 고민거리였다.
폴은 퍼뜩 명상에서 깨어났다.
침실 열쇠구멍으로 엿본 침대속의 누나와 매부와의 추태를 망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열쇠구멍으로 한번 들여다 보라고 폴을 충동질 한 것도 실은 누나 밋셀이었다.
그리고 최후의 순간에서 고의적으로 나이트 스텐드의 불을 꺼버린 것도 누나인 밋셀이었다.
정신이 들자 폴은 자신의 손이 건물 문쪽에 걸려 있음을 알았다.
이층에서 살고 있는 노부인의 방에 아직도 불이 켜져 있다!
폴은 깜짝 놀라서 다시 어둠속으로 되돌아 갔다.
잠들기 전에 그녀가 반드시 한 번 창문 밖을 내다보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지! 왜 이렇게 허둥대는 거지, 재수없게 현장에서 발각되면 어떻게 된담? 치
한 톰이란
낙인이 찍히게 된다는 걸 알아야지.」
그러나 가만히 참고 있자니 견딜수가 없었다.
일각이라도 빨리 베넷트의 침실 창문으로 뛰어가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그의 가슴을 쥐어 뜯었다.
빨리 보고 싶다,
저 방안에 미스 베넷트가 있는 것이다.
스윗치를 눌러도 영상이 들어오지 않는 텔레비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듯이 조급했다.
오늘밤은 그 스크린에서 베넷트 선생이 쇼-를 보여주는 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