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7장 (6/9)

도화음 제7장

푸른 바다와 쪽빛 하늘, 한 척의 어선이 광활한 바다 위를 쾌속하게 나아가고 있다. 선체에는 도화도 표지가 있고, 배를 타고 있는 이는 도화도의 벙어리 하인이었는데, 매번 도화도에서 나올 때마다 항상 섬의 배를 타는데, 돌아올 때는 조대어의 배를 탄다.

뱃머리에는 일남일녀가 서 있는데, 남자는 키가 크지 않고 생김새도 매우 평범했다. 다만 그에게서 풍기는 기질은 결코 만군을 지휘하는 영웅의 기개에 필적하였다. 그리고 여자는 아름답기가 선녀 같으며 우아하고 아름다운데, 바닷바람이 스쳐 지나가니 더욱 초범 탈속해 보였다. 그들은 바로 곽정과 황용이었다.

오랫동안 강호와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은 내심 매우 흥분되어서 어젯밤 아주 오랫동안 계획을 짜고 행로를 검토하였다.

사람들이 왕래하고 번화한 도시를 보자, 황용은 결국 나이가 어리고 정가가가 함께하고 있으니, 그녀의 소녀같이 활발한 성격이 다시 드러났다.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고, 잠시 물건 파는 것을 구경하다가, 잠시 곡예를 구경하러 달려갔다가, 또 군음식을 사서 가면서 먹고 하는 것이 마치 작은 새가 곽정의 주위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으니, 무척 즐거운 것이었다.

곽정도 아주 오랫동안 황용의 이러한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속으로 앞으로는 꼭 이 예쁜 아내와 함께 뭍으로 놀러 나오리라 생각했다.

저녁에 두 사람은 어느 객잔에 들어갔다. 방은 매우 좋았다. 독립된 세수간이 있어서 황용은 매우 만족해하며, 기분 좋게 목욕을 하고 나서, 남편에게도 씻으라고 재촉했다. 이번은 자그마한 밀월여행인 셈이다. 그런데 황용은 현재의 좋은 기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곽정이 목욕을 마치고 침실로 들어와서는 눈앞의 정경을 보고 완전히 흥분하고 말았다. 자지가 저절로 단단하기 짝이 없도록 발기하였다. 침대 위에 황용이 얇은 옷을 걸치고 속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아서, 정교한 곡선 아래 은밀한 부위가 보일 듯 말 듯하고, 날씬한 다리가 밖으로 나와 있어 매혹적인 곡선을 드러내고 높이 솟은 가슴은 얇은 천을 떠받치고 있어 부드러운 분홍빛 젖꼭지가 볼록 솟아 있었다.

황용의 표정을 다시 보니, 수줍어하는 가운데 우아하고 완전무결하게 아름다운 얼굴이어서 마치 웃는 듯 웃지 않으면서 남자의 신경 하나하나를 자극하고, 맑고 커다란 눈에 한 가닥 유혹이 나타나 있으며, 기다란 머리카락은 몸 뒤로 늘어져 있고, 몸 내음이 간간이 코를 파고들었다.

“정 가가, 나 예뻐?”

황용이 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곽정은 침을 꿀꺽 삼키고 처음으로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렇게 색정적인 면이 있음을 알게 되어 머릿속에 문득 ㅎ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용아가 대사부를 모실 때에도 그녀의 행동이 이렇게 색정적이었던 건가?’

그러고 나서 또 안타깝게도 대사부는 눈이 보이지 않아서 가진악은 못내 아쉬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곽정은 자기의 생각에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 순간에 사랑하는 아내와 다른 남자와의 일을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예뻐, 당연히 예뻐. 용아, 당신은 내가 본 사람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야. 맨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의 용모에 마음이 진동되었던 기억이 나. 생각지도 못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어서 나의 아내, 나의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되었어.”

곽정의 진정한 고백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뜻밖에도 목석같은 곽정도 이런 말을 할 줄 알다니, 황용은 놀라고 기뻤다. 그녀는 이것은 정 가가의 진심을 말한 것임을 알았다 안 그렇다면 그는 이렇게 메스껍고 아첨하는 말을 할 줄 몰랐던 것이다.

황용이 수줍어하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 우물쭈물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럼 당신은 아직도 멍청하게 거기 서 있는 거야?”

곽정은 화들짝 정신이 차렸다. 이미 자지가 격동하는 것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자지는 전에 없이 단단해졌다. 후다닥 옷을 홀딱 벗고서 침대 위로 달려들었다.

침대 장막이 격렬하게 흔들리는데, 커다란 침대는 매우 튼튼했는데도, 놀랍게도 흔들려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인의 격렬한 신음과 낮은 소리의 음탕한 외침이 남자를 자극하여 숨을 헐떡이고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며 몸에 힘을 주어 부딪쳐 대니, 씹 전쟁의 격렬함이 볼 만하였다.

갑자기 황용이 남편의 목을 끌어안고 두 다리로 힘껏 그의 허리를 얽어 끼우고서 그의 미친 듯한 좆 박음질을 저지하며, 귀를 기울여 무슨 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곽정은 사랑하는 아내의 행동이 이상하여 황용의 목에 입맞춤을 해 주었다.

“용아, 왜 그래?”

황용은 남편의 입맞춤과 보지가 가득 채워진 쾌감을 즐기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정 가가, 잘 들어봐.”

이때, 곽정은 비로소 동작을 멈추고 열심히 들어보았다.

벽을 사이에 두고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여인이 큰 소리로 음탕하게 외치고 남자가 거칠고 야만스럽게 욕을 해 대는 소리가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뒤섞여 들려 왔다.

“더러운 창녀, 꽉 붙잡고 엉덩이를 들어올려

~ 니미럴, 이렇게~ 네년의 음탕한 보지구멍을 죽도록 쑤셔 박아 주마~”

그 남자는 매우 거칠고 야만스러웠다.

뜻밖에도 이 객잔은 방음이 신통치 않아서, 곽정과 황용은 문득 방점 전 자신들의 동정이 상대방에게도 들렸을 것임을 알아챘다.

과연 또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좀 크게 소리 질러. 네년은 듣지도 못했냐? 옆의 화냥년이 지르는 소리가 네년보다 훨씬 잘 들려. 네년도 잘 소리 질러 봐.”

“쿵” 하고 물체가 옆방의 벽에 부딪치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마치 곽정과 황용의 방의 벽의 맞은편에 닿은 것 같았다. 과연 소리가 더욱 선명해져서 상대방이 헐떡이는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었다.

여인이 신음하면서 음탕하게 소리를 질렀다. 목소리가 더욱 유혹적이어서 남자가 아주 만족해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거야. 네년이 더 작으면 안 돼. 잘하면, 이 아저씨가 네년에게 또 은자를 상으로 줄 거야.”

여인이 더욱 힘을 내어 소리를 질러 댔다.

처음으로 침대에서 하는 소리를 듣고 곽정은 마음이 좀 편치 않았다. 황용은 자기가 방금 외치는 소리가 남에게 들렸음을 알고 더욱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화냥년이라고 불리니 아주 창피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동시에 자극과 흥분을 느꼈다.

서로 상대방을 바라보고, 서로 마음으로 이해하고 웃었다. 황용이 다리의 힘을 풀자, 곽정이 또 흥분하여 좆을 박아대기 시작하였다. 방금 전보다 더욱 맹렬했다. 그리고 황용은 뜻밖에 더욱 소리를 높였다. 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신음을 하고 음탕하게 소리를 질러서 옆방에서는 아주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아아아…… 세게…… 너무 좋아…… 아아아 하아…… 대단해…… 용아는 금세 쌀 것 같아…… 아아아아…… 나를 박아 줘…… 세게…… 당신 너무 강해…… 아아아아……”

황용은 눈을 감고 남편의 미친 듯한 좆 박음질이 가져다주는 쾌감을 한껏 즐겼다. 그와 동시에 큰 소리를 지르니, 마치 옆방과 결사적으로 시합을 하는 것 같았다.

곽정은 귀신에게 홀린 듯이 갑자기벌떡 일어났다. 힘이 좋은 그가 사랑하는 아내를 가볍게 안고서 그녀를 그쪽 벽에 대고 맹렬하게 눌렀다. 황용이 자기의 뒷등을 벽에 대고 두 다리로 힘껏 곽정의 허리를 감자, 곽정이 동시에 두 팔로 그녀의 다리오금을 받쳐 들자 황용의 엉덩이가 공중으로 들려 올라갔다. 황용 전체가 오직 보지 속에 박혀 있는 좆대로 받쳐지고 몸뚱이가 벽에 단단히 눌려 있으니, 곽정은 더욱 격렬하게 좆을 박아대기 시작하였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황용은 옆방 여인이 자기의 몸 뒤에 붙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양쪽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하면서 누구도 굴복하려 들지 않는다. 곽정은 심혈을 기울였다. 그가 처음으로 이와 같이 격렬하게 씹을 하니, 황요은 너무나 좋을 따름이었다.

“아아아…… 나 싼다…… 아아아아아아……”

황용이 절정에 올라서 몸을 움찔거리고 부들부들 떨면서 죽을힘을 다해 곽정의 목을 껴안고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음탕하게 소리 질렀다. 곽정은 오히려 아직 괜찮은데, 옆방 남자가 갑자기 노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

“우라질, 정말 씨발년이 음탕하게 떠드네. 아아아~ 이 어르신은 못 참겠어, 씨발, 네년에게 좆물을 싸 주마…… 제기랄~ 끝내 씨발년이 떠드는 소리 때문에 좆이 더 꼴리네~ 니미럴……”

남자는 아주 떫다는 듯이 욕을 했다.

“네년은 정말 좆나게 미련해. 씹 흥분 소리 할 줄 몰라? 옆방에서 들리는 씹 흥분 소리가 네년보다 훨씬 크게 들려서, 나에게 좆물 나게 만든다. 이 더러운 창녀, 네년이 최고의 명기라고? 옆방의 화냥년이 네년보다 훨씬 세다, 씨부랄.”

옆방 남자가 평가하는 말을 듣자, 황용은 창피해서 얼굴이 온통 새빨개져서, 곽정의 품에 머리를 묻었다. 곽정은 여전히 사랑하는 아내의 보지구멍을 좆으로 쑤셔대면서, 다른 남자가 자기의 사랑하는 아내의 씹 흥분 소리를 평가하는 말을 들으니, 자기도 자제하기가 어려웠다. 한바탕 격렬하게 흥분하여, 좆대가 불뚝거리며, 세차게 좆물을 뿜어내어 사랑하는 아내의 보지 속을 가득 채웠다.

참으로 얻기 어려운 광란의 경험이었다. 곽정과 황용은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서, 방금 전의 격렬했던 감정을 되새기다 보니 절로 웃음이 났다.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곽정은 참으로 이런 광란의 경험은 생전 처음이었다. 그는 이런 느낌이 아주 좋았다. 그리고 이것은 도화도에서 용아와 대사부가 씹을 할 때 자기도 이러한 느낌이 일어났던 것 같았다. 설마 자기가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치욕을 당하는 것을 보거나 듣는 것을 좋아하는 거란 말인가? 곽정은 자기가 이런 변태라고 인정할 수가 없었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곽정은 자기 품에 안겨 있는 아내가 이러한 느낌을 확실히 아주 좋아한다는 걸 알지 못했다. 비록 벽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그녀는 여전히 옆방 남자가 그녀의 옆에서 그녀의 알몸을 보고 있고, 심지어는 방금 그녀에게 씹을 해준 자가 그 남자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날이 밝아지니, 장이 서는 읍내는 다시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하고, 객잔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오고 갔다.

곽정과 황용은 문을 밀고 나섰다. 오늘 그들은 부근을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막 문을 나서는데, 옆방의 문이 열리고, 몸집이 장대한 남자가 가녀린 여자를 껴안고 걸어 나왔다.

이러한 마주침은 쌍방 모두에게 다소 쑥스러운 것이었다. 더욱이 황용은 어젯밤 벽을 사이에 두고 벌어졌던 경쟁적인 씹질이 떠올라서 얼굴이 무지하게 빨개졌다.

그 장대한 남자는 황용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 멍해졌다. 그는 어젯밤 벽을 사이에 두고 그토록 음탕하게 소리 지르던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못내 보고 싶었다. 소리만 들어서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렇게 운 좋게 보게 된 것인데, 그야말로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 것이었다.

곽정은 예의를 차려 고개를 숙였다. 그 장대한 남자는 게걸스럽게 황용을 바라보았다. 곽정은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했다. 수많은 남자들이 사랑하는 아내 황용을 보면 모두 멍청이가 되는 것이었으니, 그는 신경 쓰지 않고 황용을 껴안고 밖으로 나갔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곳은 아주 시끌벅적했다. 물건을 파는 이, 기예를 파는 이, 점쟁이, 장사꾼과 심부름꾼들이 한길과 골목길을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

황용은 곽정의 손을 잡고 다니며 매우 신이 났다. 이미 아주아주 오랫동안 정 가가와 함께 이렇게 달콤하게 거리를 거니는 일이 없었다. 황용은 정 가가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청순하고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여자로 돌아가서, 그토록 음탕한 내면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곽정은 사랑하는 아내가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면서, 뛰어 가서 주전부리를 사기도 하고, 또 곡예를 구경하기도 하고, 노리개를 사기도 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사랑하는 아내가 신이 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곽정은 매우 기쁘고 위안이 되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황용의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었다. 충실하고 무던한 얼굴에 기분 좋은 웃음이 피었다.

정오까지 구경을 하고서, 곽정이 먹으러 가자고 했다. 황용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고 남편의 팔짱을 끼더니, 문득 그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정 가가, 우리 미행당하고 있어요.”

곽정은 놀랐다. 결국 강호 경험이 아주 많았기 때문에 곧바로 주위를 둘러다보지는 않았지만, 금세 뒤에서 두 사람이 따라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누구지?”

곽정이 작은 소리로 사랑하는 아내에게 물었다.

황용이 먹을 곳을 찾는 척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몰라요, 모습을 보니 불량배 같아요.”

그런 작은 소리로 자기의 대책을 말했다.

두 사람은 식당을 찾아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식사를 했다. 황용은 측간에 가고 싶어서 뒤쪽으로 들어갔다. 곽정 혼자 무료하게 자리에 앉아서, 곁눈질로 살펴보니, 미행해 온 두 사람이 멀지 않은 곳에서 살펴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그것을 보고 곽정은 속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추정에 탄복하였다.

자리를 뜬 미행자는 아주 빠르게 달리면서 수시로 머리를 돌려 살펴보는데, 그의 미행 솜씨가 서툴러서 도무지 황용의 신영을 발견할 도리가 없었다.

모퉁이를 몇 번 돌아 어느 민가에 도착해서는 암호대로 문을 두드리니, 사람이 문을 열어 주었다.

방 안에는 이미 세 명이 있었다. 황용은 어두운 곳에서 그곳을 보고 크게 놀랐다. 우두머리가 뜻밖에도 개방의 차림이었고 허리에 다섯 개의 마대를 차고 있었고, 그 외의 두 사람은 세 개의 마대를 차고 있었다. 개방에서 마대를 차는 제자는 당연히 중간 두목에 해당한다.

어린 불량배가 방으로 들어왔다.

“장 대형, 오늘 제가 구자(狗子, 개새끼라는 뜻의 똘마니 이름)하고 좋은 물건을 보았는데, 단연코 최고급의 물건입니다.”

우두머리인 오대(五袋) 개방 제자가 말했다.

“너 이 개새끼야, 지난번에도 좋은 물건이라더니, 결과는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내가 말했잖아, 반드시 무공을 할 줄 아는 여자들이어야 한다고. 알았어? 무공을 할 줄 알아야 한단 말이야. 지난번에 한나절이나 애를 썼지만, 대공자가 몹시 화를 냈다. 비록 예쁘기는 했지만, 전혀 무공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현재 이춘루(怡春樓)에 팔려가서, 우리가 손해를 보고 수입이 반밖에 안 되어서, 하마터면 이 사업을 잃을 뻔했다. 너 이 개새끼야, 내가 화가 나서 죽는 꼴 보고 싶냐?”

어린 불량배가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지난번에 제가 확실히 잘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 대형이 가서 보십시오. 제가 잘못 보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 장 대형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너 이 새끼가 좋아졌구나. 가자, 우리가 가서 보고, 또 좋지 않으면, 내가 네놈을 박살내 버릴 줄 알아라.”

말을 하고서, 어린 불량배에게 길을 안내하게 하고, 세 사람이 그와 함께 식당으로 갔다. 그들의 무공으로는 당연히 몸매가 날씬한 신영이 그들의 뒤에서 사라지는 것을 알아챌 수 없었다.

몇 사람이 주막집에 돌아갔을 때, 황용은 이미 한발 앞서서 곽정 옆에 돌아와서 곽정의 귀에 대고 보고 들은 것을 대강 이야기하였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눈치를 보이지 않았다. 과연 그 장 대형이란 작자가 두 명의 개방 제자와 그 두 명의 어린 불량배를 데리고 식당 문가에 나타나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것이었다.

“제기랄, 너무 예쁘구나.”

장 대형의 두 눈이 빛을 뿜었다.

황용을 본 후, 몇 사람은 옆 골목으로 돌아들어갔는데, 모두 황용의 생김새와 몸매에 홀딱 반했다.

장 대형이 급히 어린 불량배에게 말했다.

“너희 둘은 빨리 가서 그녀를 쳐다보고, 반드시 그들의 어디에 머무는지 확실히 알아내어서, 오늘밤 바로 움직여라. 씨발, 이렇게 좋은 물건이라니. 이 어르신이 먼저 실컷 즐기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 흐흐흐!”

원래 그의 직급이 낮은 데다가 개방의 변두리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황용을 본 적이 없었다.

주막에 돌아와서 곽정이 일어나서 먼저 가는 것을 보고, 그 장 대형은 재빨리 어린 불량배와 똘마니에게 미행하라고 하고, 자기는 두 명의 개방 제자를 데리고 황용을 주시하고 있었다.

황용은 잠시 앉아 있다가, 계산을 하려고 걸어갔다.

마치 아무런 목적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 같았으나, 사실 황용은 이 세 사람을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단숨에 제압하여, 뒤에서 교사한 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막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앞이 시끌시끌하여, 황용이 보니, 하인 차림을 한 몇 사람이 한 남자를 땅바닥에 눕혀놓고 누르고 있고, 땅바닥에는 수공 제품이 흩어져 있었으며, 다른 하인들 몇몇은 예쁘게 생긴 아가씨를 붙잡고 있는데, 공자 하나가 얼굴에 불량한 티가 흐르고 못생기지는 않았지만 일견 밉상이고 음탕하고 추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황용에게 여겸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으니, 틀림없이 부잣집 자제일 것이었다.

그 공자의 모습을 한 자가 썩은 웃음을 웃었다.

“너 이 사리 분별을 못하는 놈아, 네 아내가 본 공자의 눈에 띈 것은 네놈 집안의 행운이다. 네 아내가 나를 며칠 동안 시중들어서 공자인 나를 기분 좋게 해 주면, 너희에게 주는 은자가 너희가 한 해 동안 장사한 수입에 해당할 것이니, 너희는 마땅히 나에게 감사해야 마땅하다.”

말을 하고서 손을 뻗어 그 젊은 아낙의 얼굴을 쓰다듬고 음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부드럽구나. 얼른 집으로 돌아가자. 나는 마음껏 즐기고 싶구나.”

땅바닥에 눌려 있는 남자가 몸부림을 치니, 몇몇 하인들이 바닥에 때려 눕히고 발길질을 하였다. 남자의 아내가 울며 소리 질렀다.

“때리지 마요, 때리지 마요. 제발 때리지 마요.”

고개를 돌려 그 공자를 보고 울면서 말했다.

“당신이 저 사람들 좀 멈추게 해 줘요. 내가 당신을 따라갈게요.”

공자가 하하하 크게 웃었다.

“이 젊은 여편네가 뭘 아는구먼. 됐다. 때리지 마라. 사람을 때리면 쓰나?”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표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황용이 어찌 그냥 두고 보겠는가. 휙 하고 몸을 움직이니 둘러싸고 때리던 하인들이 그녀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졌다. 다시 휙 몸을 움직이니, 젊은 부인을 붙잡고 있던 하인 두 명도 각각 발길질을 당하여 옆으로 고꾸라졌다. 이 몇 번의 깔끔한 동작에 중인들이 어떻게 돌아가는 된 셈판인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몇몇 하인들이 모두 나가떨어졌다.

젊은 여인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몸이 풀려난 그녀는 즉시 남편 옆으로 달려가서 그를 부축하였다.

그 공자는 먼저 크게 노했다. 그는 이 마을에 뜻밖에도 감히 그의 일에 참견하는 자가 있을 줄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황용의 미색을 보자마자 마음이 진탕되었다. 그 젊은 여인이 그저 그런 미인 축에 속한다면 황용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였으니, 여인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

황용은 색정광 같은 공자를 힐끗 보고, 경멸하듯 냉소를 하고, 몸을 돌려 젊은 부부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먼저 가세요. 여기 열 냥의 은자가 있으니, 당신들이 다른 곳에 가서 충분히 생계를 도모할 수 있을 거예요.”

두 사람이 황용에게 한없이 감사해하며, 황망히 떠나갔다. 이때 그 하인들이 기어와서 황용을 에워쌌다.

그 공자는 황용을 위아래로 살펴보고, 그녀를 생으로 잡아먹고 싶은 듯하고, 이미 그녀의 옷을 뚫고 그녀의 몸을 본 듯하였으니, 한 손으로 뜻밖에도 공공연히 자기의 하체를 쓰다듬으며 침을 흘리는 것이었다.

황용은 이렇게 후안무치한 작자는 처음 보았다. 그전에 여색에 환장한 여문덕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공자가 음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인이 가고, 선녀가 왔으니 더 잘됐소. 당신이 그 젊은 여편네보다 백배는 낫소. 아니, 만배 났소. 얼른얼른 나하고 우리 집에 갑시다. 내가 당신을 실컷 사랑해 주겠소.”

그는 어이없게도 저 죽을 줄도 모르고 끝내 감히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황용이 얼굴이 벌게지고 분개하여 말했다.

“이 뻔뻔한 놈, 백주대낮에 감히 이렇게 드러내놓고 일반 여인을 강탈하다니, 왕법이 있는 줄 모르느냐?”

그 공자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하하하 크게 웃고 말했다.

“왕법? 우리 부친이 현감이시고, 우리 조부님은 조정의 삼품 대신이시고, 나의 외숙들 몇 분이 고관들이신데, 왕법이라고? 허, 나 고문광(高文廣)이 말하는 것이 바로 왕법이다.”

말을 마치고, 오만하게 사방을 둘러보니, 둘러서서 보고 있던 민중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감히 똑바로 보지 못했다. 보아하니, 평소에 이미 오랫동안 그에게 핍박을 당해온 것 같았다.

황용이 흥 하고 냉소하였다.

“네놈이 어떤 놈이든, 오늘 나를 만났으니,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모르는 네놈에게 제대로 된 교훈을 내려주마.”

고문광은 어이가 없었다.

“허, 네년이 선녀같이 예쁘다고 해서 내가 네년을 끔찍이 위해줄 줄 알았더냐? 경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원하다니, 좀 있으면 네년을 붙잡아 가지고 돌아가서 네년을 짓뭉개지도록 갖고 놀아주고 나서 아랫것들인 종들에게 상으로 내려주고, 다시 유곽에 팔아 넘겨서 수많은 사람들이 네년을 올라타게 하여서 네년의 높으신 어른의 지엄함을 충분히 알게 해 줄 테다. 순순히 나를 따라라.”

하인들은 황용에게 걷어차여 나가떨어지긴 하였지만, 첫째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둘째로, 평소 백성들을 핍박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본디 죽을 사(死) 자를 어떻게 쓰는 줄도 모르고, 게다가 황용은 보기에 약한 여자이니, 어찌 방금 전 발길질에 나가떨어진 일을 염두에 두겠는가. 바로 황용을 에워쌌다.

당연히 결과는 오직 하나. 슬피 울부짖으며 순식간에 황용에게 얻어맞아 땅바닥에 거꾸러졌다. 이번은 황용이 매섭게 손을 썼기 때문에 여덟 명의 하인들이 모두 땅바닥에 거꾸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몰래 그녀를 미행하던 개방 역도들은 속으로 놀라면서도 기뻐했다. 놀란 것은 황용의 무공이 이처럼 고강한 것이요, 기뻐한 것은 이번의 물건은 그야말로 최고급이니, 틀림없이 값을 톡톡히 받을 수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장 대형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니미럴, 예쁘면서도 무공이 이처럼 고강하니, 틀림없이 높은 값에 팔 수 있어. 씨발, 손에 넣고 나면, 이 어르신이 먼저 이 짜릿한 맛을 즐겨야겠다.”

원래, 황용은 여덟 명의 하인들을 순식간에 때려 눕혔으나, 전력을 다하지 않고 약간의 힘만 사용한 것이어서 장 대형의 눈에는 그녀가 만만해 보였던 것이다.

고문광이 단번에 아연실색하고 자기의 하인들이 바닥에 나가떨어져 슬피 울부짖는 것을 보고, 놀라서 말이 안 나오고 수족을 어찌할 줄 몰랐다.

“네~ 네~ 네년이 끝내 감히 손을 쓰다니, 네년이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기다려라, 이년. 내가 가서 사람을 불러 오겠다.”

말을 하고서 몸을 돌려 달려가려는데, 막 몸을 돌리는 순간 황용에게 엉덩이를 걷어차여서 데굴데굴 나뒹굴었다. 아파서 아이고 하며 슬프게 울부짖다가 벌떡 일어나 다시 달려가려다가 다시 발길질을 연이어 세 번 당하니,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고 바닥에 엎어져서 큰 소리로 살려 달라고 외쳤다.

황용이 냉소하며 말했다.

“오늘 네놈의 개 같은 목숨을 취하지는 않겠으나, 또 다시 나를 만나게 되면, 네놈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런 후에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둘러싸고 구경하는 백성들은 속이 시원했다. 누군지 모르게 박수를 치니, 이어서 한바탕 박수소리가 요란하게 난 가운데, 여덟 명의 하인들이 고문광을 부축하고 정신없이 달아났다.

장 대형은 황급히 부하 두 명에게 낮은 소리로 몇 마디 지시하고, 몸을 돌려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황용은 문득 미행자가 없음을 발견하고 속으로 이상하게 여겼다. 하지만 방금 전 고문광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마음이 실로 통쾌하고 매우 기분이 좋았다. 이미 미행자가 없어졌으니, 황용은 객잔으로 돌아가 곽정과 합류하려고 작정하였다.

곧 객잔에 도착하였는데, 돌연 옆 골목에서 처절하게 우는 소리가 들려 왔다. 황용이 급히 머리를 내밀고 살펴보니, 두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1남 1녀인데 차림새가 입은 옷을 보니, 놀랍게도 방즘 전 고문광에게 희롱당하던 부부였다.

두 사람의 몸에서 천천히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황용이 크게 놀라서, 황급히 젊은 부인의 어깨를 잡는데, 그녀의 손이 젊은 부인의 어깨에 닿는 순간, 황용은 본능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위험에 처할 때의 예감이었다. 잠시 멈칫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 젊은 부인이 그녀에 의해서 몸이 뒤집힘과 동시에 뜻밖에 어떤 가루가 뿌려졌다. 황용이 급히 물러났으나 바닥의 남자가 동시에 일어나 공격하며 발길질을 하니, 황용이 입과 코를 막고 있느라고 어려웠지만 이 발길질이 아주 빨랐어도 아슬아슬하게 두 손으로 앞가슴을 가려서 발길질을 막았는데, 젊은 부인이 두 번째로 공격을 하여 순식간에 황용에게 접근하였는데, 또 가루가 뿌려졌다. 첫 번째 가루는 황용이 남자의 발길질을 막느라고 이미 적지 않게 마셨고, 이 두 번째 가루는 황용이 대갈일성하며 원기를 운용하였는데, 뜻밖에 가루가 흩어지게 하는데, 젊은 부인이 손으로 벌써 얼굴을 공격한지라 황용이 두 손으로 공세를 흩뜨렸으나, 몸 옆에서 바람소리가 나며 남자의 발이 또 치고 들었다. 두 사람이 서로 호흡이 잘 맞는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함께 짝을 이루어 일해 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또 황용을 공격하니 미처 막을 수가 없는지라 황용은 심히 낭패를 당하였다.

그래도 황용은 역시 황용이었다. 무공과 기지가 일반 무림인과 비할 바가 아니었으니, 산란한 가운데에서도 장법이 어지럽지 않고 하나하나 공세를 흩뜨리면서 동시에 두 초를 반격하여 두 사람을 몰아쳤다.

두 사람은 모두 복면을 하고 있었는데, 젊은 부인 차림을 하긴 했으나, 여장 남자가 분명했다. 신형을 보고, 황용은 두 놈의 개방 역도가 분명하다고 단정하고 생각했다.

‘그럼 장 대형이란 놈은 어디 있지?’

본능적으로 그녀는 진정한 위험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연, 두 개방 역도가 재차 출수함과 동시에 황용의 뒤에서 찬바람이 덮쳐오며 어두운 곳에 숨어 있던 장 대형이 출수하였다. 오대 개방 제자는 무공이 결코 못하지 않다. 황용이 비록 준비하고 있었지만 앞서 미약에 격중되어서 신법이 둔해졌는데, 두 개방 역도가 호흡이 잘 맞고 출수가 민첩하여 갑작스럽게 손을 쓰니, 그녀는 미처 손을 쓰지 못했다. 게다가 그 장 대형이란 놈의 무공이 확실히 뛰어나니, 손을 내미는 순간 도달하였고, 두 역도의 공세가 미치기 전에 그의 장력이 황용의 등 뒤를 때렸다.

곽정과 혼인한 이후, 황용은 연위갑(軟蝟甲)을 거의 착용하지 않았다. 이번 출행에서도 황용은 착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일장은 황용의 뒷등을 확실하게 때린 것이었다. 다행히 상대방이 황용의 목숨을 뺏으려고 하지 않아서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탓에다 그가 황용의 공력을 얕잡아보았던지라, 황용에게 끼친 상해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황용은 오장육부가 진탕되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그 젊은 부인이 미약을 몰래 뿌렸을 때, 일장을 때리며 신형을 잠시 멈추고 그와 함께 한 발로 그녀의 허리 쪽을 격중시켰는데, 비록 황용에 의해 반나마 힘이 줄어서 비틀거렸지만 젊은 부인의 왼손 또다시 쳐올리니, 이번에 황용은 확실하게 온 얼굴에 미약을 잔뜩 뒤집어썼다.

황용은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앞이 캄캄하며, 사지가 점점 무력해져서 속으로 크게 놀랐다. 다행히 그녀는 내력이 심후하여 더 이상 여유를 남겨두지 않고 낙영신검방법(落英神劍掌法)에다 선풍소엽퇴(旋風掃葉腿)를 연달아 시전함과 동시에 골목 안의 일상생활 그릇들이 그녀의 벽공장력(劈空掌力)에 의해서 상대에게 날아가니 세 사람은 두어 장을 물러났고, 황용은 황용은 몸을 돌리고 담을 넘어 도망했다.

장 대형 등 세 사람은 황용의 공격을 어렵사리 피하고 나서, 황용이 이미 종적을 감춘 것을 발견하고, 화가 난 장 대형이 계속 발을 굴렀다.

“우라질, 뜻밖에도 이 화냥년의 무공이 이렇게 강할 줄을 일찍 알았더라면 그 일장에 전력을 다했을 텐데. 황삼(黃三), 그년이 너의 독문 미약에 격중되었으니, 틀림없이 멀리 못 갔을 것이다. 가오(賈五), 너는 즉시 똘마니 둘을 시켜서 사람들을 풀어라. 결단코 그년이 달아나게 해서는 안 된다. 제기랄, 내 이 화냥년을 잡으면 반드시 그년의 음탕한 보지구멍을 허벌창나게 짓이겨 줄 테다.”

세 사람은 충분히 상의하고 각자 계획을 시행하러 갔다.

황용은 도중에 재빨리 몸을 피했다. 그녀는 얼른 객잔으로 돌아가서 곽정과 합류하려고 했다. 그녀는 자기의 내력이 점점 소실되고, 사지가 갈수록 힘이 없어지며,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발견했으나, 기절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그들이 쓴 미약이 동일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가 도화도의 구로옥로환을 먹으면 어떤 작용도 없을 것이었다.

간신히 객잔에 도착한 황용이 객방으로 돌아가 보니, 곽정이 뜻밖에도 없었다. 막 초조해하는데 아래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황용이 훔쳐보니, 뜻밖에도 그녀에게 혼쭐이 난 하인 같은 자들 몇몇이 10여 명을 데리고 와서 한 집 한 집 돌아다니며 그녀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

“빨리도 왔군.”

황용은 놀라고 다급했다.

“정 가가, 당신 어디 있는 거야?”

원래, 곽정은 읍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다가, 그를 미행하던 불량배 놈들을 가까스로 떨쳐버리고 객잔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뜻밖에 양양성에서 함께 성을 지켰던 무림 동도 한 명을 만났다. 두터운 정으로 그의 집에 가자고 초청하니, 곽정이 황용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무공이 있으니, 틀림없이 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초청을 승낙하고 사람을 시켜 객잔으로 서신을 보내어 황용에게 친구의 집으로 그를 찾아오도록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신을 전하는 사람이 고문광의 사람들보다 한 발 늦게 객잔을 찾아왔기 때문에 이 서신을 황용은 받아보지도 못했다.

객잔 사람들은 당연히 고문광의 사람들에게 죄를 지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객잔 주인이 없어서 점원은 제 마음대로 객잔에 머무는 손님의 소식을 누설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지체되어 황용은 숨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황용은 온몸이 무력하고, 내상을 당해서 현재 그녀는 보통 여자만도 못했다. 비틀비틀 객장을 나오니,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대책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옆방에 도착하니, 옆방 문이 갑자기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낮은 소리로 욕을 했다.

“어떤 씨발놈이 시끄럽게…… 나,”

마지막 ‘나’ 자는 거의 소리가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황용을 보았을 때, 몸이 늘어지며 벽을 잡고서 그의 문 앞에 서 있는데, 두 눈이 흐리멍덩해진 채, 다 죽어가는 소리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 좀 구해줘요.”

그 사내는 아래쪽의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속으로 대강의 사정을 알아챘다. 눈앞의 이 아름다운 여인, 바로 어젯밤 옆방에서 음탕하게 소리 지르던 선녀가 지금 축 늘어져서 구원을 청하고 있는 것이 더욱 유혹적이었으니 어찌 마다할 수 있으랴. 사내는 침을 꿀꺽 삼키고 아랫입술을 핥으며, 흥분하여 중얼거렸다.

“니미럴,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생각하고서 손을 뻗어 황용의 잘록한 허리를 붙잡았다. 그녀를 방 안으로 끌어들이고 방 문을 단단히 잠근 후, 곧 이어 황용이 허약하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 하지 마~ 오오오……”

한바탕 급박하게 쪽쪽 빨아대는 입맞춤 소리가 들리고 나서, 사람의 몸뚱이가 거듭 부딪치는 소리가 침대 위에서 터져 나오고, 이어서 침대가 삐걱삐걱하는 소리가 울려나서 점점 문 안에서 밖으로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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