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65편.
“…….”
피시먼 호위병들은 여왕이 내는 환성을 듣고서 머쓱해하며 물러났다.
오난휘의 성욕을 받아내며 그녀 자신의 성욕까지 남김없이 폭발시킨 어휴아레나 여왕은 수많은 오르가즘을 경험한 끝에 의식을 잃었다.
오난휘는 여왕의 아랫구멍에서 음경을 뽑아냈다.
그리고 격렬했던 섹스 후에도 딸을 치면서 자신의 기량을 단련했다.
오난휘는 정액과 애액, 땀으로 흠뻑 젖은 자신과 여왕에게 쿠퍼 정화액을 흩뿌리기도 했다. 그 결과 둘은 섹스를 하기 전처럼 깨끗한 몸이 되었다. 쿠퍼액 비린내는 좀 나겠지만 피시먼인 어휴아레나로선 그런 비린내가 익숙할 터였다.
여왕에게 섹스의 즐거움을 가르쳐 줬으니, 가자미르 왕국에서 오난휘가 좀 더 머물면 여왕은 좀 더 섹스에 능숙해질 터였다. 어휴아레나는 똑똑한 여자였고, 펠라티오를 비롯해 남자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가르치면 쉽게 습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일쯤 가자미르 왕국을 떠나겠다는 오난휘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비록 급한 연락은 없었지만 바다 위에 세워둔 와테르 하메르 호를 그냥 둘 수 없었다. 또한 가자미르 왕국을 공격하던 원규네나 무리는 전멸시켰어도 원규네나의 지역 본부 요새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곳의 잔당들까지 몰살시켜야 했다.
…….
…….
…….
어휴아레나 여왕은 얼마 후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가자미르 왕국을 떠나기 위한 준비에 협조해달라는 오난휘의 말을 듣자, 그녀는 섹스 전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로 오난휘를 붙들며 애원했다.
“제 왕국에 남을 수는 없나요? 저와 결혼한다면 당신은 왕이 될 수 있어요. 피시먼과 인간의 우호를 상징할 수도 있고요. 피시먼과 인간끼리의 혼혈아도 있다고 들은 적이 있어요. 당신과 제 아이는 참으로 예쁘고 멋지며, 현명하고도 강할 거예요.”
어휴아레나는 오난휘를 설득하려고 했다.
가자미르 왕국에 남아 자신과 결혼을 한 뒤에도 워마갈리아 공화국과 ‘깨달은 여자들’을 얼마든지 멸망시킬 수 있다며.
오난휘가 어휴아레나에게 대답했다.
“유감이야. 솔직히 말해서 난 한 여자에게 얽매이고 싶지 않아. 그게 인간이 됐든 다른 어떤 종족이 됐든.
게다가 결혼이라고? 왜 삶을 그 끔찍한 감옥에 스스로 가두지? 애새끼를 낳기 위해서? 그 애새끼가 태어나면 내 바람직한 삶을 보장이라도 해주나? 오히려 왜 자기 허락도 안 받고 자기를 낳았느냐며 나한테 지랄이나 안 하면 다행이지.”
여왕이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다가 어휴아레나는 표정을 약간 풀고서 오난휘에게 말했다.
“당신의 마음은 참으로 황폐하군요. 당신이 알려준 섹스의 기쁨을 알기 전의 나였다면 그런 소리를 하는 당신을 두 번 다시 돌아보려 하지 않았겠죠.
하지만 나는당신에게서 가능성을 봤어요. 어쩌면 당신을 사도로 임명한 그 신이라는 존재도 당신에게서 그런 가능성을 본 것일지도 몰라요.”
오난휘가 코웃음 쳤다.
“가능성? 어떤? 좋은 아버지가 될? 좋은 남편이 될? 퍽이나. 엿이나 먹으라고 해. 그런 가능성 따위는.”
어휴아레나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가능성이 아니에요. 당신에게 좋은 남편이 되어주는 건 기대하지 않겠어요. 좋은 아버지가 될 수는 더 더욱 없겠네요. 내가 당신에게서 발견한 가능성은 그저 정착에 대해서예요.
이 왕국을 당신의 보금자리로 삼도록 해요, 오난휘. 우리 가자미르 왕국과 나를 지켜주세요. 내게 섹스의 기쁨을 더 오래 가르쳐 주세요. 그러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내가 맡도록 하겠어요.”
오난휘가 대답했다.
“다시 한 번 확실히 얘기하지. 거절하겠어. 여길 떠날 수 있게 준비나 확실히 해 줘. 내게 베풀어 준 섹스가 마음에 들었다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
“…….”
어휴아레나는 오난휘를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떠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을 수도 있어요, 나는. 이 왕국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서요.”
오난휘가 어깨를 으쓱 했다.
“그렇다면 이 왕국은 그 시점에서 멸망하겠군. 워마갈리아가 아니라 내 손으로 굳이 그렇게 하긴 싫지만, 필요한 일이라면 피하지 않겠어.”
“…….”
“…….”
오난휘와여왕은 침묵하며 서로를 응시했다.
그러던 어휴아레나가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해도 마음을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빨리 떠나주세요. 이제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 나는 괴로우니.”
오난휘가 대답했다.
“내게 자꾸 명령하지 마. 나는 내가 움직이고 싶을 때 움직일 뿐이니까.”
그러면서 오난휘는어휴아레나에게 불쑥 다가왔다.
그리고 여왕의 손목을 잡고 끌어당기더니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자극했다.
“앗…….”
기습적인 애무에 어휴아레나가 할딱이는 소리를 냈다.
오난휘가 말했다.
“나를 쏘아보는 당신 얼굴을 봤더니 갑자기 또 동하는군. 그리고 한 가지 더. 나는 내가 하고 싶을 때 해야 해.”
쪼옥!
오난휘는 어휴아레나의 젖꼭지를 빨았다.
그러면서 애무의 범위를 넓혀 나갔다.
“하아……. 아…….”
여왕의 할딱임이 밭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오난휘의 무례를 꾸짖거나 그를 떨쳐내지 못했다.
대신 어휴아레나는 오난휘를 강하게 껴안았다.
그녀의 아랫도리가 다시 애액으로 젖어갈 때, 시울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
어휴아레나가 속삭였다.
“당신은 나쁜 인간이에요…….”
…….
…….
…….
오난휘는 자신이 예고했던 때에 가자미르 왕국을 떠났다.
가자미르 왕국의 피시먼들은 오난휘를 위해서 여행 물자를 마련해주었다.
오난휘를 보내지 않기 위해 왕국의 군사력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오난휘 입장에서는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협박까지 했던 어휴아레나 여왕이었지만, 그녀는 실제 오난휘가 떠나는 순간이 되자 단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그를 보내주었다.
여왕이 오난휘에게 말했다.
“이건…… 제 여러 마음을 담아 드리는 선물이에요. 부디 저와 가자미르 왕국을 잊지 말아주세요. 제 곁에 머물러달라는 부탁은 안 들어줬지만, 잊지 않는 것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요?”
오난휘가 대답했다.
“그래, 그 정도는. ……선물은 고맙게잘 쓰겠어.”
어휴아레나가 제공한 선물은 가자미르 왕국에서 건조한 잠수정이었다.
잠수정을 사용해서 해저에서 다닐 수도 있었고 수면 위에 올라서도 작은 배 수준의 기동은 가능했다.
그 잠수정에는 특수한 마법이 걸려 있었다.
주먹만 한 크기로 소형화하여 짐 가방 속에 넣을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오난휘가 어휴아레나에게 말했다.
“이 잠수정의 이름은 당신이 붙여 주겠나?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 왕국과 당신을 추억할 수 있도록.”
어휴아레나의 볼이 상기되었다.
“그렇다면…….”
여왕이 붙인 이름은 ‘쿠엔 가자미레아’ 호였다.
‘가자미르의 여왕’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어셰리네는 원래 계획대로 가자미르 왕국에 남았다.
어휴아레나 여왕에게는 자식이 없었고 왕족들은 원규네나의 침공으로 인해 모조리 살해당한 상태였다. 따라서 세월이 흐르면 모계 쪽피가 섞인 어셰리네가 어휴아레나의 뒤를 이어 가자미르의 새로운 여왕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찌 됐든 오난휘에게는 상관없었다.
가자미르의 피시먼 숫처녀들을 거의 다 맛 본 시점에서 그는 이 왕국에 대한 관심이 거의 사라진 뒤였다.
어휴아레나 여왕은 오난휘와 작별하며 꿋꿋이 평정심을 유지했다.
반면 어셰리네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울면서 오난휘에게 안겼고, 오난휘는 어셰리네를 굳이 당장 떼어놓지 않았다.
다소 진정된 어셰리네가 오난휘에게 말했다.
“오난휘 님께서 저를 위해 해주신 일들을 잊지 않겠어요.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오난휘가 대답했다.
“그래, 뭐, 잘 살라고.”
오난휘에게 섹스를 배운 피시먼 처녀들도 몰려와 오난휘에게 꼬리를 쳤다.
피시먼 여성 나름의 작별 인사법이었다.
오난휘는 그녀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뒤 쿠엔 가자미레아 호에 올랐다.
“흐응~”
소나 넬이 작별을 위해 몰려나온 피시먼들을, 특히 여자들을 보면서 오난휘에게 말했다.
“주인님은 저 여자들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씨를 부리신 것 같은데요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