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뒷 골목 시뮬레이션-6화 (6/75)

00006 마이 리틀 사업장 =========================

나이스 보트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가 매춘업을 선택한게 과연 잘한 짓거리인지 고민이 된다. 이걸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여자들과 얽힐텐데. 그러다보면 저 매력적인지 지랄인지 하는 장점 때문에 호감도가 오를거고. 그럼 감금이라는 거지같은 상황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내 머리 위에서 째각거리는거 아니야.

그건 진짜 싫은데. 정말 토나오게 싫은데. 내가 게임을 하는 건 즐기기 위해서지, 컴컴한 골방에 꽁꽁 묶여서 여자가 떠다주는 음식이나 먹으며 죽은 눈동자를 보려고 하는 건 아니란 말이야. 게다가, 잘못하면 칼맞을지도 모르잖아.

그렇다고 사업을 바꾸자니 바꿀 돈이 없다. 결국 나는 고민하다가 애라 시발, 이라는 생각과 함께 옷을 챙겨입고 방문을 열었다. 가구에 관한 내용을 검색해서 알게 되었으니, 발품을 한 번 팔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 어디로 이동합니까?

"번화가."

- 번화가로 가겠습니다. 택시를 이용하면 14$ 지불하고, 15분 걸립니다. 버스를 타면 4$ 지불하고, 30분 걸립니다. 걸어가면 0$ 들고, 120분 걸립니다.

"걸어갈거야."

- 뚜벅이를 합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곧바로 번화가의 풍경이 펼쳐지지만. 몸은 그렇지 않은지. 등에는 땀이 축축하고, 입에서는 군내가 풀풀난다. 온 몸을 짓누르는 피로는 덤이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까. 나는 다른 조직들의 은신처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르는데."

계속 고민하던 나는 문득 하나를 떠올렸다.

"직원들이라면 몇 곳 정도는 알지 않을까."

로라 파니아가 지금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이니까. 가능성 있는 생각이다. 이 게임 쓸데없이 거지같지만 쓸데없이 현실적이기도 하니까. 아마 대화를 나누면 얻을 수 있는게 많을지도 모른다.

나는 느껴지는 후끈한 더위(존나 걸어다녔으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에 손부채질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고. 익숙한 문양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이 게임 배경이 어디야? 난데없이 목욕탕이 왠 말이야."

... 현실성 어쩌구 하던 내가 한심할 지경이다. 나는 목욕탕 안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고 길거리에서 싸구려 티셔츠와 청바지를 한 벌 사서 입었다.

- 옷값 60$ 차감됩니다.

싸구려 정정, 시발 뭐 이렇게 물가가 죄다 거지같아? 나는 옷을 갈아입고 눈 앞에 보이는 가구점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나는 그 목소리를 듣고 기쁨과 난감함을 동시에 느꼈다. 일하는 사람이 여자다. 이걸 좋아해야하나. 갈색단발의 여자는 웃으면서 나를 향해 인사했고. 나는 마찬가지로 인사를 하면서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침대를 좀 보려고 하는데요."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할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쇼핑몰 사기꾼들보다는 가격이 훨씬 괜찮았다. 하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가격이다. 나는 침대들의 가격을 들으면서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지엇다.

"생각했던 것 보다 가격이 쎄네요."

그 말에 여자가 으음, 하는 소리를 내고는 대답한다.

"저희는 사실 상 원가로 받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는 이런 가격 찾기 힘들어요."

"그런가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오른손으로 턱을 감싸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저 말이 진짜일리는 없지만. 그래도 확실히 이 정도 가격이면 약간 부담스럽지만 침대 둘 정도는 바꿀 수 있다. 나를 지켜보던 여자는 잠깐 옆에서 기다리다가 이내 자리를 옮겨서 바닥에 걸레질을 하기 시작했다.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가구점의 문이 열리고 나는 그 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렸다.

시발.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인지함과 동시에 귓가에서 기계음이 울려퍼졌다.

- 이벤트 : 강도들은 어째서 머리에 스타킹을 쓸까?

당신이 방문한 가구점에 강도가 들어왔습니다! 뭐, 이 동네가 옆 차선에서 칼치기를 해도 샷건을 갈기는 동네니까 크게 놀랄 일은 아니지요. 당신이 죄가 있다면 하필 이 시간에 이 가구점에 있었다는 것 뿐이죠. 강도들 시선에서는 죽고도 남을 이유네요. 힘내세요.

설명 그대로, 머리에 까만 스타킹을 뒤집어 쓴 세 명의 괴한들이 손에 샷건과 우지 같은 것들을 들고 당당한 걸음거리로 다가오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악?!"

갈색 단발머리의 여자는 그 충격적인 모습에 얼굴이 퍼렇게 질리고 강도가 비명을 지르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입을 콱 틀어막았다.

"쉬쉬, 귀여운 아가씨. 이런 상황에서 강도를 자극하는 건 좋은 선택이 못되잖아?"

큭큭거리면서 웃던 그가 이해했지? 라는 말과 함께 여자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었고. 여자는 눈가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만족스러운 듯이 권총의 발사구로 여자의 뺨을 툭툭 건들렸고. 그때마다 여자는 경기 비슷한 것을 일으키기 직전까지 갔다.

"알아들었으면 깔끔하게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싹 이리로 긁어오는거야. 귀여운 얼굴에 입구멍이나 눈구멍이 하나 더 생길 필요는 없잖아? 우리 사업에 조금 협조해주면 좋게 끝내 줄 테니까."

빠른 움직임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라고 걸걸한 목소리로 남자가 킬킬거리면서 말을 마쳤고. 여자가 앞에 던저진 마대자루를 보고 계산대의 돈을 꺼내기 시작했다.

- 어려운 선택 중독자가 발동됩니다.

그래, 나는 속으로 허허허 하고 웃으면서 생각했다. 게임이 슬슬 나를 엿먹일 때가 되었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전혀 쓸데없는 곳에서 충실한 게임이다. 내 몸은 이미 태연하게 그들 근처에 까지 가 있었고. 그 모습에 스타킹으로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진 강도들이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이건 또 뭐하는 새끼야?"

- 독설가가 발동됩니다.

그 말에, 나는 얼굴을 구기면서 말했다.

"손님 새끼야, 손님! 가구점에 종업원 말고 있는 사람이 손님 말고 또 있냐? 대가리가 스타킹 안에 들어가면 뇌가 막 쪼그라드나?"

그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웃던 녀석이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미친 새끼였군."

"손님이라니까. 병신같은 것들이. 아까부터 새끼새끼 하고 있어."

그래 죽여라, 내가 봤을때는 그냥 돈 내고 다시 시작하는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 같으니까.

- 럭키가이가 발동됩니다.

남자는 총을 쏘지 않았다. 대신 나를 보면서 한 마디 했다.

"첫 사업부터 미친놈을 쏘면 3년 재수가 없을 것 같군. 곱게 말할 때 짜져라."

그 말에, 나는 순간적으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물끄러미 남자가 손에 들고 있는 총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뭘 꼬라보고 있어? 꺼지라니까!"

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총을 지켜보던 나는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야, 등신들아. 니들 이거 BB탄 총이지?"

그 말에, 스타킹 맨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무너진다.

"쓸데없는 소리를 자꾸 하면 진짜로 대가리를 날려버리겠다!"

그 말에 나는 피식피식 웃으면서 그들 앞으로 다가왔는데. 나는 지금 럭키가이에, 독설가, 어려운 선택 중독자가 발동하고 있어서. 사실 내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움직임이었다. 나는 가운데에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그의 총을 손으로 감싸쥐고 나의 이마로 향했다.

"땡겨봐 그럼. 등신같은 새끼들아. 니들 아직 엄마 집에 얹혀 살지? 니가 지금 하고 있는 짓거리보면 엄마가 니 태어났을 때 먹은 미역국을 다시 토하고 싶을거다. 븅딱아."

그러면서 나는 툭툭 이마로 총구를 들이받았고. 남자가 크으으으! 하는 소리를 내다가 외쳤다.

"... 도망치자!"

- 럭키가이, 독설가, 어려운 선택 중독자가 풀립니다.

오늘도 이렇게 나는 아주 질긴 목숨에 약간의 유예를 받을 수 있었다.

후우 하고 한 숨을 한 번 쉬고 판매대에 퍼렇게 질린채로 주저앉아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다가간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괜찮습니까?"

그 말에도 여자는 몸을 부르르 떨 뿐이고 별 다른 반응 없이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다. 나는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양 뺨을 잡아서 나를 바라보게 하고 말했다.

"아가씨, 정신 들어요?!"

아, 아아... 하는 소리를 흘리던 여자의 눈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녀가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잠깐 주변이 회색으로 반전하고 주변의 시간이 멈추었다.

- 매력적 크리티컬 발동! 하트 어택! 대상의 당신에 대한 호감도가 하늘로 날아가는 웅장한 나로호처럼 쭉쭉 치고 올라가다가 펑 하고 터집니다!

- 단점 '나이스 보트'로 인해 여자의 마음에 검은 사랑의 씨앗이 심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비료나 물을 주지 않게 조심하세요. 검은 사랑의 씨앗이 꽃피는 봄이 오면 당신은 왜 死월이 가장 잔인한 달인지 몸서리치게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 여자의 마음에 분홍빛 사랑의 씨앗이 확실히 심어지고, 순식간에 싹까지 틔우는데 성공했습니다. 농사를 이 속도로 지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 최초로 이성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데 성공해서 성과 '당신의 하트에 모에모에큥!'이 달성되었습니다. 씨앗의 성장 속도가 1% 상승합니다.

- 검은 사랑의 씨앗과 분홍빛 사랑의 씨앗에 관한 설명을 들겠습니까?

"말해줘봐."

- 검은 사랑의 씨앗은 나이스 보트 특성이 없다면 심어지지 않습니다. '소유하고 싶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분홍빛 사랑의 씨앗은 일반적으로 이상이 호감을 느낄 떄에 심어지는 씨앗입니다. '곁에 있고 싶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둘 중 하나가 완전히 꽃피게 된다면 나머지 하나의 씨앗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습니다.

어, 존나 위험해보이는데. 그 소유하고 싶은 사랑이라는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회색 화면 상태에서 머리를 긁었다. 그래, 차라리 살아있으려면 아예 분홍빛 씨앗을 팍팍 키워서 꽃을 피워버리는 편이...

- 여성의 마음에 씨앗이 심어졌고, 분홍빛 사랑의 씨앗이 싹을 틔웠기에 당신은 해당 여성의 다양한 것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설명을 위해서 해당 여성에 대한 정보를 띄우겠습니다.

= ??? : ??세, 가구점 종업원 =

지능 : 책 읽는 건 좋아해요[5.5]

매력 : 한 번 정도 돌아보게 되는[6]

카리스마 : 대화는 가능해요[5]

체력 : 뛰어다녀도 쉽게 지치지 않는[5]

힘 :  무거운 물건은 후들후들[4]

성적특성 : [순애주의보] [수동적] [매력적] [성 행위에 대한 두려움] [모성] [귀 민감]

분홍빛 사랑의 싹 : 12% 성장됨

검은 사랑의 씨앗 : 0% 성장됨

- 일단, 처음이시니까. 위에 언급되어있는 성적 특성들은 설명을 해드립니다. 이것 이외의 것들은 따로 설명이 제공되지 않고.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접 알아내셔야 합니다.

순애주의보 : 이 여성은 순수한 사랑을 꿈꾸고 있습니다. 동화나 영화에서처럼 운명적인 만남이 언젠가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합니다.

수동적 : 이 여성은 수동적입니다. 먼저 의견을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상대쪽에서 먼저 고백을 하지 않는다면 마음만 졸이고 애만 태울것 입니다.

매력적 : 여성은 제법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고. 스스로도 그걸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성 행위에 대한 두려움 : 여자는 성행위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잠자리를 가지는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모성 : 대상은 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대상을 보살펴주고 싶어하고, 성행위에 있어서도 위에 언급한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상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줄 것입니다.

귀 민감 : 귀가 민감합니다. 성감대가 귀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섹스 중 귓가에 해주는 적절한 말들에 대상은 황홀함을 느낀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이상입니다. 다시 게임이 진행됩니다.

그 설명을 끝으로, 회색으로 변했던 화면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나는 눈 앞의 여성을 바라보았다.

"아가씨?"

그 말에, 여자가 대답했다.

"아, 고맙습니다... 그, 덕분이에요."

다행이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가볍게 털었다. 그래, 일단 지금은 분홍 씨앗이 먼저 싹을 틔웠으니까. 잘만 꼬셔내면 이건 득이 될 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고. 여자가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약간 붉혔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아, 크리스틴 에리나라고 해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호감도를 올려놓으면 가구 같은 것을 살 때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 한 번 끝까지 가볼까.

============================ 작품 후기 ============================

쓰고 있는 내가 점점 게임 시스템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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