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5 마이 리틀 사업장 =========================
다음날이 되었다. 다시 게임에 접속한 나는 눈 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고 허허허, 하고 웃었다. 이 게임은 정말로 나를 말려 죽이려는 모양이구나.
- 일하던 로라 파니아가 Gonorrhea, 통칭 임질에 걸렸습니다. 원래대로라면 10일 간의 잠복기를 거쳐서 자궁경부염으로 이어지는 성병이지만. 게임에서 그런건 따지지 말아주세요. 해당 여성의 스탯에 일시적인 영향을 주고, 치료하지 않고 일을 할 경우에는 손놈들에게 병을 퍼뜨립니다. 손님이라고 해봤자 하루에 빵 한 덩이 싸구려 진 한 병이면 되는 거지들이지만, 이곳에서 여자를 산 손놈들이 병에 걸려서 깩깩대면 당신도 즐겁지많은 않겠죠.
= 로라 파니아(임질) : 26세, 매월 175$ =
지능 : 어, 방금 뭐라고 하셨죠?[4]
매력 : 반질반질하게 생겼군[5]
카리스마 : 대화는 가능해요[5]
체력 : 아랫도리가 가려운 느낌[4(-1)]
힘 : 마이 아파 [3(-1)]
로라의 상태를 본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냥 자르려고 했지만, 자를 수가 없었다.
- 로라 파니아를 해고하시겠습니까? 노동부에 고소를 할 확률 5%, 불법적인 일이기에 고소를 해서 자폭할 확률은 희박합니다.
"치료하는데 얼마가 들어가는데?"
-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딱 100달러 내시면 됩니다.
... 묻고 따지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100달러가 손가락 몇 번 튕기면 나오는 돈도 아니고. 나는 혀를 차면서 고민하다가 말했다.
"시발, 치료하자. 하루만에 자르는 건 역시 부도덕적이야."
- 로라 파니아를 치료합니다. 진심이십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로라 파니아가 치료되었습니다. 해고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로라 파니아는 어마어마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그녀는 열정적으로 일하게 될 것입니다. 직원들의 신뢰도가 약간 올라간 것 같기도 하지만. 올라가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시발 애매하게 뭔 소리를 하는거야.
= 로라 파니아(열정적) : 26세, 매월 175$ =
지능 : 어, 방금 뭐라고 하셨죠?[4]
매력 : 반질반질하게 생겼군[5]
카리스마 : 대화는 가능해요[5]
체력 : 걷는데 문제 없는[4]
힘 : 오십견이 15살에 온[3]
나는 가게 안을 나름대로 청소한 다음에 입을 열었다.
"개업한다."
- 개업합니다. 두 명의 직원 모두 출근했습니다.
로라 파니아가 나에게 다가와서 고맙다고 말한다.
"짤릴 줄 알았는데 말이지."
- 독설가가 발동됩니다.
이건 이제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구만.
"말 걸 시간 있으면 일이나 하시지. 서 있으면 알아서 돈이 굴러들어오냐?"
그 말에 로라가 픽 웃으면서 대답했다.
"거참 말 더럽게 하네."
- 로라 파니아는 열졍적인 상태여서, 독설에 별 다른 감정적인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을 솔직하지 못하지만 상냥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웃기지도 않네요.
나도 웃기지도 않다. 지금 이 상황이.
9명의 손님을 받았을 때에, 다시 메시지가 울려퍼졌다.
- 직원들이 지쳤습니다! 쉬고 싶다고 종알거리는 불평들이 당신의 귓가에 울려퍼집니다. 로라는 지금 열정적인 상태여서 더 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추가적으로 일하게 되는 것에 대한 불만은 쌓이지 않겠지만. 열정과 근성이 몸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소년만화에 한정됩니다! 당연히 그 피로는 쌓여서 내일까지 이어질 겁니다.
"포주, 나 더 할 수 있는데."
그 말에, 나는 인상을 썻다. 독설가 발동이다. 이제는 일일히 발동하는 메시지를 듣는 것도 지겹다.
"꺼져, 또 갈갈이 걸려서 아프다고 지랄을 해서 남 돈을 훔쳐가려고?"
- 매력적이 발동합니다. 로라가 약간 호감을 가지는 모양입니다.
"또 그렇게 상처입히는 말을 하네."
그럼, 가볼게. 라고 말하면서 나가는 로라와 메리. 나는 한숨을 쉬고 어제와 오늘의 수입을 살펴보았다. 100달러 빼고, 17명의 손님이 68달러씩 줬으니까. 1156달러. 여기에서 보호비 20% 때고. 대충 925달러 벌었나. 대여료 120달러 때고나면 805달러가 남는다. 이걸로는 떡값 택도 없는데. 거기에 내 소지금인 1500달러를 더하면... 참, 아로마 캔들이랑 싸구려 피임약 생각도 해야지. 70달러 추가로 더 때고. 2235 달러인데...
아, 시발 라꾸라꾸침대 가격. 2개가 500불이었나. 1735불. 꽤나 많은 돈을 번 것 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돈이 뜯겨나갈 구멍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 당장 떡값을 돌리는 건 무리다. 일단 빼야 할 유지비용은 이틀만에 다 뺐으니까. 앞으로 버는 돈을 이틀 정도만 더 아껴놓으면...
나는 가게를 청소하고 상황을 눈 앞에 띄웠다.
[펌킨 게이트 : 매춘사업]
가게의 청결도 :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그냥 포기하세요(4)
서비스 수준 : 예에에에! 74다아아아!(8)
가격 : 현재 68$(권장가격 70$)
인지도 : 5
인테리어 : 발기된 고추도 가라앉을 수준(1)
직원 복지 : 48
오늘의 수익 : 612$
... 차라리 두 명 더 고용해서 2교대를 돌릴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보다는 일단 발기된 고추도 가라앉히는 환상적인 인테리어를 한 번 손볼까 생각중이다. 확실히, 너무 삭막하기는 하지. 이 분위기가. 나는 숙소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키고 쇼핑을 시작했다.
"시발, 비싸네."
침대도 비싸고, 바닥재도 비싸고 안 비싼게 없다. 쇼핑몰이라고 되어있는 컴퓨터의 아래에는 작게 글자가 써져있었다.
- 본 제품들은 모두 자사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물건을 공급하게 때문에 굉장히 비쌉니다. 데헷!
지랄이 났다 아주 지랄이 났어. 나는 잠깐 게임을 멈추고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 물건 가격들이 비싸다고 징징거리는 뉴비들은 봐라 =
[가격이 비싼건 당연하다. 조그맣게 붙어있잖아. 독창적으로 공급해서 비싸다고. 니가 직접 발품 팔고 주변 가게상들이랑 안면 트고 하면 가격 조금씩 깍인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 구역을 그냥 먹어치우는 건데. 발품 파는 것도 모르는 뉴비들이 구역 먹겠다고 지랄하면 형님들이 로켓포 들고 니 가게 날려버리러 오니까 꿈도 꾸지 말고. 일단 안면 트고, 손님으로 그 녀석들 오면 조금 할인해주고 해봐. 그럼 물건 사는 가격은 깍인다.]
→ 그냥 가게 주인 꼬셔버려. 나 장점으로 양성애자 가지고 있어서 남자고 여자고 다 꼬셔서 공짜로 얻었다!
→ ↑ 여기 미친놈 하나 추가요.
→ ↑↑양성애자 그거 단점으로 어떤거 붙었냐?
→ ... ㅅㅂ, 똥 새서 기저귀 차고 다닌다 개같은 새끼야. 그걸 꼭 물어야 하냐?
→ ↑ 미ㅋ 친ㅋ 놈ㅋ
... 나는 검색을 멈추고 게임 속에서 턱을 감쌌다. 잘 만든 게임인데, 이상한 방식으로 존나 잘 만든 게임이란 말이지. 그지같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감쌌다.
여자 가게 주인을 꼬시고 싶어. 근데 그러다가 나이스 보트 뜨면 나 끝나는 거잖아. 세상에 빠질 딜레마가 얼마나 많은데 내가 이딴 딜레마에 빠져야 하는거야?!
============================ 작품 후기 ============================
간만에 썼다. 미안하다, 못해도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