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Boss-143화 (143/200)
  • <-- Stairway to Growth -->

    --------------------

    [불곰의 힘줄]

    + 신성한 성력이 깃든 힘줄.

    + 신성 재료

    --------------------

    그 순간 내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고유 임무 '신의 허리띠'를 생성합니다.]

    하나를 해결하나 또 하나가 나타났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크게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해보았다. 아무리 호흡을 고르려고 해도 쉬이 골라지지 않았다. 심장은 여전히 거인의 발걸음처럼 크게 뛰었고, 머리는 아이의 상상력처럼 끊임없이 뒤엉켰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거실이 어둠에 물들고 나서야 손끝에 피어났던 떨림이 조금씩 사라졌다.

    "후우……. 살 떨리네, 이거."

    겨우 스스로를 추스른 나는 잔뜩 기대한 얼굴로 핸드폰을 들었다. 도저히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몇 번의 심호흡을 더 하고 나서야 나는 자그마한 화면에 나타난 임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신의 허리띠]

    + 신의 허리띠를 취하라.

    + 임무 현황 : 3/5

    + 기본 보상 : 푸른 전혼 상자

    + 추가 보상 : 모든 기술 숙련도 한 단계 상승

    + 고유 임무

    --------------------

    그 순간 좀 멍청한 웃음이 터졌다.

    "흐흐. 흐흐흐."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었다. 한 번도 맞아 본 적은 없지만, 지금 내 상태는 진짜 뽕 맞은 것 같았다.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내 표정이 어떨지 짐작이 갔다.

    이제는 꽤 두툼한 백과사전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신성 무구.

    노예, 천민, 평민, 귀족, 왕족의 5계급 체계를 벗어나는 특별하고 특수한 장비는 그 어떤 장비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네 인생과 하나 된 보스는 역시 인생처럼 밸런스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만큼 얼핏 느껴지는 느낌이 참으로 강렬했다.

    물론 성능은 그때 가서 확인해야 확실하겠지만…….

    "짜릿하네."

    설렘을 참기 어려웠다.

    온몸이 성감대가 된 것처럼 찌릿찌릿한 그때였다.

    딩동. 딩동, 딩동.

    성질 급한 벨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벌써 왔나…….

    "아."

    김아연이 빨리도 왔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나는 맞은편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뒤늦게 탄성을 터트렸다. 이미 저녁때가 훨씬 지나 있었다. 너무 놀라 시간 가는 줄 몰랐나 보다.

    이 와중에도 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졌다.

    "하여튼, 성질머리 하고는."

    피식 웃어재낀 나는 얼른 현관으로 걸어갔고, 확인도 하지 않고 문을 열어주었다. 사실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 집 문을 이렇게 두드리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으니까.

    이윽고 내 생각대로 김아연이 현관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나타난 그녀는 양손에 하얀 봉투를 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짐을 건네받으며 쓸데없는 지랄을 미연에 방지했다.

    ……물론 방지한다고 막아질 성질머리가 아니지만.

    "너 뭐야! 감히 날 밖에 세워둔 거야? 그리고 전화는 왜 씹어!"

    "전화했냐? 몰랐네."

    "너 진짜……!"

    "근데 이건 뭐야? 묵직한데?"

    어차피 김아연에게 오빠 소리 들을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쌍욕을 먹기도 싫었다. 그래서 얼른 화제를 돌렸다.

    안타깝게도 통하지 않았다.

    "말 돌려? 확 머리를 돌려 버릴까 보다!"

    "성질은 일당 받고 부리는 게 어때?"

    움찔.

    김아연이 내 무심한 한 마디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예전에는 귀신도 돈으로 부린다고 했지만, 요즘은 랭커는 경험치로 부린다고 했다.

    그 말처럼 김아연이 살랑살랑 알랑 방귀를 뀌기 시작했다.

    "어머, 우리 사장님 배고플까봐 제가 먹을 것 좀 사왔죠. 이런. 음식 식겠다. 저녁 안 들었죠?"

    다시 내 손에서 봉투를 낚아 챈 김아연이 재빨리 식탁으로 향했다.

    사회성 하나는 끝내주네.

    물론 나는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일전에 겪은 교훈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시 눈을 감은 나는 미야프를 소환 해제해 놓고 나서야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드는 김아연을 향해 걸어갔다.

    그 짧은 사이에 김아연은 아주 판을 벌여 놓았다. 그저 배달 음식이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고급스런 음식들이었다.

    나는 자리에 앉으며 놀란 얼굴로 아직 식지 않은 음식과 김아연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다 뭐야? 회야 그렇다고 쳐. 근데 요즘은 삼겹살도 배달해주나? 아니, 이건 목살 같은데?"

    "내가 쫌 유명하니까. 단골 맛집에 부탁 좀 했지."

    그래도 곰탕은 좀 놀랍네.

    김아연이 그렇다니 나는 그냥 그렇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그녀와 나 사이에는 사적인 친분이 딱히 없었다.

    섹스 파트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까.

    호의를 그대로 호의로 받으며 나는 수저를 들었다.

    그렇게 먹다보니 자연스레 말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맛 좋은 음식이었다. 김아연도 배가 고프긴 했는지 허겁지겁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화 없이 식사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나와 김아연이 이윽고 식탁 의자에 등을 기대며 포만감을 즐겼다.

    그래도 손님인데.

    이대로 조금 더 늘어지고 싶었지만, 김아연은 손님이었다. 나는 무거운 배를 손으로 받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내 냉장고를 열어 먹을 만한 과일은 몇 개 꺼내 깎아서 식탁으로…….

    "저거 언제 저리 갔대?"

    식탁을 지나 거실로 향했다.

    소파에 그대로 드러누워 있는 김아연 앞 탁자에 접시를 놓은 나는 게으름의 표본을 보이는 그녀의 엉덩이를 찰싹 소리 나게 때렸다.

    "그러면 소된다. 일어나."

    "배부른데 무슨 과일이야?"

    "그냥 좀 처먹으면 안 될까?"

    "처먹어가 뭐야? 처먹어가. 교양 없게 시리."

    구시렁거리면서도 김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포크로 사과 한 조각을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아 벌써 절반이나 사라진 접시를 사수하기 위해 재빨리 손을 움직였다. 겨우 복숭아 한 조각을 사수한 나는 어이없는 얼굴로 김아연을 노려보았지만, 그녀는 이미 다시 자리에 드러누운 뒤였다.

    진짜 뭐 이런 게 다 있지?

    여자에 대한 환상이 없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홀로 살다보니 더욱 그랬다. 그런데 그 환상을 김아연이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내 소중한 환상을 짓밟은 걸로 모자랐는지, 김아연이 발로 내 허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저기 1인용 소파로 가면 안 될까? 나 좀 눕게."

    "이정도면 진짜 지랄도 풍년이다."

    진짜 지랄도 풍년이었다.

    김아연은 내가 자리를 옮기기 무섭게 옷을 훌러덩 벗어 던졌다. 그래도 꽤 단정해 보였던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었던 그녀가 속옷 차림이 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정말 찰나에 불과했다.

    부끄럼 없이 속옷 차림이 된 김아연은 이내 속옷까지 벗더니 그대로 휙휙 던졌다.

    나는 알몸이 된 김아연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 못해 상실하고 말았다.

    "넌 여자가 돼서 부끄럽지도 않냐?"

    "뭐가? 에이, 왜 이래. 우리 사이에."

    차마 우리 사이가 뭐냐고 물을 수 없었다. 물어 봤자 돌아올 대답은 뻔했으니까.

    그 사이 김아연은 쿠션 하나를 가져와 머리를 올리더니 더 없이 편한 자세로 누웠다. 덕분에 내 눈앞에 새하얀 그녀의 나신이 그대로 드러났다. 확실히 몸매 하나는 예뻤다. 성격이 지랄 같아서 그렇지.

    당당한 김아연의 행동에 나도 딱히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빤히 그녀의 몸을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빈약한 가슴이랑 골반은 어쩔 수 없구나. 확실히 유전자의 벽은 높네."

    "내가 어때서! 이만하면 다 평균 이상이야!"

    "우리나라 평균 이상이지."

    "흥! 그러는 너는……아오, 재수 없어."

    내 유치한 말에 똑같이 유치하게 대꾸하려던 김아연이 이내 입술을 깨물었다. 괜히 뿌듯해진 난 가슴을 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입술을 삐죽이더니 이내 소파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는 작지만 탄력 넘치는 김아연의 엉덩이를 바라보다 다시 그녀의 뒤통수로 시선을 옮겼다.

    "그냥 자려고?"

    "그럼? 왜 꼴려?"

    저 헛다리짚는 건 여전하네.

    슬쩍 자기 자신의 검은 속내를 뿌리는 김아연의 모습에 고소가 절로 지어졌다.

    "일당 받으려면 결과를 보고해야지."

    "진짜 너처럼 비싼 새끼는 처음이야. 무슨 남자가 이 모습을 보고도 현자 타임이야?"

    "내가 워낙 어마어마한 사람들이랑 엮여서 말이지. 너 정도 몸매는, 흠……. 한 7점?"

    "고작? 고작 7점이라고? 평생 살면서 9할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거든?"

    "그거야 시험이고. 현실은 냉혹한 법이야."

    사실 7점은 좀 박한 점수가 맞았다. 결투를 오래 하다 보니 옷을 입은 여자들의 모습과 벗은 여자들의 모습 사이에 괴리를 알 수 있었다. 배우나 가수가 아니더라도 방송물을 먹은 여자들은 확실히 달라도 뭐가 달랐다.

    그래도 보스 덕분에 더 예뻐 진 것도 있으니까.

    내 말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김아연이 몸을 뒤집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오며 내 앞에 섰다. 허리에 손을 얹고 날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크기가 중요한 게 아냐. 탄력이 중요하지. 이거 안 보여? 내 가슴이? 이거 자연산이라니까? 이정도면 9점까지는 안 되도, 8점은 줘야지!"

    "내 점수가 그렇게 중요한가?"

    "……너 진짜 못 됐다. 진짜로."

    "객관적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는데."

    "객관적인 거 좋아하네. 사람이 어떻게 객관적일 수 있어? 다 주관적이지. 그나마 개중에 덜 주관적인 애들이 있는 거지."

    꽤 시니컬한 김아연의 말이 꽤 날카롭게 들렸다.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살짝 흐려졌던 안색도 잠시 김아연이 슬쩍 내게 다가왔다. 갑자기 그녀가 내 앞에 무릎 꿇고 앉더니 손을 뻗어 내 바지춤을 잡았다. 아니, 바지에 달린 단추가 그녀의 목적이었다.

    스르륵.

    나는 내 바지가 다리를 타고 흘러 내려가는 걸 보며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뭐하냐?"

    "후식 좀 먹게."

    "하……."

    진짜 답이 없네. 어떻게 이런 애가 국민 며느리로 알려졌지?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생각은 생각이었다. 나는 슬쩍 엉덩이를 들어주며 김아연이 내 몸을 벗기는데 말없이 동조했다.

    내 바지를 벗긴 김아연은 이내 팬티로 손을 뻗으며 조소를 날렸다.

    "너도 남자네. 하여튼 똑같다니까. 싫다면서?"

    "배려심이 넘치는 거지."

    "윽! 하지 마! 더럽게 발로……으흑!"

    김아연이 내 팬티를 벗기려고 할 때 나는 재빨리 왼발을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었다. 쪼그려 앉아 있다 보니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세우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녀의 음순을 파헤칠 수 있었고, 그렇게 내 반격이 시작됐다.

    내 반격에 억지로 신음을 참는 김아연의 모습이 꽤 볼만했다.

    물론 김아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 거칠게 팬티를 내렸다. 아니, 찢었다.

    순식간에 내 하체를 알몸으로 만든 김아연의 눈빛이 반짝였다.

    "역시. 역시! 좀 재수 없기는 해도, 이런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그래도 돼."

    "뭐래?"

    "너 좀 멋지다고."

    내가 아니라 내 물건이겠지.

    김아연의 대꾸를 받아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 입보다 그녀의 입이 더 빨랐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김아연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내 하물을 입에 머금었다. 어떻게 그 작은 입에 내 물건이 다 들어가는지 신기했다. 게다가 그 와중에도 혀로 귀두를 요리 돌리고 저리 돌리는 게 놀라웠다.

    김아연의 혓바닥에 내 귀두가 조리돌림 당하자, 잠잠했던 내 전기톱에 스위치가 커졌다.

    우뚝!

    "읍! 읍읍!"

    "포기하는 거야?"

    내 짓궂은 물음에 김아연이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 내 전기톱을 여전히 입에 문 채로. 나름의 오기를 부렸지만, 그녀의 오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목구멍까지 장악하는 전기톱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숨을 참지 못한 김아연이 벌게진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푸하! 헉, 후아. 진짜 미쳤네, 저거."

    "벌써 텝을 치면 좀 실망스러운데……."

    "흥. 본 게임은 아직 멀었거든? 근데 이거 섹스다? 섹스 배틀이 아니라. 나 분명히 말했어. 나중에 뒤통수치면 가만 안 있는다?"

    아, 그러고 보니 결투가 아니네?

    사실 큰 상관은 없었다. 결투든 아니든 나는 더 이상 불능이 아니니까. 다만 내가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꽤 오랜만인 거 같네.

    그동안 너무 보스에 빠져 있다 보니 섹스 자체를 즐기지 않았던 나였다. 그러다 보니 괜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이 색다른 기분은 곧바로 흥분으로 이어졌다.

    "좋아. 만약 시원하게 한 발 빼주면."

    "빼주면?"

    "일당 2배."

    "콜!"

    김아연이 주먹까지 말아 쥐며 내 제안을 수락했다. 그것도 잠시 그녀는 이내 살살 눈웃음을 치며 내 물건을 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푸욱!

    "으으음……. 진짜 오우거 페니스. 으으. 엄청나."

    김아연이 소파에 앉아 있는 내 위에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았다. 시스템의 도움 없이 치러진 섹스는 꽤 기분이 좋았다. 내 전기톱을 압박하는 그녀의 속살의 끈적거림도 좋았고, 미끈미끈한 그녀의 속살을 가르는 느낌도 좋았다.

    물론 나보다 김아연이 더 좋아한 것 같지만.

    내 어깨를 양손으로 잡은 김아연이 천천히 엉덩이를 내렸다. 기어코 내 물건의 뿌리까지 삼킨 그녀가 잘게 떨리는 신음을 토했다.

    "아흐, 아……. 어떡해, 어떡해."

    김아연은 차마 엉덩이를 들썩이지 못했다. 허리를 돌리지도, 흔들지도 못하는 그녀는 고개만 저었다.

    그 사이 김아연의 속살을 파고든 내 물건은 더욱 성이 났다.

    결국 갈증을 참지 못한 전기톱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내 엉덩이가 들썩이며 살갗이 강하게 부딪혔다. 절구질하는 소리가 꽤 강렬히 터진 건 당연한 결과였다.

    퍽! 퍽!

    "학! 하지 마! 하악! 학! 엄마! 어떡해! 나! 나아아아!"

    나는 김아연의 엉덩이를 강하게 양손으로 잡으며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쌌더니 이내 내 목을 끌어 앉았다. 이미 두 눈을 감은 게 반쯤 정신줄을 놓은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더욱 거칠게 허리를 튕기며 김아연의 소중한 곳까지 공략했다. 그때마다 김아연의 입에서 신음이 아닌 비명이 터졌다.

    "아악! 아퍼! 너무 쎄! 아학! 하앙! 나, 나! 미쳐! 죽여!"

    그나마 남아 있던 김아연의 정신줄이 나갔다.

    횡설수설하는 김아연의 목소리에 맞춰 나는 더욱 거칠게 전기톱을 휘둘렀다. 이미 그녀의 음부에서 터진 꿀물도 내 하체는 엉망이었다.

    그렇게 내 거실이 파도치는 소리도 가득했을 때였다.

    "잘못했어요, 잘못……항! 하악! 앙! 잘못했……아앙, 아아악!"

    내 거친 공세를 감당하지 못한 김아연의 고개가 그대로 옆으로 넘어갔다.

    김아연이 그대로 실신하자 내 입에서 암담한 한숨이 흘러 나왔다.

    "후……. 미치겠네."

    짜증난 한 마디를 내 뱉은 나는 김아연을 엉망으로 만든 전기톱을 빼냈다. 난리도 아니었다. 하얀 물감을 쏟아 놓은 것처럼 전기톱은 정체불명의 액체로 가득했다.

    여전히 성을 내는 녀석을 잠시 외면한 나는 또 다시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진짜 싸고 싶은데. 진짜……."

    기껏 불능에서 벗어났더니, 지루가 되어 버린 상황이었다. 처음엔 섹스 배틀에서 이겨서 그런가 싶었는데, 이제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여자를 보내도 기쁘지가 않았다.

    나는 내가 더 즐기고 싶었다.

    냉정하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고유 비급서에 내가 가장 갈망하는 기술이 아로새겨졌다.

    [고유 기술 '백수 투하'를 창제합니다.]

    한 줄기 희망이 피어났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