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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ss-13화 (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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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준비를 끝내자 내 두 다리가 바닥에서 떨어졌다.

    다시 힘을 찾은 두 다리로 계단을 오르다보니 어느덧 백문과 흑문이 나타났다.

    내 선택은 당연히 백문이었다.

    백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서자 공간이 뒤틀리며 배경이 변했다.

    싱그러운 들판.

    향긋한 풀내음.

    상쾌한 바람까지.

    녹음이 가득한 평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자연의 상쾌함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1층과 달리 이곳은 따스한 햇살이 사방을 밝혀 주었다.

    "좋네."

    현실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한 번 쯤 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집구석을 무릉도원으로 여기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작은 먼지하나 없는 공간은 편안했다.

    안타깝게도 편안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스럭, 부스럭.

    발목까지 잠기는 잔디가 서로 부딪히며 작은 소리를 냈다. 그 순간 나는 알 수 있었다. 방금 움직인 수풀에 몽마가 있음을.

    내 짐작대로 몽마 한 마리가 금세 내 눈앞에 몸을 드러냈다.

    복슬복슬한 털신.

    복슬복슬한 장갑.

    복슬복슬한 모자.

    몽마의 코와 볼에 그려진 강아지 얼굴 페인팅까지. 응?

    [노예 임무 '헐벗은 견족 격퇴'를 생성합니다.]

    "아, 이번 컨셉은 개야? 아니지. 고블린이라고 해야 하나?"

    1층에서 상대했던 수귀들보다 작은 가슴을 출렁거리며 몽마가 네 발로 기어 왔다. 인간의 육체를 하고 있기에 그 모습이 좀 불편해 보였다. 뭐, 보기에는 좋았지만.

    어느새 내 발치에 다다른 몽마가 혀를 내밀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진짜 강아지처럼 분장하더니 강아지가 된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고 보니 몽마의 엉덩이에 강아지 꼬리 같은 게 박혀 있었다.

    아, 진짜 인류의 성적 취향이 걱정된다.

    "……그거 안 아프냐? 그러라고 만들어 놓은 구멍이 아닌데."

    "멍멍! 멍!"

    "하아……. 말해서 뭐하리. 그냥 바로 시작하자."

    계단을 오르기 전 기술창을 열람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적잖이 당황할 법한 상황이었다. 이쁜 여자가 강아지 분장을 하고 항문에……큼큼.

    이상한 방향으로 자포자기한 나는 보스에 순응했다. 내 말길을 알아들었는지 눈앞의 몽마가 발랑 돌아 누었다. 그 모습이 쓸데없는 생각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후배위! 뒤치기! 오빤, 도기 스타일……이건 아니지.

    잔디 위에 엎드려 엉덩이를 살랑거리는 몽마의 자태는 남자라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색기를 뿌렸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마른침을 꼴깍 삼킨 나는 태연한 척 무릎을 꿇고 몽마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부드러웠다. 갈색의 구릿빛 살결은 정말 매끈하기 그지없었다.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만으로도 내 엑스칼리버가 벌떡 일어났다.

    아, 모르겠다.

    스윽.

    "으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그대로 눈앞에 보이는 탐스러운 골짜기 사이로 내 엑스칼리버를 밀어 넣었다. 실수 따위는 없었다. 섹스 배틀에 한해 나는 백발백중의 명사수였다.

    엑스칼리버를 휘감은 음탕한 속살이 주는 느낌에 뒷골이 쭈뼛거렸다.

    그래, 이거지. 이게 섹스지.

    돌이켜보면 몽마의 성체로 들어오고 처음으로 느끼는 여자의 속살이었다. 디테는 너무 흥분해서 기억조차 없었고, 다른 몽마들은 그냥 전투였을 뿐이었다. 게다가 짧은 전투로 인해 느끼고 자시고 할 게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부드럽게 속살을 파고드니 자세하게 느껴졌다. 엑스칼리버가 좋아서 더욱 꿈틀거리는 게 당연했다. 그동안 내 불치병. 아니, 난치병으로 인해 이런 고급진 감각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억울했다.

    "으르르……."

    "응?"

    한창 몽마의 속살을 즐기고 있던 내 귀에 생각지도 못한 소리가 들렸다. 살짝 놀라서 몽마의 얼굴 쪽을 바라보니 몽마가 고개를 돌린 채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게 보였다. 뒤늦게 내가 몽마를 상대하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근데 왜 공격하라고 안내를 안했지? 아니, 삽입하면 공격한 거 아닌가?

    1층과 달라진 점이 있는 듯 했지만, 지금 당장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결국 뭐가되든 직접 해보기로 했다.

    "공격."

    짧은 한 마디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공격이라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내 엑스칼리버에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모여드는 게 느껴졌다. 간질간질한 감각에 나도 모르게 힘차게 허리를 튕겼다.

    퍼억!

    ['헐벗은 견족'에게 132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섹스는 섹스대로 즐기면서 내킬 때 공격할 수 있도록 변한 것 같았다.

    오호, 이런 식인가? 더 자유로워졌네. 좋아, 아주 좋아.

    나쁘지 않은 변화였다. 내게 가장 필요한 경험을 마음껏 취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그 증거로 나는 공격을 했음에도 허리를 멈추지 않았다.

    확실히 2층 몽마는 더 강한 듯 견족은 신음하나 없었다. 그것이 아니면 절정에 달하면 일종의 효과음처럼 신음을 터트리는 것일 수도 있었다. 뭐가됐든 지금 내게는 필요 없었다.

    그깟 신음이 뭐 얼마나 대수라고.

    점점 더 허리를 민첩하게 흔들고 있던 나는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디테의 충고도 잊은 채 드릴러로 변했다. 다행이라면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신나게 채석. 아니, 경험을 하고 있는 내게 불의의 일격이 들어왔다.

    어? 저기, 난 이자세가 좋은데요.

    내 바람과 달리 몽마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그로인해 몽마의 몸을 들락거리던 내 엑스칼리버가 허공을 찔러야했다. 내가 이 짓을 할 줄은 몰랐다.

    "허공에 좆질 이라니……."

    아, 나 교양 있는 남잔데. 자꾸 상스러운 말을 하게 된다. 이게 다 보스 때문이다.

    안타까운 내 표정을 읽었는지 몽마가 재빨리 입을 벌렸다. 날카로운 이빨 따위는 없었다. 말이 몽마지 그냥 노출광이었다.

    쩍 입을 벌린 몽마가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덕분에 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입안에 내 엑스칼리버가 들어갔다.

    "으으음……."

    기다란 신음이 흘렀다. 당연했다. 단순이 입으로 문 것이 아니라 혀로 엑스칼리버의 검신을 날름거리는데 버틸 재간이 없었다.

    기분 좋은 느낌에 엑스칼리버가 더욱 껄떡거릴 그때였다.

    콰득!

    "아악! 썅! 이 미친 개새꺄!"

    교양 따위.

    내 엑스칼리버가 물리는 순간 날아가 버렸다. 이건 누구라도 마찬가지였다. 진짜 끊어지는 줄 알았다.

    ['헐벗은 견족‘에게 15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상태 이상 '중독'에 걸렸습니다.]

    보잘것없는 데미지와 달리 내가 느낀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가뜩이나 사정이 있는 나인데. 이런 무자비한 짓을 하다니. 아오!

    처음 듣는 상태 이상이니 뭐니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내 눈은 복수심으로 불타올랐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다시 몸을 돌려 엉덩이를 살랑거리는 몽마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복수로 이글거리는 내 눈동자에 한 가지 물건이 들어왔다.

    바로 개꼬리 모형이었다.

    그래, 저거다! 죽었다, 복창해라. 이년아!

    회심의 미소를 머금은 나는 살랑거리는 엉덩이를 따라 함께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꼬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가짜 꼬리에 내 손이 닿는 그 순간이었다.

    찌릿찌릿!

    "아악! 또 왜!"

    난데없는 전기가 내 손을 타고 전신을 흘렀다. 어릴 적 콘센트 구멍에 젓가락을 넣었다가 감전당하는 그 느낌이었다. 꼭 고압전류가 흐르는 철책을 넘으려다 감전된 북극곰이 된 심정이었다.

    [대상의 장비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조건에 부합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보스의 경고가 날아왔지만, 이미 뒤늦은 경고였다. 아직도 찌릿찌릿한 내 손을 보며 나는 입맛만 다셔야했다. 아주 제대로 복수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보스의 참가자였고, 보스의 규칙을 따라야했다. 결코 어길 수 없는 법칙이었다.

    한 가지 교훈을 얻은 나는 언제고 해당 기술을 배우겠다는 일념 하에 허리를 앞으로 밀었다.

    퍽! 퍼퍽!

    ['헐벗은 견족'에게 129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헐벗은 견족'에게 151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헐벗은 견족'이 절정에 올랐습니다.]

    [노예 임무 '헐벗은 견족 격퇴'를 완료합니다.]

    [기본 보상 '경험 500'을 획득합니다.]

    [추가 보상 '동화 3개'를 획득합니다.]

    ['헐벗은 견족의 상징 파편'을 획득합니다.]

    [음격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쩝, 더블 어택이 터질 거면 처음에 좀 터져주지.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었다. 일격필살은 아니더라도 단 두 수만에 몽마를 보내버렸지만 무덤덤했다. 나는 강자였다.

    비록 현실에서는 고자지만.

    "뭐, 여기서라도 폭군인 게 어디야? 그나저나 이 잡템은 또 나왔네."

    엑스칼리버가 갈색 빛무리를 흡수하는 걸 지켜보지도 않고 나는 보관창을 열었다. 그곳에는 처음 상대했던 몽마가 준 수집품과 방금 얻은 수집품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잡템에 불과했지만 결코 평범해 보이지는 않았다.

    "또라이 같은 운영자. 아니, 개발자라고 해야 되나? 어쨌든 이 똘기 충만한 영자가 그냥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의심이 들었지만 해소할 길이 없었다. 지금으로써는 그냥 고이 모셔두는 게 전부였다. 아쉬움에 살짝 입맛을 다셔보았지만, 그런다고 변하는 건 없었다.

    그냥 닥치고 사냥하다보면 알겠지.

    내가 편한 쪽으로 생각을 정리한 나는 눈앞에 나타난 백문을 열고 다음 방으로 나아갔다.

    ***

    "앙앙!"

    ['자미 견족'에게 129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자미 견족'이 절정에 올랐습니다.]

    ['경험 175'를 획득합니다.]

    [음격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보라색 꼬리를 내 눈앞에 살랑거리던 몽마가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정기로 변했다. 덕분에 음격이 한 단계 상승하며 절반 아래로 떨어졌던 활력이 가득 찼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거 은근히 빡씨네."

    헐벗은 견족 이후로 적미, 홍미, 황미, 녹미, 청미, 남미, 자미 견족을 쉬지 않고 상대했다. 조금씩 몽마가 강해졌지만 크게 위협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나마 깨물기 공격이 받는 피해에 비해 고통이 컸을 뿐이었다.

    별 어려움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실제 전투는 너무 달랐다.

    "빌어먹을 중독. 이거 너무한 거 아냐?"

    전체 활력의 3%.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였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상태 이상 중독에 걸리면 다섯 공방동안 그 여파가 지속됐다. 그 말은 결국 전체 생명력의 15%를 잃는 것과 같았다.

    심지어 견족 몽마들은 열에 아홉은 첫 공격이 자지 깨물기였다. 이 빌어먹을 이빨 공격에 당하면 체감 상 50%에 달하는 확률로 중독에 걸렸다. 그러다 보니 실제 입은 피해보다 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더 컸다.

    중간에 황미 견족을 사냥하고 음격이 올랐지만 결코 쉬운 싸움은 아니었다.

    "데미지는 쥐꼬리만 한 게 아프긴 드럽게 아프고 성가시기까지 하니, 원. 그래도 다행이네. 렙업 못했으면 다음 단계는 포기할까 했는데."

    1층과 모든 것이 달랐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바로 몽마 명칭에 붙어 있는 색깔 순서였다. 그 덕분에 나는 다음에 어떤 몽마가 나올지 유추할 수 있었다.

    "아무튼 이제 중보스인가? 흠."

    임의로 해당 층의 마지막 몽마를 보스, 그 직전 방에 있는 몽마를 중보스로 구분했다. 두 몽마의 특징은 간단했다. 빌어먹게도 해당 몽마들은 공격권을 우선적으로 가져갔다.

    비록 정보가 적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경험치를 통해 유추하면 얼추 짐작이 맞지 싶었다.

    "근데 경험치를 좀 덜 주는 거 같네. 남피 수귀랑 자피 수귀는 헐벗은 애랑 같은 경험치를 주더니. 이번에는 좀 짜네. 3할도 안되네?"

    일종의 보너스를 차츰 줄여나가는 것 같았다.

    뭐, 튜토리얼에서 많을 걸 바라면 안 되겠지만.

    레벨업을 한 덕분에 활력과 정력이 풀이 됐지만, 나는 조금 쉬기로 결정했다. 연이어 물린 엑스칼리버에게 회복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었다. 딱히 장기전은 아니었지만 정신적으로 피곤했다.

    "일단 레벨을 올렸으니 스탯이랑 스킬 레벨 좀 올리자. 이거 자꾸 까먹네."

    어쩔 수 없었다. 한 번 전투를 시작하면 좀 과 몰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쩌겠는가, 내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엑스칼리버를 각성시키는 것인데.

    보상을 확인하는 것만큼 좋은 휴식은 또 없었다. 나는 거침없이 능력창을 열어 잔여 능력치를 모두 근력에 쏟아 부었다. 동시에 활력 회복을 최대치까지 올렸다.

    그 결과 타격력이 233까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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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력 회복]

    + 숙련도 : 1성

    + 매 공방 후 전체 활력의 5% 회복.

    + 범용 달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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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인 단계에 접어든 활력 회복의 변화를 확인하는 순간 나는 내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아 버렸다.

    "아, 이 멍청한 새끼. 이거 진작 마스터했으면 중독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었잖아? 아오!"

    연애 세포는 물론이고 게임 세포까지 죽은 듯 했다.

    중독에 걸리면 전체 활력의 3%가 매 회전 소실됐다. 활력 회복은 매 회전 5%를 회복했다. 결국 활력 회복이 모두 익히면 2%씩 매 회전 활력을 회복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젊어서 고생하면 골병드는데. 왜 이러냐. 고영아."

    스스로를 자책했지만 과거는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또 하나의 흑역사가 앨범에 추가됐다. 에효.

    어쨌든 활력 회복을 다 배웠지만 기술치가 하나 남아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성기 수련을 배울 생각이었다. 그것이 조금 망설여졌다. 1%의 공격력 증가보다 새로운 경험이 더 끌렸다.

    "하나쯤은. 괜찮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한계 음격이 얼마인지 도움말에 없던데. 설마 10은 아니겠지? 한 20만 돼도 괜찮겠는데. 에라, 모르겠다.

    결국 나도 남자였을 뿐이었다.

    두 눈을 질끈 감은 나는 본래 계획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로 선택했다.

    이윽고 방금 배운 기술에 대한 설명이 눈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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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강 삽입]

    + 페라 패라!

    + 공격력 120%의 상단 찌르기 공격.

    + 10% 확률로 대상 중독.

    + 범용 입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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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한 기술. 즉, 액티브 스킬이었다. 입문의 경우 한 번 사용할 때 5의 정력을 소비했고, 전문과 달인은 10과 15의 정력을 소비했다. 이 정도면 디테의 버프가 없어도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이제 나도 입을……. 흐흐!

    단순한 하단 찌르기에서 벗어나 상단 찌르기가 가능해졌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실실 웃었다.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는 놈이었다. 초보 운전의 한계였다.

    어쨌든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근데 굳이 벗어날 필요가 있나?

    언제나 씁쓸한 지름신의 끝 맛이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우리 엑스칼리버는 소중했다. 내 삶의 유일한 미련이 바로 이 녀석이었다.

    "아니지. 이 녀석은 VIP니까. 이정도 투자는 당연한 거 아냐?"

    VIP.

    엑스칼리버는 Very Important Penis였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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