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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99화 (199/211)

199화. 최후의 전투 (10)

음양합일신공 합격진의 장점. 그것은 진을 이루는 구성원들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비단 외적인 부분만 아니라 내공 운용까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 효과는 합격진을 이루는 사람의 내공이 두 배로 증가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장현은 합격진을 주도하면서 안젤라의 도움으로 그동안 소모했던 내공을 보충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시 한번 태극기를 사용할 수 있는 여유마저 생겼다.

태극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음양합일신공, 화력에너지, 음차원의 마나인 마족의 마력까지 총 세 가지의 힘이 필요하다.

마록의 마력에너지가 워낙 컸기에, 태극기를 다시 운용하기 위해서는 음양합일신공 또한 이전보다 커야 했다.

그것이 합격진의 영향으로 충족되었다.

“쑤엉, 다시 한번 태극기를 사용하려고 해. 내가 저 마족의 마력을 받아들일 때 그만큼의 화염에너지를 부어줘.”

장현은 자신의 몸 속에 있는 쑤엉에게 말했다.

“괜찮겠어? 저 자는 지금까지 장현 네가 상대했던 마족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해. 더군다나 앞전에 사용한 태극기 기술은 적들이 마력을 폭발시킨 와중에 흘러나온 마력을 이용한 건데, 지금은 적이 공격하는 도중에 마력을 흡수해야 하는 거잖아. 이건 너무 위험해.”

쑤엉은 장현이 마록의 마력을 받아들여 태극기 기술을 사용하려는 것에 염려를 드러냈다.

태극기 기술은 고작 한번 사용해 본 것에 불과하다.

거기다 난이도가 더 높은 방식으로 사용하려 한다니, 걱정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장현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든 마왕을 상대하기 전까지 태극기 기술을 완성시켜야 해. 지금은 차근차근히 기술을 완성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어. 마왕의 부하에게 쓰는 데도 위험성 때문에 쓰지 못할 기술이라면, 마왕에게는 시도조차 못할 거야.”

“알겠어.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돕도록 할게.”

쑤엉은 더 이상 그를 말리지 못했다.

마침 마록의 공격이 장현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마록은 지금 장현에 대한 복수심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마왕군의 2군단장이다.

이번 원정에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모른다.

천계와의 전투 그리고 인간 세계 원정 이후 오랜만의 전투였다.

모처럼 힘을 마음껏 사용하고 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한동안 마계는 조용했고, 힘을 쓰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의 경기에 참가하는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경기에 참전할 수 있는 것은 하급 마족까지. 최근에야 중급 마족이 일부 참가하는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중급 이상 마족들은 그동안 전투에 참전하지 못했다.

특히 군대는 더욱 심했다.

전투 종족인 마족으로서는 심심하다 못해 몸이 녹슬 정도였다.

이번 전쟁은 군인들에게 공을 세우고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플레이어들에 대한 토벌이 대공군과의 전쟁으로 확대되면서, 전쟁이 끝나면 보상이 크게 따라 올 예정이었다.

대공 휘하의 수많은 영지와 사업체들을 전공에 따라 나눠줄 것 아니겠는가.

마록 또한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허나, 지금은 전공은커녕 패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위기에 몰렸다.

‘바로 네놈 때문이다.’

마록은 장현을 잡아 죽여 복수를 하는 한편, 부하들의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했다.

“이놈, 반드시 죽여버리고 말겠다.”

그는 웬만해선 꺼내지 않던 마력폭증 공격을 꺼냈다.

마족 군단장은 최상위 신분인 고위 귀족이다.

그 역시 백작의 작위를 가졌다.

그가 수많은 적을 쓰러트릴 수 있게 해줬던 기술인 마력폭증은 일시적으로 힘을 몇 배나 증폭시키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고 나면 반작용으로 한동안 하급마족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마력이 약해진다.

대신, 위험한 만큼 효과는 크다.

마록은 마력을 끌어당기며 체내에 중첩시켜 축적하기 시작했다.

마력폭증의 기본은 마력을 한계치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작정하고 마력을 끌어 모으자 대기가 요동쳤다.

고오오오.

불끈. 불끈.

우두둑. 우두둑.

마력폭증의 두 번째 단계는 신체 변이.

흡수한 마력을 바탕으로 머리가 커지고 이빨이 날카로워졌다.

머리의 뿔은 추가로 하나가 더 솟았으며, 등 쪽의 견갑골에서는 뿌득뿌득 날개가 솟았다.

엉덩이 쪽의 꼬리는 크고 두꺼워지며 날카로운 송곳 같은 가시가 빽빽하게 솟았다.

신체 변이를 마친 마록은 대공과 마왕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왕군 군단장의 위용.

장현이 상대했던 데이몬도 사실 마록을 상회하는 필살기가 있었지만, 방심하고 있다가 제대로 기술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마록은 자신감이 드러나는 웃음을 짓더니, 흉포한 눈빛으로 장현을 노려보고는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마록의 변신에 긴장하고 있던 장현과 안젤라는 기의 보호막을 중첩으로 둘러 경계했다.

그때였다. 장현과 안젤라가 두른 보호막에 강력한 충격이 전해졌다.

콰콰쾅!

“이런!”

보호막이 마록의 뿔에 의해 금이 가고 파괴되었다.

마록이 육탄 돌격을 감행한 것이다.

‘마력을 이용한 공격을 할 것이라 예상했거늘, 육탄공격이라니.’

장현으로서는 태극기를 운용할 여유조차 없었다.

안젤라와 합격진을 운용한 게 아니었다면, 보호막이 깨지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몸이 관통 당했을 지도 몰랐다.

그만큼 마록의 스피드와 파워는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장현은 깨진 보호막을 해제하고는 묠니르를 꺼내 마록을 내리쳤다.

그 순간 휘돌려오는 마록의 꼬리.

후우웅.

“이익!”

마록의 꼬리가 묠니르에 맞부딪쳤다.

채챙.

“이럴 수가!”

마록의 꼬리는 단번에 장현의 묠니르를 튕겨내며 그를 휩쓸었다.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었다.

‘할 수 없군.’

장현은 패드의 권능을 사용했다.

번쩍!

패드의 권능이 담긴 시간 법칙이 적용되자, 마록의 꼬리는 순식간에 속도가 확 느려졌다.

장현은 공간 스킬로 허공에 계단을 만들어 밟고 올라갔다.

꼬리는 아직 그에게 닿지 않은 상태.

그는 손을 뻗어 안젤라의 허리를 감고는 자신의 품으로 당겼다.

안젤라가 그의 품에 안기자 장현은 계단을 밟고 위로 계속해 올라갔다.

고작 이 정도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충전 상태가 5프로가 넘게 내려갔다.

패드의 권능을 더 이상 함부로 소모하는 건 곤란했다.

‘이제 태극기를 써야만 해.’

장현이 그런 생각을 하며 무리해서 마록의 마력을 흡수하려 할 때였다.

아르헨, 마현, 율센이 마왕군의 본진을 가로질러 전장에 나타났다.

아르헨이 그를 향해 외쳤다.

“장현, 여기 있었구나. 우리가 왔다.”

신의 무기 나초를 든 채 용사처럼 나타난 아르헨.

그 모습에 장현은 기뻐하며 안도했다.

“아르헨! 이놈은 마왕군의 군단장이야. 내가 공격을 준비할 테니 그동안 이놈을 좀 맡아줘.”

“그 정도야 껌이지. 내가 먼저 놈을 쓰러트려도 상관없겠지?”

아르헨은 여유로운 목소리로 농담을 했다.

이 순간에도 농담을 할 수 있는 아르헨에, 장현은 진정 감탄했다.

“그럼 땡큐지. 뒤를 부탁할게.”

장현이 뒤로 물러서는 사이, 아르헨이 이끄는 헌터들이 마록의 앞에 나섰다.

곧 마현이 이끄는 무림인과 율센의 성기사단 또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본 마록이 비웃음을 흘렸다.

“흥! 버러지들이 숫자를 믿고 자신감을 보이는데, 한꺼번에 모두 죽여주지. 전군, 놈들을 공격하라!”

마록은 자신의 부하들을 향해 공격 명령을 내렸다.

자신은 장현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허접한 플레이어들은 부하들에게 맡겨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마록이 장현을 상대하는 동안 그의 전투에 끼어들지 않던 2군단의 병사들이 아르헨 등을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우리가 상대한다. 크륵.”

촉수 마족, 오크, 오우거 같은 마족 병사들이 아르헨과 마현, 율센이 이끄는 정예플레이어들의 앞을 막아섰다.

마록의 병사들 또한 정예였다.

그들은 마왕의 2군단.

부군단장급 인원이 몇 명 죽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장수들이 여러 명 남아 있었다.

마록의 부하 병사들이 플레이어들을 밀어붙였다.

플레이어들로서는 수적으로 밀리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이나연이 마르바스 성에 있던 플레이어들을 이끌고 등장했다.

“우리가 왔다.”

이나연에 이어 성녀 제이미와 사제들, 대마법사 테오와 마법사들까지 모두 함께 왔다.

사실상 마르바스 성에 남아있던 모든 전력이 이곳에 모였다.

그들이 합류하자 전세는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근접 전투에서는 무기의 우수함이 차이를 만들기 마련이다.

지금 플레이어들이 착용한 갑옷과 들고 있는 무기아이템들은 모두 장현, 이정환, 포프의 손을 거쳐 간 것들이다.

정예 플레이어들은 테세리움으로 만든 무기 아이템을 갖추고 있었다.

일반 병사 플레이어들도 9레벨 이상의 고급 무기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마록의 부하들 아이템은 평범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6레벨 이상의 무기 아이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포인트가 필요했다.

원자재 가격이 무기 아이템 가격에 전가됨에 따라, 마나 포인트가 부족한 보통의 마족들은 9레벨 무기 아이템은커녕 6레벨 무기 아이템조차 사기를 부담스러워 했다.

결국 그동안 다양한 사업으로 포인트를 벌어들인 장현의 노력이 이 순간 빛을 발했다.

무기 아이템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었기에, 플레이어들은 마족 병사들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플레이어의 검이 마족이 휘두른 검을 부수고 이어 촉수와 머리를 베었다.

이나연의 지휘에 맞춰 플레이어 병사들이 찌른 창은 마족 병사들의 갑옷을 뚫고 몸통을 꿰뚫었다.

반면 마족 병사가 휘두른 검과 몽둥이는 병사들의 방패에 막히거나 부러졌다.

심지어 간신히 방패를 피해 무기를 찔러 넣어도, 병사들이 갑옷 안에 입고 있던 옷을 뚫지 못했다.

“뭐야. 이놈들 대체 뭐를 입고 있는 거야?”

마족이 뚫리지 않는 병사들의 옷을 보고 당황했다.

“이놈들아. 이게 후리스 전투복이란 거다!”

플레이어가 신나게 외치며 마족의 목을 베었다.

장현이 개발했던 후리스는 일반 의상용과 전투복 두 가지로 유통되었다.

그중 전투복은 내구성을 어지간한 갑옷 못지않게 강화시켰다.

9레벨 이상의 고급 무기 아이템이 아니라면 뚫기가 힘들 정도.

결국 아이템의 레벨 차이에 따라, 전투에 나선 자들의 생존과 죽음이 갈렸다.

“우리가 이긴다!”

“와아아아!”

자연스레 사기 역시 갈렸다. 마왕군은 근접 전투에서 플레이어들에게 밀렸다.

전장의 흐름은 장수들의 전투에도 영향을 미쳤다.

마록은 분노와 초조함을 드러내며 소리쳤다.

“이 쓸모없는 놈들, 고작 인간 플레이어들에게 밀리다니. 후퇴하지 마라! 후퇴하는 놈은 내가 직접 죽일 것이다! 돌격하라! 인간들의 목을 자르고 피를 마셔라!”

“그건 네 놈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인간 플레이어에게 밀리고 있는 건 너도 똑같지 않나.”

마록의 장수들을 죽이고 장현의 앞에서 마록의 공격을 받아내던 아르헨이 조롱하듯 말했다.

나초를 든 아르헨은 마력폭증 상태의 마록의 공격에도 밀리지 않았다.

그는 장현이 공격을 준비하는 동안 빈틈없이 앞을 지켰다.

아르헨은 레이드를 하며 실력이 급진전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도 그러했지만, 그중 아르헨의 성장은 더 두드러졌다.

지금 그의 무력은 1회차 최후의 전투 당시를 넘어섰다고 판단될 정도였다.

그런 차이를 만든 것은 신의 검 나초와 막대한 포인트였다.

아르헨은 포인트를 무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 사용했다.

그 결과가 현재의 모습이다.

콰콰쾅!

“이놈! 장현을 죽이기 전에 네놈부터 죽여버리겠다.”

“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그런데, 그전에 내가 먼저 널 죽일 것 같은데.”

마록과 아르헨이 부딪쳤다.

아르헨이 나초를 휘둘러 마록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동안 마계에서 쌓아왔던 경험들이 이 순간 아르헨의 전투 센스에 반영되었다.

강자를 상대할 때마다 진화하던 그의 전투 센스가, 이 순간 그를 다시 한번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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