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2차 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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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병과 용기병(Dragon Rider)에서 2차 병과 용기병장(Dragon Chief Rider)으로 전직합니다.]
[용기병장으로 전직하시겠습니까?]
2차 전직은 뭐고 또 용기병장은 뭔지, 김선혁은 머릿속에 들려오는 메시지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당황한 것은 잠시였을 뿐, 그는 환호하듯 외쳤다.
“당연히 할 거야! 전직 한다고!”
비록 초반에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용기병이라는 병과로 전직을 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 2차 전직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병과가 용기병(Dragon Rider)에서 용기병장(Dragon Chief Rider)로 전직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끝이 나기가 무섭게 찬란한 섬광이 온몸을 감쌌다.
“아...”
온몸에 가득 차오르는 고양감, 연일 이어온 강도 높은 훈련에 다소 지쳐있던 육신의 피로가 완전히 날아가고, 새로운 활력이 솟구쳤다.
[병과가 용기병장으로 전직됨으로서 스테이터스의 몇몇 항목이 추가되거나 변경되었습니다.]
[전직 효과로 각 능력 수치가 소폭 추가 상승하였습니다.]
[전직에 따라 기본 스테이터스 항목에 통솔력 항목이 추가되었습니다.]
[전직에 따라 스킬 항목에 분대 지휘(Command Squad)가 생성되었습니다.]
[테이밍 드래곤 목록 항목이 용기병대(Dragon Squad)로 변경되었습니다.]
[드레이크(골드레이크)(地)(Lv. 06)가 용기병대에 포함되었습니다.]
“어?”
메시지를 들은 김선혁은 당장 스테이터스 창부터 열어 변화를 확인해 보았다.
□ Level. 10
□ 용기병장(Dragon Chief Rider)
□ 고유 속성
-풍(風) / 속성 지배력 99
:풍아(風牙), 풍신(風身), 풍령(風靈)
-지(地) / 속성 지배력 53
□ 계약 정령
-하급 바람의 정령(아티야)
□ 용기병대(Dragon Squad)
-드레이크(골드레이크)(地) / 복종도 100
: 상태 ? 포만, 숙면
□ 근력 37 / 지구력 35 / 민첩성 37 / 통솔력 26 / 마법 저항력 48
□ 보유 스킬
-드래곤 테이밍
-드래곤 라이딩(하급)
-분대 지휘(하급)
-차징(Charging)(風)
-윈드 피어싱(Wind Piercing)(風)
-속성 무기술(상급)(風)(地)
-상급 기마술
: 상급 기마술 + 차징 = 혼연일체의 차징(風)
-기형 장창술(최상급)(風)(地) 〈-〉 기형 기마 장창술(최상급)(風)(地)
-왕국 표준 검술(중급)(風)(地) 〈-〉 왕국 표준 기마검술(중급)(風)(地)
-중갑 기동(50Kg) 〈-〉 중갑 기마 기동(90Kg)
-보병 방패술(상급)(地) 〈-〉 기병 방패술(상급)(地)
-상급 작업 기술(토목)(地)
병장이라는 어감이 이상하게 익숙했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스테이터스의 변화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롭게 생성된 통솔력 능력치와 분대 지휘 스킬, 그리고 용기병대 항목이었다. 각기 추가되거나 변경된 이 세 가지의 항목을 미루어 보건대 용기병장이 어떤 병과인지를 파악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용기병장은 용으로 이루어진 군대의 지휘에 특화되어 있었다.
[이제 그대는 한 발자국 더 나와 가까워졌구나.]
한참동안이나 들려오지 않던 음성이었건만, 용은 마치 방금 전에 헤어진 것처럼 여상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이야. 오랜만이야. 용아.”
생각지도 못했던 2차 전직을 이룬 탓에 한참 기분이 들떠 있던 그가 반갑게 용에게 인사를 건넸다.
[해괴한 인사로다. 내 진즉에 그대의 언행이 격에 맞지 않는...]
“하지만 난 아직 네 이름도 모르는데? 마땅히 부를 말도 없잖아.”
[그대는 아직 나의 이름을 알 자격이 없으니, 이제껏 걸어온 그대의 걸음과 오늘 내딛은 한 발이 더해져 언젠가 나에게 이르렀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그대는 나의 이름을 부르게 되리라.]
나중에 이름을 알려주겠다는 말을 저리도 어렵게 베베 꼬아 할 수 있는지 신기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용의 어투인지라 그는 당황하는 대신 용기병장에 대해 물었다.
[세상에 흩어진 용의 아종들을 모아라. 그들이 그대의 새로운 힘이 되어줄 것이다.]
용기병장이 되어 분대 지휘 능력을 얻은 그의 상황에 딱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당장 드레이크 말고도 다른 아종들이 있다는 건 둘째 치고라고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지금 내 상황이 막 온 세상을 헤매고 다닐 상황이 아니거든? 그러니까 다른 아종들이 어디 있는지도 알려주면 좋겠는데.”
동부에 위치한 왕국 하나를 주파하는데도 근 한달의 시간이 걸리는 마당에 용의 아종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영지를 비우고 온 사방을 헤집고 다닌다는 말인가. 그의 질문에 용은 엉뚱한 말을 했다.
[형상(形狀)을 버리고 신비(神?)를 지켜낸 가장 작고 나약한 용의 아종을 찾아라.]
“가장 작은 용의 아종? 그게 뭔데?”
용의 대답은 잠시 텀을 두고 들려왔다.
[페어리 드래곤, 그게 바로 그대가 가장 먼저 찾아야 할 안내자의 이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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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나지막한 음성에 거대한 괴수가 넙죽 바닥에 엎드렸다.
“다시 앉아.”
크르릉.
거칠게 콧김을 내뿜는 것으로 못마땅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괴수였지만, 김선혁의 명령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뭉그적거리며 거체를 일으킨 괴수가 엉덩이를 땅에 붙인 채 그의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오오. 정말 되네?”
말 한마디에 앉았다 일어났다, 다시 누웠다를 반복하는 골드레이크를 본 김선혁이 환호했다. 그 전까지의 골드레이크는 기승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100에 달한 복종도 수치가 무색할 정도로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의 골드레이크는 마치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그의 말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용기병장의 힘, 분대지휘 능력이렷다.
설마 그 능력이 거대 괴수를 강아지처럼 다루라고 준 것이겠냐마는, 어쨌건 간에 어느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도 골드레이크를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수확이었다.
덕분에 골드레이크를 통제한답시고 더 이상 발이 묶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시험 삼아 골드레이크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려 보았고, 골드레이크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의 명령을 학습하게 되었다.
“으으. 이건 아닌 거 같은데. 진짜 아닌 거 같은데.”
“중대장 권한으로 휴가 줄게요.”
배를 깔고 엎드린 골드레이크를 앞에 두고 하얗게 질린 한센을 보며 김선혁이 중대장의 권한을 과시했다.
“아무리 휴가가 좋아도 이건 진짜 좀...”
“3일 아니고, 1주일! 1주일 유급 휴가. 이래도 싫어요?”
그의 말에 한센이 이를 악물고 결심했다는 듯한 얼굴을 해보였다.
“좋아. 까짓 거 사나이가 한 번 죽지 두 번 죽냐.”
“오오! 한센. 멋있다!”
주변을 둘러싸고 구경나와 있던 기병들이 한센의 결심에 환호했다.
“그럼 시작합시다.”
마침내 각오가 선 한센에게 김선혁이 눈짓을 했다.
“으으. 물지 마. 착하지?”
한센이 삐걱거리는 걸음을 내딛어 골드레이크의 곁으로 바짝 붙어섰다. 뒤룩뒤룩 굴러가며 자신을 쫓는 괴수의 눈동자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아, 진짜 겁 더럽게 많네. 뭐해요! 빨리 타보라니까.”
“아오. 알았어요. 알았어. 알았다고!”
그의 재촉에 한센이 눈을 질끈 감고 특수 제작된 드레이크의 안장에 올라탔다.
크르르르.
“워, 워. 착하지. 골디. 그대로 있어.”
주인도 아닌 자가 제 등에 올라타자 골드레이크가 사납게 목을 울리며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가 황급히 나서서 성난 골드레이크를 진정시켰다. 덕분에 골드레이크가 한센을 물어뜯는다든지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자, 일어나. 옳지.”
그의 지시에 골드레이크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어? 어? 어?”
말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는 안장의 높이에 기겁을 한 한센이 비명도 신음도 아닌 기괴한 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꺼림칙함도 잠시뿐이었는지, 단순무식한 한센답게 금세 환호를 했다.
“우와! 죽인다!”
김선혁은 한센을 등에 태우고도 크게 난동을 피우지 않는 골드레이크를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지금 용기병장의 고유 능력인 분대 지휘 능력을 시험중이었다. 자잘한 명령을 전부 훌륭하게 수월해보인 골드레이크가 어디까지 지시를 따를지를 알아보기 위한 중요한 테스트였다.
그리고 실험은 성공했다. 주인이 아닌 자가 근처에만 가도 억센 턱을 덜그럭거리며 위협하던 괴수가 제 등을 기꺼이 다른 인간에게 허락한 것이다.
이쯤 되면 타고난 흉폭함과 본능보다 명령이 우선시 된다는 의미나 다를 바가 없었다.
잘 하면 진짜 부대를 만들 수도 있겠어.
기왕지사 분대 지휘 능력이 있는 용기병장으로 전직했으면, 용은 아니어도 최소한 용의 아종들로 부대를 꾸려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는 오늘 그 첫 발을 내딛었고, 그리고 성공했다.
“끙. 근데 아종들을 어디서 찾는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면 그가 테이밍에 성공한 아룡은 골드레이크 하나뿐이었고, 용들에게 길을 안내할 페어리 드래곤조차도 그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어? 어?”
생각에 잠겨 있느라 그의 집중력이 잠시 흐트러졌고, 그 잠깐의 방심이 사고를 불렀다. 얌전하게 있던 골드레이크가 그 틈을 타 난동을 피운 것이다.
“끄악!”
“안 돼! 골디! 물러나!”
한센이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나뒹굴었고, 골드레이크가 그런 한센을 집어삼킬 듯 주둥이를 벌렸다. 기겁한 그가 황급히 달려가 골드레이크의 뒤통수를 연타하며 참사를 막았다.
“한센. 괜찮아요?”
“으으.”
주인의 가벼운 구타에 풀이 죽은 괴수가 흉성을 잠재운 사이, 그는 한센의 무사함을 확인해 보았다.
“괘하응거 가틍애.”
엉망으로 뭉개진 발음, 제 몸을 둘러보는 한센의 앞니가 죄 부러져 있었다.
“한센...”
“응? 나 괘타나.”
한센은 온 얼굴에 피칠갑을 하고도 1주일 휴가를 얻었다며 희희낙락한 얼굴이었다. 그 모습이 왠지 너무 짠해 김선혁은 1주일이었던 휴가에 3일을 더 얹어 주었다.
“아싸!”
신이 나서 환호한 한센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드레이크를 타보고 싶다는 엄청나게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줄리앙. 한센한테 치료비를 겸해 휴가 지원금을 좀 주도록 해.”
그래도 제 몸을 아예 아끼지 않는 것은 아니니 돈을 주면 어디서 새 이를 해오든 뭘 하든 알아서 하리라.
한센이 봉변을 당했던 그날을 끝으로 김선혁은 더 이상 어떤 실험도 하지 않았다. 중간에 사고가 나긴 했지만, 그는 그날 용기병대의 가능성을 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부대를 이룰 용이 골드레이크 하나뿐이니 당분간은 그저 생각으로만 남겨둬야 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아룡들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만큼은 용도 다른 아룡들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았다. 심지어 안내를 해줄 거라던 페어리 드래곤이 동쪽에 있는지 서쪽에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았으니, 결국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에 대해 가장 많은 자료가 있는 곳이 어디지?”
아종이고 뭐고 간에 일단 전부 몬스터로 싸잡힌 아룡들인지라, 몬스터들의 분포도나 행방을 수소문하다 보면 얻어걸리는 것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줄리앙에게 최대한 많은 자료가 있는 곳을 물었다.
“음. 일단 자료가 가장 많은 건, 왕실 도서관과 마법사들의 탑, 그리고 중앙기사단의 교재 보관실 정도가 아닐까요?”
“그거 전부 왕도에 있는 거 아냐?
지난 왕도행에서 자신이 왕도와 그리 맞지 않는 성격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은 그인지라 줄리앙의 대답에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자료라면 그렇습니다.”
어쩐지 줄리앙의 대답이 자료 말고도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얻을 곳이 있다는 것처럼 들려 그가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럼 다른 건 뭔데?”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잠깐 눈 붙인다는 게 그대로 뻗어버렸습니다. ㅜㅜ 늦었지만 오후에 연재하기로 했던 추가본 연이어 투척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참이라고 추천 코멘트 빼먹지 마시고, 바로 다음편도 읽어주세요!
*노파심에 다시 말씀드리건대, 스테이터스 창이 나오는 편은 나온 만큼 글자수를 빼고 더하여 최소 연재 기준에 맞추고 있습니다. 행여 분량 늘이기라는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