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 판타지의 마안기사-75화 (76/225)

75화 이스칼리아 (2)

***

“저깁니다!”

레메론이 도망치는 흡혈귀를 가리키며 동시에 달렸다.

놈은 모든 뱀피르들을 잃고 내달리고 있었다. 스스로의 목숨을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생명들을 죽여 그 정수인 피가 흐르게 하기 위함이다. 피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 지금도 계속해서 머리를 울리는, 주인을 위해 봉사하라는 울림. 어느 순간부터 흡혈귀가 된지도 모르는 남자, 데사츠는 그 악마적인 속삭임을 거부할 수 없었다.

정신없이 달리는 흡혈귀의 뒤를, 정확히는 위에서 쫓는 인영이 있었다. 지붕을 타며 날래게 몸을 공중에 띄운 레메론이 활의 시위를 크게 당겼다.

이미 수백 번을 넘게 당긴 손가락과 전완근, 등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레메론은 개의치 않고 이를 악물며 시위를 당겼다.

화살통의 화살은 이미 진즉에 비운 뒤다. 그럼에도 활의 시위에는 화살이 걸려 있었다. 푸르스름하고 반투명한 화살. 레메론이 마력을 뭉쳐서 만들어낸 마력시魔力矢였다.

마력시는 만드는데 만만찮은 마력이 들어간다. 애초에 마력을 유형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마나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증명한다.

정신력과 체력의 소모 또한 대단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무게가 실려있지 않은 공격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파괴력은 뛰어났다. 데사츠는 자신의 어깨를 관통하고 땅에 구덩이를 만드는 마력시를 피해 방향을 급하게 틀었다.

그리고 방향을 튼 곳에는 페일이 서 있었다. 페일이 튀어나갔고, 그녀의 검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흡혈귀의 하나 남은 팔과 옆구리를 훑고 지나갔다. 어깨죽지 아래부터 떨어져 나간 팔이 퍼덕거리며 꿈틀거리고, 배인 옆구리는 순식간에 재생을 마쳤다.

팔 하나를 내주고 목을 지킨 데사츠는 모퉁이를 돌려했다. 거기서 튀어나온 붉은 기운이 서린 주먹만 아니었다면 가능했을 것이다.

쾅, 소리가 나고 데사츠의 몸이 반대편 벽까지 날아가 부딪혔다. 머리 한쪽이 움푹 들어간 데사츠는 어질어질한 시야를 들어 주먹의 주인을 올려다봤다.

갈색 피부에 울퉁불퉁한 근육들, 거구, 대머리. 그게 데사츠가 본 마지막 시야였다. 카이가 흡혈귀의 머리통과 벽을 부순 주먹을 빼며 말했다.

“마무리가 어설프군.”

칼에 묻은 핏방울을 털어낸 페일은 이를 갈 뿐 대꾸하지 않았다. 처음 제대로 처치하지 못한 건 맞았으니까. 카이도 거기서 더 뭐라 그러진 않았다.

지붕 위에서 레메론이 훌쩍 뛰어내렸다. 그는 쉼없이 화살을 쏘아내느라 지친 손가락을 절절 흔들며 말했다.

“이놈이 이 구역에서는 마지막 맞는 것 같습니다.”

페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남은 흡혈귀는 셋 정도-”

그때, 모두의 표정이 굳었다. 인간보다 많은 생애를 산 페일과 레메론도, 뒷골목에서 볼 꼴 못 볼 꼴 다 겪었던 카이도 모두가 고개를 돌려 한 곳을 바라봤다.

무시무시한 마력이 영지의 외곽에서 퍼져 나오고 있었다. 거기에 이제까지 땅에 스며들었던 핏물도 공중에 떠오르더니 어디론가로 빠르게 날아갔다.

“이런, 달려!”

곧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바닥을 박찼다. 이 불길하고도 꺼림칙한 마력의 근원지를 직접 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오크인 카이는 쿵쾅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달렸고, 엘프인 페일과 레메론은 낙엽이 땅에 닿는 것보다도 조용하게 달렸다.

“레메론, 이거 뭐라고 생각해?”

“뭔지는 몰라도 좋은 건 아니야.”

***

라몬 에란디스는 입을 쩍 벌렸다. 오른손에 들려 있는 칼이 힘빠진 주인의 손을 대변하며 바닥에 검극을 부딪쳤다. 팅, 하고 작은 소리가 났지만 그의 눈은 공중에 붙박힌 듯 고정되어 있었다.

“저게, 무슨.”

마법사들도 위를 멍하니 올려다봤다. 오히려 마법사들이기에 더 잘 느끼는 것도 있었다.

언제까지 자신의 깊은 속만을 보여줄 듯 했던 하늘은, 이제 조금씩 물빛으로 자신을 치장하려는 듯 했다. 하지만 아직 영지의 서쪽은 어두웠다. 그리고 밤의 중심에는 붉은 구멍이 생겨나 있었다.

그들은 에란디스 영지의 외곽에서 솟아오른 커다란 붉은 구체를 보고 있었다.

막 영지에서 날뛰던 모든 괴물들과 흡혈귀를 태워 죽인 이후, 영주는 기사 고든으로부터 급보를 받았다.

던전의 입구가 무너졌다. 무너진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름이 몇 십 미터가 넘는 싱크홀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붉은 구체가 올라오고 있다.

진위여부를 가릴 시간 따위는 없었다. 당장 영주와 기사들, 모든 병력들, 마법사들이 던전이 있던 외곽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고든이 말했던 것과 똑같은 붉은 구체가 공중에 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붉은 구체는 불투명한 표면을 일그러트리며 조금씩 회전하고 있었다.

지름은 20미터가 넘어보였고, 공중에 뜬 높이 또한 그 정도는 되었다. 거기에 붉은 안개 같은 것이 공중에서 스멀거리며 구체에 흡수되고 있었다.

그때 루넬바스가 말했다.

“언제까지 멍청하니 구경만 할겐가? 딱 봐도 모르겠나? 이 영지에서 날뛴 흡혈귀들의 목적이 저 괴상한 것이었겠지! 뭔지는 몰라도 공격해야 해!”

기사 고든이 루넬바스의 말에 반박했다.

“마법사님, 아직 정확히 뭔지 모르는 데 무작정 공격한다는 것은······.”

그때 라몬 에란디스가 손을 들었다.

“한 번 해보시오.”

“영주님.”

“일단 뭐라도 해봐야 하는 건 맞다. 저 안에 러셀과 괴물들의 목적인 고대의 흡혈귀가 있다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봐야 한다. 지레 겁먹고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기사 고든은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루넬바스를 필두로 다른 마법사들이 자리에 서서 할 수 있는 강력한 주문들을 외우기 시작했다.

마나가, 마력이 요동쳤다. 수련생들에 가까운 마법사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세 명의 마법사들은 마력을 수준급 이상으로 다룰 줄 아는 자들이었다.

곧 마법사들이 일시에 내뿜은 마력과 주문들이 허공에 수놓아졌다. 불꽃과 번개, 서리와 독, 대지의 창과 바람의 칼날 등이었다.

구현된 마법들은 무시무시한 기세로 붉은 구체에 직격했다. 그리고 바다에 돌멩이를 떨어트린 것처럼 스며들어 사라졌다.

마법사들의 눈이 부릅떠졌다. 특히 루넬바스의 눈이 가장 컸다.

“이럴, 수가?”

자신의 마법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것만큼이나 그것이 무너질 때 오는 충격은 크다. 믿을 수 없는 결과에 납득하지 못해 몇 번의 주문들이 더 이어졌다.

결과는 처음과 같았다. 피의 구체는 별다른 이상 없이 건재했다. 아니, 아까보다 더 지름이 늘어난 것 같기도 했다. 라몬 에란디스가 흐려진 얼굴로 말했다.

“아무래도 이 방법은 쓸모가 없는 것 같군. 오히려 저 구체의 크기를 늘리는 것 같소.”

***

“평범한 마법은 소용이 없어. 오히려 힘을 늘려줄 뿐이야.”

크라이에 타고 있는 아엘라시스도 다른 방향에서 붉은 구체를 보고 있었다. 지름이 20미터가 넘고 더 커져가는 구체는 조금 높은 지대에 선다면 영지 어디서라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녀는 용이었고, 그렇기에 저 붉은 구체가 뭔지 대략적이나마 짐작이 갔다.

그리고 짐작대로라면 마법사들의 주문과 공격들은 쓸모가 없을 것이었다.

아엘라시스는 조용히 자신의 가슴을 짚었다. 어린 몸이었을 때보다 성장한 도담한 가슴의 촉감이 느껴졌다. 그 안에서 힘차게 뛰고 있을 심장도.

거기에는 러셀이 직접 절반이나 넣어준 마력이 아직 흐르고 있다. 아엘라시스는 이 마력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 것 같았다.

***

이스칼리아는 강했다. 러셀이 이때까지 싸웠던 누구보다도.

그녀는 용도 아니고 완전한 악마도 아니었지만, 가진 경지와 마력의 다룸은 분명 또 다른 극에 달해 있었다.

이스메니오스는 마법의 조종인 용이었지만 이성을 잃은 포악한 도마뱀이었다. 자식을 얻기 위해 바친 대가는 가혹한 것이었고, 방심의 대가는 이성의 종말이었다.

악마 로고스는 불완전한 부활로 본신의 사악한 마기를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 거기다 러셀의 몸을 차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육신을 버려 비정형의 영체가 되었다가, 그의 눈과 너머의 어둠을 맞닥뜨려 죽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이긴 러셀의 위용이 퇴색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스메니오스는 러셀이 막지 못했다면 북동부의 영지와 도시 수십 개를 파괴했을 괴물이었고, 로고스 또한 북서부에서 힘을 키워 수많은 악마 숭배자와 악마 종들을 만들어냈을 대악마였다.

이스칼리아가 그들과 다른 점은 분명했다. 그녀를 깨우기 위해 한 달 가까이 흘러들어온 막대한 양의 피. 정체불명의 회색 갑주 사내가 샘에 넣은 다섯 개의 검붉은 수정.

오랜 시간의 충분한 피와 막대한 희생을 통해 만들어진 검붉은 수정은 이스칼리아에게 넘치는 마력을 전해주었다. 그녀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충동과 함께.

이 ‘공간’은 완전히 이스칼리아의 손아귀에 있었다.

콰앙!

러셀이 이스칼리아의 반격에 맞아 튕겨 날아갔다.

그의 갑옷, 바엘에 빼곡한 흠집이 새겨져 있었다. 망토도 끄트머리가 너덜너덜해졌다.

부서진 건 아니다. 검은 갑옷은 수십 번의 충돌에도 깨지지 않았다, 표면에 흠집들이 생기긴 했지만.

러셀은 한 손에 나힐니르를 쥐고 속을 다스렸다. 갑옷을 두들겨대는 공세 속에서 억지로 마력과 신체를 움직인 대가다.

핏물도 울컥 넘어올 뻔 했지만, 아직은 그의 피를 쓸 때가 아니었다. 이스칼리아는 아직 그의 피를 흡수하지 못했다.

러셀에게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다. 번개 같은 반사신경과 신체 능력이 위기의 순간마다 최적의 회피 동작을 취했기 때문이었다.

이스칼리아의 사복검이 무척 까다로운 무기라 그조차도 흠칫할만한 공격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아직까지 러셀은 잘 피하고 있었다.

러셀은 한 손을 들어 올렸다가, 그냥 내렸다. 마지막 서리는 이 시체 가득한 들판 어딘가에 떨어져 있다.

불러봐도 도끼는 돌아오지 않았다. 의지와 마력에 의해 돌아오는 마지막 서리의 귀환 주문은 그 연결이 끊어져 있었다. 이스칼리아의 마력이 방해하는 것이었다.

갑옷이나마 장착할 수 있었던 것은 러셀의 마력 역장이 그녀의 마력 구속을 버텨냈기 때문이었다.

“대단하구나. 나조차 이 공간을 먼저 구축하지 않았다면 꼼짝도 못하고 죽어버렸겠어.”

이스칼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러셀이 그녀의 반격에 맞아 튕겨났지만, 이스칼리아의 상태가 훨씬 더 처참했다. 일단 목 아래로 들어난 그녀의 몸은 목과 상반신 일부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나마 형태라도 있는 목은 거대한 발톱에라도 맞은 것처럼 절반쯤 뜯겨나갔다. 단면에서는 번개의 영향으로 고기 탄 내가 풍겼다.

얼굴 또한 한쪽이 완전히 함몰되어 있었다. 나힐니르와 러셀의 주먹이 만든 결과물이다.

거기에 왼쪽 어깨부터 오른쪽 옆구리까지 크게 가로지르는 자상에는 갈비뼈와 내장이 드러나 있었다. 오른팔은 없고 아래의 두 다리도 허벅다리부터 완전히 잘려 나가 저 뒤편에 뒹굴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아니 괴물이라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죽어야 할 상처였다.

하지만 그녀가 디딘 땅이, 숨 쉬고 있는 공기가, 머리 위에 두고 있는 하늘이, 모든 공간이 그녀의 편이었다.

막대한 마력과 검붉은 수증기가 그녀를 향해 소용돌이치며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은 이스칼리아의 심장이었다.

정확히는 그녀의 심장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있는 다섯 개의 붉은 수정. 저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떼어내거나, 부수거나 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그녀도 심장의 그 수정들이 가장 중요한 걸 인식하는 건지, 심장의 주변만큼은 철통 봉쇄되어 있어 뚫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차츰 이스칼리아의 몸이 수복되기 시작했다. 반쯤 뜯겨졌던 목이 봉합되고 함몰된 얼굴이 안쪽부터 부풀어 오르며 뼈와 근육, 신경을 재생했다.

터져 진물만 흘리던 눈은 액체가 차오르더니 원래의 안구를 만들었다. 짙은 눈썹과 오똑한 코, 검붉은 눈동자, 빨간 입술이 생겨났다. 아름답지만 마치 뱀처럼 요사스러운 외모였다.

가슴부터 옆구리를 훑은 상처도 시간을 되돌리는 것처럼 재생되었다. 삐져나온 내장들은 저절로 들어가고 잘려 나갔던 뼈들은 빠른 속도로 하얀 몸체를 길게 늘였다.

하얀 도자기 같은 다리가 쭉 뻗어졌다. 하지만 그 피부 안에는 단단한 암석도 일격에 가루로 만들 힘이 내재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피가 덮이며 붉은 갑주를 형성했다.

둘의 공방은 처음 이 공간이 생성된 이후 비슷하게 흘러갔다. 이스칼리아는 공간의 주인임을 과시하려는 듯이 공기를 무겁게 하고, 러셀의 피를 끓게 하는 식의 간섭을 행하려 했다. 하지만 러셀에게는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무지막지한 공격에 갑주를 두른 의미도 없이 육체가 박살나자 당장 그 짓거리들을 멈추고 수복과 재생, 물리적인 공격에만 몰두했다.

이후는 그의 공격과 이스칼리아의 반복되는 재생의 연속이었다.

몇 번째인지도 세기도 귀찮은 수복 과정이 진행되고, 멀쩡해진 이스칼리아는 러셀의 불타는 자청색 눈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무척 신기하고도 아름다운 눈이야. 내 매혹도 통하지 않고 오히려 내 눈을 터트려버리는 눈이라니. 그 강함과는 별개로 참 신기한 인간이구나.”

이스칼리아는 흡혈귀의 군주이고, 그렇기에 악마 서큐버스에 버금가는 매혹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서큐버스의 것이 꿈속의 공간으로 초대하는 것이라면 뱀파이어의 것은 눈앞에 환상을 보여준다. 상대방의 성욕을 자극하고, 시야를 일그러트리며 세상에 남은 것이라고는 둘 밖에 남지않았다는 착각을 부여한다.

이미 이스칼리아는 처음부터 러셀의 정신을 사로잡고자 매혹을 펼쳤다. 그리고 펼친 즉시 터져나갔다. 일전 바실리스크의 석화의 마안과 마주봤을 때처럼 똑같은 현상이 그녀에게도 일어났다.

하지만 이스칼리아와 바실리스크의 차이는 컸다. 재생하지 못하고 폭주해버린 바실리스크와 달리 이스칼리아는 그녀가 직접 구축한 공간 속에서 간단하게 눈을 재생시켰다.

그리고 러셀의 눈을 똑바로 보지 않게끔 조심하면서, 눈에 간섭하는 일체의 공격도 행하지 않았다. 이스칼리아의 혀가 입술을 핥았다.

“네 피 맛이 정말 궁금하구나.”

“기대 이상일거라는 것만 말해두지.”

러셀은 나힐니르를 고쳐 쥐고 일어섰다.

황혼으로 고정된 하늘, 새까맣게 군중을 이뤄 공중을 떠도는 까마귀들.

양팔과 얼굴을 치켜든 시체들이 허수아비처럼 서 있지만, 그것은 곡식을 지키기 위한 농부들의 가림막이 아니다.

그보다는 군주인 그녀가 적들에게 보내는 신호와 같다. 나를, 내 땅을, 백성을 죽이려는 자들의 말로가 이러하다는 경고.

붉은 갑주와 붉은 망토를 두르고, 공중에서 유영하는 검편들의 호위를 받으며 저편에서 이스칼리아가 걸어왔다.

초인들의 격돌은 순식간이었다. 둘의 신형이 동시에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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