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1화 〉 외전:10주년 방송(完)
* * *
ㄷㅎ
듀하
ㅎㅇㅎㅇ
“와! 다들 오랜만!...이라기엔 이틀 전에도 방송 했었네. 애들아,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해?”
[듀라팬1234호님이 10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10주년 축하드려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1234호님! 10년 동안 봐주셔서 고마워요!”
10년 동안 봤으면 찐팬이네 ㄹㅇ
ㅇㅈㅇㅈ
“10주년이라 그런가 처음부터 큰 거 한방 쏴주시네. 근데 진짜 내가 10주년 방송을 할 줄은 몰랐어. 솔직히 이 바닥에서 10년 넘게 가는 거 보기 힘들잖아.”
ㄹㅇ
롱런하는 사람 보기 힘들지. 금방 은퇴하는 사람도 많고
사고 쳐서 나락가거나
참 골치 아픈 업계란 말이지. 돈 버는 게 적은 건 아닌데, 수명이 짦아서 벌 수 있을 때 바짝 번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단 말이야. 결국 이걸로 평생 먹고 사는 거는 힘들다고 봐야지. 트렌드 따라가기도 벅찬 게 현실이니까.
그래도 내 방송은 흔히 –틀취급 받는 시청자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어서 비교적 옛날 드립을 쳐도 잘 받아주는 게 위안이야. 솔직히 요즘 밈들은 감성이 달라져서 그런지 이해가 잘 안되더라고...나도 나이를 먹는 구나.
“운이 좋았지. 별 다른 구설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집안이나 외적으로 문제가 터진 적도 없었고.”
원래 집이 평온하면 문제가 잘 안 터지지
ㄹㅇ
근데 오늘 10주년 기념 중대 발표 있다고 들었는데 뭐 해요?
“뭘 거 같아?”
10주년 기념 굿즈?
굿즈는 아닐 거 같은데
이벤트?
이벤트라면 이벤트 맞지. 깜짝 이벤트 말이야.
“이벤트라고 할 수 있긴 하겠네. 뭐 엄청 거창한 건 아니지만. 오늘을 위해서 웹캠도 새로 사놨다구.”
?
웹캠?
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사장님 지금 당장 집에 달려가도 되나요
“안 돼.”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님 사생팬 등판 ㄷ
아 방송키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주년 방송을 보는 방송키라고 무친련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재는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몰라. 아니 팬인 건 알겠는데, 거의 사생팬 뺨치는 수준이라 무섭다고. 방송재능은 있어보여서 뽑은 거긴 한데 나에 대해서 3시간 동안 읊어댄 방송 때문에 솔직히 좀 무서워.
내가 제우스 새끼를 봐도 쫄진 않았는데 재는 나를 쫄게 만들더라. 아니 애가 사람도 착하고, 방송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게임도 잘하는데 왜 스토킹까지 잘하냐고! 무섭다고! 재는 왜 방송 때마다 나타나서 채팅을 치는 거야!
“고미야 진정하고 그냥 방송이나 봐.”
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지만10주년 방송인데 제가 어떻게 그래요
“아니 너...아니다. 그래 재밌게 봐...”
[고미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네!
시작부터 해탈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듀라의 천적 고미...
아니 이건 천적이 아니라 사고방식부터가 다른 거냐고! 당당하게 스토킹하고 있잖아! 머리카락 냄새 맡아봐도 되냐고 들었을 때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아이고...내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 애들아.”
극한직업 스트리머 ㄷ
ㄹㅇ임
자기 회사 직원한테 스토킹 당하는 스트리머 ㄷ
“그래도 애는 착...아니 착한건가? 아 몰라. 암튼 오늘은 중요한 발표가 있으니까 빠릿하게 진행할거니까 템포 따라와 알았지?”
ㄱㄱㄱㄱㄱ
가즈아
フトスト!
나는 웹캠을 살짝 조정하고는, 버튜버 송출용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시청자들은 갑자기 사라진 내 아바타에 어리 둥절하는 반응을 보이다. 갑자기 화면이 어두워지자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모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임?
모루?겠음
“뭘 거 같아?”
나는 웹캠을 손으로 가리고 쭉 내렸다. 아마 손을 치우면 쇄골 까지 보이겠지? 나는 조심스럽게 웹캠에서 손을 뗐다.
“짠.”
반캠?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ㅜㅑ ㅜㅑ
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짠.”
음, 좋아 아주 폭발적이야. 오늘을 위해서 내가 옷까지 새로 맞췄다고. 뭐 복장 자체는 하얀 블라우스에 검정치마지만, 옛날 옛적에 유행했던 동정죽이기 패션이라고 하면 좀 알려나. 뭐 좀 올드한 패션이긴 해도 예쁘잖아. 애초에 미인은 뭘 입어도 어울리는 법이니까.
10주년 기념 반캠 공개?
10주년 치곤 좀 식상한데.
끝?
“글세...너희들 내가 닉네임이 왜 듀라인지 말한 적이 있었나?”
없었던 거 같은데
몰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머리에 손을 뻗어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머리를 가슴께까지 내려 화면을 쳐다보았다.
“짠.”
????????????????????????????????????????????????????????
모임 무슨 일이 일어난 거임
듀라한 등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뭔데 뭐가 어떻게 된건데
정신 나갈 것 같애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
물 마시다가 사례 들렸네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
“뭐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도 변이자고, 종족은 듀라한이야. 외모는...뭐 애초에 반쯤 유령이니까 늙을 일도 없지.”
정확히는 신(?)체니까 늙지 않는 거지만.
무냐고
어떻게 살아있는 거임;;
변이자가 별의 별 종족이 다 있다곤 들었는데 듀라한은...
몇 년 전에 강연 간 적 있는데 저 얼굴이 화장빨이 아닌 게 제일 무서움
“내가 강연이나 공익광고에 출연을 좀 하긴 했지. 아마 내 방송 오래 본 사람들은 한 번쯤 봤을걸? 내가 변이자관리본부쪽 홍보대사 였으니까...안한지 몇 년 지나긴 했지만.”
이제 변이자 인구수만 전체 인구의 1%는 된다고. 말이 1%지 무려 50만 근처라고. 어린애들 비중이 엄청 많긴 하지만. 수인들 중에선 한 번에 여러 명씩 낳는 수인도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정부가 인구수 늘린다고 이악물고 다자녀 혜택 강화해서 변이자들이 혜택을 본게 크긴 하지만. 수인쪽 변이자는 애들을 숨풍숨풍 낳으니까...
이제는 변이자 2세대가 유치원~초등학생이 될 때 즈음 인데다, 인구 늘리려고 정부에서 온갖 똥꼬쇼를 다한 덕에 변이자들만 숫자가 왕창 늘어난 느낌이지.
변이자는 선남선녀 비율이 높으니까 상대적으로 연애가 쉬운 편이기도 하고.
“오늘부로 버튜버 듀라는 은퇴야. 뭐, 가끔은 돌아올 테지만 이제 당당하게 얼굴 까고 방송할 거야.”
자체 빨간약이라니
근데 진짜 이쁘시네
왜 버튜버 캐릭터 본인보다 캐릭터 같은 건데 ㅋㅋㅋㅋㅋ
지나치게 예뻐서 되려 캐릭터처럼 보일 정도임;;
“왜, 반했어? 이렇게 보여도 나 대학생 딸까지 있는 아줌마거든? 꿈 깨.”
원래 밀프가...읍읍
선 넘는 발언 멈춰!
ㅜㅑ...
혼돈의 도가니 그 자체인 채팅창을 보며 나는 싱긋 웃었다. 화면에 입가에 미소를 띈 내 머리가 보인다. 근데 이렇게 보니까 약간 호러긴 하네. 저기 머리를 들고 있는 미녀라니. 공포영화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소재잖아.
[시아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마망(처녀)이잖아.
시아다
졸업하시고 나서 처음 아님?
ㄴㄴ 가끔 듀라님 방송에서 조용히 보다 가심
“야! 내가 모솔인건 맞는데 그걸 방송에서 말하지 말라고!”
동정녀 듀라 ㄷㄷ
아기 낳으면 종교창시하는 거임? ㄷㄷ
ㅜㅑ
“아 결혼 안한다고~이제 몇 년 더 지나면 40대인데 난 생각없다고~”
[고미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저랑 결혼해요!
“응 안 해~ 고미야 너 곧 방송 시간 아니니? 빨리 가지 못해?”
사장님 방송만 보고 갈게요!
사장 앞에서 당당하게 루팡선언 ㅋㅋㅋㅋㅋㅋㅋ
무친련...
ㄹㅇ 무친련 맞다니까
[GROUNDPOUND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WA! 얼공! WA! 썸네일 만들기 쉽겠다!
“왜, 내 얼굴만 대문짝만하게 붙여놓으려고? 나아는 그런 날먹 인정하지 않아요~”
당당하게 날로 먹으려다 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째 저러는 편집자도 ㄹㅇ 레전드다
“10년 째 사람이 안 바뀐다니까.”
[포르피린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너도 처음 봤을 때랑 변한 게 없잖아? 내가 10년 전에 처음 봤을 때도 저 얼굴이었는데
“아이고 피린아, 그건 너도 똑같잖아! 두 살 연하인 네 남편이 도둑놈으로 보일 정도인거 세상이 다 알아!”
그거 내로남불이야! 너도 나랑 처음 만났을 때랑 얼굴이 하나도 안 변했잖아! 이래서 흡혈귀 놈들은...
오늘 다른 스트리머들 많이 놀러오네...
애초에 듀라네 회사 소속 스트리머들이었잖어
10년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찐친인 것도 있음
양로원 그 자체 ㄷㄷ
“넌 이런 얼굴한 할머니 본 적 있냐? 이걸 확...”
듀라도 민감한 나이 문제 ㄷㄷ
아니 저 얼굴이면 100살 먹어도 눈나 소리 절로 나온다고 아 ㅋㅋㅋㅋㅋㅋ
[나루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사장님 10주년 축하드려유! 쮸쀼쮸쀼!
곰나루 등판 ㄷㄷ
사장님이 처음으로 뽑은 스트리머인데 무조건 와야지 아 ㅋㅋㅋㅋㅋ
솔직히 오프 합방해도 이상하지 않을 사이자너
“이제 오프라인 합방도 해볼 수 있겠네. 나루야, 나중에 한 번 하자.”
[나루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지는 언제나 환영이에유!
구독자 3백만+2백만 스트리머라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서버 버틸 수 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나루가 내가 키운 애들 중에선 정말 잘 크긴 했지. 이런 걸 청출어람이라고 해야겠지? 재도 은근히 나이를 덜 먹어서 얼굴만 보면 아직도 20대 초중반으로 보인단 말이야.
나루 이후에도, 우리 회사 소속 스트리머 들이 도네로 축하 인사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진짜 엄청 많이 오네.
내가 영입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나는 새삼 감동했다.
나,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아왔네.
앞으로 10년 정도만 더 가보자.
“다들 고마워. 앞으로 10년 더 갈테니까 잘 부탁해!”
가즈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조아ㅏㅏㅏㅏㅏㅏㅏㅏ
10년 ㄷㄷ 까마득하다
50년 방송 가시죠 틀니 낄 때까지 따라가겠습니다
50년이면 진짜 양로원 방송이냐고 ㅋㅋㅋㅋ
“갈 때까지 가는 거지! 자! 그럼 10주년 기념으로...”
버튜버로서 10년.
이제는 스트리머로서 새로운 10년.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아무도 모르지만 그러니까 인생이 재밌는 거지.
이대로 인터넷 방송계의 살아있는 역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
끝이 어딘지조차 알 수 없는 길을 걸어가는 내가 존재했다는 발자취를 남기는 거야.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