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라한이 되어버렸다-292화 (292/352)

〈 292화 〉 외전:행복회로 최대로!(1)

* * *

“이 시간에도 내 방송을 보러 와주는 고마운 시청자들아, 점심은 잘 먹었니?”

­아 뭔가 돌려 까기 당하는 느낌인데

­시작부터 극딜부터 날리네 ㅋㅋㅋㅋ

­킹받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냥 너희들한테 고마워서 그래. 오늘도 내 방송을 보러 와줬잖아.”

방송을 켜자마자 적당히 노가리를 까며, 시청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본다. 방송을 켜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방송을 하니 시청자 숫자는 대체로 일정하고, 시청자들이 거의 다 들어왔다 싶으면 방송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내 루틴이니까.

뭐 보통은 방송 시작하기 직전에 거의 모여 있긴 하지만, 내 나름의 배려라는 거다. 불만 있으면 X게더에 쓰십쇼. 물론 안 읽을 거지만.

­오늘은 뭐하나요?

­당연히 소울즈 복습 아니겠음?

­아 당연히 복습이지 ㅋㅋㅋㅋ

“그치. 복습해야지. 내일이면 대망의 그 게임이 나오는데 당연히 복습해야지. 어제 2까지 밀었고 이제 3만 남았는데 하루 만에 깰 수 있나? 내가 그래도 한 번은 엔딩 봤으니까 작정하고 밀면 금방 밀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렇게 말하고 1에서 백번 넘게 죽었자나 ㅋㅋㅋㅋㅋ

­2도 최소 100번은 죽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아, 오늘은 달라! 그래도 꾸준히 컨도 좋아지고 꼼수도 잘 써서 최종보스는 트라이 별로 안하고 깼잖아! 이렇게 경험치가 잔뜩 쌓였는데 시리즈 중에서 제일 쉽다는 3정도는 하루 컷 쌉가능이지!”

뭐 시간 모자라면 빤스런 할거지만! 당장 내일 엘븐링 나오는데 켠왕이 문제냐고! 잘 자고 일어나서 엘븐링 켠왕각을 잡아야 하는데! 시청자들도 넓은 마음으로 빤스런해도 인정해 줄거야!

“솔직히 이제 환불의 심판자니 뭐니 하는 놈도 1트 클리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 가지지 못한 자로 ㄱㄱ

­말을 했으면 증명해야지 아 ㅋㅋㅋㅋ

­안전자산 가즈아 ㅋㅋㅋㅋㅋㅋㅋㅋ

[NAVI님이 미션을 걸었습니다!]

­가지지 못한 자로 X다 1트 클리어 2:00

“응 미션 걸어봐~ 클리어하면 그만이야~”

내가 못할 줄 알고? 튜토리얼 보스 따위 소머리 데몬이나 연기의 기사 같은 스캇몹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냐! X발 그것들은 아주 X같은 놈들이라고! 어떤 개발자 새끼가 좁은 공간에 들개 두 마리랑 광역공격 하는 보스 새끼를 쳐 넣은 거야!

진짜 내가 살면서 그렇게 빡쳤던 적이 없어! 진짜 ㅈ같음의 극한만 모아놓는 짓거리를 아무렇지 않게 해대는 변태새끼들...마음에 들었다! 그러니까 빨리 엘븐 링 ‘내 줘’

“아, 그리고 미리 말해두는 건데 시간 되면 끌 거야. 내일 엘븐링이 나오는데 X크 소울3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순 없잖아. 알지?”

­아 그건 ㅇㅈㅇㅈ

­엘븐링은 어쩔 수 없지 ㅋㅋㅋㅋ

­특별히 봐드림 ㅋㅋㅋㅋㅋ

“그럼 오늘은 시간도 빠듯하니까 바로 게임 킬게~”

나는 X크소울3를 곧장 실행시켰다. 소울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는 게임, X크 소울3의 시작이었다. 나는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거침없이 뉴 게임을 눌렀다.

“여러분, 시네마틱은 뉴비나 보는 겁니다. 저 같은 망자들은 시네마틱 따위는 보지 않아요.”

[츄츄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망자가 고여서 망자가 아니라 하도 죽어서 망자 되신 거 맞죠?

“어허, 선택받은 불사자이자 저주를 짊어진 자인 이 몸을 보고 어디서 그런 망발을!”

­와 저렇게 들으니까 엄청 오글거리네 ㅋㅋㅋㅋㅋ

­ㄹㅇㅋㅋ

­갑분 중2병임 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러네? 이게 게임에 나오는 명칭이라서 좀 있어 보이는 거지 입 밖으로 내뱉으면 영락없는 중2병 네이밍 그 자체네. 뭔가 쓸데없이 있어 보이는 이름이잖아. 방송이라서 드립치는 거지 현실에서 그러면 이불킥 확정이네.

빨리 캐릭터나 만들어야지. 캐릭터 선택창에 들어선 나는 직업을 가지지 못한 자로 바꿔놓고 커마를 고민했다. 아 귀찮아. 어차피 뭘 건드려도 유사인간인데 그냥 대충 하자.

“흠흠, 아무튼 캐릭터 커마는 대충 넘어가고, 부장품은 그냥 대충 화염보석 하나 챙겨갈게.”

­아 은근 슬쩍 좋은 거 챙겨가네 ㅋㅋㅋㅋㅋ

­아 진정한 망자는 부장품 따위 챙기지 않는 법임

­ㄹㅇㅋㅋ

“진정한 망자는 강해지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름을 대충 짓고 캐릭터는 생성하니 내 캐릭터가 묘지에서 눈을 뜨며 게임이 시작되었다. 1편은 수용소, 2편은 숲, 3편은 묘지...더 처지가 안좋아 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이전 시리즈의 짬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보스 앞까지 도착했다. 물론 한 대도 맞지 않...아니 두 대 맞았구나. 아무튼 손쉽게 보스 앞까지 도착했다.

“이 칼을 뽑으면 보스전이네. 어디 미션 금액을 볼까~”

이것들 내가 원트 클 못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네. 걸린지 30분 지났는데 40만원? 오늘 수익 좀 달달하네~

“애들아 선물 고마워! 40만원 잘 먹을게!”

­아 보인다 보여 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샤우팅 1분전

“응 행복회로 돌려봐~이기면 그만이야~”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 이게 왜 맞는데!”

­???:이기면 그만이야~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업보스택 낭낭하죠?

“내 40, 아니 50만원! 몽둥이 뭐가 이렇게 구려! 방패도 걸레짝이라 방어 한 것 같지도 않고! 이게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네 ㅋㅋㅋㅋㅋㅋㅋ

­업보스택 터트리기 미쳤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업보스택이 뭔데! 내가 언제 업보스택을 쌓았는데! 잡몹들 잡으면서 전진할 때도 느낌이 약간 싸했지만 몽둥이 딜 뭔데! 초반 보스 패는데 뭐이리 피가 안달아! 게다가 방패는 문자 그대로 널빤지 방패라 막는 게 막는 게 아냐!

이런 젠장! 한 번 엔딩 봤다고 너무 근자감 넘치게 플레이했어! 쓸데없이 패링각 노리지 말걸!

나는 허무하게 날아간 미션 금액 50만원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50만원이면 3050그래픽 카드도 살 수 있는 돈인데...시공의 모든 영웅을 사고도 34만 6천원이 남는 돈인데...

“후우, 그럼 다시 갑니다. 이번에는 그냥 깬다!”

방심하지 않고 철저하게 플레이 하니, 무난하게 환불의 심판자를 박살낼 수 있었다. 근데 깨니까 더 현타가 오는 것 같애. 내 50만원! 물론 오늘 하루 종일 방송하면서 번 도네로도 충분히 비슷한 금액이 벌리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어!

“이렇게 쉬운데...”

­방송 시작 한지 한 시간인데 무슨 몇 시간 한 분위기네 ㅋㅋㅋㅋㅋ

­아 50만원 날아가면 누구라도 그럴 듯 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그럼 일단 화톳불을 켜고, 컨셉을 뭘로 잡지? 1은 그냥 근력캐였고, 2편도 근력캐였으니까 3편은 기량으로 고?”

이번에는 컨셉 좀 날렵하게 잡아야지. 양손검 들고 패는 게 로망은 있는데 답답하단 말이야. 이번에는 좀 스피디한 컨셉 잡고 슉슉 슈슈슉 슉슉 하면서 진행해야지. 나는 숏쇼드를 구매하곤 대장장이에게 가 화염 보석을 인챈트했다.

“그럼 이제부터 쭉쭉 가즈아! 템포 따라와 X수들아!”

­­­­­­­­­­­­­­­­­­­­­­­­­­­­­­­­­­­­­­­­­­

“그래도 엔딩 보긴 했네.”

­10시간 만에 엔딩을 보네 ㅋㅋㅋㅋㅋ

­그래도 3은 무난하게 깬 듯 ㅋㅋㅋㅋㅋ

­길 헤맨게 플탐의 반 이상인거 ㅇㅈ?

“길 더럽게 어렵네 진짜. 엘븐 링은 무려 오픈월드인데 얼마나 더 복잡하려나...”

오픈월드 게임은 대대로 길 찾는 게 지옥이었는데. 대충 보면 비슷해 보이는 지형에, 쓸데없이 괴롭기만 한 인카운터, 쓸데없이 사양 많이 잡아먹는 개적화까지, 정말 기대되네.

“그래도 이정도면 복습 빡세게 했네. 이제 두 시간만 기다리면 돼.”

­두 시간이나 남았음?

­시간 ㅈㄴ안가네

­여기 엘븐링 대기방임?

“아니었어? 여기 다 엘븐 링 대기타는 망자들 휴게소라고. 12시 딱 되면 엘븐 링 하러 갈 사람 수두룩 할 걸?”

­ㄹㅇㅋㅋ

­6년을 기다렷음 ㅋㅋㅋㅋㅋ

­어우 썩은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예구도 디럭스로 바로 박아버렸고, 엘븐 링 대비해서 컴퓨터도 한 번 싹 정리했거든? 게임용 패드도 새 걸로 하나 샀고. 이제 게임만 나오면 돼!”

­속보)엘븐 링 발매일 3일 후로 연기 돼...

“응 너 밴.”

­ㅇㅈ

­넌씨눈 못하나 ㅋㅋㅋㅋㅋ

“지금부터 엘븐 링 관해서 쓰잘데기 없는 루머나 비방을 퍼트리는 시청자에겐 밴을 먹여주겠다. 다들 처신 잘 하도록.”

­기강 빡세게 잡네 ㄷㄷ

­아 잡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사람들 기대감이 하늘을 뚫을 기세인데 어그로 끌면 쳐맞아야지 ㅋㅋㅋㅋ

“사람들 기대감 만땅인데 거기에 굳이 초를 친다? 어그로거나 눈치가 없는 거지. 관심 없으면 그냥 나가거나 무시하면 돼.”

­빨리 나왔으면

­어우 시간 ㅈㄴ 안 간다

“아직도 7분 23초 밖에 안 갔어. 12시 언제 돼!”

­엘븐 링 전에 시공 한판 ㄱㄱ

“안 돼 안 돼. 시공 하고 하면 시공 생각나서 게임에 집중 못해. 막말로 트롤 한 번 만나면 텐션 잡치는 게 시공이잖아. 그러느니 트레일러라도 돌려보면서 기다리는 게 낫지. 그러고보니 어제 트레일러 새로 나왔다던데 그거나 볼까?”

나는 X튜브에서 엘븐 링 신규 트레일러를 검색했다. 이건가 보네. 영상을 재생시키고 방송 화면에 띄워놓고 내용을 감상한다. 어우, 쩌네. 소울 시리즈에 점프? 기마전? 오픈월드? 이쁘게 생긴 조력자?

이제 메타 98점의 위엄?

“이제 좀만 지나면 이걸 직접 할 수 있다 이 말이지?”

­재밌겠다...

­소울류는 너무 어려워서 못하겠음.

­어렵긴 해 ㅋㅋㅋㅋ

“어려우면 어쩔 수 없지 뭐. 내가 하는 거 보면서 대리 만족이라도 해.”

직접 하기 싫으면 X튜브 에디션 말곤 답 없지 뭐.

11시 40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간이 안가!”

­소울류 금단증상이라도 생긴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망자의 말로?

­두렵다

43분.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앙!”

51분.

“후욱...후욱...엘븐 링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능...”

58분.

“온다 온다 큰 거 온다!”

59분.

“X수들아 다 준비됐지??

00:00

“가즈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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