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0화 〉 IF외전:선을 넘다(3)
* * *
한 번 허락을 받자, 나리는 적극적으로 리드를 하기 시작했다. 새하얗고 가느다란 목을 혀로 핥고, 쇄골부터 첨단까지 거침없이 혀로 핥으며 유진의 반응을 살펴보다가, 상기된 유진의 얼굴을 보곤 그녀의 가슴을 모유를 원하는 아기처럼 빨아마셨다.
“읏...”
가슴에서 느껴지는 낯선 감촉에, 유진은 신음을 흘리며 나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가슴을 맛있다는 듯이 빠는 나리의 행동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유진은 나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기 같네...”
나리는 유진의 말에 흥분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자조하면서도,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혀가 닿지 않는 반대쪽 가슴을 어루만지며 첨단에 손을 뻗은 그녀는 조심스럽게 첨단을 꼬집으며 그녀의 반응을 기다렸다.
“앗...그렇게 쥐면...”
사랑스럽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나리는 가슴을 빨던 입을 떼고, 다시 한 번 상기된 얼굴을 한 유진에게 진한 딥키스를 했다. 두 사람의 입이 열리고, 혀가 얽힌다. 채 삼키지 못한 침은 두 사람의 입가를 더럽혔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격렬하게 원하는 침대위에서 그런 것은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으므로.
“...야해요.”
땀과 침으로 범벅된 나신은 지나칠 정도로 뇌쇄적이었다. 나리는 잠시 몸을 떼어내고 유진의 사랑스러운 나신을 감상했다. 그녀의 침으로 젖은 몸과, 흥분해 서 버린 첨단과, 그 누구도 침입한 적 없는 앙 다문 조갯살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도 침입한 적 없는 비밀의 장소. 나리의 시선이 그 곳에 못 박혔다. 이제는, 처음으로 누군가가 저 장소에 처음으로 입성하게 될 터였다.
“유진. 요 아래는...제가 처음이에요?”
유진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수치심과 흥분에 젖은 눈길이 나리의 시선과 마주치자, 나리는 다시 한 번 행동에 나섰다.
호기심에 손가락을 몇 번 넣어본 것을 제외하면 어느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은 부분이었으니까. 나리는 묘한 쾌감에 눈을 떳다. 쾌감이란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생길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였다.
나리의 손이 유진의 볼을 훑고, 목, 쇄골, 가슴, 배에서 멈췄다. 마치 강아지의 배를 쓰다듬듯, 조심스럽게 군살 하나 없는 배를 쓰다듬으며, 나리는 닿을 듯 말 듯 손을 점점 아래로 내리고 있었다.
“부드러워요...말랑하기도 하고.”
나리는 아슬아슬하게 수풀에 닿지 않을 정도까지만 손을 움직이며 유진을 조금씩 애태웠다. 처음엔 나리의 손길에 움찔하며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뿐이었던 유진도, 분위기가 무르익으니 질수 없다는 듯 나리의 가슴을 주물렀다.
서툴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는 확실히 알고 있는 손길이 나리의 가슴을 여러 형태로 변형시켰다. 가슴을 주무르기도 하고, 첨단을 만지작거리기도 한 손길은 솔직히 말하면 그리 능숙하지는 않아 쾌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그 어색한 손놀림이 도리어 나리의 기분을 고조 시켰다.
일방적으로 하는 입장이 아니란 사실만으로도 나리는 날아갈 듯이 기뻤으니까. 둘의 사랑의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서로가 서로를 원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으니까.
“제 가슴이 좋아요?”
“부드럽네...귀엽기도 하고.”
“어머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도 나름 크죠?”
나리는 강렬한 배덕감과 함께, 짜릿함을 느꼈다. 수십 년 동안 모녀관계로 지내왔었는데, 이렇게 극적으로 달라진 관계라니. 세상일은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나리는 생각했다. 평생 숨기면서 지내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진전되다니.
“어머니라고 불리니까 죄악감이 장난 아니구나...그냥 유진이라고 부르렴.”
“어머니.”
“그렇게 부르지 마렴...”
“하지만 제가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를 때마다,”
나리는 한 번도 손댄 적 없었던 비밀의 화원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구불구불하고 미끈거리는 공간에 들어선 손가락이 벽을 훑고 나오자, 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나리는 질 속을 휘젓고 다니던 손가락을 빼곤 유진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이렇게 젖으셨잖아요?”
“그건...읏...!”
나리의 손가락이 다시 한 번 거침없이 고간 속을 파고들었다. 누구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나리의 손가락은 아무런 저항 없이 질 속을 돌아다녔다. 유진은 처음으로 타인의 손가락이, 그것도 딸의 손가락이 비밀스러운 공간에 침입하자 몸을 떨며 나리에게 안긴 상태로 신음소리밖에 낼 수가 없었다.
쾌감에 절어버린 다리는 떠느라 움직이질 못하고, 밀착한 나리의 땀에 절은 몸에서 나는 야릇한 체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집요하게 약한 부분만을 노리는 손가락에 유진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유진의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유진은 고개를 파묻은 쇄골을 주인을 핥는 강아지처럼 조심스럽게 핥기 시작했다. 쇄골, 목, 볼, 입술. 서로의 혀가 정신없이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다른,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으려는 듯 한 격렬한 키스였다.
그 와중에도 나리는 질 속에 집어넣은 손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손가락이 구불거리는 질을 핥듯이 움직이며 자극하자, 유진은 낯설고 강렬한 쾌락에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절정이었다.
나리는 만족스러운 듯이 풀린 눈을 한 유진의 허리를 한손으로 껴안고는 질 속에서 손가락을 꺼냈다. 손가락은 애액으로 질척여, 손가락을 맞대고 떼기만 해도 끈적끈적한 실이 생길 정도였다. 아직 처녀막에 닿지는 못했지만, 나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유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아직 밤이 길어요. 어머니.”
“...조금만 쉬고 하면 안 될까?”
“안 돼요.”
“나쁜 아이네.”
“네, 저는 나쁜 아이에요. 감히 어머니를 사랑해버리는 나쁜 아이. 그러니까, 계속 나쁜 짓을 할거에요.”
“...어쩔 수 없네.”
유진은 힘이 풀려 후들거리는 몸을 조용히 나리에게 기대었다. 마음대로 하라는 무언의 허락이었다. 나리는 조용히 유진을 침대에 눕히고는, 그 옆에 누워 유진의 다리 사이에 다리를 끼워 넣곤 다리를 움직였다.
“읏...앗...거기...읏...조아...”
오랜 요원 생활로 튼실해진 허벅지와 가랑이가 마찰하자, 유진은 새로운 형태의 쾌감에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 이미 한 번 절정한 유진은 한껏 민감해진 상태였기에, 가벼운 마찰로도 참지 못 할 쾌감이 전신을 휩쓰는 것을 느꼈다.
“어머니, 귀여워요.”
“귀엽다고...하지마...”
“하지만 귀여운걸요?”
나리는 계속해서 말하려는 유진의 입을 입술로 틀어막고는, 입술을 빨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달콤했다. 나리는 가슴 속 깊이 숨겨놓았던 가학심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조금씩 유진의 몸을 함락시켜갔다.
입술부터 목, 쇄골, 가슴, 겨드랑이, 배꼽, 비부까지 이어지는 정성스러운 혀놀림은 유진에겐 지나친 자극이었고, 버틸 수 없는 쾌감의 쓰나미와 다르지 않았다.
“읏...앗...그만...”
“싫어요.”
결국, 집요한 애무에 유진은 다시 한 번 절정하고 말았다.
나리는 얼굴에 쏟아진 애액을 손가락으로 맛보곤, 지쳐서 숨을 몰아쉬는 유진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몸을 완전히 밀착시키곤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곤 눈을 감았다.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둘의 시간은 평범한 인간과는 달랐다. 둘에게는 못해도 수백 년의 시간이 남아있었으니, 나리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유진의 마음속 깊은 곳에 남은 망설임마저 지워버릴 생각이었다.
“어머니...사랑해요. 영원히...함께해 주세요.”
나리는 어머니의 끈적하고 따뜻한 품 안에서, 잠에 빠져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