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 EX.(대충 모유가 나온다는 이야기)
* * *
“주인님 주인님! 나 궁금한 게 있어!”
“왜 불러?”
“여자들은 아기들 줄 밥이 가슴에서 나온대! 주인님도 가슴에서 밥 나와?”
“흡!”
내 목! 지금 저 망아지가 뭐라고 찌껄이는 거야!
어우 시발. 내 목이야...나는 내가 뿜어낸 물로 더러워진 식탁을 보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니 내가 결혼도 안했는데 모유가 나오겠냐고! 그전에 저 순수한 망아지한테 저런 이야기 한건 누구야!
“에포나, 그 이야기 한 거 누구야?”
“유라가 보던 책에서 나왔어!”
“유라야...?”
“그, 그게...X튜브 보는데 잠시 딴 거하는 사이에 수유에 관한 영상이 떠서...”
도대체 평소에 뭘 봤길래 알고리즘에 수유 영상이 뜨는 건데? 내가 유라를 째려보자, 유라는 애써 고개를 돌리곤 내 시선을 피했다. 그래...사람 취향은 다양한 거지. NTR만 아니면 돼...NTR취향이었으면 진지하게 정신교육을 고려했을 거다.
“하아...”
“주인님? 주인님도 안 나와?”
“에포나야, 젖은 아기가 있는 임산부한테서나 나오는 거야. 나는 아직 결혼도 안했고 처녀거든? 그러니까 안 나...”
[흠...재밌는 이야기느니라. 젖이 나오는 데엔 처녀든 아니든 상관없느니라.]
아니 이상한 지식 피로하지 마시구요. 지금 필사적으로 수습하는 거 안보이십니까? 네? 제발 가만히 좀 계시면....
“어...?”
“어, 언니? 가슴이...”
가슴 끝자락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축축함에 나는 끔찍한 예감을 느끼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아...”
[나오지 않으면 나오게 하면 되는 법이니라.]
검은색 티셔츠 위로 하얀 자국이 점점 번지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당혹스러운 상황에 나와 유라는 망연한 눈길로 모유가 흘러나오는 가슴을 쳐다보았다.
“유, 유진아? 너...”
세연이도 정말 타이밍 좋게 나타난 모양이었다. 나는 시선을 가슴 끝에 고정한 채 눈을 돌리지 못했다. 다른 사람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으니까. 옷을 적시고 뚝뚝 떨어지는 하얀색 물방울을 보며, 나는 필사적으로 여신을 불렀다.
모리안! 모리아아아아안!
[...그대는 여성성이라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느니라.]
지금 장난해요?! 여성성이랑 젖나오는 거랑 도대체 무슨 상관인데! 이거 그냥 심술부리는 거지? 그런 거지?
최근에 고기가 안 땡겨서 비빔밥 자주 해먹었다고 지금 복수하는 거지? 이런 졸렬한 여신을 봤나!
내가 평소에 비건 마냥 고기를 아예 안 먹는 것도 아니고 그냥 며칠 동안 비빔밥을 해먹었을 뿐인데 그거 가지고 이런 장난을 쳐?
“앗!”
세연아 넌 또 뭐하는 건데! 내 가슴을 움켜쥔 세연이가 내 가슴을 아래쪽에서부터 손으로 받쳐 감쌌다. 그리고는 슬쩍 가슴을 쥐어 압박하니,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내 가슴에서 모유가 분출되어 유라와 에포나의 얼굴에 튀었다.
진짜 어디 목매달 곳 없나. 이게 도대체 무슨 수치 플레이야. 쩡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하루 아침에 가슴에서 젖이 나오다니 내가 무슨 젖소도 아니고...
“...달아.”
유라야. 맛 품평은 하지 말아줘...
“주인님! 나 더 마셔도 돼?”
죽고 싶다...
“유진아...어떤 놈이야? 어떤 새끼 애야?”
“그냥 다 닥쳐...”
혼자 있고 싶으니 다 꺼져주세요.
“아, 으...”
“와...”
조심스러우면서도 부드럽게 내 가슴을 뒤에서 주무르는 손길은 나 혼자 만질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세연이의 차가운 손이 내 가슴 밑에서부터 조심스럽게 만지니 유두에서 하얀 액체가 뚝뚝 떨어지며 투병한 플라스틱 병의 바닥을 메웠다.
“세연아, 조금만 더 살살...”
“아, 알았어...”
도대체 내가 젖소도 아니고 어디서 그렇게 많은 모유가 저장되어 있었는지, 1리터짜리 플라스틱 병을 꽉꽉 채우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거실이 우유냄새로 가득했다. 유라는 얼굴을 붉히며 내 얼굴과 가슴을 번갈아 쳐다보았고, 에포나는 순수한 눈빛으로 내 가슴을 신기한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어떡해...?”
아직도 첨단에 맺히는 모유를 보니 미칠 것 같았다.
여신님. 여신님이 좋아하는 고기 실컷 먹을 테니까 모유 나오는 거 멈춰주시면 안될까요?
[흠...내일 아침이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루 동안 이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요? 네?
[내가 심술을 부린 것이 아니라, 그대의 몸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 이느니라. 단지 그 부작용을 모유가 나오게 하는 걸로 유도했을 뿐...]
결국 원인은 여신님 맞잖아!
[하루동안 대머리가 되는 것과 하루동안 모유가 나오는 것 중에선 후자가 낫지 않느냐?]
선택지가 너무 끔찍한데...차라리 대머리가 낫지 않을까. 하루만 버티면 되는 거니까...
“유진아?”
“왜, 왜 그래?”
“괜찮아?”
“아니. 하나도.”
꿈이었으면 좋겠어. 이런 현실 나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나는 유라가 가져온 새로운 병에 가슴을 끌어 모았다. 유두끼리 맞닿으며 유두에서 새어나오는 액체가 한 줄기를 이루며 병을 채우기 시작했다.
한동안 우유는 못 마실 것 같다.
“주인님, 나 마셔도 돼?”
“알아서 해...”
잠시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핥짝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귀를 틀어막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자, 가슴에서 느껴지는 찌릿한 감각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익숙해진 탓인지, 더 이상 신음소리가 나오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신음소리를 또 내면 정말 죽고 싶을 테니까.
“으...”
“언니...같이 자면 안 돼?”
“...마음대로 해.”
오늘따라 자꾸 들러붙는 유라를 떼어낼 기운도 없어 나는 베개를 안고 있는 유라가 누울 수 있도록 벽 쪽에 자리를 만들었다. 유라는 침대를 타고 기어 올라와 내 옆에 누웠다. 유라는 잠시 내 눈치를 보는 듯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가슴은 괜찮아요? 그, 엄청 많이 짰는데...”
“말도 마. 내 몸에 있는 수분이 잔뜩 빠져나간 느낌이야. 도대체 내 몸에 그렇게 많은 모유가 나올 수 있는 건데...”
결국 모유가 그나마 멈출 기미가 보인 건 무려 4리터 가까이 되는 양을 뽑아내고 만 다음이었다. 진짜 젖소 그 자체였다.
“그렇구나...”
“아직도 가슴이 욱씬거려...”
가슴이 흔들릴 때마다 욱씬거려 오늘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저녁도 배달로 해결했고.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네. 빨리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어...
“그, 언니.”
“...왜?”
“호, 혹시, 조금만 빨아 봐도 되나요?”
“뭐?”
“그, 뭐랄까, 언니 우유 냄새를 맡으니까 엄마가 생각나서...생각해보니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어서요...아기 때도 분유로 키웠다고 했었고요....”
지리멸렬한 변명이었지만, 그래도 대충 왜 그러는지는 알겠다. 한번 먹어보고 싶은 거구나? 짜낸건 에포나가 다 마셔버려서 한입도 못 대봤으니까...호기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나는 입고 입던 티셔츠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브래지어 잠금장치를 풀고 오른쪽 가슴을 노출시켰다.
“읏...”
“와...”
요즘 들어 서늘해진 바람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자 찌릿한 감각이 온몸에 퍼졌다. 나는 시선을 돌려 유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유라는 내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한 듯, 내 핑크빛 유두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유라는 아주 조금씩 내 가슴에 얼굴을 들이밀며 들러붙기 시작했다. 나는 유라가 내 가슴을 빨기 쉽도록 자세를 조정했다. 이윽고 유라의 혀가 내 유두에 닿았다. 혀가 내 유두를 핥는 느낌과 함께 온몸에 전기가 달리는 것처럼 짜릿한 감각이 전신에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흘렸다.
“앗...”
“여, 역시 그만둘까요?”
“아, 아니야. 괜찮으니까 계속해...”
내 신음소리가 마음에 걸린 건지, 유라의 혀놀림이 둔해진 게 느껴졌다. 나는 유라가 안심하고 내 모유를 마실 수 있도록, 유라의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며 몸을 붙였다. 유라의 볼과 내 가슴이 맞닿자 유라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지만, 나는 유라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머리를 쓰다듬었다.
애도 어려서 그런지 머릿결이 부드럽네...
유라도 이제 좀 익숙해 진건지, 조심스럽게 내 유두를 입안에 집어넣고 빨기 시작했다. 느낌이 좀...이상해. 끝이 좀 아릿한데, 축축하고 끈적한 느낌이 유두에 휘감기니 묘한 느낌이었다. 생각보다...기분이 좋았다. 야동에서 배우들이 가슴을 애무할 때마다 신음소리를 흘리던 게 연기가 아니었던 걸까.
“달아요...”
“...그래?”
유라는 정말 아기처럼, 정신없이 내 가슴을 빨았다. 그 모습이 어쩐지 귀여워서,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눈치 챘다. 밤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있어서는 안 될, 이 기묘한 상황에 취해있기 때문일까.
나는 눈을 감았다.
더욱 선명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내 의식은 점점 흐려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