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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69화 (6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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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는 내심 욕심이라는 놈과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고 지금은 성호의 이성이 승리를 하게 되었다.

    화 대인은 성호가 놀란 눈빛을 하더니 갑자기 눈을 감고 있자 이상하다는 눈을 하며 보고 있었는데 성호가 눈을 뜨자 그 눈빛을 보고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어떻게 저렇게 욕심이 없는 맑은 눈빛을 하고 있을 수가 있을까?’

    자신이 한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이 눈 속에 탐욕의 빛을 감추지 못하는데 성호는 전혀 그런 눈빛이 아니었기 때문에 화 대인은 그런 성호가 정말 놀랍게 느껴졌다.

    사람이 욕심을 버린다고 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나 이런 기회를 가지게 되었을 때 기회를 차버리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한 화 대인이었기에 지금 보이는 성호의 모습은 그런 화 대인의 가슴속까지 새겨지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화 대인과는 다르게 성호도 지금 한숨을 쉬고 있었다.

    ‘다행이다. 나에게 그런 욕망이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된 것만 해도 오늘은 소득이 있었으니 더욱 수련을 해야겠다. 마음에 욕심이 생기면 아마도 나는 어떻게 변하게 될지 나도 모르니 말이다.’

    성호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며 앞으로는 마음의 수련을 더욱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욕망의 그늘에 있어도 자신만은 그런 욕망에 빠져 살고 싶지는 않아서였다.

    성호의 이런 결심이 자신의 장래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지금은 모르고 있었다.

    “대인 그렇게 대단한 분이라면 아마도 적이 많겠군요?”

    “그거야 내가 어찌 알겠소.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적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라오.”

    화 대인도 그런 사정을 알고 있기에 하는 소리였다.

    이 때 사우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신의님 약재는 지금 준비를 하고 있으니 두 시간 정도면 모든 약재가 준비가 될 겁니다.”

    사우는 성호를 보며 정중하게 말을 하였다.

    “그러면 약재가 준비 되면 저에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남이 하는 것 보다는 제가 직접 약을 달여야 하니 말입니다.”

    “아니 신의님 약을 달이는 것은 밑에 있는 사람들이 하면 되니 그동안 편하게 쉬십시오.”

    “물론 그렇게 해도 상관은 없지만 약은 정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약을 달이는 불을 잘 조정해야 약재에 있는 성분을 최대한 살릴 수가 있게 돼서 그런 겁니다. 그러니 남에게 맞기시지 마시고 저에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성호의 말에 사우는 놀라기도 했지만 환자를 대하는 성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저런 사람이라면 절대 환자들이 거부를 하지 못할 것이다. 저런 신념을 가지고 있으니 저런 실력을 가질 수가 있겠지만 말이다.’

    사우는 성호의 마음가짐에 대단히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신의님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알겠습니다. 준비가 되는대로 바로 연락을 하겠습니다.”

    “예, 곤란하게 하였다면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곤란한 일은 없으니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사우는 그렇게 말을 하고 화 대인을 보았다.

    아마도 화 대인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눈치 백단의 화 대인이 그런 눈치를 모른다면 말이 되지 않았다.

    “김 선생 나는 저분과 잠시 대화를 나누어야 하니 그만 일어서야 할 것 같소.”

    성호도 눈치는 있기에 지금 화 대인이 상당히 불편해 한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야 아는 사람이 화 대인 밖에 없어 그렇지만 자신만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라면 치료를 마치고 대인의 집으로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알겠소 그러면 김 선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소.“

    화 대인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사우와 함께 방을 나갔다.

    성호는 방에 혼자 있으니 조금은 갑갑함을 느꼈다.

    자신이 있는 곳에는 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혼자 남아 있으니 심심하네.”

    성호가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자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

    “들어오세요.”

    자신의 방은 아니지만 노크를 하니 예의상 대답을 해주었다.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아주 어여쁜 여자였다.

    “신의님 필요하신 것이 있으신지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혼자 있으면 무료할 것 같아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주라고 한 모양이었다.

    성호는 안 그래도 심심해하고 있었기에 바로 대답을 해주었다.

    “혹시 책 같은 것이 있습니까? 고서적이라면 더욱 좋고요.”

    “고서적이라면 가지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분야를 좋아 하시는지요.”

    “분야라? 나는 그냥 의학서적이었으면 합니다. 만약에 의학서적이 없으면 다른 것이라도 좋고요.”

    “알겠습니다. 찾아보고 바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신의님.”

    여자는 대답을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가게 되었다.

    마치 고대의 황실에 있는 시녀들처럼 행동을 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는 성호였다.

    “이 집은 정말 알수 없는 것들이 많은 모양이네.”

    성호는 그렇게 중얼 거리며 책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시간 정도면 약재가 온다고 하였으니 그 안에 볼거리가 있다면 그리 심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재가 오는 동안 책은 오지 않았고 성호는 혼자 멍만 때리고 있게 되었다.

    “책을 가져다 준다고 하고는 오지ㅏ도 않네. 고대 서적 중에 한의사에 관한 책을 따로 찾으려고 하니 시간이 걸려 그런가?”

    성호가 그러고 있을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똑똑

    “들어오세요.”

    “신의님 지금 약재가 도착을 하였다고 합니다.”

    사우는 문을 열면서 바로 약재의 도착을 알렸다.

    성호는 약재가 도착을 하였다고 하니 오히려 얼굴이 밝아지고 있었다.

    혼자 심심하게 있는 것 보다는 무언가 일을 하는 것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그럼 바로 가지요.”

    “예, 제가 안내를 하겠습니다. 신의님.”

    성호는 사우를 따라 약재가 왔다는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한참을 따라 가니 약냄새가 진동을 하는 곳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여기입니다.”

    사우는 앞에 보이는 곳을 보며 말했다.

    성호가 보기에 여기는 한약냄새가 진동하는 것이 아마도 약탕을 만드는 곳으로 보였다.

    “우선 약재를 먼저 보지요.”

    성호의 말에 사우는 준비된 약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성호는 사우의 안내로 약재를 보게 되었고 자신이 적어준 내용과 틀리지 않게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성호는 약재를 일일이 확인을 하며 검사를 하였는데 이는 약재에 누가 장난을 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되었습니다. 그러면 바로 탕약을 만들기로 하지요.”

    안에는 탕약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성호는 약재를 이용하여 부지런히 움직였고 탕약을 달이기 위해 불도 직접 준비를 하였다.

    한국식으로 탕약을 달이는 것이라 군불을 때는 것도 제법 시간이 걸렸다.

    성호가 탕약을 만드는 모습을 사우는 움직이지도 않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보면서도 성호가 신비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신의님은 정말 신비로운 분이구나, 보통의 의원은 저렇게 하지도 못할 것이니 말이다.’

    사우는 성호가 아직 젊어 체력도 좋다고 해도 긴 시간을 탕약을 만드는 것에 신경을 집중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었다.

    성호는 탕약을 만드는 동안 다른 곳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로지 탕약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기에 주변에서 보기에도 아주 경건함을 느낄 정도였다.

    “휴우, 이제 거의 끝났네.”

    성호는 탕약을 다 준비를 하고는 허리를 폈다.

    장시간 앉아 있으니 몸이 찌부둥해졌기 때문이다.

    “신의님 이제 마치셨습니까?”

    사하는 성호가 허리를 피자 이제 말을 하였다.

    “예, 이제 끝이 났네요. 약만 따르면 되니 대접을 준비해 주세요. 반드시 사기로 만든 것으로 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신의님.”

    사우는 사기로 만든 대접을 가지러 가기 위해 움직였다.

    다른 의원이었으면 아마도 사우는 다른 이에게 지시를 내렸겠지만 성호의 지시라 자신이 직접 움직이고 있었다.

    그만큼 성호는 남들이 보기에도 존경을 받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탕약 하나를 만드는 것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여 만드는 것을 보니 절로 신뢰가 갔고 그 신뢰는 존경심으로 변해가고 있었기에 사우가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

    사우가 그릇을 가지고 오자 성호는 바로 탕약을 따랐다.

    “여기 남은 것은 보관하고 있다가 저녁에 드실 수 있게 해주시면 됩니다. 탕약은 하루에 한번만 달일 것이고 아침과 저녁에 드시게 하고 삼일간은 그렇게 해야 체력을 조금 회복할 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사우는 체력을 회복한다는 말에 눈빛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여기에 온 의원들과 의사들 중에 이렇게 확실하게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솔직히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지금은 확실하게 낳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확신을 줄수 있는 의사가 얼마나 되겠는가?

    사우는 자신이 그런 확신을 가지게 되니 성호를 존경의 눈빛을 하며 보게 되었다.

    “신의님의 지시대로 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우는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남아 있는 탕약을 따로 보관을 시키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사우를 보고 준비된 탕약을 가지고 환자가 있는 방으로 갔다.

    아마도 환자가 있는 방에 자유롭게 출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성호가 유일하겠지만 말이다.

    성호는 탕약을 들고 가서 환자의 입에 숟가락을 이용하여 먹이기 시작했다.

    환자가 흘릴 것을 염두에 두고 상체를 살짝 들어 자신의 몸에 기대게 하여 약물이 흘리지 않게 하며 천천히 탕약을 먹이고 있었다.

    “이거 흘리지 마시고 드셔야 합니다. 그래야 체력을 회복하게 되고 체력이 회복이 되어야 치료를 할 수가 있으니 힘드시만 드셔야 합니다.”

    성호는 환자가 비록 혼수상태이기는 하지만 정신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대부분이 환자가 혼수상태면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성호는 반대로 정신은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죽었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말이다.

    성호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대하면서 약물을 먹이고 있는 모습에 사우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저런 분이 현실에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주인님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어서 정신을 차리십시오.’

    사우는 내심 그렇게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성호는 약을 모두 먹이려고 하니 제법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약을 모두 환자에게 복용을 시켰다.

    “다 드셨네요. 아주 잘하셨어요. 저녁에도 잘 드셔야 합니다. 그래야 일어서시지요.”

    성호는 환자를 마치 아기처럼 부드럽게 대했다.

    약을 먹이고 나서는 입술을 수건을 닦아주며 환자를 다시 눕게 하고는 다시 환자의 맥을 잡는 성호였다.

    자신의 내기에는 일반적인 무인들의 내기가 아닌 치료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내기로 살피기만 해도 환자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성호는 천천히 내기로 상태를 살펴보았다.

    ‘음, 치료의 힘이 독을 어느 정도 견제를 하고 있는 것 같네. 이 정도면 탕약만 잘 복용하면 삼일 후에는 바로 치료를 할 수 있겠다.’

    성호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성호가 나오자 사우는 그런 성호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참고 있었다.

    사우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지금의 상태에 대해 바로 듣고 싶었지만 아직은 체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체력이 회복이 되고 나면 그 때 묻기로 하고 참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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