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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해머-42화 (42/500)

42화. 그리엄

파아아아아앙!

허공을 강타한 워해머.

그 안에 실린 위험한 힘이 공기를 터트리며 주변에 일순간 돌풍을 일으켰다.

“오!”

“역시!”

일주일 전 타이니가 드렉슬러와 벌인 대결은 블루윙 기사들에게도 화제가 되었던바. 그가 수련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주변의 기사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의 얼굴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역시, 이게 아니야.”

제대로 된 손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련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스탬프를 휘둘러 본 일주일 전 경험이 아직 몸에 남아 있는 탓에, 연습용 워해머로는 만족하기 어려운 탓이었다.

‘오늘은 이만해야겠군.’

가볍게 혀를 찬 그가 차분히 연습용 워해머를 내려놓을 때였다.

짝짝짝.

뒤쪽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 왔다.

기사들의 박수와는 사뭇 다른 느낌에 타이니가 멈칫하는데.

“공녀님을 뵙습니다!”

이어진 기사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그의 고개가 자연스레 돌아갔다.

그러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컹!”

자신을 버린(?) 주인을 보며 눈을 치켜뜨고 사납게 짖는 월랑과 빨간 머리의 호위 기사 비비안.

그리고 월랑을 안고 선 성년식의 주인공, 공녀 클로이였다.

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어야 할 그녀가 어째서인지 연무장에 나타난 것이다.

‘……어떻게 된 겁니까?’

‘나도 말렸지만, 어쩔 수 없었어…….’

비비안과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던 타이니는 이내 한숨을 쉬며 클로이를 바라보았다.

“열심히 수련 중이라더니, 멋진데?”

“……여기까진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왜? 난 여기 오면 안 돼?”

서운한 표정을 짓는 클로이를 보며 타이니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 누나가 계속 찾아가? 동생이 찾아와야지!

그 생떼에 못 이겨, 어제도 찾아가서 꽤 오래 수다를 떨어 줬는데…… 역시 심란한 것이겠지.

“……안 되는 건 아니지만요. 성년식 준비는 잘 되어 가십니까?”

“그럼! 주변이 시끌시끌하니 궁금해져서 나온 거야. 그런 김에 네가 생각나서 이리 온 거고.”

“공녀님의 성년식을 축하하는 사절들이 많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처럼 따로 얘기를 나누는 것은 예법에도 어긋날 텐데요?”

“……어, 그래도 방 안에만 있기는 답답하니까.”

“월이랑 잘 놀고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이때다 싶어 끼어든 비비안의 말에 월랑도 호응했다.

“컹!”

나랑 있는 게 재미없었냐는 듯 고개를 뒤로 젖히고 째려보는 월랑의 모습에 클로이는 황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 아니! 월, 그래도 네가 있어서 좀 덜 지루했어. 진짜야.”

“키힝.”

“……진짠데.”

삐진 표정의 월랑을 보며 클로이는 당황했지만, 타이니는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었다.

‘그렇게 싫어하더니, 그새 적응했냐?’

그가 월랑을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는데.

“그 타란에 대한 이야기 좀 더 해 줘. 도시 연합 이야기가 진짜 재미있었어. 특히 그 무법 도시가…….”

눈을 반짝이며 얘기하는 클로이의 모습에 주위의 모든 시선이 타이니에게 꽂혀 들었다.

“그, 그게 저도 다 들은 이야기라서…….”

“네가 이야기를 잘해서 그런가, 직접 겪은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진단 말이야. 그러니까 더 해 줘!”

……그야 직접 겪은 얘기가 맞으니까.

타이니는 그저 어색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옆에서 들려오는 기사들의 대화도 영 찜찜했다.

“……공녀님과 저리 친해?”

“저택에 머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린애라 그런가?”

“하긴, 공녀님이 귀여운 거 좋아하시지.”

‘귀, 귀엽다니…….’

입가에 경련이 일어날 것 같았다.

전생에는 에리나 누나한테서만 들었던 말이, 요새 너무 자주 들리고 있었다.

영혼은 엄연한 30대 남자인 그로서는, 정말이지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왜, 싫어?”

타이니의 대답이 늦어지자, 클로이의 커다란 눈에 다시 서운한 빛이 스치는 듯했다.

그에 타이니가 뒤늦게나마 답을 하려던 순간.

“오오! 소문으로만 듣던 발렌티아의 천사. 정말 천사같이 아름다운 외모십니다!!”

갑자기 엉뚱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뭐지, 저놈은?’

타이니의 검은 눈동자에, 푸른 머리와 붉은 눈의 대비가 인상적인 외모의 사내가 비쳤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본인 티브론 폰 로히터가 평생 본 여인 중 가장 아름다우십니다.”

정중하게 한쪽 무릎을 꿇으며 기사처럼 예를 표하는 청년.

과하게 화려한 정장을 입은 그 모습이 광대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클로이는 그를 우습게 볼 수 없었다.

다름 아닌 그의 성 때문에.

가뜩이나 바로 조금 전에 아버지께 당부의 말을 듣고 온 참이었다.

- 로히터 가문의 망나니가 사절로 왔다. 녀석도 뇌가 있다면 알아서 자중할 것이나, 혹시 모르니 가능하면 상대하지 말거라.

청년 뒤에 말없이 서 있는 기사의 갑옷에 새겨진 문장은 새빨간 장미.

로히터 공작가의 문장이 맞았다.

“로히터……라고요?”

“그렇습니다. 발렌티아와 대를 이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명문, 로히터 공작가의 삼남이 바로 이 몸, 티브론 폰 로히터입니다.”

스스로를 본인, 이 몸 같은 말로 칭하는 꼴을 보니 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지만, 로히터라면 무시할 수가 없었다.

말이 선의의 경쟁이지, 사실상 대립하고 있는 정적의 가문이었으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티브론 공자. 죄송합니다만, 다음 기회에 다시 대화를 나누실 수 있을까요? 성년식 전에는 손님을 맞이하지 않는 것이 예법이라……. 죄송합니다.”

트집이 잡히지 않을 선에서 정중히 선을 그었는데.

“굳이 고리타분한 예법을 지킬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선남선녀가 만났는데, 오붓하게 대화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지 않습니까? 마침 제게 가문에서 가져온 좋은 술이 있습니다.”

이어진 말에는 순간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뭐지? 미친놈인가?’

정해진 예법을 무시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성년식까지 아직 일주일이 남은 지금, 클로이는 엄연한 미성년자다.

그런데, 술이라니?

심지어 곧 약혼자 발표가 있을 여자한테?

상식에 어긋나도 너무 어긋나는 그 말에, 일순간 정신이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그 순간.

“물러서십시오, 티브론 공자. 공녀님께서는 성년식까지 손님을 맞이하지 않으십니다.”

비비안이 적절하게 끼어들어 주었다.

그런데, 미친놈의 반응은 그녀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기사? 그것도 계집? 하, 얌전히 시집이나 가서 애나 낳을 것이지. 어디서 감히 여자가 내 말에 끼어들어!?”

능력이 있으면 여자도 중용하는 능력 중심 인사 정책이 실행된 지가 벌써 이백 년이다.

그 세월을 통으로 역행하는 듯한 어처구니없는 말에, 듣고 있던 모두가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로히터 가문의 망나니가 왔으니 주의하라더니…….’

그나마 가장 빨리 정신을 차린 것은 그 미친놈의 코앞에 서 있던 비비안이었다.

“……물러서지 않으시면 억지로 물러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자.”

“하, 이것 봐라? 어처구니가 없네? 그리엄, 보고만 있을 거야?”

“……아닙니다, 공자.”

무표정하게 가만히 서 있던 로히터의 기사가 그 말에 검을 빼 들고 나섰다.

챙.

“물러서라, 여기사. 귀족 자제분들의 대화다.”

“……경, 지금 이 사태가 상식을 벗어났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 않으십니까?”

“기사는 군주의 명을 받들 뿐이다.”

그 주인에 그 기사란 건가.

‘이놈도 미친놈인가?’

클로이도, 비비안도 당혹스러운 눈으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주변의 기사들 역시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변을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 웬만하면 상대하지 마라.

그들 역시 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모호한 태도를 취하자, 티브론이 느끼하게 웃으며 클로이를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왔다.

“굳이 분란을 만드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공녀님? 저와 그냥 담소나 나누시면 될 일입니다. 가볍게 한잔하면서요.”

티브론의 선을 넘는 언행은 점점 더 뻔뻔해졌고.

“혹시 압니까? 제가 공녀님의 평생의 연분이 될지?”

개소리와 함께 찡긋 윙크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클로이와 비비안은 대놓고 질색하는 표정을 지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아 냈다.

그러나 그 순간, 이 티브론 공자가 상식이 통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그곳에 있는 모두가 눈치챌 수 있었다.

로히터의 삼남은 단순한 망나니가 아니었다.

- 그냥 똥이다.

멀리서 보면 냄새만 나지만, 가까이하면 자신도 더러워질 뿐인 똥.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와중에 검은 머리 소년만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웃어?’

그가 주시한 건 티브론 어쩌고라는 얼간이가 아니었다.

그놈의 뒤에서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로히터의 기사.

비록 그 미소는 한순간에 사라졌지만, 그것을 목격한 타이니로선 찜찜할 따름이었다.

자신이 모시는 공자가 헛소리를 지껄여 대는 것을 말리지 못할 수는 있겠지만, 곤란한 표정을 짓기는커녕 웃는다?

이놈도 제 주인처럼 미친놈인 걸까? 아니면…….

‘이 상황을 바라고 있었던 걸까.’

기사를 바라보는 타이니의 눈이 가늘어지던 그때.

“잠깐만 대화를 나눠 주시지요, 공녀님. 저희 공자님께서 공녀님을 사모하며 남몰래 속앓이하신 지 수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다 비로소 뵙게 된 것이니, 그 순정이 다소 실례처럼 보이더라도 조금만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 기사라는 놈이 클로이를 향해 제법 입에 발린 말을 꺼내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

주인과는 달리 정돈된 말, 마치 사전에 준비해 두기라도 한 것처럼 매끄러운 대사였다.

‘놈이 사고를 치게 만들어서, 어떻게든 클로이와 엮을 셈인 거야.’

물론 그 역시 응할 가치가 없는 헛소리일 뿐이었지만, 그 헛소리를 단숨에 쳐 내지 못하고 당혹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는 클로이를 보니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억지를 쓰는데도 대놓고 제지하지 않는다라…….’

타이니가 주변 기사들의 반응을 살피며 상황을 파악해 보려는데.

“그렇습니다. 제가 수년 전부터 발렌티아의 천사에 대한 소문을 듣고 공녀님을 사모해 왔습니다. 부디 대화할 기회를 주시지요.”

느끼한 놈의 헛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공작령 부근에도 최근에나 퍼지기 시작한 소문을 수년 전에 들었다니? 그 허접한 거짓말에 놈의 기사조차 인상을 찡그리는 게 보였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관례를 지키고 싶습니다.”

자신의 영지 내인데도 과한 무례를 문제 삼지 않고 선만 그으려는 클로이의 한마디와.

“그러지 말고 한 번만 대화를 나눠 보자니까요? 네!? 아니, 내가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나오는데!”

저자세가 뭔지 모르는 듯한 얼간이의 헛소리까지.

가만히 듣고 있자니 짜증이 솟구쳤다.

“공녀님, 뒤로 물러서시지요.”

비비안을 비롯한 주변의 기사들도 이제는 하나둘씩 칼자루를 쥐기 시작했다.

“윗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기사들이 끼어들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나 내내 헛소리를 지껄이던 놈의 기사는 그 모습을 보며 흐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놈이 바라던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밥값을 해야겠네.’

전생에는 홀로 세상을 떠돌며 한정된 정보와 부족한 머리로 온갖 삽질을 하다가 어처구니없는 함정에 빠지기도 했다.

그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음모를 꾸미는 적을 상대하는 유용한 방법 한 가지를 배웠다.

‘상대가 원하는 것과 반대로 해 버리기.’

놈이 발렌티아, 혹은 클로이와 사건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럼 공식적으로는 공작가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깽판을 치면 그만이다.

‘마침 무기도 놨겠다…….’

타이니는 남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볼에 바람을 넣어 한껏 부풀렸다.

그리고 대치하고 있는 기사들 사이에 끼어들어 시선을 끌었다.

“누나아, 이 아저씨들은 누구야?”

앞에 선 비비안의 옷을 잡아당기며 최대한 ‘귀엽게’ 물어보는 타이니.

그에 비비안의 뒷모습이 순간 부르르 떨렸다.

경악에 찬 표정의 붉은 머리 여기사가, 키가 허리춤에 간신히 닿는 꼬마를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누, 누나?”

타이니는 그 반응에 더욱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웅!”

“우……웅?”

비비안의 표정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지만, 개의치 않았다.

꼴 보기 싫은 놈을 엿 먹이기 위한 연기는 언제나 즐거울 뿐이니까.

다행히 그 속셈을 파악했는지, 비비안이 다급히 고개를 숙여 그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댔다.

그래, 그 정도 눈치도 없으면 블레이더가 아니지.

“야, 너 미쳤어? 왜 이러는 거야, 갑자기!”

……뭐, 마나를 눈치로 쌓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타이니는 개의치 않았다.

“아? 아! 이상한 아저씨들이라구?”

“……어?”

놀란 연기와 함께 지껄인 말에 비비안의 표정이 다시금 멍해지고, 주위의 모든 사람이 타이니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상황을 파악한 사람은 파악한 사람대로,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대로.

다행히 그중에서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것은 ‘똥’이었다.

“뭐냐, 이 재수 없는 꼬마는? 검은 머리라니……. 공녀님, 이런 부정 타는 걸 가까이하시면 곤란합니다. 앞으로 우리 관계를 위해서도 말입니다.”

무려 ‘우리 관계’란다.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동시에 일그러지는 말이었지만, 정작 발언의 당사자는 주위의 반응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했다.

“그리엄, 이 꼬마부터 치우도록 해! 그사이 나는 공녀님과 오붓하게 한잔할 테니. 거기, 기사 흉내 내는 계집도 비키고!”

똥은 태연하게 그리엄과 비비안에게 손짓했다.

그 말에 비비안이 격분하기 전에, 그리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린아이를 말씀입니까?”

“그래, 당장 치워! 눈에 거슬리잖아!”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놈들이나 쓰는 화법.

그 말에 검은 머리 소년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굳어졌다는 것을 티브론은 인식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순간.

“쓰레기 치우는 건 내 전문이다, 새끼야.”

나이답지 않게 살벌한 말과 함께 폴짝 뛰어오른 소년의 손바닥이 티브론의 뺨을 후려쳤다.

쩌어어억!

“꺼, 꺼흑.”

찰진 비명과 함께, 티브론의 목뼈에서 우드득 하는 소리가 났다.

놈의 몸이 그대로 두 바퀴나 돌아갔을 정도로 강렬한 타격.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에 모두가 얼어붙을 때.

‘이, 이게, 뭐……?’

얼굴 반쪽의 감각이 마비되는 듯한 충격 속에서 티브론의 의식이 급속도로 흐려져 갔다.

자연스레 감기는 그의 눈꺼풀 사이로 보인 것은.

“네, 네 이놈!!!”

갑작스러운 사태에 가장 먼저 반응한 그리엄이 꼬마를 상대로 뒤늦게 칼을 뽑아 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쩌어어어억!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니, 더욱 강렬한 따귀를 맞은 그리엄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그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광경이 티브론에게 깨달음을 선사했다.

이것은…….

‘꿈이구나.’

그래, 이건 개꿈이야…… 하하…….

그제야 쿵 소리를 내며 뒤로 쓰러지는 티브론의 입가에는 안도의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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