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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77화 (77/305)
  • 제77화

    [근접 전투원 침묵. 죽지는 않았습니다. 주군.]

    부아아앙!

    모노 바이크가 바람을 가른다.

    척량이 거대화해서 옆에서 내달렸다. 우리 뒤로는 이상한 사슴벌레 같은 투구를 쓴 헬멧남이 쓰러진 채로 혼절해 있고.

    좋아. 그러면 이제 저 지팡이를 든 마법사만 처리하면 되나?

    [거리는 약 300미터!]

    척량의 서포트를 받으며 곧바로 바이크의 속도를 올리는데 상대가 무언가 스킬을 사용하는 게 아닌가?

    그녀의 지팡이가 마력을 발산하자 모노 바이크로 질주하던 지면이 갑자기 물컹해지며, 진흙과 물이 뒤섞인 땅으로 변해 가는군.

    마법으로 땅이 순두부가 되고 있어.

    [주변을 늪지대로 바꾸고 있습니다! 주군, 저 마법사 실력이 좋은데요?]

    바이크를 버려야 하나, 아니면 출력을 높여야 하나.

    보통이라면 소환 해제를 해야겠지. 하지만… 내가 이렇게 약하게 키우지 않았거든?

    지난번 던전에서 얻은 부산물들이 좀 돼.

    우리 보조원 아저씨들이 같은 등급 마정석이라도 가장 색이 맑고 안정적인 걸로 나한테 먼저 슬쩍 보내주셨거든!

    ‘바이크 출력을 높인다!’

    부아아아앙!

    [엔진 출력이 몹시 안정적입니다. 과연 이번에 얻은 마정석의 질이 좋은데요?]

    그치. 거기다가 언데드 뼛가루를 이용해 타이어도 보강해 놔서 가볍고 단단하지!

    나 혼자만이었다면 절대 이 늪을 빠져나가지 못했을 터.

    이건 모두 인망 덕분 아니겠나.

    이래서 따봉이 답이라고 그렇게 목이 터져라 상태 창이 외친 걸지도 모르겠다.

    바이크가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마법사가 혀를 차더니 곧바로 지팡이를 다시 휘두른다.

    [적이 마법식을 변경합니다!]

    와아, 이거 엿 같군.

    늪의 일부가 촉수처럼 튀어나와 우리를 붙잡으려 들었다.

    척량이야 몸을 줄이고 훌쩍 뛰어오르며 촉수를 회피.

    나는 최고 속력을 내서 촉수 사이를 피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아온 큰 놈은 칼로 쳐내버리고.

    고작 이 정도로 잡을 수 있겠냐?!

    안일하구만!

    그렇게 늪과 촉수를 돌파하자 마법사가 당황한 게 보인다.

    나와 마법사의 거리는 이제 백여 미터!

    탱커도 없이 마법사 혼자서 이만큼 간극이 좁혀졌으니 위기 상황이겠군그래?

    “염력 화살! 염혼염동!”

    하지만 나도 마법 좀 쓸 줄 알거든?

    피피피핑--!

    사정거리가 적용되는 순간, 내 주변에서 염력의 구체가 쏜살같이 쏘아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내 몸 주변에 염혼염동의 힘이 생겨난다.

    “시청자 여러분, 보십시오. 드디어 염혼염동의 진정한 위력을 공개합니다! 음악 틉니다!”

    화려한 염동이 나를 감싸네.

    스킬이 멈추길 기도해.

    [주군, 이거 방송용이시죠?]

    응, 척량아. 녹화는 진즉에 돌렸지.

    이왕 날 죽이려고 하셨으니 전국에 얼굴 좀 팔릴 준비는 하시는 게 좋지 않겠니?

    비록 갓튜브와 연결을 못 해서 생방송은 송출 못 해도 자체 녹화는 잘 돌아가고 있거든~

    마법사는 곧바로 번개를 만들어내 대응했다.

    파지지직!

    뱀처럼 움직이는 번개가 염력 화살을 소멸시킨다!

    그러고는 그대로 나를 화려하게 덮쳤다.

    그러나, 염혼염동의 힘으로 둘러진 막이 그것을 쳐내며 바이크는 달려간다.

    자, 이제 간다.

    갓튜브를 뛰어. 모두가 인정해.

    내 몸의 가치.

    허나 자만하지 않지-!

    [주군, 그 노래 방송에서 그대로 내보내시면 안 됩니다.]

    척량이 식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마법사의 당황한 얼굴이 코앞으로 보였다. 그대로 모노 바이크로 마법사를 들이받아 버렸다.

    콰과과광!

    “커헉!”

    비명과 함께 날아오르는 마법사를 척량이 물어서 캐치했다.

    의식을 잃었는지 그대로 추욱 늘어지는 게 보였다.

    [주군, 이자 역시 정신을 잃었습니다만, 마법사다 보니 방치하면 사망할 것 같습니다.]

    “실프의 치료.”

    빛나는 요정들이 나타나 정신 잃은 마법사를 치료한다.

    떠나간 그대의 스킬 떠올리네-

    나 쓰러질 때까지 널 위해 힐을 해~

    [주군. 제발……. 제발 하지 마십시오. 따봉 벌고 싶으신 거 맞으시죠? 그 노래는 이제 그만. 그만!]

    But I'm not gonna cry yeah~

    * * *

    ‘Mother f…….’

    레이나 휴이.

    홀로 남은 마법사는 충격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며 상대를 바라보았다.

    작은 정부와 자본주의와 총기의 자유까지 합쳐진 인세의 지옥, 할렘가에서 날고 기는 미친놈들 많이 봤지만 이런 새끼는 또 처음이다.

    원래 이 바닥 할로윈이라는 게 조커 및 O징어게임 분장은 금지여도 총기 소유는 자유 아닌가.

    대마를 합법으로 팔고, 이제는 코카인도 합법화해야 하지 않느냐는 제약 회사의 논리와 기왕 합법화하는 김에 총도 규제를 낮춰서 한번 방아쇠를 당기면 30발 정도 시원하게 나가게 하자는 군수업체의 논리.

    그리고 주님께서는 피임을 싫어하시니 각종 피임 기구를 규제해야 한다는 원리주의자들이 합쳐져 할렘가에는 지옥이 펼쳐졌다.

    그리고 다행인 건지 불행인 건지, 링컨의 가호 아래 백인 놈도 흑인 놈도 황인 놈도 히스패닉 놈들도 다 같이 오순도순 모여서 갱단들이 우후죽순처럼 창설되었는데.

    의외로 이 상황에 잘 적응하는 건 히스패닉계들로, 레이나는 남아메리카에서 올라온 부모님들의 이런저런 노하우를 물려받아 미친놈들을 나름대로 꽤 봐 왔다고 자부해 왔다.

    그런 레이나에게 있어 눈앞의 미친놈은…….

    ‘……설마 우리까지 방송 콘텐츠로 써먹으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거냐?’

    ……그랬다.

    화려한 동작, 실용적이지 않은 제스처.

    심지어 재빠르게 머리카락도 한번 쓸어서 이목구비를 정리했다.

    레벨이 20이나 높은 자신들을 밥으로 여길 리는 없고, 미친 게 아니고서야……?

    그녀가 지팡이를 들고 스킬을 발동했다.

    “메모라이즈 스펠 프리거! 스웜프 필드! 스웜프 텐타클!”

    메모라이즈.

    스킬 북으로 팔리면 사백만 달러.

    한화로 치면 40~50억을 호가하는 스킬을 그녀는 순전히 운발로 얻어 여기까지 왔다.

    그야말로 마법사의 비장의 무기!

    발동하기 위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마법들을 메모라이즈로 저장해 한꺼번에 방출한다!

    거기에 그 마법들은 놈의 특기인 바이크를 차단할 마법들!

    질주하는 바이크 앞 지면이 늪지대로 변모, 그 늪의 성분으로 이루어진 촉수까지 더해지니 바이크는 맥을 못 추는 게 정상.

    “하하하!”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제 이 코리안 사무라이에게 공격 마법을 계속 퍼부으면 이쪽의 승리!

    ‘오……?’

    이놈은 기다렸다는 듯 촉수를 회피해서 질주해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주변에서 빛나는 구체가 생겨나더니 재빠르게 쏘아져 날아오는 게 아닌가?!

    ‘어째서 바이크가 늪 위를 달리는 거냐? 거기다 회피 기동까지 한다고?’

    아니, 무슨 놈의 바이크가 수륙양용이 다 된단 말인가?

    허나, 괜찮다. 그 정도는!

    ‘정보대로 염력 화살을 쓰는군! 그렇다면!’

    경악한 마법사는 발동 시간이 가장 빠른 주문을 꺼내어 들었다.

    “라이트닝 스네이크!”

    지팡이 끝내서 번개가 쏟아져 뱀처럼 튀어나갔다. 순식간에 염력 화살을 막아내고, 그대로 상대를 공격.

    그러나 순간 마법사는 보았다.

    상대 엄지척이 하늘을 향해 멘트를 날리고 엄지를 척 드는 것을.

    그것은 누가 봐도 방송용 제스처였다.

    동시에 상대의 몸에 닿기 전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서 그대로 막혀 버린다.

    그사이, 이미 상대는 코앞까지 질주해 온 상태.

    ‘막을 수 없…….’

    그리고 그대로 마법사는 바이크에 치여서 하늘을 날았다.

    * * *

    -신들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총 네 번의 따봉이 나타났다.

    와……. 스킬 때문에 채널도 못 열고 있었는데 어떻게 와서 본 거야?

    신이니까 가능한 건가?

    [즐겨찾기 기능이라도 있는 거 아닐까요? 주군.]

    ……내가 인간을 뛰어넘게 되면 그쪽 세상에 대해 알게 되려나.

    지금으로서는 얘들이 어떤 생태로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따봉을 받았으니 퍼포먼스를 해야 한다는 것.

    거기에 저번에 얻은 타이틀 덕분에 따봉도 100이나 더 먹게 되다니!

    이거야말로 공짜 따봉!

    “감사의 마음을 담아 크게 퍼포합니다. 척량!”

    [네…….]

    척량이 내 어깨에 올라왔다. 나는 바이크에 올라타고, 척량은 내 머리 위까지 올라간다.

    거기서 우리는 흡사 쿵푸를 하듯 학다리를 했다.

    여기서 척량 역시 쿵푸의 자세를 취하며 힘껏 외친다.

    키캬캬캬캬캭--!

    사막 여우의 울음소리에 갑자기 또다시 알림음이 거세게 울렸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3,300따봉을 받았습니다!

    -3,300따봉을 받았습니다!

    -3,300따봉을 받았습니다!

    와악! 어느 신이 실수로 미친 듯이 연타해버린 모양이다.

    과연 신이고 사람이고 털 친구 앞에서는 이성이 녹는 법.

    [주군… 저는… 여우처럼 보이나 본체는 근육질…….]

    아, 안 들려. 안 들려!

    어쨌든 감사 퍼포먼스도 세게 박아드렸으니, VIP들도 만족했겠지.

    이제 남은 건 쓰러져서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이 둘인가?

    “내가 강한 건가, 얘들이 약한 건가?”

    [외부 정보와 대조해 보았을 때 예측 레벨은 60~70가량. 주군께서 말도 안 되게 강해지신 겁니다. 바이크를 사용하는 각성자는 희귀한 데다가 그것을 계속해서 강화시키는 건 거의 전무후무하니까요.]

    “정비가 누님은 쓰지 않을까?”

    [그분에 대한 정보는 빙산의 일각만 밝혀졌으니,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하긴, 나처럼 인기가 밥 먹여 주는 직업도 아니신데 이렇게 갓튜브에 나와 자기 스킬 정보 자기가 풀어주면서 대놓고 뭔가 하실 리는 없으시지.

    “그나저나 바이크를 운전하는 신체 능력 자체는 무공으로 보정받고 있긴 하다만…… 모노 바이크로 한번 들이받았다고 그냥 훨훨 날아가네.”

    [사람의 내구도는 몬스터보다 약하니까요. 하지만 주군, 탱커들은 다릅니다.]

    한 놈은 탱커 아니야?

    [도끼를 든 쪽은 근접 어태커이지 전문 탱커는 아닌 듯합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한 번에 기절시켰으니 모노 바이크의 능력이 탁월한 건 부정할 수 없을 것이고…….]

    척량의 귀가 파닥였다. 이윽고 생각에 잠기다가 입을 열었다.

    [레벨 80 이상의 헌터들은 많이 다를 겁니다.]

    “레벨 80이라…….”

    그 정도면 나름대로 거물인데. 내 기억으로 세계 최정상급 헌터들의 레벨은 120 이상.

    주 사냥터는 기본이 상급 이상의 던전들.

    [레벨 80 이상인 헌터는 전체 활동 헌터들 중에서 10%. 거기에서 레벨 100이 넘는 이들은 다시 3%뿐입니다.]

    이렇게 보면 10%가 많아 보인다.

    하지만 통계에 속으면 안 된다.

    활동하는 헌터라는 건, 사무직이나 생산직, 또는 던전을 들어가는 행동을 하지 않는 헌터들을 제외한 숫자라는 거.

    그러니까 이렇게 던전에 가서 레벨 업을 하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타’들인 거고.

    죽거나 반신불수가 된 헌터는 이 통계에서 제외되는 거고.

    “흐음, 레벨 80 이상도 습격해 올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지요. 주군. 주군의 성장세는 전 세계를 뒤져 봐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어둠의 리틀 갓튜버들의 질투가 땅을 가르는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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