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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302화 (302/379)

302화

태운은 명운 길드의 길드원들이 훈련하고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다들 잘하고 있네.”

약 500평 규모의 5층으로 이루어진 명운 피트니스 센터.

말이 피트니스 센터지 사실상 헌터들의 스킬과 특성, 전투 기술을 연마하는 훈련장이었다.

수십 명의 트레이너를 고용해 헌터들의 근력과 체력 등을 디테일하게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은퇴한 베테랑 헌터를 고용해 헌터들의 성장 방향과 힘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주고 있다.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태운이 직접 손봐주기도 했다.

명운 길드의 장점은 그것뿐이 아니었다.

던전은 물론 밖에서 훈련하다가 다친 헌터들의 치료 비용과 헌터 개인이 던전 안에서 사용하는 물품까지 모두 지원한다.

그러면서 다른 길드보다 던전 전리품의 정산 비율도 높은 편이다.

이런 디테일한 케어 덕분에 명운 길드에 들어온 사람들은 이전보다 자신이 강해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고 그것은 명운 길드만의 경쟁력이 되어주었다.

‘길드 창설 초기에 길드의 규모를 줄이고 내실에 집중한 보람이 있는 성과지.’그렇게 내실에 충실한 명운 길드는 모든 헌터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길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명운 길드를 인수하려는 수작을 부리기도 했는데 그런 건 태운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이런 위험들을 대비하기 위해 명운 아카데미와 연고를 둔 것이니까.

애초에 헌터 업계 1위의 규모를 가진 기업의 총수인 셀과 친분을 가진 태운의 길드를 인수하려는 시도는 아주 멍청한 짓이었다.

“오셨습니까.”

“네, 수고하십니다.”

태운이 피트니스 센터 안에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태운을 보고 인사했다.

그들 모두 태운이 자신의 특성과 스킬에 대한 조언을 해주길 바라고 있었지만 태운은 그들에게 인사를 한 번 해주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태운도 마냥 시간이 넘쳐나지만은 않았으니까.

“일단… 지하로 가지.”

태운은 엘리베이터의 버튼 위에 있는 지문 인식 패널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귀신이라도 본 듯 놀랐을 것이다.

이 건물에는 지하가 없었으니까.

“뭐… 우리 센터에 엘리베이터 괴담 같은 게 있는 것 같기도 했는데… 상관없겠지.”지하로 한참이나 내려간 끝에 태운의 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태운이 지금까지 수없이 드나들며 훈련했던 그 지하 훈련장이었다.

“어? 왔냐?”

“지금 시간에 온 거 보면 자하르 박사님이랑 하는 연구는 끝났나 보네?”“네, 오늘부터 칠죄신교 일에 더 신경을 쓰려구요.”그곳에서는 구찬영과 공전하, 이설아, 조강현이 1 대 3으로 대련을 하고 있었다.

“이야… 근데 벌써 1 대 3으로 대련을 한다고?”“하… 말도 마라. 이렇게 안 하면 상대도 안 되더라….”공전하의 한숨 섞인 말에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공전하, 이설아, 조강현도 실력이 크게 성장해 헌터 협회 내부에서 A급 헌터로 승급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1 대 3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하긴… 구찬영은 내가 봐도 대단한 놈이긴 해.’구찬영은 인충회 사건 이후 강해져 A급 헌터에 오른 뒤 마나 컨트롤 능력과 무기술 실력을 더욱 단련했다.

게다가 마법을 사용하지 못해 죽을 뻔한 경험을 했던 탓이지 마법 훈련도 꽤 한 듯했다.

그렇게 계속 성장을 하고 있지만 찬영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하나 있었다.

이렇게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아직 오러에 대한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는 게 그것이었다.

아니, 아예 진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없을 정도였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진전이 있던 분야에서 성장이 멈췄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한계에 다다른 것이거나 아니면 한 단계 발전하기 전의 벽을 마주한 것이거나.

하지만 태운은 확신하고 있었다.

구찬영의 한계는 여기가 아니라는 것을.

스윽.

태운은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옆에 던져두었다.

그러고는 팔 소매를 걷은 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찬영아, 간만에 한번 봐줄까?”

“봐주기는…. 그냥 전력으로 해. 네가 연구실에 박혀 있는 동안 나도 실력 많이 늘었거든.”구찬영은 살짝 자존심이 상한 듯 뒤돌아 태운을 바라보았다.

“그래, 알았어. 그래서 언제 시작할래?”

“지금 해.”

구찬영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검을 든 뒤 태운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을 본 공전하가 태운에게 경고했다.

“긴장해야 할 거다. 최근 네 힘을 내 눈으로 못 보긴 했지만 6개월 전의 너랑 붙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 같으니까.”

“오….”

공전하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니 좀 기대되기도 했다.

공전하는 결코 과장된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 * *

“먼저 간다.”

“마음대로.”

구찬영은 창을 들고 태운에게 돌진했다.

‘한번 볼까…?’

태운은 처음에는 천천히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태운의 그 생각은 찬영의 첫 공격을 받아낸 순간 사라졌다.

쿵!

검으로 찬영의 창을 받아낸 태운은 생각보다 강력한 창격에 뒤로 두 발자국 물러났다.

“뭐야…?”

찬영의 창에는 많은 양의 마나가 담겨 있지 않았다.

단순히 신체 능력 강화만 사용한 상태였다.

하지만 찬영의 창격에는 심상치 않은 힘이 실려 있었다.

“후….”

태운은 일단 상황을 보기 위해 찬영의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구찬영

LV: 82

마나 총량:1,237,640

체력(145+20) 근력(150+20) 민첩(149+20) 유연성(81+20) 지력(64+20) 마나감응력(100) 반사 신경(82) 재생력(41)

특성

신장(LV.M)

마나 친화력(LV.6)

경이로운 마나 코어(LV.7)

경이로운 마나 회로(LV.7)

스킬

상급 검술(LV.M)

상급 방패술(LV.M)

상급 창술(LV.M)

상급 박투술(LV.8)

상급 단검술(LV.9)

상급 투척술(LV.7)

상급…

중급 마법(LV.6)

피부 경화(LV.M) [S]

괴력(LV.7)

마나 블레이드(LV.M)

마나경(LV.M)

‘어쩐지….’

상태창을 보자 태운은 방금 공격의 위력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이러니 단순한 공격에도 이런 위력이 담기지….’경이로운 마나 코어의 레벨이 오르면서 마나의 총량이 늘어났고 경이로운 마나 회로의 레벨이 오름에 따라 마나에 몸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스텟도 대폭 상승했다.

신체 관련 능력치만으로는 이 세상에서 찬영을 따라올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찬영은 이번에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태운이 많이 사용하던 하이 부스트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안 그래도 높은 신체 능력과 마나와 버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몸에 하이 부스트가 곁들여지니 엄청난 힘을 보인 것이다.

‘게다가 스킬 괴력의 레벨도 많이 올랐어.’이러니 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긴장해라.”

찬영도 태운이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하고 태운에게 단호히 말했다.

“미안하다. 이제 제대로 할게.”

태운은 몸에 성벽 갑주를 시전하고 검에 에테르를 주입했다.

‘신장의 룬.’

태운은 신체 강화 마법을 사용하고 찬영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쾅!

태운의 검과 찬영의 창이 부딪힌 순간, 엄청난 충격파가 지하 훈련장을 울렸다.

‘이걸 이렇게 쉽게 막아?’

에테르가 오러보다는 절삭력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마나로는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다.

태운도 찬영이 이것으로 당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가볍게 막아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때, 태운은 찬영의 창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를 느낄 수 있었다.

‘오… 이런 방법이….’

찬영은 에테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무식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했다.

대량의 마나로 에테르를 밀어내는 것이다.

이건 과거에 태운이 재능충 레오의 마정석을 흡수할 때 적국의 왕과 싸우며 사용했던 방식이기도 하다.

그때는 에테르가 아니라 오러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오래 사용할 수가 없다.

연비가 너무 안 좋으니까.

하지만 찬영은 이것을 해결할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마나경.”

찬영의 주변 마나가 울렁이며 찬영에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나 블레이드.”

그리고 찬영은 그 마나를 창에 주입했고 마나 블레이드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지금까지 태운이 본 마나 블레이드 중 가장 큰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불안함도 느껴지지 않는 완연한 모습이었다.

‘한 번 휘두른다고 모든 힘을 쏟아내던 전과 달리 수십 번을 휘둘러도 문제없겠네.’구찬영은 완성된 마나 블레이드가 씌워진 창으로 태운을 향해 내질렀다.

후-웅!

마치 전투기가 음속을 뛰어넘을 때 공기가 찢어지며 나는 듯한 소리가 찬영의 창에서 났다.

하지만 태운은 그 공격을 모두 흘려 내거나 피해 냈다.

‘이거 봐라….’

태운은 공격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지만 풍압만으로도 살이 깎여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이 공격에 적중당한다면 성벽 갑주가 모두 깨지고 창이 몸에 닿을 것이다.

하지만 태운도 가만히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마력 폭풍, 더블링.”

태운의 주변으로 자그마한 마력 파편들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더블링으로 인해 마력 파펀의 속도와 양이 배가 되었다.

푸푸푸푹!

“크윽! 마나 실드….”

태운의 마력 폭풍에 의해 지속적인 피해를 입게 된 찬영은 방어 마법을 사용해보았지만 태운이 그것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았다.

“마법 파괴.”

콰칭!

찬영의 방어 마법은 태운에 의해 파괴되었고 찬영은 다시 한번 더 마력 폭풍에 의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피부 경화.”

찬영은 어쩔 수 없이 민첩과 유연성을 조금 포기하고 피부 경화를 사용했다.

태운은 그 틈을 노렸다.

“열화, 피어.”

지금까지는 태운의 열화에는 신성력이 담겨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태운의 열화에는 신성력이 담기기 시작했다.

에테르와 신성력의 조화는 엄청난 시너지를 내었고 그것은 곧바로 위력으로 직결되었다.

스스스슷!

돌진하는 태운과 눈이 마주친 찬영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피어의 영향으로 순간 공포를 느껴 몸이 경직된 것이다.

‘젠장…!’

이 공격을 허용하면 단숨에 몸이 반으로 갈라질 것이다.

물론, 과거에 처칠이 설치해주었던 대련용 결계가 활성화되어 있기에 죽을 일은 없겠지만 바로 리타이어될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했다.

‘이렇게 지고 싶지는 않다.’

순간의 경직으로 인한 패배.

그렇게 한심하게 지고 싶지는 않았다.

찬영은 그 순간, 마나경을 더욱 강하게 시전했다.

그리고 자신의 몸 안에 있는 100만이 넘는 마나와 마나경으로 얻은 그 배에 달하는 마나를 전부 사용해 마나 블레이드를 시전했다.

이렇게 많은 마나로 마나 블레이드를 만들어본 적은 없었기에 찬영의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찬영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도록 극한으로 마나를 압축했고 그 과정에서 창은 폭발할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지금 공격으로 끝내자는 거지…?’

태운은 찬영의 몸으로 모이는 엄청난 마나를 느끼고 사고 가속을 사용했다.

‘에테르 블레이드.’

그 상태로 모든 에테르를 사용해 에테르 블레이드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태운은 그 에테르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찬영도 그것을 보고 태운의 에테르 블레이드에 대응해 창을 찔렀다.

콰아-.

태운의 에테르 블레이드와 찬영의 마나 블레이드가 격돌했다.

“……!”

“무슨….”

그리고 찬영은 그 격돌로 인해 벽을 넘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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