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화
태운은 상태창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활성화시킬 방법은커녕 힌트도 모르고 있던 용사 특성이 활성화되어 있었으니까.
상태창에는 ‘상위 특성-용사(자격-활성화, 기억의 신)’ 이렇게 쓰여 있었다.
‘쓰여 있는 것을 보니 기억의 신이 도움을 준 거 같은데….’태운이 추측하기로는 용사 특성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조건은 신의 인정 혹은 신이 용사로 임명받는 것 같았다.
‘가웨인이 가이아 교단의 용사였던 것처럼 나는 기억의 신에게 인정을 받고 용사가 된 거지.’무슨 제약 같은 게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우호적이었던 기억의 신의 모습을 떠올리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용사 특성의 효과들이지.’태운은 천천히 상태창을 끝까지 읽어 보았다.
강태운
LV: 104
마나 총량: 150,000
에테르 총량: 10,000
체력(133+10) 근력(135+10) 민첩(130) 유연성(75) 지력(180) 초감각(30+10) 마나친화력(62) 용기(45) 재생력(65)
특성
특수 특성-한계 돌파[S]
상위 특성-명장(3개)
상위 특성-용사(자격-활성화, 기억의 신)
죽지 않는 자(자격-비활성화)
마나의 근원(LV.8)
천재 사냥꾼(LV.5)
리제너레이션(LV.4)
냉철(LV.9)
수호신(LV.8)
파괴신(LV.1)
회피의 귀재(LV.6)
명사수(LV.4)
스킬
마정석 흡수(LV.M+3)[S]
마정석 저장(LV.M+3)[S]
상급 마법(LV.M+5)
웨폰 마스터리(LV.M+3)[S]
마법 파괴(LV.M+4)[S]
파마의 영역(LV.3)[S]
사고 가속(LV.M+5)[S]
피어(LV.3)[S]
고정(LV.M+3)[S]
오버 서플라이(LV.M+3)[S]
육감(LV.M+5)[S]
그림자의 기술(LV.5)[S]
열화(LV.9)[S]
달빛 추락(LV.7)[S]
더블링(LV.7)[S]
직감(LV.8)
괴력(LV.5)
정신 방벽(LV.M+3)
마력 폭풍(LV.9)
“흐음… 따로 얻은 스킬은 없는 거 같네.”
하지만 에테르를 보관할 수 있는 양이 5,000이나 더 는 것은 확실한 수확이었다.
그리고 가웨인과 싸울 때 마나에서 에테르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덕분에 특성, ‘마나의 근원’ 숙련도가 한 번에 확 올랐다.
“오… 그리고 파괴자 특성도 파괴신으로 진화했네.”마정석 안에서 광역 마법을 사용해 적들을 학살한 것 때문에 파괴자의 스킬 레벨이 엄청나게 올라 한계 돌파를 이뤄내고 파괴신 특성으로 진화했다.
태운은 그것을 보고 파괴신 특성의 효과를 열어보았다.
파괴신: 파괴자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마법의 파괴력이 높아집니다. 마나를 사용해 파괴신 상태를 활성화하면 사용 마나가 수배 이상 늘어나며 모든 행동의 파괴력이 수십 배 이상 늘어납니다. 또한 원래는 파괴할 수 없는 것을 파괴할 수 있게 됩니다.
“파괴신 상태라….”
모든 행동의 파괴력이 늘어난다고 하니 파괴신 상태를 활성화하는 것은 조금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파괴력이라는 것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할지 몰랐으니까.
혹여나 조금 움직였는데 바닥이 부서지고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나중에 던전 하나 빌려서 시험해 봐야겠네.’태운은 조금 기대하고 있던 그림자의 기술에 대해 조금 살펴보기로 했다.
‘그림자의 기술은 내가 전쟁 중에 가장 많이 사용하던 스킬이기도 하니까.’태운은 그림자의 기술의 설명을 불러왔다.
그림자의 기술: 그림자를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림자로 생물을 잡아먹을 수 있으며 해당 생물의 생명력을 그림자에 저장해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악랄한 살업을 저지르지 않고 ‘그림자의 기술’의 숙련도가 오름에 따라 스킬의 방향성이 변화합니다.]
[‘그림자 야수’가 ‘그림자 창병’으로 변화합니다.]
[그림자 방패병, 그림자 궁병, 그림자 정예 전투병을 소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 그림자의 기술은 살업에 따라 스킬트리가 변하는구나…’하지만 조금 아쉽기도 했다.
마정석 안에서 사용했던 그림자 야수와 그림자 괴수는 그 임펙트가 엄청났으니까.
그림자 창병, 방패병, 궁병 등으로 변하니 조금 아쉬움이 컸다.
이름만 들어도 조금은 임펙트가 약한 게 사실이니까.
‘뭐, 그렇다고 내가 살인을 저지르고 싶지는 않으니까.’힘을 얻겠다고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한다면 칠죄신교의 전사들과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이제 하이라이트지.’
그리고 태운은 가장 기대되는 상위 특성 용사의 하위 특성들을 불러왔다.
[상위 특성 용사의 하위 특성을 개방합니다.]
[사용자를 인정한 신은 현재 ‘기억의 신’입니다.]
[하위 특성에 ‘기억의 특전’이 제공됩니다.]
‘기억의 특전?’
태운은 기억의 특전이 무엇인지 상상하며 하위 특성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상위 특성-용사
-물들지 않는 자
-처단
-기억의 특전
[아직 인정받은 신이 많지 않아 상위 특성 용사가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신에게 인정받게 되면 스스로 특성이 개방됩니다.]
“으흠…”
태운의 가설이 대충 맞았다.
태운은 기억의 신에게 인정을 받았기에 용사 특성이 활성화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어느 정도 맞는 생각이었다.
“일단 한번 봐보자.”
태운은 용사의 하위 특성들을 하나씩 읽어 보기 시작했다.
물들지 않는 자: 자신의 신념이 바뀌지 않는 한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악에 물들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현혹되지 않는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처단: 쓰러진 악마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사용 후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기억의 특전: 절대 망각하지 않습니다. 절대 왜곡당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흐음….”
하나같이 좋다는 느낌이 드는 특성들은 아니었다.
‘어차피 나는 정신 방벽이 있어서 물들지 않는 자는 그렇게 좋을 것 같지는 않은데…. 게다가 처단은 무력화라는 개념이 어떻게 적용될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기억의 특전은 조금 무서울 정도야.’처단에서 말하는 무력화라는 의미가 죽음인지 아니면 말 그대로 무력화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쓰러진 악마라면 이미 태운이 죽일 수 있을 텐데 굳이 극심한 피로를 느끼면서까지 처단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기억의 특전 중 ‘절대 망각하지 않습니다’라는 부분을 보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번뜩 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간의 뇌가 가진 가장 중요한 기능이 망각이라는 말이 있던데….’인간의 뇌는 망각하지 않으면 과부하가 온다.
그래서 낡은 기억을 지우는 망각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그런 게 없다면….’
인간의 뇌는 기억의 양을 감당하지 못하고 미쳐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때, 태운의 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쓸데없는 걸 걱정하는구나.]
방금 만났던 기억의 신이 가지고 있던 목소리였다.
‘어, 어떻게….’
[너에게 기억의 특전을 준 걸로 모르겠나? 나는 나의 존재력을 사용해 너를 후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지.]
‘그, 그렇군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너에게 계속해서 조언하는 건 힘들 것 같군. 이렇게 인계에 영향을 끼치는 건 내 존재력에도 손실이 있으니까.]
‘아, 알겠습니다.’
기억의 신은 고고한 목소리로 태운에게 다시 기억의 특전에 대해 말을 해주기 시작했다.
[기억의 특전은 너에게 아무런 부작용도 주지 않을 거다. 내가 장담하지. 내 특전의 원리는 너의 뇌가 잃어버린 기억을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 주머니에 넣어 보관하는 거다. 그걸 네 의지대로 꺼낼 수 있는 것이고.]
‘아….’
[그러니 걱정할 것 없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운의 감사 인사를 들은 기억의 신은 태운과의 링크를 끊고 신계로 돌아간 것 같았다.
“흠… 그럼 걱정할 것 없다는 뜻이니까….”태운은 시계를 보았다.
‘아직 오후 2시네.’
생각보다 마정석 흡수가 오래 걸렸다.
마정석 안의 시간으로는 무려 3년 6개월이 걸렸고 현실 시간으로는 반년이 걸렸다.
하지만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룰 수 있는 에테르의 양이 두 배가량 늘었고 파괴자 특성의 레벨이 올라 파괴신 특성을 얻게 되었다.
게다가 살인을 하지 않고 그림자의 기술에 대한 숙련도도 마음껏 쌓을 수 있었으니 충분히 좋은 수확이었다.
“일단 아직 두 시니까… 명운 피트니스 센터부터 가봐야겠네.”명운 길드는 반년 동안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마이클 케이의 길드 가입 이후, 외국의 헌터들도 많이 들어왔고 국내의 유능한 헌터들도 많이 가입 신청을 넣었다.
그렇게 명운 길드는 길드 내에 A급 헌터만 6명, B급 헌터 182명, 총 길드원이 1,600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최강의 길드가 되었다.
‘지금 길드 공격대만 80개를 운영 중이라 돈도 엄청나게 많이 벌리고 있지.’길드의 A급 헌터가 6명이나 있는 길드는 대한민국에서 태운이 최초였다.
수도권 지부에 강태운, 지방 지부에 마이클 케이, 정일준, 시저가 있었고 현재 직접 발로 뛰며 바이튼의 행적을 찾고 있는 구찬영과 김현우 헌터가 있었다.
김현우 헌터는 대한민국 헌터 협회 소속이었지만 더욱 강해지기 위해 사표를 내고 명운 길드에 들어왔다.
그렇게 약 4개월의 훈련으로 A급 헌터에 도달했다.
사실 몬스터를 사냥하는 데에는 딱 B급 수준의 힘만 보이고 있지만 악인, 혹은 칠죄신교를 상대할 때는 웬만한 A급 헌터 이상의 힘을 보여준다.
현재는 칠죄신교와의 전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김현우가 A급 헌터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리고 정일준 형이나 시저 형도 내가 스카우트 요청하니까 본인이 있던 길드를 던져 버리고 바로 가입해줬지.’모두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덕분에 명운 길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한 길드가 되었다.
태운은 그대로 밖으로 나가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직접 뛰고 날아다니는 것이 더 빨랐기 때문에 그동안 차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길드의 임원들이 대표가 차가 없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막상 구매하고 나니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으니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길드 임원들은 바로 길드의 초기 멤버들이었다.
“일단 훈련 시설 가서 다들 잘하고 있나 보고, 직접 손 좀 봐주고… 그다음에는 스카우트 준비도 해야겠네.”태운은 지금 시즌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명운 길드의 졸업 시즌이었으니까.
태운은 데리고 올 가치가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서혜연은 확답을 받아놨고… 그다음은 언더독 멤버들이랑 연락 좀 해봐야겠네. 그리고….”태운은 자신이 스카우트할 사람들을 생각하며 차를 몰아 명운 길드의 훈련 시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