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 먹는 헌터-254화 (254/379)

254화

“전열을 유지해라!”

“대열이 깨지면 사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태운이 화이트 팽과 싸우고 있을 당시, 던전 공략대의 본대에서는 난리가 났다.

“갑자기 이게 무슨….”

천마리가 넘는 수인족

몬스터, 던전 안에 있던 모든 몬스터들이 나타난 것만 같은 어마어마한 수의 몬스터와 싸워야만 했으니까.

“이런 미친… 허덕륜! 빨리 방법을 생각해봐라!”하오가 전열에서 수인들을 하나씩 도륙하며 허덕륜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허덕륜도 머리를 굴릴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퍼억!

허덕륜은 수인족

몬스터들을 하나하나씩 죽이고 있었다.

이 방법을 타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방법을 찾을 여유가 없었다.

“젠장… 이놈들을 빨리 처리하고 태운이에게 가야 하는데….”수인족

몬스터들은 하나하나가 B-1티어급 몬스터.

A급 몬스터가 되기 위한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일반적인 수인족

몬스터보다 이 던전 안에 있는 놈들이 더욱 강했다.

“크헉!”

“동팔아!”

그때, 겨우 유지하고 있던 전선이 무너졌고 수인족

몬스터들이 그 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젠장! 허덕륜! 힘을 쓰겠다! 허가를 내려라!”하오는 곰같이 생긴 수인족

몬스터를 반으로 갈라 버리며 소리쳤다.

“으윽….”

하오의 힘은 라이칸을 상대할 때 필수적인 요소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 탓에 하오의 힘은 최대한 아끼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대로 두면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

“허가하겠다!”

“진즉에 할 것이지…!”

하오는 무기를 들고 있지 않은 왼손을 땅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양의 마나가 하오의 왼손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마나 처형….”

파-앙!

그때, 하오는 자신의 특성 ‘마나 처단자’를 활용해 만든 스킬 ‘마나 처형’을 시전했다.

그러자 하오의 왼손에 모이던 마나들이 모두 하오를 중심으로 크게 퍼져 나갔다.

“죄다 죽어 버려라!”

하오는 자신을 반경으로 퍼져 있는 엄청난 양의 마나를 일시에 폭발시켰다.

콰콰콰쾅!

“후우….”

하오의 일격에 백여 마리의 수인족

몬스터가 단번에 목숨이 끊어졌다.

하지만 이 스킬의 진정 무서운 점은 아직 보여주지도 않았다.

“마나 처형의 연좌제.”

땅의 마나를 끌어오는 것은 체력과 집중력의 소모가 너무나도 극심하다.

방금 죽은 몬스터의 주인을 잃은 마나를 끌어오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다.

하오는 몬스터들의 마나로 자신의 몸을 강화했다.

그러고는 하늘로 높이 뛰어올라 전열이 무너져 몬스터가 모인 곳으로 낙하했다.

“천벌.”

하오는 공중에서 낙하하며 모든 힘을 담아 언월도를 휘둘렀다.

콰아아아!

하오의 공격은 마치 운석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크레이터를 남겼다.

“후우….”

하오는 숨을 고르더니 죽은 몬스터들의 마나를 다시 흡수했다.

부-웅.

이번에도 모든 힘을 담아 언월도로 횡 베기를 했다.

그러자 다시 백여 마리의 수인족

몬스터가 죽었다.

“마나 처형의 연좌… 크윽….”

하오가 다시 마나를 흡수하려 했으나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숨을 몰아쉬었다.

“고작 세 번이라니….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군….”하오는 스태미나 포션과 체력 포션을 마셨다.

“이 난리를 몇 번이나 해야 할지….”

하오는 눈앞이 막막해졌지만 상관없었다.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된다는 것이 하오의 지론이었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서 되지 않은 일은 없었으니까.

“마나 처혀… 음?”

하오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려는 순간 수인족

몬스터들이 돌격을 멈췄다.

그러고는 일제히 방향을 틀어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에게 겁은 먹은 건가…. 아니다. 이건 그런 게 아니야.”하오는 즉시 허덕륜에게 달려갔다.

허덕륜도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고 하오가 돌아오자 하오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네가 한 일인가?”

하오는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네. 몇 번 공격했더니 이렇게 됐어.”

“흠….”

허덕륜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하오, 그런데 이 상황 뭔가 익숙하지 않나.”

“그렇긴 하군… 어디선가….”

하오와 허덕륜은 이런 상황을 어디선가 겪어본 적이 있었다.

죽음도 불사할 기세로 어디론가 미친 듯이 달려가는 수인족

몬스터들.

그것도 모두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자주 있을 리가 없었지만 분명히 둘은 겪어본 적이 있었다.

조금 고민해보던 허덕륜은 그 익숙한 그 상황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아, 그랬던 거군. 그런 거였어.”

“뭘 말하는 거지?”

“강태운이 잘 해줬나 보군.”

“음…?”

허덕륜은 수인족

몬스터가 지나가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했다.

“사망자는 20명 정도에 부상자가 50명이라…. 전투 시간이 10분도 되지 않았는데도 이런 피해라니….”왜인지 모르게 급해 보였다.

“하오, 너에게 이 자리의 지휘를 맡겨도 되겠나?”“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지? 네가 아닌 내가 지휘를 맡으면 명분이 바로 서기야 하겠는가.”허덕륜은 수인족

몬스터들이 달려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저놈들이 가는 곳은 강태운이 라이칸과 싸우던 장소다.”

“흠…?”

“방금 강태운이 라이칸을 죽였고 지금 수인족

몬스터들은 차기 라이칸이 되기 위해 라이칸의 척수액을 탐내고 있는 거야.”“그런 거였군. 이런 상황이 익숙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어. 참… 나도 감이 많이 떨어졌군.”허덕륜과 하오는 데블스 에이지 시절에도 전선에 나서서 싸웠던 사람들이다.

그 탓에 라이칸의 죽음을 직접 눈으로 봐왔고 라이칸의 죽음 이후 라이칸의 척수액을 탐내는 수인족

몬스터들 또한 봐왔다.

“그럼 굉장히 위험한 상황인 게 아닌가. 저 수천 마리의 수인족

몬스터 중 척수액을 입에 댄 녀석이 있다면 새로운 라이칸이 탄생해 강태운의 목숨을 노릴 테니.”“그래서 내가 자네에게 이곳의 지휘를 맡기려 하는 거다.”허덕륜 지금 당장 강태운을 돕기 위해 수인족

몬스터들이 달려간 곳으로 가려는 생각이었다.

“자네도 이곳의 수습을 마치면 최대한 빨리 본대를 이끌고 강태운이 있는 곳으로 와주게.”“그런 거라면 이곳의 지휘는 심중현 헌터에게 맡기고 나도 같이 가는 것이….”“자네는 보험이야. 만약 나와 강태운이 라이칸의 계승을 막지 못하면 그때 자네가 나서야 해.”“…알겠다. 그럼 최대한 빨리 수습하고 따라갈 테니 죽지 말고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라.”허덕륜과 하오는 데블스 에이지 시절, 같이 만나 싸운 적이 많았다.

중국과 한국의 지리적인 가까웠고 수백 번이나 같이 싸워왔기에 허덕륜과 하오는 서로 ‘전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두 국가의 입장 차이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서로 아는 체하지 않았지만 둘은 굉장히 친한 사이였다.

하오가 한국어를, 허덕륜이 중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줄 아는 것도 둘이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준 덕분일 정도였으니까.

“너야말로 늦지 말고 와라.”

“알겠다.”

허덕륜은 그 말을 끝으로 수인족

몬스터들이 달려간 곳으로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 * *

“후… 미치겠네.”

태운은 백여 마리의 수인족

몬스터들의 시체 위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상대한 놈들은 화이트 팽의 통제 밖에 있던 놈들이야.”뿔뿔이 흩어져있던 수인족

몬스터들이 이곳으로 온 것이다.

‘화이트 팽이 던전 공략대 본대에 보낸 수천 마리의 몬스터들이 이곳으로 돌아오게 된다면….’태운이 에테르를 전력으로 사용해 막는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수천 마리의 몬스터 중 단 한 마리가 라이칸의 척수액에 입을 대기라도 한다면 그 녀석이 차기 라이칸이 될 것이고 그럼 라이칸과의 전투를 다시 벌여야만 하니까.

“진짜 던전 난이도 한번 괴랄하네.”

두두두두두!

“왔나.”

태운은 위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수인족

몬스터들이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멸화.”

태운은 옆에 있는 몬스터들의 사체를 불로 태웠다.

괜히 걸리적거리기만 했으니까.

“후… 라이칸의 척수액도 불로 태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태운은 라이칸의 척수액을 불로 태워보려 했지만 척수액은 불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얼려도 얼지 않았으며 땅에 흡수되지도 않았다.

에테르로 만든 화염에도 아무런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뭘로 만들었길래 에테르로도 사라지지 않는 건지….”그 순간, 싱크홀의 위에서 엄청난 수의 수인족

몬스터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옥의 칼날 폭풍! 다중 시전.”

태운은 일단 5개의 폭풍을 위로 쏘아 올렸다.

그러자 떨어지는 몬스터들은 대부분 칼날에 도륙이 나고 화염에 불타 사라졌다.

하지만 개중에는 강력한 개체들이 하나둘씩 있었고, 지옥의 칼날 폭풍을 뚫고 들어오는 녀석들도 있었다.

서걱!

태운은 돌검으로 그런 녀석들의 목을 베었다.

“100마리 정도에 4마리가 뚫고 들어온다라…. 조금… 빡세겠네.”녀석들은 태운을 공격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팔다리가 잘려도 개의치 않고 라이칸의 척수액만을 노린다.

그런 광기에 가까운 집착이 태운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나마 지형이 좋아서 살았다.’

만약 사방이 뚫린 곳에서 라이칸의 척수액을 노리는 몬스터들을 막아야 했다?

그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에테르 익스플로전.”

태운은 저 위에서 뛰어내리는 녀석들을 향해 에테르를 담은 폭발을 일으켰다.

콰-!

삐이-.

폭발음조차 들리지 않는 엄청난 규모의 폭발이 발생했다.

태운은 육감을 활성화해 죽은 몬스터들의 수를 확인했다.

“방금 공격으로 죽은 건… 250마리 정도… 부상을 입은 녀석이 300마리 정도 있지만 수인족

몬스터들은 워낙 회복력이 좋으니. 금방 다시 일어나겠지.”그렇게 계산한다면 지금 남은 몬스터들의 수는 약 2,000마리.

너무 멀리 있어 화이트 팽의 통제력이 닿지 않았던 수인족

몬스터까지 합친다면 약 5,000마리는 될 것 같았다.

“할 수 있을까.”

5,000마리의 몬스터를 상대하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라이칸의 척수액을 지키면서 녀석들을 모두 죽이는 것은 난도가 너무 높았다.

라이칸의 척수액에 혀만 가져가도 녀석들의 승리니까.

‘나와 합을 맞출 수 있는 아군 한 명만 있었더라면….’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뇌우(雷雨).”

태운은 다시 한번 큰 규모의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하늘에서 엄청난 수의 낙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감전당한 수인족

몬스터들이 싱크홀 아래로 떨어졌다.

태운은 다시 다른 마법을 사용하려 했다.

그 순간.

[크아악!]

떨어진 수인족

몬스터 중 웨어울프 하나가 살아남아 라이칸의 척수액을 노렸다.

터-엉!

하지만 웨어울프의 이빨은 태운이 돔 형태로 시전해 놓은 성벽 갑주에 의해 막혀 버렸다.

“그걸 맞고 살아 있다니…. 방심할 수 없겠네.”촤-악!

태운은 웨어울프의 목을 베어 버리고 다시 집중하려 했다.

그런데.

쾅!

쩌적….

낙뢰를 맞고도 살아 있는 수인족

몬스터는 하나가 아니었다.

곰 형태를 한 수인족

몬스터 하나가 양발로 성벽 갑주를 내리친 것이다.

“무슨…!”

A급 헌터가 열심히 때려도 깨지지 않던 성벽 갑주가 고작 수인족

몬스터의 일격에 금이 가다니?

태운은 급한 마음에 곰 수인족

몬스터에게 달려가 녀석의 목을 베어 버렸다.

하지만 그 순간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해 버렸고 수백 마리의 수인족

몬스터가 태운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크윽….’

태운은 성벽 갑주로 라이칸의 척수액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적이 가까이 접근해 있는 상태에서 적을 죽이기 위해 큰 공격을 한다면 성벽 갑주가 깨질 것이 분명했다.

‘그럼 라이칸의 계승을 막지 못해…!’

그때,

“태운아! 스스로 몸을 지켜라!”

“……!”

태운은 그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몸에 성벽 갑주를 시전했다.

그 직후.

퍼퍼퍼퍼퍽!

하늘에서 엄청난 양의 쇠 구슬이 쏘아져 수인족

몬스터들의 머리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