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 먹는 헌터-160화 (160/379)

160화

“다들 살아남자.”

“하느님 아버지….”

“여기서 죽긴 싫어….”

“죽긴 뭘 죽어!”

태운 정도면 거대 몬스터들에게 죽을 일은 없겠지만 다른 헌터들은 아니었다.

수십 미터의 거대 몬스터, 다른 헌터들은 그들에게 밟히기만 해도 이승을 떠날 것이다.

‘이건 전쟁이다.’

수천 명의 사람과 수백 마리의 거대 몬스터가 격돌하는 전쟁, 수백 명의 헌터들이 이곳을 묫자리로 삼을 것이다.

“후….”

하지만 이 자리에 있다는 건 결단을 내렸다는 뜻이다.

자신이 가진 힘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생각해 죽음의 공포를 견디고 인류를 위협하는 적과 싸우기로 결정했다.

‘물론 돈과 명예도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가 될 수 있겠지….’하지만 그건 그들을 비난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죽음을 감수하고 적과 싸워 돈과 명예를 좇는 그들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들이 상대하는 적은 인류를 위협하는 몬스터다.

‘정신이 나간 게 아니면 욕할 리가 없지.’

“녀석들이 5km 전방에 있다! 전진!”

장신의 명령을 알아들은 중국 헌터들이 먼저 출발했고 출발하는 중국 헌터들을 확인한 타국의 헌터들도 캠프 밖으로 걸어 나갔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걸어가고 있었지만 마치 전부 자고 있는 것처럼 고요했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소리만 들렸고 그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들 집중하고 있나 보군.’

마법이든, 스킬이든 그냥 기술명을 외친다고 발동되는 것이 아니다.

마법은 수식을 풀어야 하고, 스킬은 마나를 운용해야만 발동할 수 있다.

‘스킬이라고 발동하기 쉬운 게 아니지.’

쉽게 설명하자면 스킬은 하나의 트리거를 몸 안에 박아놓은 것이다.

몸 안에 돌아다니는 마나를 운용해 그 트리거를 건드리면 그 마나가 변형되어 스킬이 발동되는 원리다.

그렇기에 헌터들은 일반인보다 집중력이 뛰어나다.

오죽하면 집중력 장애가 있는 사람은 헌터가 되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겠는가.

“보인다.”

한참을 걸어가다가 가장 선두에 있던 헌터의 말로 침묵이 깨졌다.

쿵! 쿵! 쿵!

수백 마리의 거대 몬스터들이 헌터들을 짓밟을 기세로 달려오고 있었다.

“전투 준비!”

헌터들은 장신의 명령을 듣는 순간 창칼을 뽑아 들었고 마법을 시전했다.

하지만 장신은 전투를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태운에게 부탁받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자리에서 마법을 시전하고 있는 수 많은 마법사 중 가장 강력한 마나를 내뿜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강태운이었다.

“천노(天怒).”

태운은 A팀이 출발하고 B팀에 남아 대기하고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한 마법만을 준비하고 있었다.

천노(天怒).

하늘의 분노라는 뜻의 이름이다.

태운이 과거 사용했던 낙뢰 마법인 뇌우의 위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린 마법이다.

아수라와의 수백 번의 전투 끝에 얻어낸 마법이었다.

태운이 마법을 사용하자 거대 몬스터들의 머리 위에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크윽…!”

태운은 계속해서 마정석을 흡수해 오버 서플라이를 사용했다.

천노의 소모 마나는 최소 100만이다.

하지만 100만이나 되는 마나를 한 번에 흡수해 저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오버 서플라이를 사용해 시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

“크윽…!”

마정석은 넉넉하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수백 킬로그램의 마정석을 아공간에 넣어 두었으니까.

이 안에 있는 마정석들을 전부 흡수하면 300만 정도의 마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됐다.”

수십 번이나 마나를 공급한 끝에 태운의 마법 천노(天怒)가 완성되었고 이제 태운의 손짓 하나면 낙뢰의 비가 쏟아질 것이다.

태운은 장신에게 눈빛을 보냈다.

“엎드려라!”

태운의 신호를 본 장신은 정신 장악 스킬을 사용해 헌터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헌터들은 당황해하면서도 장신의 명령을 들어 모두 엎드렸다.

그 순간, 헌터들은 온몸이 저릿저릿해지는 정전기를 느꼈다.

“뭐, 뭐야?”

“방금 너도…?”

헌터들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정전기를 느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쿠궁!

어마어마한 소리가 엎드려 있는 헌터들의 귀를 때렸다.

“이게 무슨….”

낙뢰를 떨어뜨리는 마법은 듣도 보도 못했다.

헌터들은 떨어진 낙뢰를 보고 감탄했지만 이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찌르르!

“크윽!”

정전기를 넘어 고통까지 느껴질 정도의 전류가 대기에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 있는 헌터 중에 눈앞의 광경을 놓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콰과과과과광!!!

“이게 뭐야…?”

“꿈인가…?”

먹구름과 땅 사이에 비어 있는 공간이 없었다.

그 공간은 낙뢰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수천 개의 낙뢰가 한 곳에 집중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헌터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실로 아름다우면서 두렵다고.

취이익….

태운이 주입한 마나를 모두 태운 후 먹구름은 흩어졌고 그제야 거대 몬스터들의 상태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다.

그 낙뢰 안에서도 살아남은 거대 몬스터는 꽤나 많았다.

그래도 녀석들은 낙뢰 안에서 살아남느라 엄청난 힘을 소모했고 거대 몬스터의 머릿수도 두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이곳이 사막이라 다행이네.’

만약 습도가 높은 늪지대 같은 곳이었다면 이런 마법은 사용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늪지대 같은 곳에서 천노를 사용하면 습기를 타고 엄청난 전류가 흘러 헌터들을 죄다 죽어 버렸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

“슬슬 때가 됐는데.”

태운의 천노가 끝나고 헌터들이 멍때리고 있을 시간이다.

태운도 아수라와의 전투에서 이 마법을 처음 성공했을 때 그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아수라에게 죽은 적이 있으니까.

“신정훈 헌터가 쏘아 올린 신호탄이다! 녀석들은 전부 죽거나 지쳐 있다! 이 정도도 못 이기면 그때는 헌터라는 이름을 버려야 하지 않겠나!”장신의 짧은 사기 진작 후.

“돌격하라!”

“““우오오오오!!!”””

헌터들은 모두 우렁차게 소리치며 달려들었다.

태운은 육감을 사용해 살아남은 거대 몬스터들의 수를 파악해 헌터들에게 전달했다.

“살아 있는 몬스터는 83마리! 인간형 24! 곤충형 40! 동물형 12! 기타 7!”태운은 확성 마법을 사용해 헌터들에게 전장의 상황을 보고했고 그들은 태운이 전하는 정보를 듣고 전투를 시작했다.

“흐아아!”

쾅!

태운은 거대 더블 헤드 오크의 머리통을 날려 버리며 소리쳤다.

“전장 중심으로부터 4시 방향! 두꺼운 외골격을 가진 곤충형 몬스터가 나타났다! 둔기를 쓰거나 화염 마법을 쓰는 헌터가 지원 바람!”태운은 전장의 정보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몬스터는 스스로 처리하며 전장의 상황에 맞게 지시까지 내렸다.

태운의 지시를 들은 헌터들은 더욱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외골격…? 내가 가봐야겠어. 나 없이도 할 수 있겠지?”

“여긴 괜찮아! 빨리 가봐!”

“알았어! 정신 차리고 죽지 마라!”

태운의 지시는 빠르고 정확했다.

지금까지 키워온 육감은 전장의 전체를 스캔하고 있었다.

퍼억!

“크윽!”

거대 몬스터에게 공격을 받아 다리가 부러진 헌터가 죽을 위험에 처한 것이 태운의 눈에 들어왔다.

“하이 솔리드 아머.”

쿵!

태운은 그 헌터에게 빠른 속도로 아머를 씌워 거대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준 후, 즉시 날아가 거대 몬스터의 목을 잘라 버렸다.

“감사합….”

“빨리 일어나서 싸우세요. 팩 인 힐링 포스.”태운은 팩 인 디바인 포스의 변형인 팩 인 힐링 포스를 사용했다.

더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효율은 더 안 좋지만 의학 지식을 마법 수식에 포함시켜 뼈가 이상하게 붙는다든가 하는 부작용은 없는 마법이었다.

“어…?”

태운의 힐을 받은 헌터는 놀라면서도 바로 일어났다.

이런 곳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후우….”

태운이 지금까지 죽인 거대 몬스터는 최소 200마리는 넘을 것이다.

하지만 거대 몬스터는 죽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장 문제였던 것은 거대 몬스터를 죽이기만 하면 나타나는 칠죄신교의 전사들이었다.

어쩔 때는 B급 헌터 수준의 강함을 가지고 있는 전사 수십 명을 보내 태운을 죽이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운을 죽이지 못한 역경은 태운은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태운은 지금까지 수많은 역경을 헤쳐나왔다.

강태운

LV:84

마나 총량:10

체력(94+5) 근력(94+5) 민첩(97) 유연성(54) 지력(120) 변이된 마나(5) 감각(12) 마나친화력(28) 용기(18)

특성

상위 특성-명장(3개)

상위 특성-용사(편린-비활성화)

변이된 마력(LV.M)

정직한 사냥꾼(LV.M)

트롤의 피(LV.M)

냉철(LV.3)

수호신(LV.2)

스킬

마정석 흡수(LV.7)[S]

마정석 저장(LV.7)[S]

상급 마법(LV.9)

웨폰 마스터리(LV.6)[S]

마법 파괴(LV.6)[S]

명중(LV.7)[S]

사고 가속(LV.6)[S]

적의(LV.7)[S]

고정(LV.9)[S]

오버 서플라이(LV.5)[S]

육감(LV.M)[S]

도적의 기술(LV.6)[S]

열화(LV.2)[S]

지금까지 태운을 죽이기 위한 칠죄신교의 노력은 태운을 담금질한 꼴이 되었고 태운은 담금질에도 뒤틀리지 않고 깨지지 않았다.

이대로 완성되어 명검이 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흐아압!”

태운은 소리를 질러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뒤 적의를 발산했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섬뜩한 살기.

그때 태운을 본 헌터들은 모두 그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건 거대 몬스터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들에게는 더욱 심하게 다가왔다.

“뭐, 뭐야?”

“이것들 왜 이래?”

태운의 적의를 그대로 받은 몬스터들은 온몸을 덜덜 떨기도 했고 주저앉아 버리는 녀석도 있었다.

압도적인 강자, 그 강자가 자신에게 적의를 비추고 있다.

살기를 내뿜고 있다.

저항할 수 없다.

그것에서 오는 공포는 인간을 죽여야 한다는 몬스터들의 기본적인 본능조차도 짓눌러 버릴 정도로 강력했다.

태운은 높게 점프한 후 육감을 사용해 주변을 스캔했다.

“라바 스피어.”

그 후, 인간형 몬스터의 머리에 라바 스피어를 박아넣었고 오버 서플라이를 사용해 온도를 높여 녀석들의 뇌를 녹여 버렸다.

[키시시시싯!]

“꺄아!”

후열에 있던 웨퍼에게 거대화한 몬티스의 새끼가 달려든 것 같았다.

새끼 몬티스라지만 거대화한 녀석의 새끼다.

크기는 이미 성체 몬티스에 비해 두 배는 거대했다.

퍼억!

태운은 돌멩이를 주워 던졌고 돌멩이는 빠르게 날아가 새끼 거대 몬티스의 뒤통수를 적중시켰다.

그러자 몬티스의 머리통은 날아갔고 녀석은 고장 난 로봇처럼 삐걱거리다가 쓰러졌다.

“징그럽기는 원탑이라니까.”

아직까지도 몬티스라면 치를 떠는 태운이었다.

“흠… 10마리 정도 남았나.”

태운은 육감으로 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장신에게 달려갔다.

“이곳은 정리된 것 같은데… A팀에 가봐도 되겠습니까?”

“왜 어제처럼 안 하고 깍듯이 말하나?”

“어제는… 제가 좀 흥분했습니다.”

“장난이야. A팀에 빨리 가보게. 이곳은 내가 정리할 테니.”첫 번째 작전은 성공적이다.

이번 작전은 A팀 헌터들이 드래이그 고흐의 발을 묶어둔 사이에 B팀이 거대 몬스터를 처리하는 것이었으니까.

태운은 A팀에 사상자가 없기를 기도하며 드래이그 고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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