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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144화 (144/379)

144화

카츠는 근 3년간 사람들을 무려 700명 이상이나 죽여왔다.

그중에는 협회장이 묵인해준다고 말한 사건들도 있었지만, 아닌 사건들이 훨씬 많았다.

카츠의 특성은 18개, 스킬은 약 60개가 넘어간다.

그중 하나가 바로 ‘광인’, 그 특성은 자신의 피를 보거나 극도로 흥분했을 때 발동할 수 있는 카츠의 특성이다.

과거 칠죄신교의 원로 중 한 명을 죽였을 때 얻은 특성으로 발동되면 모든 스킬과 특성의 수준이 한 단계 진화하며 스탯도 대폭 상승한다.

그리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이성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그 힘은 점점 강해진다.

“크아아아!!!”

태운은 카츠가 지금까지의 그와는 다르리라는 것을 직감했고 그에 맞춰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하이 솔리드 아머, 고정.’

태운은 하이 솔리드 아머를 몸에 씌우고 단검 4개 꺼낸 후 고정시켰다.

카츠는 태운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 냅다 달려들었고 똑같은 자세로 태운에게 주먹을 뻗었다.

‘멍청한 건가?’

조금 빨라졌을 뿐인 이런 공격에 태운이 당할 리가 없었다.

태운은 똑같이 카츠의 공격을 피해내는 데 성공했고 바로 카운터를 날리려 했다.

그런데 그때.

“충격파.”

쿵!

카츠의 가슴을 중심으로 사방에 충격파가 발산되었고 태운은 그대로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크윽!”

단순한 충격파가 하이 솔리드 아머를 통과해 태운의 몸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었고 태운은 상상도 하지 못한 전개에 당황했다.

그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태운의 얼굴에 카츠의 공격이 쇄도했고 태운은 그 공격을 고스란히 허용했다.

터-엉!

하지만 카츠의 전력을 다한 펀치에도 태운의 하이 솔리드 아머는 아무런 손상도 없었고 카츠는 반대로 태운의 공격에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태운은 녀석의 복부에 주먹을 힘껏 꽂아 넣었고 카츠는 약 3m 정도 밀려나 태세를 정비했다.

“물 주먹인데?”

“당신이야말로”

태운의 뒤에 벽이 바짝 붙어 있어 주먹을 충분히 휘두를 공간이 없었고 힘을 온전히 싣지 못했다.

그것을 태운도 인지하고 있었고 천천히 두 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그때, 카츠는 태운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야… 한국도 참 대단해…. A급 헌터를 숨기고 공작 활동을 시킬 줄이야. A급 헌터 수도 적은 나라가… 참 대담해.”태운은 카츠가 무슨 일을 벌일지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가 말을 끝낼 때까지 기다려줄 수는 없었다.

상대방에게 말을 걸고 시간을 끌어 대응 방법을 생각하는 건 태운도 자주 사용하는 전략이었으니까.

“열화.”

화륵!

태운은 열화를 온몸에 두른 후 카츠에게 접근했다.

열화의 열기로 인해 비밀 공간의 온도는 빠르게 데워졌고 그것에 위협을 느낀 카츠는 몸을 움츠렸다.

‘큰 움직임으로 러시안 훅.’

태운은 주먹 공격 중에서도 상당히 큰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러시안 훅을 사용했다.

움직임이 큰 만큼 그 위력은 강했기에 카츠는 그 공격을 의식하여 피할 수밖에 없었고 태운의 후속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고정 해제.’

태운이 공중에 띄워두었던 단검들이 빠르게 날아가 카츠의 사지에 꽂혔고 카츠는 반격을 포기하고 말았다.

“크윽!”

카츠는 태운의 후속 공격을 경계해 충격파를 사용했고 태운은 그것을 알아채고 공격을 포기했다.

태운은 대신 고통스러워하는 카츠의 허벅지에 박힌 단검을 밟아 더욱 깊게 꽂아놓고는 뒤로 물러났다.

“끄아악!!!”

카츠는 상당히 고통스러워했고 태운은 여전히 여유롭게 카츠를 상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운도 이 싸움을 섣불리 끝내려 달려들 수는 없었다.

충격파도 상당히 거슬리기는 했지만 그게 주원인은 아니었다.

카츠는 이렇게 공격을 당하면서도 계속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았다.

‘고작 이 정도의 힘만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협회장에게 전해 들은 바로는 지금까지 수백 명의 사람들을 죽였고 그 과정에서 수십 개의 특성과 스킬을 얻었을 거라고 했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특성과 스킬이라고 해봐야 서너 개.

나머지는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예상할 수 없었다.

그때, 카츠의 새로운 특성과 스킬이 발동됐다.

“환영격, 분신, 조립 인형.”

카츠는 분신을 만들었고 그 분신 하나하나가 환영격을 사용했다.

육감을 가진 태운에게는 대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터터-엉!

그건 바로 카츠의 특성 중 하나인 조립 인형 때문이었다.

“쯧. 그 방벽 굉장히 튼튼하네.”

첫 공방에서 태운이 카츠를 메쳤을 때 팔이 떨어져 나갔던 것, 그것은 단순히 팔이 분리가 되는 특성이 아니었다.

팔다리를 발사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상당히 빠르고 강한 힘을 가지고 말이다.

‘그래도 지금이 찬스다!’

카츠의 팔과 다리가 하나씩 떨어져 나간 지금이 녀석의 안면에 주먹을 꽂아 넣을 절호의 기회였다.

태운은 전과 달리 주먹을 충분히 뒤로 당겨 힘을 모으고 녀석의 얼굴에 주먹을 내질렀다.

녀석의 얼굴에 태운의 주먹이 닿은 순간

‘됐…어?’

부-웅!

카츠의 머리가 분리되어 날아갔고 태운은 허공에 주먹을 휘두른 꼴이 되었다.

“캬하하하!!!”

카츠는 그런 태운을 비웃었지만 태운은 여전히 침착했다.

‘어디까지 분리가 되는지 확인해 보자.’

태운은 충격파를 대비해 녀석의 어깨를 잡은 후 무릎으로 녀석의 명치를 가격했다.

“커헉!”

몸과 머리가 분리된 상황이었음에도 카츠는 몸통의 고통에 반응했다.

태운은 그것을 확인한 후 녀석의 어깨에 팔을 감아 팔을 꺾어 버렸다.

“끄으으악!”

“오케이… 확인….”

태운은 분리가 가능한 부분은 어깨 아래쪽의 팔과 허벅지 아래쪽 다리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충분히 충격파를 사용해도 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확인했어.’머리가 분리된 상태에서는 충격파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도 잊지 않을 것이다.

“이 개 같은…!”

연속으로 공격을 허용한 카츠는 화를 내며 분리된 머리와 팔다리를 몸통에 다시 연결하려 시도했다.

물론 태운이 그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았다.

태운은 날아오는 카츠의 머리를 잡아챈 후 바닥에 내리쳤다.

“이런 씨….”

“이제 포기하시죠.”

“흐… 흐핫… 흐하하하하!!!!”

카츠는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오히려 웃음을 터트렸다.

“인정하마…. 이 힘은 전대섭을 상대할 때 사용하려고 남겨뒀었는데… 너에게 쓰지 않으면 질 것 같구나.”

“음…?”

뻐-억!

태운은 갑자기 뒤에서 날아온 녀석의 팔에 얻어맞고는 날아가 바닥을 뒹굴었다.

그것도 지금까지 깨진 적이 없는 하이 솔리드 아머가 깨지며 정타를 맞았다.

태운은 의아해했지만 곧 뒤에서 느껴지는 힘을 확인하고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힘은 바로 마기였다.

“이제 확실해졌네. 더러운 배반자 자식”

“크흐, 이게 뭐 어쨌다는 거지? 난 그냥 솔직했을 뿐이야!”카츠는 셔츠를 들어 올려 복부에 새겨진 배반자의 문양을 보여주었다.

그 문양은 짙은 보라색으로 점멸하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태운은 녀석에 대한 태도를 바꾸었다.

배반자와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역겨운 것은 사실이었으나 갱생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마기를 얻었다는 것은 배반자가 되었다는 의미니까.

이젠 갱생의 여지가 없다.

“흐흣.”

카츠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스킬을 시전했다.

“환영격, 전격 발산, 폭발검, 폭발 제어, 폭발창, 염권, 리버샷, 연격, 스피어 샷….”카츠는 수십 개의 스킬을 연속으로 시전했다.

과거 카츠는 강탈이라는 사기적인 특성을 각성했음에도 그것을 세상에 알리지 못했다.

그 특성의 발동 조건이 살인이었기 때문이다.

전투 센스도 없었던 카츠는 E급 등급이라는 낮은 등급으로 헌터 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받았던 멸시, 폭력 등은 카츠의 도덕적 양심을 완전히 무너뜨리기에 충분했고 카츠는 그때부터 살인을 시작했다.

약 100명 정도를 죽여 B급 헌터의 힘을 얻은 카츠의 눈앞에 칠죄신교 분노의 좌를 맡고 있는 쟝이 나타났다.

사람을 죽여 강해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던 카츠는 쟝의 눈에 들었고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세례를 받은 후 급격히 강해진 카츠는 A급 헌터에 버금가는 힘을 가지게 되었고 A급 헌터로 인정받은 후 바로 마쓰다 협회장을 찾아 협상을 제안한 것이다.

그렇게 지금의 카츠가 만들어졌다.

“이게 나의 진짜 힘이다아아!!!”

카츠는 자신이 무슨 신이라도 된 것마냥 입을 놀려댔다.

하지만 태운은 조금의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하… 고작 이 정도로 전대섭 선생님을 잡겠다고?”태운은 벨트에서 돌검을 꺼냈다.

“그 정도로는 전대섭 선생님의 옷자락도 건드리지 못해.”

“무슨 말이냐!!!”

카츠는 태운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자신이 듣고, 자신이 본 것만 믿는 어리석은 자가 바로 카츠였으니까.

“죽어!!!”

카츠의 공격들은 모두 태운을 향해 날아갔고 카츠는 승리를 확신했다.

‘이 녀석을 죽이고 난 뒤 얻은 힘으로 전대섭까지 처리한다. 호박이 넝쿨째로 굴러들어 왔어…!’하지만 카츠의 망상은 거기서 끝이 나게 됐다.

“마법 파괴.”

콰차차창!

터터터텅!

태운의 한마디에 모든 스킬이 깨져 버렸다.

“어…?”

“아, 말실수를 하나 했네. 전대섭 선생님의 옷자락에 닿지 못할 뿐이 아니야.”태운은 오버 부스트를 사용해 카츠의 목을 베어 버렸다.

조립 인형의 특성으로 반응할 수도 없는 속도였다.

“넌 내 발끝에도 닿지 못해. 머저리야.”

카츠는 천천히 낮아지는 자신의 시야에 무엇인가가 겹쳐 보임을 느꼈다.

자신이 지금까지 모든 것들을 쌓아 온 과정과 그 쌓아 온 것들이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이 동시에 카츠의 눈에 들어왔다.

‘이런 젠장….’

털썩.

카츠의 머리가 땅에 떨어진 순간 카츠는 목숨이 끊어졌고 태운은 즉시 오버 부스트를 해제했다.

“마기를 봤을 때는 마법을 써야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의미가 없었네.”그렇다.

카츠는 죽을 때까지 몰랐겠지만 태운은 자신의 주특기인 마법을 버프 마법과 방어 마법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도 가진 힘만큼은 나랑 비슷했네.”

그것을 활용하는 실력이 너무나도 떨어진 것뿐이다.

단순히 동시에 시전해서 쏟아낸다고 해서 강한 것이 아니니 말이다.

“잘했다. 어느 정도 배움이 됐나?”

“네,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다. 어차피 김가도는 알려지면 안 되는 이름이니 내 공으로 돌려야 하는 게 조금 찝찝할 뿐이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카츠를 죽이고 난 뒤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는 둘을 본 마쓰다 협회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본 최강의 헌터인 카츠를 마치 당연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같은 반응 아닌가.

“괴물들 천지구나….”

그 이후 마쓰다 협회장은 절대 한국과는 척을 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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