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화
* * *
콰콰쾅!!
“저기도 끝인가 보네요. 이제 시작합시다.”보스룸에 있던 인원들은 거대 공동에서 들려오는 폭발음을 신호로 전투를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먼저 가지.”
조강현은 먼저 나서서 보스 리자드맨의 앞으로 뛰어내렸다.
“거인화!”
그러곤 지금까지 한 신체 부위를 특정하여 사용했던 거인화를 온몸에 시전했다.
조강현은 보스 리자드맨 만큼이나 커져 있었다.
[크르르….]
동굴을 울리는 보스 리자드맨의 울음소리가 모두의 귀를 때렸다.
보스 리자드맨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조강현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콰아앙!!
조강현은 그것을 오른팔로 받아냈다.
단순한 주먹질 한 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이 폭발한 것 같은 소리가 보스룸에 울려 퍼졌다.
“저런 게 있으면 말을 해주지! 겁나 멋있잖아!”마이클은 갑자기 신나서 그에게 버프를 걸어주려 했지만 그것을 태운이 저지했다.
“저 크기의 몸에 버프를 걸어주려면 마나가 엄청 필요할 겁니다.”태운은 마정석을 흡수하고 그에게 버프를 걸어주었다.
항상 사용하던 하이 부스트였지만 한 번 사용한 것으로 20,000에 가까운 마나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우리도 가지. 위에서 지원 잘해주게.”
허덕륜과 김현우, 정일준이 한 번에 뛰어내렸다.
그들은 모두 착지하기 직전에 슬로우 마법을 사용해 낙하 충격을 완화했다.
“강현아! 보스를 맡고 있어 줘라!”
그들은 조강현이 보스를 붙잡고 있는 동안 남아 있는 30마리 남짓의 리자드맨들을 먼저 처리하고자 했다.
비교적 처리하기 쉬운 적을 먼저 없애고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니까.
‘아무리 봐도 허덕륜 선생님…. C급이 아닌 거 같은데.’원래 C급 헌터라면 리자드맨 한 마리와 싸워도 버거워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허덕륜은 혼자 두세 마리의 리자드맨을 상대하면서도 여유로워하고 있었다.
‘나중에 여쭤봐야겠어.’
쾅!
“크윽!”
조강현은 리자드맨의 주먹에 얼굴을 맞고 크게 비틀거렸다.
“역시 원래 저런 녀석이랑 특성의 힘을 빌려서 커진 사람이랑 차이가 있어….”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원래 저렇게 큰 상대라면 큰 몸 상태가 익숙할 것이고 몸도 그렇게 발달해왔을 것이다.
특성의 힘으로 커진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저쪽은 혼자지.”
리자드맨이 비틀거리는 조강현에게 후속타를 날리자 태운은 리자드맨의 주먹 앞에 하이 프로텍트를 생성해 오버 서플라이로 강력하게 만들었다.
쿵!
[크륵!]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공격이 막힌 리자드맨은 당황했고 조강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리자드맨의 턱에 주먹을 날렸다.
쾅!
“나이스! 잘했습니다!”
“와…. 미친 이게 무슨 난리야?”
그때 타이밍에 맞춰 공전하가 보스룸으로 들어왔다.
“전하 형! 형 발도로 저 리자드맨의 발목을 노릴 수 있겠어요?”
“한번 해볼게!”
태운은 보스룸에 도착한 공전하에게 즉시 지시를 내렸다.
“초속공.”
공전하는 검을 검집에 넣고 자세를 잡았다.
“발도 백호(白虎).”
공전하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가 보스 리자드맨의 발목을 공격했다.
그 공격은 비늘이 벗겨내고 약 30cm 정도 깊이로 베어냈다.
[크륵!]
리자드맨도 타격이 없지는 않았는지 신음을 내고 균형을 살짝 잃었다.
“한 번 더…!”
쾅!
조강현은 그 틈을 타 그 얼굴에 주먹을 한 번 더 날렸다.
“GIA.”
마이클은 마나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 커다란 얼음 화살을 만들어 보스에게 날렸다.
유인할 리자드맨이 없는 지금도 계속 추운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추운 곳에서 리자드맨의 움직임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마이클도 그것을 인지하고 특기인 폭발과 화염 마법을 자제하고 얼음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크아아!!!]
마이클의 얼음 화살이 리자드맨의 가슴에 꽂혔고 거대 리자드맨은 고통에 포효했다.
“잔챙이 리자드맨을 전부 처리했다! 이제 우리도 가세하겠다!”마침 작은 리자드맨을 모두 처리한 허덕륜, 정일준, 김현우도 보스 공략에 힘을 더했다.
이대로라면 던전 클리어는 시간문제였다.
쾅!
“발도 비룡(飛龍).”
“GIA.”
“일도양단.”
[크르륵……!]
모두 각자의 기술을 전부 리자드맨에게 쏟아부었다.
결국, 보스 리자드맨은 천천히 힘을 잃고 쓰러져갔다.
‘생각보다 쉽게 풀리고 있어. 좋아해야 할 일이지만 내 관찰력 스탯이 좋다고만 말하고 있지는 않은데….’태운은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사령…! 네크로맨서!”
태운은 급하게 정일준을 불렀다.
“아티팩트! 아직도 마기가 있습니까?”
“잠…. 아직도 있다!”
결국, 거대 리자드맨은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그 순간
“흐하하하…. 멍청한 너희들 덕분에 내가 아주 좋은 사체를 얻었구나.”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디냐!”
태운은 찾아야만 했다.
거대 리자드맨을 되살려 공격하기 전에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서 죽여야 했다.
“이미 늦었다. 네 녀석들은 모두 내 새로운 부하에게 죽을 것이다. 언데드 라이징!”거대 리자드맨의 사체에 천천히 마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러곤 죽었던 거대 리자드맨이 다시 일어나 조강현을 바라보았다.
“이런 씨….”
부-웅!
조강현은 거인화를 10m 정도의 크기로 줄여 리자드맨의 주먹은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언데드가 된 거대 리자드맨은 더욱 빠르고 더욱 강력해져 있었다.
그리고 언데드가 됨으로써 고통도 체력의 한계도 느끼지 못하고 리자드맨 특유의 단점 또한 사라져 버렸다.
“크윽….”
조강현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던 상황, 온몸 거인화의 반동이 찾아오고 있던 차였다.
더 이상 버티는 건 힘들었다.
그때 태운이 조강현에게 말했다.
“거인화 푸세요! 그리고 시간만 끌어주세요!”태운은 그렇게 말하고 마력실을 길게 늘어뜨렸다.
‘크윽….’
공간을 가득 채운 마기에 마력실이 천천히 타들어 갔지만, 태운은 오버서플라이로 마력실을 계속해서 넓게 퍼트렸다.
“찾았다…!”
태운은 그의 위치를 찾고는 창을 꺼내 들었다.
“가속, 관통, 파괴, 라바 인챈트.”
그러곤 벽에 힘껏 내던졌다.
콰콰쾅!
태운이 던진 창은 벽을 부수며 날아가 거대 리자드맨을 부리고 있는 네크로맨서에게 정확히 향했다.
“뼈 방패.”
콰자자자자작!!!
네크로맨서는 그림자에서 수많은 뼈를 꺼내 방패로 만들어 태운의 창을 막아냈다.
그러곤 뼈들로 태운이 부수어놓은 벽을 보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태운은 그것을 느끼고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여기는 맡기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태운은 뼈로 만들어진 벽 사이로 몸을 던졌다.
덥석!
그리고 뼈를 헤집고 들어가 네크로맨서의 멱살을 잡을 수 있었다.
“폭권.”
쾅!
태운은 멱살을 잡고 바로 네크로맨서의 얼굴에 폭권을 박아넣었다.
파스스….
하지만 태운은 힘없이 바스러지는 감각에 의아함을 느꼈다.
“음…?”
뻐-억!
“크헉!”
태운은 등을 무언가에 굉장히 강하게 강타당하고 바닥에 처박혔다.
“트롤 세 마리 분량의 뼈로 만든 하이트롤 뼈골렘이다. 무기는 미노타우르스의 허벅지 뼈로 만들었지.”
“크윽….”
태운은 등뼈와 늑골이 부러진 것을 느끼고 팩인 디바인 포스를 사용해 부상을 치료했다.
“팩인 디바인 포스.”
뿌득, 뿌-드득
본래 팩인 디바인 포스는 뼈가 부러지거나 장기가 잘못됐을 때 사용하면 안 되는 치료 마법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배리어 스피어.”
태운은 자신의 몸을 치료하고 일어나 배리어로 창을 만들어 쥐었다.
“호오…. 재밌군. 네놈으로 만들고 싶은 예술 작품이 생각났어.”
“아쉽지만 난 그럴 생각 없어.”
“네 의사는 중요하지 않아.”
네크로맨서는 하이트롤 뼈골렘에게 명령해 태운을 공격했다.
하지만 알면서 당해줄 태운이 아니었다.
필사의 창술이 알려주는 움직임을 응용해 피해내고 배리어 스피어의 창끝에 마력을 담아 하이트롤 뼈골렘의 정강이 부분에 마력 심어 폭발을 일으켰다.
아무리 강력한 뼈라고 해도 안에서부터 폭발한다면 부서질 수밖에 없다.
하이트롤 뼈골렘은 한쪽 다리의 정강이뼈가 부서지자 제대로 기동하지 못했다.
“생명체라면 제어력에 매우 큰 차이가 있어도 몸 안에서부터 마력을 간섭하는 건 불가능하지. 하지만 네가 조종하고 있는 그놈은 생명체가 아니야. 즉, 이건 온전히 너와 나의 제어력 싸움이라는 뜻이다.”“재밌군. 그럼 이 정도 수의 뼈골렘도 감당할 수 있겠나?”네크로맨서는 8기의 하이트롤 뼈골렘을 소환했다.
처음 봤던 것보다 질이 떨어져 보이긴 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후….”
태운은 다시 마정석의 마나를 흡수하고 메테리얼을 만들었다.
“마나 간섭, 마력 폭풍, 파괴.”
태운은 메테리얼에 있는 마나를 모두 회전시켜 마력 폭풍으로 만들고 뼈골렘에 닿는 마나 입자들을 모두 뼈에 흡수시켰다.
그리고.
파스스….
8기의 뼈골렘을 모두 바스러뜨려 흙으로 만들었다.
“별거 아니네. 제어력 훈련 좀 하지 그랬어?”태운은 다시 메테리얼을 만들며 말했다.
“밖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금방 끝낼 거다.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네크로맨서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부들부들거리다가 소리를 질렀다.
“이 녀석은 내 생명력을 빼앗아가기에 꺼내지 않으려 했거늘! 이 녀석을 꺼내게 만든 네 행동을 지옥에 가서 후회해라! 나와라, 데스나이트!”네크로맨서는 자신의 그림자에서 데스나이트를 소환했다.
그는 뼈갑옷을 입고 해골마를 타고 태운을 내려다보았다.
“이건 제어력이 통하지 않겠네.”
태운은 뛰어난 제어력으로 해결할 생각을 버렸다.
왜냐하면.
[네 녀석…. 내 동료를…. 죽이겠다….]
데스나이트에게는 희미하지만 의지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쉽게 갈 수는 없겠네.”
태운은 배리어 스피어를 역수로 쥐고 다중 시전을 준비했다.
“가속, 파괴, 폭발, 발사.”
태운은 배리어 스피어에 수많은 마법을 걸고 손에서 놓았다.
“고정.”
그러곤 손에서 놓자마자 날아가려 하는 창을 고정 스킬로 공중에 떠 있게 만들었다.
“배리어 스피어, 가속, 파괴 폭발, 발사, 고정.”태운은 배리어 스피어와 고정을 사용해서 함정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네크로맨서는 그것을 가만 보고 있지 않았다.
“뼈 폭발.”
쾅!
네크로맨서는 태운이 파괴했던 뼈 파편들을 폭발시켜 태운을 공격했다.
“크윽….”
하지만 태운은 굴하지 않고 계속 배리어 스피어를 활용해서 함정을 만들었다.
그렇게 10개 정도의 함정이 만들어진 순간 태운은 함정을 만드는 것을 멈추고 배리어 소드를 꺼냈다.
“이제 시작하지.”
준비는 끝났다.
이젠 실행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