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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70화 (70/379)

70화

박성윤이 잘 활용하지 못했던 특성, ‘그림자의 주인’의 활용이었다.

그림자로 만든 단검을 던지고 원래 단검은 계속 손에 쥐고 있었다.

아직 디테일한 모양새를 따라 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물체를 자세히 보고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 파악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물며 박성윤에게 그런 스킬이 있을 거라고 알고 있던 것도 아니니까.

“이…익…!”

급하게 공격을 막으려는 바람에 몸의 균형이 무너져 있었다.

채-앵!

박성윤이 휘두른 단검을 막기는 했으나 그 충격량에 의해 몸의 균형은 계속 무너져 갔다.

나머지 한 명이 공격을 도우며 몸의 균형을 잡을 시간을 벌어주려 했지만, 박성윤은 특유의 서커스 같은 움직임과 단검의 중력, 반중력 마법을 활용해 피하면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에는 그림자 단검을 활용한 시간차 페이크 공격에 목 부근에 공격을 허용하고 쓰러졌고 그대로 추가타를 허용하고 리타이어당했다.

“지…. 지원해줘!”

“어딜.”

한 명이 리타이어당한 모습을 보고 다른 적사단원이 지원을 가려 했지만 그의 눈앞에 라일렌이 나타났다.

“애초에 이럴 줄 알고 가까이에서 대기하고 있었지.”

“이 자식들이…!”

셀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그들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여기서 싸움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다! 싸워라!”

셀은 마나를 끌어올려 신체를 강화하고 연정아에게 달려들었다.

‘연정아는 마법사. 접근하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셀은 검사인 자신의 장기인 근접전을 노리고 연정아에게 빠르게 다가갔지만, 그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연정아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마법사라고 한 적이 없었다.

채-앵!

“무슨….”

연정아의 손톱이 길게 늘어났고 그 손톱으로 셀의 공격을 막아냈다.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검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조절하기 힘드네….”

연정아는 지금 20% 정도의 힘만 사용하고 있었다.

봉인 해제율이 30%를 넘기거나 마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신의 힘을 들킬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눈에 띄어서 좋은 일은 없으니 20%에 그친 것이었다.

“적당히 놀아주다 끝내줄게.”

그때 셀이 본 연정아의 표정에서 느껴진 것은 공포도, 두려움도 아니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심함.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그것이 더 공포스러웠다.

* * *

“다음 목표는 어디지?”

“이대로 기사단이 1등을 하게 둘 수는 없습니다. 다음 목표는 기사단이죠.”시저는 본거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공격대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저와 김진성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 힌트가 나타났다.

[적사단의 깃발이 빼앗겨 4위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흑단이 차지했습니다!]

“뭐…?”

시저는 사회자의 말을 듣고 점수판을 올려다보았다.

정말로 적사단의 점수가 깎여 있는 게 아닌가.

아이러니하게도 그에 비례하게 언더독의 점수가 올라가 있었다.

“어째서 너희의 점수가 올라가고 우리의 점수가 떨어진 거지?”공격을 받고 방어대가 같이 싸웠다면 한쪽은 점수가 오르고 한쪽이 떨어지는 일이 생기기는 쉽지 않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어디 한번 설명해봐라.”

시저는 살기를 풀풀 풍기면서 태운에게 다가갔다.

‘예상보다 좀 빠른데…. 어쩔 수 없지.’

태운은 하늘 위로 신호탄을 쏘았다.

시저는 그의 행동을 수상하게 보고 화를 냈다.

“방금 뭘 한 거냐!”

“하….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시저는 분명한 적의를 내비치고 있었고 그 뒤에 김진성도 검을 빼 들고 공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저도, 김진성도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두 명이 그들 4명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까지 그들과 같이 싸우면서 그들은 적어도 골드 A급 10위 권에 들 정도의 실력자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태운도 마찬가지로 그들을 지금 당장 리타이어시킬 수 없었다.

아직 올라간 점수는 60점뿐, 적을 두 명 처리했거나 깃발을 통해 얻은 점수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아직 얻을 수 있는 점수의 일부만 얻었다는 것은 확실했다.

얻을 수 있는 모든 점수를 얻은 후에 그들을 리타이어시켜야 한다.

그때 기사단의 진영에서는 태운이 쏜 신호탄을 발견했다.

“단장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습니다. 일단 기사단의 신호탄은 아닌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음….”

정일준은 천리안을 사용해 신호탄이 쏘여진 장소의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시저와…. 강태운? 둘이 대립 중인 건가. 그렇다면….”정일준은 여러 마리의 유령마를 소환했다.

정일준은 그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었다.

“구찬영, 이곳을 지키고 있어라. 그리고 A조 4명 빼고 전부 말을 타고 나를 따라와. 문제가 생기면 빨간색 신호탄을 쏴라. 즉시 돌아오겠다.”지금 저곳에 가면 시저와 거슬리는 언더독을 처리할 수 있을 거라는 것.

그것만큼은 확실했다.

* * *

태운과 시저가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언더독의 점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시저는 그 점수판을 보면서 언더독의 배신으로 자신의 생각을 굳혔다.

그리고 그 생각은 곧, 그들과 싸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흥분한 시저가 생각해도 전력 차이는 확실했다.

‘강태운의 실력은 아카데미 내 최고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다른 녀석들은 김진성과 비슷한 수준….’시저는 언더독과 함께 싸우면서 그들의 실력이 랭킹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였다.

그렇다고는 하나 여기서 꼬리를 말고 달아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마음을 굳힌 시저가 김진성에게 말했다.

“김진성, 우리는 여기서 리타이어당한다.”

시저는 김진성의 실력도 신뢰하고 있었다.

익스퍼트 골드 14위라는 순위는 오로지 그의 실력에서 나온 결과고 시저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철벼….”

“잠깐 진정하고 이 소리 좀 들어보세요.”

시저가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특성을 활성화하려는 순간 태운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 말을 무시하려 했던 시저였지만 점점 더 커져 오는 말의 달리는 소리에 신경이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 소리는 전년도, 그리고 그전에도 지겹게 들어왔던 소리였으니까.

“기사단이네요.”

기사단이 타고 다니는 말은 기사단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소환 아티팩트에서 소환되는 소환수다.

이 아티팩트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기사단장의 자격이 주어지는 등, 기사단에게 매우 중요한 아티팩트라고 볼 수 있다.

“기사단이 오고 있는 거 같은데…. 이대로 여기서 싸우고 있을까요? 이대로 싸우다가 리타이어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이 자식이….”

이미 기사단은 가까운 곳까지 도달해있었고 시저는 더 이상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다음 경기에서 각오해두는 게 좋을 거다.”시저는 결국 언더독과 싸우려는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언더독과 싸우겠다고 기사단에게 탈락당하는 건 더 싫었으니까.

“유령마가 온다는 건 정일준도 같이 오고 있다는 뜻이다.”

“알고 있습니다.”

시저는 몸을 돌려 말이 달리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했다.

정일준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그가 다른 선택을 할 여지는 없었다.

경기를 보는 사람들도 예상과 다르게 돌아가는 상황에 극도로 흥분하고 있었다.

[적사단의 방어대는 언더독에 의해 박살이 나고 있는 상황! 적사단의 공격대도 그것을 눈치챘지만, 기사단의 등장으로 인해 언더독과 같이 싸우려 하고 있습니다!]

기사단의 전력은 정일준, B조 4명과 C조 4명 그리고 쉬고 있던 공격대까지까지 총 13명.

그에 반해 적사단과 언더독의 공격대는 6명뿐이다.

전력의 차이는 압도적

하지만 시저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남은 시간은 약 10분, 기사단과 싸우면서 많이 리타이어 시킨다면 3등에는 들 수 있을 거다.’현재 3등을 차지한 흑단과 적사단의 차이는 크지 않다.

더 이상 깃발을 빼앗기지 않고 몇 명만 리타이어시키면 3위로 올라갈 수 있다.

그렇게 전투 준비를 하고 있으니 기사단이 다가왔다.

“고속, 저격, 아이스 윔블.”

태운의 눈에 기사단의 정일준이 보이자마자 공격이 날아갔다.

하지만 정일준은 말 위에서 편하게 검을 휘둘러 태운의 공격을 쳐냈다.

“역시…. 시저, 부탁할 게 있습니다.”

“뭐지?”

“유령마, 전부 역소환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내가 할 수 있다.”

태운의 말에 김진성이 대답했다.

“대신 정일준이 나를 공격할 수 없도록 견제를 해줘야 한다.”“그 정도는 저랑 김지…. 김기열이 해줄 겁니다.”시저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일을 김진성이 할 수 있다고 하니 그 방법이 궁금한 태운이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그럴 여유도 없었으니까.

“저기다. 돌격해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일준을 제외한 모든 기사단이 유령마를 타고 달려왔다.

바로 이것이 단체전에서 기사단이 무서운 이유.

키가 3m가 넘는 거대한 유령마 십여 기에서 나오는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령의 신가연도 이 유령마들을 의식해 산 위로 본거지를 잡은 것이었으니까.

“파이어 윔블, 고정.”

태운은 10개의 메테리얼로 불의 창을 만들고 날아가기 직전 공중에 고정을 시켰다.

김지열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것 하나하나가 웬만한 선수는 한 번에 리타이어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담고 있었다.

태운은 메테리얼을 다시 생성해 파이어 윔블을 강화한 후에 고정을 풀었다.

쐐애액!

태운의 파이어 윔블이 날아가기 시작하자 김지열도 눈치를 보고 준비한 마법들을 쏟아냈다.

둘의 공격이 목표로 한 곳은 정일준.

“단장님! 조심하….”

기사단원들이 자신들을 지나쳐 뒤로 날아가는 공격을 보고 급하게 정일준을 바라보았지만 그럴 필요는 애당초 없었다.

“유령포.”

아티팩트에서 유령마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푸른 기운이 쏟아져나와 공격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파이로 컨트롤.”

태운은 유령포에 의해 파이어 윔블이 소멸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파이로 컨트롤을 사용해 불의 창들을 정일준의 몸에서 멀리 떨어뜨렸다.

유령포는 도망치는 불의 창을 쫓아가듯 추격했다.

김지열의 마법은 시전 시간이 느려 마법 시전을 저지당한 상태.

사실상 태운 혼자 정일준을 막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태운이 그러면서 느낀 것이 있었다.

“김지열 씨, 그냥 정일준은 제가 혼자 막겠습니다.”혼자 정일준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 *

“이, 이런 젠장….”

[언더독의 방어대가 적사단의 방어대를 결국 무너뜨립니다!]

연정아가 상대한 셀만이 남아 깃발을 지키고 있었지만 이미 그는 마나도 모두 소모한 상태였고 몸에 데미지도 많이 쌓여 있었다.

그에 비해 단 한 명도 리타이어당하지 않고 조금 힘든 기색을 보일 뿐인 6명의 언더독들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언더독 엄청납니다! 저런 학생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걸까요!]

[신동연 학생의 방어 마법은 훌륭하다고 정평이 나 있었지만, 그것밖에 없는 학생이라는 평가 또한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모습을 보니 공격 마법도 훌륭하고 방어 마법은 엄청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연정아 학생은 최근에 특별 승급을 한 학생이었죠! 적사단의 셀을 상대로 이렇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다니….]

사회자들은 물론 개인 방송의 진행자들도 언더독에 대해 극찬을 보내고 있었다.

[와…. 올해 명헌 라인업 오지지 않습니까. 형님들. 쟤네 졸업하면 우리나라도 헌터 강대국 되는 각 보이는데요?]

[다른 건 모르겠고 언더독 덕분에 이번 명운전 엄청 재밌어진 거 같아서 기분 좋습니다.]

그들이 언더독에게 극찬을 보내고 있을 때 연정아는 셀을 리타이어시켰다.

그리고 깃발을 뽑아 언더독의 땅에 꽂았다.

이것으로 얻은 점수는 총 360점.

적사단의 멤버들을 리타이어시키면서 얻은 점수도 상당히 쏠쏠했다.

“후…. 지금 점수가….”

연정아는 하늘에 떠 있는 점수판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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