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마스터-2화 (2/383)

0002 / 0383 ----------------------------------------------

에뉴얼 월드

"야! 연제야 진짜 그러기냐?"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는 거냐...아침부터."

몸이 나른해서 자리에 누워있자, 시원스런 단발머리를 가진 녀석이 다가와서 말을걸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친해지게 된 녀석으로, 이름은 재훈.

성격은 이거 하나만 밝혀두면 될것 같다.

여자를 무지 밝힙니다.

조심하세요.

취급주의.

"같이 하면 뭐가 덧나냐? 우리반은, 아니 학교생 전부가 하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너만 안하고있어! 그건알아?"

"몰라."

나는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에 재훈이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하..너같은 고집쟁이는 처음본다."

나는 그 중얼거림을 듣고 움찔거렸지만 그대로 참았다.

뭔 상관이야. 내가 하기 싫다는데.

오히려 너같이 싫다는 놈 붙잡고 계속 하자고 하는 애들이 이해가 안간다고.

나는 말로는 꺼내지 않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수학책을 꺼내놓았다.

1교시가 수학이라니.

누가 시간표를 짜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한대 떄리고싶은 심정이다.

안그래도 졸린 수학시간을 1교시에 배치해놓다니.

이게 고문밖에 더되냐.

딩 동 댕 동

종을 치기는 했지만, 애들은 계속 떠들기만 하였다.

또 선생님이 앞에 오실때까지 하고 떠들겠지.

나는 수업시간 내내 재훈이 제안한 것을 생각하고있었다.

보통 멍떄리고 있으면 선생님한테 걸리겠지만, 난 예외다.

맨뒷자리라는 메리트가 있기 떄문이지.

'에뉴얼 월드....가상현실게임이라? 어짜피 12일간은 휴교인데...'

본래는 우리 신입생들이 입학하기 전부터, 즉 겨울방학떄부터 해오던 공사를 다 마무리 짓지 못했는데, 그 마무리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휴교를 한다는 것이다.

...뭐, 나야 좋지.

학교에 나오는 것보다 노는게 더 재밌잖아?

나는 수업이 끝나고, 쉬는시간이 되어도 계속 같은 생각만 하였다.

에뉴얼 월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론은, 완전히 정하지는 못했다.

예부터 난 유유부단한 성격이기에, 확실히 하고싶은것도 아니고 안하고싶은 것도 아닌 이런 문제는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뭐, 적당히 지내다가 흥미가 생기면 해보면 되겠지.

아니, 그렇지만 가능한 빨리 시작하는게 좋긴 할테고....

"아아, 괜히 그녀석떄문에 계속 이생각만 하게 되잖아."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중에도 계속 그생각만 하였다.

보나마나 집에 가면 누나도 게임을 같이 하자고 그러겠지.

하지만 왠일인지 누나는 집에없었다. 나는 덕에 조용히 침대에 누워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옛날에 장난으로 신청해보았는데, 어이없게도 당첨이 되어서 1년간 공짜로 캡슐도 받고,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받지 않은 상태였다.

반면 여러 아이디를 사용해서 불굴의 의지로 당첨됬던 누나는 이런 사실을 알자마자 그날 날 반쯤 죽여놨다.

왜 화풀이야.

"한번...해볼까?"

그래, 해봤자 뭐 나쁠 것도 없잖아?

난 내 방에 들어와서 가방을 던져놓은 후 컴퓨터를 켰다.

잠시 후 부팅이 완료되자, 난 빠르게 에뉴얼 월드 홈페이지로 들어가 선물 받기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자 정확히 한 시간 후, 어떤 아저씨과 와서는 능숙하게 캡슐을 설치하고서는 "재밌게 하세요."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가버렸다.

....빨라.

버튼 누름과 동시에 우리 집으로 출발한건가.

난 헛웃음을 짓다가 문을 잠구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방 안에는 방금 설치된 따끈따끈한 캡슐이 날 유혹하듯이 있었다.

건방진.

그렇지만 유혹을 이길 수 없는게 슬프다. 젠장.

"우와! 이거 엄청 푹신하잖아? 침대대용으로 사용해도 되겠다!"

캡슐의 내부는 상당히 아늑하면서 쿠션은 침대보다도 푹신했다.

왠지 이 캡슐의 용도가 게임에서 침대로 바뀔 것 같은 예감.

"아차차, 이럴게 아니지."

나는 캡슐 속으로 들어간 다음 버튼을 눌러 캡슐의 뚜껑을 닫았다.

그러자 캡슐 안이 어두워 지는 듯 싶더니 청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에뉴얼 월드 초보자들을 위한 도우미 입니다. 일단 인터페이스 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눈앞에 거울이 생긴것 같이 내 모습이 비춰줬다.

신기하네.

뚜껑에다가 비추는 걸까.

"외모는 머리카락의 길이나 모양,색. 그리고 눈의 색과 문신같은것을 새기거나 없앨 수 있습니다."

나는 알았다는 표정을 하고서는 머리카락부터 바꾸어 보기로 결정하였다.

"마리색은...은색으로 바꿔줘."

그러자 거울속의 나의 머리카락은 은색으로 찰랑거리고 있었다.

은색 머리카락. 맘에든다.

"눈동자를 파란색으로."

위잉-

눈동자색도 푸른색으로 바꾸어보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은색과 푸른색은 왠지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머리색은 검은색으로 놔둔다움 눈동자만 그대로 해보니까 이제좀 맞는 것같았다.

...뭐, 외모설정이야 어찌됬든 좋다.

사실 아무것도 안바꿔도 되니까.

싫증나면 나중에 게임속에서 염색이라도 하면 되겠지.

"됐어."

"최초의 1차전직을 할 수 있는레벨은 1입니다. 2차전직은 200, 그다음의 3차전직은 곧 업데이트를 하려고 합니다."

"허?"

처음부터 전직을 할 수 잇는거야?

이건 또 신개념이네.

"아이디를 불러주시길 바랍니다."

"음...케라진."

"아이디가 등록되었습니다. 다음부터는 홍채인식만으로도 접속이 가능합니다."

그러고 눈앞이 깜깜해지며 나는 정신이 잠시 아찔해졌다.

"......여기가....게임속인거야?"

어느샌가 나는 에뉴얼 월드에 접속되어 있었다.

주위에있는 나무하며, 들판....그것은 영락없이 실제같았다.

가상현실이라고 불릴만 하구나.

시선을 돌리자, 조금 떨어진 곳에 마을의 입구가 보였다.

그렇구나. 시작지점에 마을이 아니라 마을 근처의 평원인건가.

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느끼며 느긋하게 마을로 들어가보았다.

작지만 작지않은, 적당한 규모의 마을.

오픈베타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초보자 마을은 다 이런 상태겠지?

"아 참, 스텟창, 정보창, 아이템창 오픈!"

띠링!

아이디:케라진

LV:1

전직:무(無)

칭호:무(無)

힘:10

체력:10(체력1포인트당 스테미나최대치10증가)

손재주:10

민첩:10

지능:10(지능1포인트당 마나최대치 10증가)

지력:10

운:10

남은AP:0

아이디:케라진

LV:1

HP:150/150

MP:100/100

공격력:15

방어력:10

스테미나(SP):1100/1100

배고픔:0%

목마름:0%

마지막하나, 즉 아이템창에는 100G와 작은 칼 하나만이 놓여져 있었다.

나는 접속하기 전 돈의 단위와 아이템사용법을 다 배워가지고 접속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 알고 있었다.

"100골드라, 처음부터 꽤 거금을 주네."

분명, 100골드면 초보자가 사용하는 포션을 100개나 살수있는 돈이다.

저렙때 쓸만한 무기도 구할 수 있는 돈이고.

뭐, 초보자 지원 시스템은 좋은 것 같다.

나는 아이템창에 손을 집어넣어 작은 칼 하나를 꺼낸다음 장착시켰다.

맨 처음 시작할 때 주는 것이라 그리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처음 할 때는 쓸만하겠지.

없는 것 보다는 낫잖아?

"그럼 한번 사냥을 하러 가볼까....?"

마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지도를 보자, 동서남북으로 문이 있고, 동문 옆에 '초보자 사냥터' 라고 떡하니 적혀있었다.

지도를 기억하고 그 길을 따라서 걸은지 5분 정도가 지나자 마을의 동문이 보였다.

'저곳으로 나가면 사냥터인가 보군.'

나는 검을 더 쎄게 쥐며 마을 문을 나섰다.

그곳에는 많은 초보 유저들이 작은 검이나 활, 단검따위를 들고 토끼나 다람쥐를 사냥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날 향해 걸어오는 토끼 한 마리가 보였다.

용케도 다른 유저들에게 걸리지 않고 나한테 오고있다.

나한테 잡히고 싶은건가. 신기한 녀석.

난 내 검을 이용해 토끼를 내리 쳐 보았다.

죽지는 않았지만 꽤 큰 타격을 준 듯 했다.

토끼는 화가 난 듯 나에게 달려들었다.

휘익!

토끼의 몸통박치기!

무섭진 않지만, 일단 맞으면 아플 것 같다.

난 가볍게 피해준뒤, 나에게 등을 보인 토끼에게 다시금 검을 찔러넣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생각보다 쉬웠다.

나는 자신감이 붙어서 더욱 빠르게 토끼들을 잡기 시작했다.

유저들은 꽤나 많았지만 토끼와 다람쥐가 리젠되는 숫자와 시간은 매우 많고 짧았기 때문에 스틸을 당할 염려는 없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나는 그렇게 사냥에 몰두해 있다가 문득, 도우미가 말해 주었던 것이 생각났다.

전직은 레벨1때부터 할 수 있다는 것. 나는 그에 사냥을 그만 두고 다시 마을로 돌아갔다.

무슨 직업을 하는게 좋을까.

이건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다.

단순한 노가다성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하니 섣부른 판단은 좋지 않다.

어디보자.... 기본적으로는 검사와 마법사, 궁수가 있겠지.

"응?"

그 순간, 내 앞을 검은 후드를 뒤집어 쓴 유저가 빠른 속도로 지나쳐갔다.

벨트에 장착된 두자루의 단검.

어쎄신이다.

빠르게 움직이며, 몰래 숨어서 적을 쓰러트리는 얍삽하지만 매우 신속성있는 직업.

난 그 유저를 본순간, 머리에 강하게 삘이 꽂혔다.

이거다.

"근데 어쎼신은 어디서 전직하는거지...?"

나는 NPC들에게 물어보며 어쌔신으로 전직하려면 어디로 가야하냐고 물어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꺼림칙해 하며 아무도 모른다고 하였다.

뭔 게임이 전직하기가 어렵냐.

"하아...전직하기도 쉽지 않네."

난 한숨을 쉬며 분수대에 걸터앉았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NPC들을 클릭하면 잘만 대답했었는데.

어떻게된게 물어봐도 대답을 해주지 않으니...

"가상 현실 게임의 NPC들은 여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서 그런가."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가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혼자서 찾아보기로 하였다.

뭐, 어떻게든 돌아다니면 찾을 수 있겠지.

============================ 작품 후기 ============================

본래 3인칭으로 썻다가 1인칭으로 바꾼거라서 챕터 3정도 까지는 어색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오타는 지적해 주시고 허접한 글 보아주셔셔 감사합니다~

==========================

2013/6/1

문체, 어색한 부분 수정 완료.

약간의 스토리 변경.

엌ㅋㅋㅋ 토끼노 몸통박치기와 아픔데스넼ㅋㅋㅋㅋㅋ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