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58화 (558/657)
  • < --  [명분과 실리]  -- >[명분과 실리]필리핀의 마닐라에서 미국의 대통령 특사인 라이스 안보보좌관과 필리핀 대통령이 협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고 거절하게 되었다.“수빅 만의 항구를 다시 미국에서 해군 기지로 사용하는 것은 국민들이 반대해 승인할 수 없습니다.”“주둔군 지위나 혹은 범죄 행위에 대해 바꾸는 조건으로도 어렵습니까?”“어렵습니다. 그러니 이해해 주세요.”미국에서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해군기지를 필리핀에서 사용하길 거부하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라이스는 실망해서 귀국하고 말았다. 그로인해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제공하려던 프리키트 2척도 취소되고 말았다. 사정해도 결국 필리핀이 과거 미군들이 주둔하며 저지른 범죄 행위를 자꾸 회1/14 쪽등록일 : 13.03.12 20:17조회 : 2060/2069추천 : 74평점 :선호작품 : 5171(비허용)선호작품 : 5171

    거론해 회담은 결렬되었다. 라이스가 사과를 해도 소용이 없어 무산되고 돌아간 것이다.미국의 백악관에서 약간 큰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라이스, 또 협상을 실패했다는 거요?”“죄송합니다. 각하, 제가 능력이 너무 부족한 모양입니다.”“아니야. 필리핀 대통령이 여자를 깔보는 인사라 그런 거야.”어찌 되었건 힐러리는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특사를 보내 필리핀 대통령과 접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필리핀이 혼나 봐야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군.”화가 치민 힐러리가 조금은 개인적인 사심에서 필리핀에 대한 보복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함부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백악관 대변인을 내세워 필리핀 정부의 태도에 대해 무척 섭섭했다고 논평2/14 쪽

    하도록 지시했다. 최고 권력자가 필리핀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토하자 아래서는 감을 잡았다. ‘잘 됐어. 이참에 필리핀까지 무너트려 버리자고.’이런 정서가 미국 상류층 사이에서 돌아 버렸다. 그 여파는 아주 빠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아시아의 금융 대란으로 인해 힘들게 견디고 있던 필리핀 증권 시장에서 미국 투자자들의 자본금들이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 버렸다.꼭 대통령의 수하 노릇을 하자는 생각 때문에 돈을 빼는 것은 아니다. 지금 자금을 빼야 손해를 덜 보고 다름에 주가가 폭락하면 그때 다시 사볼 생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그래도 미국에서 지원해 주면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던 필리핀이나 대통령이 노했으니 지원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자 미국 투자자들은 재빠르게 자금을 이동시킨 것이다.‘기회를 봐서 타이거 태공이 움직일 때 같이 움직이는 것이 제일 유리해.’이들은 최태욱이 관리하는 그런 자본이 아니다. 결국 1번 투자야 최태욱이나 SG 투자회사고 2번은 피닉스 은행이나 왕실자본이다. 3번이 직계로 관리되는 유럽과 중동 재력가인 투자자다. 그러니 이들은 4번에 해당하는 투3/14 쪽

    자자들로 최태욱으로 보면 거의 개미에 해당되는 투자자들이다.   소리 없이 많은 외국 자금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 버리고 있었다. 필리핀은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드디어 금융대란이 일어나고 말았다.“또 주가가 대폭 떨어졌어!”“오늘도 도산한 기업이 2개나 된다고.”아주 빠른 속도로 이미 국제통화기금에 구제 금융을 신청한 나라들처럼 똑 같은 현상이 벌어지며 필리핀도 드디어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다.아시아에서 4개국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도미노 현상처럼 구제 금융을 신청하자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추락하기 시작한 아시아 국가들의 화폐가치는 끝을 모르고 휴지로 변하고 있었다.마닐라에서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무능한 대통령은 물러나라!”“물러나라!”4/14 쪽

    “노동자들의 부당한 해고를 취소하라!”연일 공장들이 문을 닫고 회사들이 도산하자 사회분위기는 폭동 직전으로 변하고 있었다. 필리핀까지 무너지게 되자 그 여파는 일본이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경제위기에 닥친 일본은 힘들게 필리핀에 투자해서 공장들을 가동하고 있었다. 싼 인건비를 이용해 저가품으로 만들어 수출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가동된 지 얼마 안 되어 이런 지경에 이르자 부도가 나고 말았다.“우린 이제 뭐를 해도 안 되는군.”“국내 산업이나 어떻게 해보는 수밖에 없어.”그래도 인구가 1억 명이 되는 일본이라 내수 시장만 잘 관리해도 기본적으로 경제는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외국에서 많은 외화를 들여 원유나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니 경제는 돌아가지만 무역적자 폭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엔화 가치가 떨어져 원유 한 방울이 이제 귀한 피 같이 보이는군.”5/14 쪽

    “그러니 아랍인들은 원유를 알라의 피라고 하잖아.”   아시아 전체가 금융위기로 인해 심하게 흔들리는 가운데 일본도 무역적자폭의 증가로 더욱 골병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축척한 부가 없었다면 벌써 무너질 상황이다. 살아남아야 하는 일본은 보유하고 있던 모든 외국 채권을 싸게 매각하고 있었다. “하나도 남기지 말고 팔아서 버텨 보자고.”“손해 보고 팔려니 살점이 떨어지는 기분이야.”“누군 안 그런가?”처음에는 기업들이 소유한 채권들이 팔리고 이어서 은행들이 소유한 채권도 모조리 매각해 버티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개인들이 소지한 금괴나 채권들도 서서히 시중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한편 태국에서 기업체들의 사장들과 면담하거나 태국의 지하자원들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고 있는 민택수는 다시 최태욱에게 보고했다.6/14 쪽

    “태국 정부에서 계속 좋은 조건을 걸고 지점을 개설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어떤 조건요?”“부실기업 몇 개만 인수하면 은행을 넘기겠다고 합니다.”이런 보고에 최태욱은 즉시 지시했다.“태국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멀었군요. 지금 이런 상황에도 부실기업을 외국은행으로 떠넘기려고 하다니요. 아직도 멀었으니 지점을 개설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우기에 접어들자 태국에는 홍수가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혹시 몰라 물었다.“방콕에 홍수가 심하게 났다던데 지내는 곳은 안전한가요?”“그럼요. 방콕 호텔이야 고지대에 있으니 안전합니다. 하지만 저지대의 공7/14 쪽

    장이나 서민들이 사는 주택들은 홍수로 인해 대피 소동이 나고 엉망입니다.”“누군 물이 없어 죽고 누군 물이 많아 죽어나는 군요.”“그게 세상이죠.”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기상이 변했다. 그로 인해 지구촌은 가뭄과 홍수가 전에 비해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특히 중동이나 또는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는 가뭄이 지속되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최태욱은 민택수가 수집해 보내온 태국의 지하자원이나 생산품에 대한 자료를 살피고 있었다. “그동안 놀지는 않고 쓸 만한 자료를 많이 수집했군.”태국의 주요 자원에는 천연고무, 주석, 텅스텐, 천연가스 등이 있다. 열대성 기후로 비가 많이 내려 수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 장전이자 단점이다. “뭐든 많으면 일단 사업성은 있어.”8/14 쪽

    최태욱은 태국에서도 수자원을 개발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그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 대규모 댐을 건설해 홍수도 조절하고 전기도 생산하는 방법이야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업이다. 태국 정부도 그것을 알지만 자금이 없으니 추진하지 못하는 것이다.“복잡하게 머리 쓰기보다 보편타당한 사업들이 오히려 쉬워.”최태욱은 전에는 머리를 일부러 굴려가며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조금 단순해지고 있었다. 단순하게 사업해도 재력이 좋으니 할 사업들은 많았다.  애틀랜타 호로 필리핀의 대통령이 찾아왔다. 홍보를 노린 것인지 의외로 많은 기자들과 같이 헬기를 두 대나 이끌고 찾아왔다. 청정해역인 넓은 바다에 떠있는 호화요트에서 한가하게 낚시질을 하고 있던 최태욱은 반겼다. “어서 오세요. 제가 찾아뵈어야 하는데.”“아닙니다. 제가 와야죠.”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하고 나니 외국자본이 빠져나가 버렸다. 그로 9/14 쪽

    인해 크게 문제가 터진 이후에 정신이 번쩍 들어 최태욱을 찾아 온 것이다. 처음에는 애틀랜타 호의 해저유물 찾기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태공, 뭐 찾은 것 있나요?”“예, 하지만 모두 쓰레기 같은 작은 일본 군함이나 어선들이더군요. 별로 건진 것은 없어요. 고물로 팔기도 그런 것들입니다.”“그래도 듣기에는 좋은 유물도 있다고 하던데요.”“그거야 얼마 되지 않죠. 팔아도 선원들 인건비 주기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선원들이 물고기 잡아서 생활하죠. 요즈음 같이 벌어서는 모두 떼로 굶어 죽을 판입니다.”필리핀 대통령은 분명히 자싱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사정하러 왔다. 그러니 최태욱은 슬며시 도와주기 싫다는 뜻으로 엄살을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슬며시 권하고 있었다.“대통령께서도 아시겠지만 돈이야 여자들이 많고 남자들은 죽어라 벌기만 하지 소용없어요. 그러니 여자들에게 잘 보여야 돈이 나옵니다.”10/14 쪽

    “그런가요?”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습니다.”필리핀 대통령은 슬며시 투자를 권하고 있었다.“태공께서 필리핀에 오셨으니 적당한 곳을 지목해 투자하는 것이 좋지 않나요. 원하시면 섬을 완전히 넘겨드릴 수 있습니다.”“그래요? 말씀은 고마우나 어디 외딴 섬에 투자해서 돈이 생기나요? 돈이란 큰 집에 빌붙어야 돈을 버는 거죠. 세상이란 혼자는 못 사니까요.”아주 단순 명료하게 부자인 미국과 손을 잡아야 살길이 나온 다고 훈수하고 있었다. 알아들으면 다행이고 못 알아들어도 상관없었다. 또한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장소는 외딴 섬이 아니고 반듯이 큰 토지가 있는 구석에 자리 잡을 생각이라는 의중을 표한 것이다.심란해서 그런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해서 그런지 필리핀 대통령은 별다른 응수가 없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명확하게 거절하는 말을 토했다.11/14 쪽

    “대통령께서도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보편적으로 정권이 자주 바뀌는 나라로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입헌 군주제나 또는 장기 집권하는 그런 나라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에서 투자하는 기업가의 경우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생각지 못한 변수이기 때문입니다.”“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을 안 해서.”최태욱은 기자들이 부지런히 대화록을 기록하는 것을 보고 다시 말했다.“저는 입헌군주제를 같이 하는 그런 나라를 제일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생기고 여건만 되면 그런 나라에서 올인 하는 방식으로 투자해볼 생각입니다. 되도록 변수가 적은 입헌군주제로 통치하는 나라를 대상으로 생각하는 중입니다.”“그렇군요. 그래서 자주 변수가 발생하는 태국과 캄보디아에서 투자를 안 하고 있었군요.”“그렇습니다.”태국은 자주 군부쿠데타가 일어나니 변수가 많았다. 그리고 캄보디아는 여12/14 쪽

    전히 반군 활동이 많아 얼마 전에도 수도인 프놈펜에서 반군들이 도시를 점령하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우리 필리핀은 그렇지는 않은데요?”“대통령께서야 조국이니 그렇게 보실지 모르지만 외국인인 제가 보기에는 마닐라 시내서 벌어지는 대학생들의 시위는 거의 반군들의 폭동이나 다름이 없어요.”“그건 단순한 시위에 불과하죠.” “그러니 서로 보는 시각이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저야 제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말하는 거죠. 아무튼 저와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누가 위험한 변수들이 많은 나라에 투자하겠어요? 그러니 그렇게 아세요. 저는 아까도 말했지만 돈이 별로 없는 남자입니다. 여러 명의 아내들이 모두 가지고 있어서.”빌려줄 돈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 잡고 사정해야 소용없다고 판단한 필리핀 대통령은 작별했다. 그는 애틀랜타 호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떠나고 말았다.    13/14 쪽

    최태욱은 대통령과 같이 온 기자들 때문에 이렇게 의도적으로 발언을 했다. 누군가 자신의 의도를 눈치 채면 반드시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최태욱의 이런 발언은 필리핀 신문을 통해 보도되고 있었다. 그러자 몇몇 나라들은 자국이 최태욱의 의중에 부합되는 투자 대상국으로 포함된다고 판단해 움직였다.그런 나라들 중에는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이 포함되어 있었다. 멀리 북한에서도 이를 두고 한 가지는 100퍼센트 부합된다고 생각했다.14/14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