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56화 (556/657)
  • < --  [아시아의 금융위기]  -- >아시아에 불어온 금융위기로 많은 나라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가운데 중국과 브루나이는 나포된 어선 때문에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전에 같으면 쉽게 나포된 어선과 선원들을 돌려보내던 브루나이 왕국에서 전혀 다르게 중국 선원들의 송환요구를 거절했다. 중국측 요구에 대해 총리가 단오하게 거절하고 있었다.“전에도 말했지만 지금은 재판이 진행 중이니 그 후에 논의합시다.”“재판은 언제 끝납니까?”“한 달 이내에 재판을 끝낼 겁니다. 형이 확정되면 그 다음에 송환문제를 협의하죠.”“그렇다면 태형을 가하고 풀어준다는 거요?”“그렇습니다.”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는 여전히 태형이나 참형이 존재한다. 그리고 자국의 영해로 침범해 불법적으로 어로행위를 벌이면 태형을 가하고 추방하게 된다. 재판결과 실형이 확정되면 즉시 태형에 처하게 되니 중국대표는 다급해진 입장이었다.회1/13 쪽 등록일 : 13.03.12 13:03조회 : 1318/1319추천 : 59평점 :선호작품 : 5139(비허용)

    어떻게 해서라도 그건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총리께서 풀어줄 수 있지 않나요?”“그렇지 않아요. 국왕께서 재판이 끝난 이후에나 사면하면 모를까 총리인 나는 그런 권한은 없습니다.”중국은 자신들 뜻대로 나포된 선원들을 풀어주지 않자 다급했다. 때로 은근히 협박하며 송환요구를 관철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브루나이 왕국은 그런 중국의 요구에 전혀 굴하지 않고 있었다.송환협상 대표로 브루나이를 찾아온 중국의 협상 대표와 부대표가 호텔의 룸에서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부대표, 아시아 전체가 금융위기로 뒤숭숭한 판에 여기서 이러고 있으니 답답하군요.”“대표님, 브루나이 왕국은 전과 전혀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 태형을 가하고 송환할 모양 같습니다. 어선은 벌금을 물어줘야 돌려받게 생겼고요.”“필리핀의 팔라완 섬에 있는 타이거 태공을 만나는 것은 어떤가요?”회2/13 쪽

    “대표님, 그리 찾아가보나 마나 소용없을 겁니다. 태공은 분명 브루나이 사법부에 영향력을 줄 위치가 아니라고 하며 우리 송환요구를 거절할 겁니다.”브루나이가 강경하게 나오는 배경에는 타이거 태공의 언질이 있는 것 같았다. 평소 성품으로 보아 브루나이 국왕은 이렇게 강하게 중국을 대하는 사람이 아니다.“중국계도 많은데 그들을 통해 협조를 구해보는 어떤가요?”“대표님께서는 그동안 유럽에서만 근무해 아직 여기의 사정에 대해 잘 모르시는 군요. 여기서 살던 중국계는 대부분 떠나고 없어요.”인구의 15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계다. 그리고 대부분 상권을 장악한 위치라 상당히 영향력이 많았다. 그런 그들이 모두 떠났다고 하자 이상했다.“왜 잘사는 이곳을 그들이 떠난 거죠?”“한국인들이 와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자 운영하던 사업들이 대부분 경영난에 허덕이게 되었어요.”“그래서요?” 회3/13 쪽

    “중국계들은 사업장을 모두 팔고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그리고 홍콩으로 이주했고요. 그래서 지금 중국계 인구는 5퍼센트도 안됩니다.”브루나이 왕국은 타이거 태공이 개발에 참여하며 인구수가 점차 증가했다. 그리고 샨 부족까지 대규모로 이주하게 되어 인구분포도 많이 변했다.“지금은 인구가 60만명이 넘는다죠?”“예, 60만명이 넘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어요. 인구 분포는 말레이계 30, 한국계 20, 토착인 10, 샨 10, 필리핀계 5, 유럽계 5, 중국계 5, 기타 15퍼센트로 구성되어 있고요.”“왜 그렇게 갑자기 변한 거요?”“타이거 태공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외부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대폭 늘어난 거죠. 그리고 베네룩스 연맹국의 가입하자 한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해 중국계들은 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떠난 것입니다.”“한국계가 어떻게 그렇게 많이 늘어 난거요?”부대표는 잠시 머릿속으로 뭔가 떠올리는 표정을 지으며 답하고 있었다.회4/13 쪽

    “대표님, 여기서 사는 한국계는 북한을 탈출해 몽골에 있다가 이주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계 남자들과 결혼한 여자들이나 한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샨 부족이나 토착민까지 계산하면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50퍼센트를 넘는다고 봐야합니다.”이런 대화를 나누던 대표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떻게 갑자기 많은 군대가 쉽게 양성된 거요?”“그건 북한을 탈출해 여기로 이주한 사람들이 군대로 입대해서 그런 겁니다. 북한에서 이미 군사훈련이야 혹독하게 받았으니 적응이야 쉽죠. 그리고 경찰도 대부분 북한출신들이 많습니다.”이렇게 답한 부대표가 다시 말했다.“대표님, 제가 타이거 태공에 대해 계속 조사해서 조금 압니다. 지부티 왕국도 인구도 여기와 비슷하고 한국과 유럽의 인구 구성비도 거의 같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에 있는 라이따이한 시도 여기와 비슷해지고 있고요. 한국교포라고 보는 라이따이한을 한국계로 분리하면 그런 정도 데이터가 나옵니다.”“그게 정말이요?”회5/13 쪽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타이거 태공은 이미 베네룩스 왕국이 아니더라도 여러 개의 소규모 왕국을 거느린 황제와 같습니다. 비록 인구수는 적은 도시국가지만 모두 부국으로 발전하고요. 많은 인구가 있는 영토의 구석에 거점들을 만들어 그 지역의 모든 부를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몽골의 테무르 파크도 그런 도시 국가 중에 하나입니다.”듣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되었다. 그저 단순하게 바라보면 거점을 만들어 사업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상 자세하게 분석해 보니 타이거 태공은 세계를 상대로 아주 중요한 무역루트에 도시국가를 건설하고 있었다.“결국 타이거 태공은 자신만의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고 있었군.”“대표님, 그렇습니다. 애틀랜타 호는 본시 잃어버린 대륙을 뜻하나 제가 보기에 타이거 태공은 해저탐사를 구실로 소리 소문 없이 자신만의 새로운 애틀랜타 대륙을 만들고 있는 중으로 보입니다.”“그렇다면 태공은 어디에 또 그런 곳을 만들고 있다는 거요?”“이런 거점 도시는 한국 내에도 있다고 봅니다. 서해 시, 남해 시, 창원 시 그리고 대마도가 그렇고 이미 오사카에도 그런 형태로 거점 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것 같습니회6/13 쪽

    다.”“일본에도 말이요?”“그렇습니다. 태공은 절대로 그냥 마구잡이로 투자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이미 호주나 미국에도 그런 중요한 거점들이 있고요.”너무 비약해서 판단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타이거 태공은 분명 이득이 남는다고 해서 사방에서 사업체를 만들지 않았다. 투자할 지역이 선정되면 집중 투자해 완벽하게 자신이 지역을 장악할 정도로 발전시키고 있었다. 또한 한국인의 대대적인 이주 정책을 병행하고 있었다.최태욱의 행보는 중국 관리 판단처럼 치밀하게 거점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이런 사실을 두고 중국에서는 새로운 식민지를 개척하는 신제국주의라고 평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 사회에서는 타이거 태공이 아주 적당한 투자처를 잘 찾아 사업을 성공하고 있는 정도로 이해했다.“부대표의 분석은 나중에 검토하기로 하고 우리 귀국하기로 하죠. 여기에 더 있어야 소용없게 생겼어요.”“그렇게 하시죠. 우리가 결정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회7/13 쪽

    두 대표들은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결심했다. 무작정 브루나이 왕국에게 선원송환을 요구해야 아무 소용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협상을 중단하고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지도부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떤 특단의 조치를 취하길 건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영해로 침범해 불법어로 작업을 벌인 중국선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 중. 브루나이 의회에서는 많은 법이 개정되고 있었다.“결혼 연령을 남자 18세 여자 16세로 고치기로 하죠.”“그럽시다. 그래야 연맹국으로 똑 같은 법이 적용되니 그렇게 합시다.”여러 가지 법이 변경되고 있었다. 투표에 참여하는 투표권 연령도 18세로 대폭 내려가고 이슬람 국가들에서 시행하는 태형과 참형도 폐지되었다. 물론 참형은 징역형으로 바뀌고 사형인 참형은 교수형으로 바뀌고 있었다.대부분의 형법이 기본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또한 민법이나 상법도 베네룩스 왕국의 연맹국 전체가 수용할 수 있는 공통된 법으로 개정하고 있었다. 브루나이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선원들은 중국변호사가 찾아와 태형이 폐지되었다는 소리에 다들 신이 났다.회8/13 쪽

    “우리는 이제 풀려나게 되는 군요.”“그렇지는 않아요. 법이 시행되려면 아직 한 달이 남았어요.”“뭐요? 태형 20대면 반병신이 돼서 살아야 한다던데요.”“지금은 어쩔 수 없어요. 재판에서 태형을 조금 감해 달라고 사정해 보는 수밖에요.”먹고 살기 위해 어로 작업하러 남하해 내려 왔다가 완전히 인생 끝나는 형국으로 변하고 있었다. 중국 선원들은 다들 울상을 지었다.“우린 이제 죽었어.”“돌아가도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살아도 산목숨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돈 벌어오라고 악을 써서 밉기만 하던 고운 아내의 얼굴도 떠올랐다. 아직 어린 아들이나 딸의 모습도 저절로 떠오르고 있었다. 태형을 면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별 구상을 다해보고 있었다.‘차라리 정치적으로 망명하겠다고 하면 태형은 면하게 될까?’회9/13 쪽

    이런 생각을 해보지만 뭘 알아야 정치를 논해 망명하는 거니 그것도 어렵다. 나포되어 잡혀 있는 중국 선원들이 구치소에서 덜덜 떨며 태형의 공포감으로 잠 못 이루고 있었다. 다행한 것은 넣어주는 구치소의 식사는 아주 좋았다.‘이런 정도면 평생 감옥에서 살아도 되겠어.’그러나 그런 생각이야 그저 저 혼자 몸인 사람들이 잠깐 해보는 생각이다. 가족이 있는 선원들이야 어떻게 해서라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 가운데 아시아 각국은 금융대란으로 피가 마르는 모진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필리핀의 팔라완 섬 남쪽에 있는 벅숙 섬의 해안에서 애틀랜타 호는 해저탐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선원들은 다들 해저탐사 작업 중인 로봇잠수정을 돕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최태축은 호화요트를 타고 해변으로 가서 스킨스쿠버만 즐기고 있었다.쿡! 쿡! 쿡!맑고 투명한 물속으로 들어간 최태욱은 이제 길들어 버린 돌고래들과 같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아시아전체가 금융대란으로 혼란이 많았지만 최태욱은 그저 한가하기만 했다.회10/13 쪽

    물속으로 들어가 작살로 물고기를 잡고 나서 다시 요트로 올라와 긴 주방 칼로 회를 만들고 있었다.사사사삭.익숙하게 칼질을 하는 모습을 보던 에이트가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태공, 제가 하죠.”“아니야. 너는 초코치장이나 많이 만들어.”준비가 끝나자 최태욱은 심복이라고 칭하는 트레블, 슈이렌서, 에이트와 같이 참이슬 준비가 끝나자 최태욱은 심복이라고 칭하는 트레블, 슈이렌서, 에이트와 같이 참이슬 소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IMF로 인해 참이슬 소주가 많이 팔린다고?”“예, 소주 수출량이 전에 비해 2배로 늘었다고 합니다.”“아시아 사람들은 금융대란으로 인해 속은 터지고 너무 답답하니 소주만 마시는 모양이군.”회11/13 쪽

    아시아에 금융 대란이 일어나면 뭔가 시도해 돈을 벌던지 어떤 나라를 구해주기 위해 움직일 것으로 짐작하던 트레블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태공, 어떤 나라를 도와줄 생각입니까?”“도와주다니요? 내가요?”“예, 그래서 아직 여기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요?”“비서실장은 뭔가 착각하시는군요. 나는 아시아 국가들을 도우려고 여기서 머무는 것이 아니에요. 이미 하고 있는 탐사 작업을 지휘하기 위해 있는 거죠. 제가 남을 잘 돕지 않는 성품인 것을 잘 아시며 이상하게 저를 보는 군요.”이렇게 답하자 트레블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다.‘저렇게 말씀 하시지만 분명 이번 아시아 금융 대란으로 한탕 하실 생각이 확실해 보여.’태국과 인도네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나서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다시 큰 사건이 터졌다. 바로 근처에 있는 말레이시아 왕국도 구제 회12/13 쪽

    금융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다.아시아의 3개국이 연달아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그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싱가포르도 급하게 긴축 정책을 펼치며 여파가 자국에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자연히 주가폭락과 부동산 가격하락, 통화가치 하락에 이은 생필품가격 상승, 회사들의 연이은 보도와 대규모 실업자 양산 등 여파는 심각할 수밖에 없었다.말레이시아가 국제통호기금에 자금 지원 요청을 했다. 그러자 조용하게 관망하던 최태욱이 드디어 카리브 은행의 민택수 은행장에게 전화했다.“은행장, 태국으로 한 번 가보세요. 특별한 것은 없고 지금 태국의 경제 상황이 어떤지 가서 직접 자세하게 살펴보기나 하세요.”“알겠습니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고 판단해 원격 조정 방식으로 목표를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는 성동격서 방식으로 목적을 달성할 생각이다.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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