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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41화 (541/657)
  • < --  [동질감과 이질감]  -- >연말이 되어 벌어진 사태로 인해 일본인들은 즐거워야 할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게 지가 갔다. 송년회 밤이 되어서 직장인들은 노상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조촐한 소주 파티를 열고 있었다. 경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런지 큰 도로에서 조금만 들어간 골목길에는 어김없이 허름한 포장마차가 있었다.“내년에는 조금 좋아지려나?”“좋아질 턱이 있어? 이미 수출이 엉망인데. 더구나 엔화 가치는 점점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고.”“엔화가 떨어지면 수출은 좋아지잖아?” “그건 예날 이야기야. 아예 사간다는 나라가 없어진 판국에 무슨 소용이 있어. 원유만 비싸게 사오게 되니 더 힘들기만 하지.”“큰일이네. 이거 술 맛도 없고 사는 재미도 없어.”그러니 심란한 마음 참이슬 소주로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술도 기호 식품이기도 하 회1/13 쪽 등록일 : 13.03.08 13:52조회 : 162/162추천 : 11평점 :선호작품 : 5073(비허용)

    지만 약간은 중독성이 있으니 한 번 입에 달라붙으면 그 제품만 먹게 되니 한국 소주만 마시고 있었다.잔인하기까지 보이는 일본의 추락은 끝을 모르는 가운데 새해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래도 새해가 되자 사람들은 높은 산이나 또는 바닷가로 몰려와 해맞이를 하고 있었다.오사카의 해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섬·······.사람들이 전혀 없는 무인도 같은 섬에서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구다라(百濟)라는 하나의 그룹 형태를 이루는 회사 사장들이다.구다라 건설의 오동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사장님, 올해는 경기가 더 좋지 않겠어요. 이런 식으로 가다가 보면 우리도 타격을 “이사장님, 올해는 경기가 더 좋지 않겠어요. 이런 식으로 가다가 보면 우리도 타격을 입게 생겼습니다.”오동호가 이렇게 걱정하자 허택수 구다라 신용금고 이사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끄떡없다고 경기가 더 좋아지지 않으면 돈은 더 쉽게 벌게 될 거야.”“어떻게요?”회2/13 쪽

    “우리야 본시 부동산 가격이 최악의 경우로 건물이나 토지를 사놨으니 우선 타격이 없다고 봐야지. 그리고 경기가 더 나빠지면 여유자금으로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으니 돈이야 더 쉽게 버는 것이고.”“그야 그렇지만 저는 불안합니다.”“뭘 그렇게 걱정해 우린 어차피 가난하던 처지였으니 망해도 별로 손해가 아닌데.”이런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드디어 1997년 1월 1일의 새해가 동쪽 바다에서 떠오르자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고 있었다.“동해물과 백두산이·······.”이들이 다소 외진 곳에서 해맞이를 하는 이유는 새해 첫날 애국가를 부르기 위해서다. 물론 일본인들이 주변에 있다고 해서 못 부를 애국가는 아니나 그래도 일본에서 정착해 사는 처지로 그들을 자극할 필요는 없었다.애국가를 힘차게 부르던 이들은 휠체어를 탄 서장수에게 다가가 말했다.“회장님, 이제 돌아가시죠.”회3/13 쪽

    “잠깐 이야기를 하고 가지.”“넷!”부동산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서장수의 신분은 반은 사실이고 반은 위장되었다. 그가 한때 일본 조총련계의 야쿠자로 많은 돈을 벌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게 큰돈을 실제로 벌지는 못했다. 그가 관리하는 돈은 최태욱이 일본으로 비밀리에 유입해 놓은 비자금이다. 서장수는 힘이 하나도 없는 표정으로 힘들게 입을 열었다.“나는 이제 얼마 살지 못하니. 허택수 이사장이 모든 자금을 관리하게.”“알겠습니다.”“그 자금은 태공이 나에게 맡긴 비자금이니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네. 그리고 이곳 오사카에 그분이 원하는 대로 한국 교포들이 모여 사는 그런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데 사용하고. 물론 이 자금은 나중에 북한 주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니 잊지 않도록 하게.”“명심하겠습니다.”회4/13 쪽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런 내용은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말고. 아내들에게도 말하지 말게. 자네 둘만 알고 있어야 하네.” 1억불이나 되는 돈은 구다라 사회복지 기금으로 조성되었다. 기금은 일본에서 사는 재일교포들의 자녀들 학자금 지원이나 장학금 또는 한인 단체에 후원을 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또한 청소년 건강을 위해 스포츠 보급 활동 지원에도 사용하도록 명시되어 있었다.이후에는 모두 북한 주민들을 위해 비축해 놓아야 하니 원금은 손을 대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해야 된다. 워낙 큰 자금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자금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는 있었다.서장수는 두 사람에게 다시 강조했다.서장수는 두 사람에게 다시 강조했다.“재단 사무실 사용용도로 토지를 매입했다가 건물을 지어서 되파는 방법으로 기금을 점차 늘려 나가도록해.”“알겠습니다.”“그리고 기금으로 키워 놓은 회사들이 매년 기부금을 내놓은 형식으로 취하면 별 어 회5/13 쪽

    려움이 없이 기금은 늘어난다고 보니 그렇게 하고.”“넷!”“마지막으로 진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피닉스 은행 지점장을 통해 태공께 연락해서 지시를 받아 움직이면 될 거야.”“그렇게 하죠.”이들은 외딴 섬에서 만나 또 다시 일본에서 일어난 금융 대란을 기회로 부를 이를 방도들을 논의하고 있었다. 논의가 끝나고 나자 섬을 떠나 오사카로 돌아가고 있었다. 오사카 시는 대지진 이후 많은 토지가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특별한 구역으로 변하고 있었다. 누구에게 특별하게 그렇게 하라고 명령하지 않았으나 자연스럽게 거대한 한인 구역이 생기고 있었다.인 구역이 생기고 있었다.오사카 인근에 있는 나라 현의 비조(飛鳥) 문화 즉 아스카 문화인 백제 유적지와 연결되었다. 거대한 한반도 문화가 살아서 움직이는 백제문화권 불록이 생기고 있었다. 새해 연휴가 끝나고 나자 일본의 금융권에서는 전년 말보다 더욱 심하게 파장이 일어나고 있었다.          외국은행인 피닉스 동경지점으로 돈이 몰려들자 일본의 금융시장은 심하게 요동치 회6/13 쪽

    고 있었다. 노후생활을 위해 은행에 예금하고 있던 개인은 물론 회사들도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농촌에서 노후에 전원생활을 한다던 사람들이 모여 걱정하고 있었다.“은행이 문 닫게 생겼어.”“그럼, 퇴직금을 모두 예금한 내 돈은?”“은행이 문 닫고 영업정지하면 모조리 휴지가 되는 거지.”“뭐야?” 가끔 상호신용금고가 부실경영으로 문을 닫아 예금을 한 푼도 찾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물론 정부에서 약간의 예금이야 책임지지만 그저 남의 이야기로 생각했는 들었다. 물론 정부에서 약간의 예금이야 책임지지만 그저 남의 이야기로 생각했다. 하지만 경제대국인 일본에서 은행도 영업정지로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게 생겼다니 예금주들은 다들 난리가 났다.회사원들은 일을 못하고 너무 불안해서 복도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렇게 되면 완전히 알거지가 되네. 이자고 뭐고 생각할 것 없이 본전이라도 건져야지.”회7/13 쪽

    “당연하지. 빨리 돈을 빼서 피닉스 은행으로 예탁하라고·······. 그곳은 안전하니까.”“거긴 이자가 3퍼센트라며. 달러로 예금하면.”“이미 그런 달러로 예금하는 상품은 거의 대부분 거액을 만지는 고객이 다 사버려서 우리 같은 서민은 사기가 힘들게 됐어. 그냥 엔화로 예금해야지.”“같은 돈도 차별이 심하군. 서민의 돈은 가치가 없는 건가?”“본래 세상은 그런 거야. 있는 놈들이야 항상 저 살 궁리는 미리미리 대비하는 법이고. 우리 같은 서민이야 항상 뒤 따라가다가 보니 손해가 많은 것이고.”원금 자체가 사라지게 생긴 예금주들은 서둘러 예금을 인출해 피닉스 은행으로 예금하고 있었다. 피닉스 은행은 일본에 동경지점과 오사카지점을 개설해 두고 있었다.하고 있었다. 피닉스 은행은 일본에 동경지점과 오사카지점을 개설해 두고 있었다.와글와글.은행이나 신용금고에는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은행 앞에서 길게 줄을 선 자리에서 만난 직장의 상사와 부하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회8/13 쪽

    “자네, 공장으로 출장 간다고 하더니 겨우 여기로 와서 줄서고 있나?”“예, 제가 완전히 알거지가 될 판국인데 회사에서 징계를 먹더라도 어쩔 수 없죠. 그런데 재무부장님은 어쩐 일이세요.”“나는 이사 가려고 집을 팔아 넣어든 예금이 몽땅 날아가게 생겨서 줄서고 있는 거야. 이 돈 못 찾으면 나는 이혼 당한다고. 그렇지 않아도 미리 미리 달러로 예금을 안했다고 아내가 매일 같이 밥도 안 해주며 불평해 죽어나는 판국이야.”“그렇군요.”“우선 내 돈부터 옮기고 나서 회사 자금도 옮겨야 되겠어.”“그렇군요. 회사도 중하지만 개인이 먼저죠.”와글와글, 우글우글.일본의 은행이나 신용금고에는 사람들이 예금을 찾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피닉스의 동경과 오사카지점은 계좌를 새로 개설해 예금하기 위해 고객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9/13 쪽

    “여기 지점에다가 예금을 하면 내가 사는 곳에는 지점도 없는데 생활비는 어떻게 사용하지?”“이 사람아, 자네는 직장 생활도 하던 사람이 농사짓더니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됐나? 여기서 발행하는 신용카드로 대형백화점이나 대형 슈퍼로 가서 대금결제하면 되지 뭐가 걱정이야. 그리고 은행에서 발행해 주는 자기앞수표를 사용하면 되고.”“그렇군.”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지자 일본의 작은 지방은행이나 신용금고들이 줄줄이 영업정지를 당하고 있었다. 정부에서 긴급자금을 지원해 주었지만 예금 인출사태가 벌어지자 막을 수 없었다. 또한 은행에서 고객의 부동산을 담보하고 대출한 돈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원금도 회수할 길이 없게 되어 문제가 크게 터진 것이다.연말이라 자금 소요가 많은 기업체나 가정에서는 피해가 많았다. 이런 금융권의 파동으로 인해 일본 국민들은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며 시위하고 있었다. 은행의 영업 정지로 알거지가 된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내각은 물러나라!”“총리는 사죄하고 사퇴하라!”회10/13 쪽

    일본은 급격하게 금융대란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윽고 시위대에 있던 거지가 된 노인이 할복자살을 하게 되자 시위는 더욱 격해지고 있었다.  너무 빠르게 고대유물 조작사건의 여파가 크게 퍼지고 있었다. 당황한 일본정부에서는 그제야 캄보디아에서 요구하는 문화재 반환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좋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캄보디아의 문화재라고 판명된 문화재는 모두 반환하죠. 검찰에서 증거로 채택하고 있으니 재판이 끝나면 돌려 드리죠.”“그런 구실로 또 미룬다는 거요? 우리는 그럴 수 없소. 당장 돌려주시오.”“분명히 돌려 드리겠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캄보디아 정부에서는 계속해서 당장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에서는 재판에 필요한 증거물이라는 핑계로 뒤로 미루고 있었다. 그러나 반일 운동이 점점 북남아메리카대륙이나 유럽까지 확산되기 시작하자 결국 돌려주게 되었다.한편 피닉스은행 동경지점에서는 지점장과 간부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다. 다른 곳은 돈이 없어 난리인데 이곳은 돈이 너무 많아 고민이다.일본정부에서 발행한 연 3퍼센트 이자로 국채를 매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밀려들어 회11/13 쪽

    오는 각종 예탁금으로 인해 피닉스 동경과 오사카지점 자금 활용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지점장님, 어떻게 하죠. 정기예탁금은 연 이자가 국채와 같이 3퍼센트라 본전치기고 일반예탁금은 0,5 퍼센트 이자이니 2.5 퍼센트 차익이 생기는데 계속 일본의 국채를 살까요?”“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이런 상태로 가다 보면 일본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수가 있다고.”“예? 일본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요? 설마 그 지경까지야 가겠어요?”“자네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모르나? 일본은 겉만 멀쩡하지 완전히 골병든 나라야. 그동안 벌어 놓은 것이 많아 아직 버티지만 이번에 또 금융 대란이 일어나 뼈나라야. 그동안 벌어 놓은 것이 많아 아직 버티지만 이번에 또 금융 대란이 일어나 뼈까지 썩어 가는 중이야. 뭘 알고 그런 소리해.”간부 직원은 지점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지점장님, 그럼 어떻게 처리하죠. 돈은 너무 많은데 활용할 곳이 마땅히 없네요.”“기다려 봐. 본사로 보고했으니 아마 행장님이 태공께 연락해 무슨 조치를 내려 주실 회12/13 쪽

    거야.”“알겠습니다.”지점장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일본은 그동안 최태욱에 의해 여러 차례 표도 안 나는 경제적인 공격을 심하게 당했다. 그런 와중에 엄청난 국부(國富)가 외국으로 빠져나가 버렸다. 아직도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 국가들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고 또한 외화와 금괴를 보관 중이라 겨우겨우 버티는 중이다.아직은 일본이 그런 정도가 아니지만 돈이란 특히 유동성이 높은 자금은 언제 어떻게 어디로 몰릴지 전혀 모르니 안심할 수 없었다.모라토리엄 [ Moratorium ]은 한 국가가 경제·정치적인 이유로 외국에서 빌려온 차관에 대해 일시적으로 상환을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모라토리엄은 상환할 의사가 있관에 대해 일시적으로 상환을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모라토리엄은 상환할 의사가 있다는 점에서 지급거절과 다르다. 드디어 일본 경제계에서 모라토리엄 소리가 비밀리에 거론될 정도로 상황은 최악이다.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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