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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90화 (490/657)
  • < --  [종말론의 망령들]  -- >최태욱이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해 다소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아르페르 총리는 전혀 다른 말을 토하고 있었다.“태공, 일본 정부로 정보를 알려 주겠습니다.”“뭐라고 하며 일본에게 알리려고요?”“적당히 종교단체 이름이나 인상착의를 일본대사에게 적당히 알려 줄 생각입니다.”아르페르 총리 생각에는 태공이 카리브 정보국을 통해 이런 고급 정보를 파악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사린가스를 살포한 종교단체나 아사하라 교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자기에게 말해 일본 정부로 알려주라는 지시로 이해했다.‘쩝, 별 이상한 추측도 다 하는군.’눈치를 보아하니 전혀 엉뚱하게 판단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고 말할 상황도 아니라 잠시 침묵하고 있었다.최태욱이 아무런 대답을 안 하고 있자 아르페르 총리는 자기 생각을 확신했다.회1/13 쪽등록일 : 13.02.18 10:39조회 : 2921/2934추천 : 88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내 짐작이 틀림없군. 일본정부로 빨리 알려 줘야겠어.’이렇게 단정하고 나자 아르페르 총리는 다른 문제를 꺼내고 있었다.“태공, 전에 지시한 종말론을 믿는 종교단체를 검찰과 경찰이 중점적으로 조사했습니다.”“성과가 있었나요?”“예, 태공께서 예측하신 그대로 종말론을 주장하는 종교단체들은 불법적인 범죄 행위가 아주 많았습니다. 불법무기 소지를 비롯해 마약거래나 또는 간부들이 여신도를 강간한 사건도 있고 교인들끼리 난교도 많다고 하더군요. 더구나 인신매매까지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그래요? 종말론을 믿는 교인들의 수가 많던가요?”최태욱의 다급한 물음에 아르페르 총리는 차분하게 추가로 설명했다.“태공, 그렇게 염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아직 그런 단계까지 교세가 확장되지는 않고 브뤼셀을 중심으로 대략 수백명의 신도가 있는 초기 단계입니다. 위법 사실이 드러난 종교 법인을 모두 취소하고 완전히 해체하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교주나 간부2/13 쪽

    들은 모두 재판에 회부했고요. 대부분 중죄를 저지른 상황이라 최소한 15년 이상을 감옥에서 지내야 될 겁니다.”“일반 신도들은 어떻게 처리하고요? 이미 깊이 세뇌된 그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또 다른 종교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기 쉬운데요.”“그래서 모두 정신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습니다. 너무 심한 경우는 정신병에 해당된다고 의사들이 판정해서요.”“적당히 처리를 잘 했군요.”초기에 종교단체들을 파악해 철저히 분쇄하고 있다니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음성적으로 널리 퍼지는 경우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 대해 물었다.“표면에 나타나는 종교단체 이외에 불법적으로 허가도 없이 몰래 활동하는 단체도 문제가 많지요.”“그런 단체들도 여러 개를 적발해 해체했습니다.”“다행이군요. 종말론을 믿는 교인들이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막았군요.” 3/13 쪽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베네룩스 왕국이다. 그러니 어떤 식의 교리를 가진 종교를 믿던 정부에서 관여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교단에서 벌인 불법적인 행동들이야 사법처리가 가능하니 재빨리 형법을 적용해 확산되기 전에 소멸시키고 있었다.최태욱은 사법처리도 신중하게 할 필요성을 느껴 당부했다.“사법부에서 잘 하겠지만 그런 종교인의 재판은 더 공정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또한 그런 이단인 종교 단체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도록 하세요. 자칫하면 교주나 간부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 마치 순교와 같이 요상하게 변할 수 있으니까요.”“알겠습니다.”최태욱이 이런 지시를 하는 이유는 오래전 천인교 교주의 투옥이 오히려 교세를 확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종교란 인간의 허약한 틈을 항상 파고든다. 사회가 불안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아지면 뭔가 의지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신흥종교는 그런 인간의 허약한 점을 집중해서 노리는 것이다. 기존의 종교와 뭔가 차별화를 하려다 보니 대부분 과격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이다.‘세상이 조금이라도 혼란하면 사상이나 종교, 정치인들이 선동해 혹세무민으로 이득4/13 쪽

    을 취하려는 것은 똑 같아. 그냥 놔두면 쉽게 사회를 오염시킨다고.’일본에서 벌어진 옴진리교의 사린가스 테러도 일본이라는 나라가 내부적으로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을 잘 나타낸 것이다. 사회가 불안정하게 되면 항상 종말론 같은 극단적인 교리를 가진 신흥종교가 극성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특이한 형태의 정치세력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최태욱은 베네룩스 왕국에 생겼다는 종말론 종교의 뿌리가 어딘지 궁금해 물었다.“브뤼셀에서 종말론을 퍼트린 교주는 어디 출신입니까?”“독일의 베를린 태생으로 본래 동독출신입니다. 그리고 그 뿌리는 나치당에 있습니다. 종말론을 퍼트리는 종교단체는 모두 독일에서 파생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아르페르 총리가 나치당을 거론하자 최태욱은 즉시 물었다.“독일은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 신나치당이 결성되어 점차 확대되고 있다던데 그쪽과 연결된 종교단체들인가요?”“그렇습니다. 그래서 국회에서는 그에 관련한 법을 새로 만들 생각입니다. 신나치당원의 경우 왕국으로의 입국이나 또는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 생각입5/13 쪽

    니다.”“그렇다면 신나치당원의 경우 이적 단체와 범죄인 취급을 하겠다는 것이군요.”“그렇습니다.”“독일 정부에서 불평하지 않을까요? 구체적인 범죄사실이 없는데 자국민을 범죄인 취급한다고요.”“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독일 정부에서도 신나치당의 출연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지요. 세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몰라 아주 조심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독일의 침공으로 피해를 보게 된 베네룩스 왕국은 독일을 항상 경계하고 있었다. 그래서 독일의 통일과 더불어 새롭게 나타난 신나치당이라는 극우청년단체에 대해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에서 그런 극우단체가 결성되어 움직임이 활발한 원인은 여러 가지다. 하나는 통일을 이루자 강하게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나타내려는 의도가 있어서도 그런 과격단체가 생겼다. 그와는 반대로 비록 통일은 했지만 막대한 통일비용의 소모로 미래의 경제가 약간 불안하자 청년들의 생각들이 이상한 쪽으로 변해 신나치당이라는 극우단체가 창궐하는 것이다.6/13 쪽

    마지막으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그런 조직이 생겼다. 그래서 그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태공, 신나치당은 본시 독일 축구국가대표나 프로축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생긴 서포터즈들이 점차 이상하게 변질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베네룩스 왕국의 축구팀들이 점차 강해지니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아무튼 독일이나 프랑스 등 주변국에서 극우 단체의 출현은 주시해서 지켜봐야 할 겁니다.”“알겠습니다.” “언제 그들이 극우 정치세력으로 변할지 모르니까요. 사람들이 모이면 반드시 정치인들이 순진한 그들을 이용하려고 개입하게 됩니다. 그런 극우사상을 지닌 청년들이 정치 세력화로 변하면 그때는 상당히 곤란한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질 겁니다.”“태공, 그래서 중앙정보부에서는 계속 그들의 움직임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어떤 이유로 생겼던 간에 독일의 극우단체인 신나치당은 베네룩스 왕국은 상당히 신경 써서 지켜봐야 하는 단체가 틀림없었다. 독일에게 당했던 경험이 많은 이웃 나라들은 다들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7/13 쪽

    특히 덴마크 왕국은 통일독일이 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전에 비해 더욱 긴밀하게 베네룩스 왕국과 군사와 경제 분야에서 결속하고 있었다.“그건 그렇고. 범죄단체 단속도 잘 되고 있나요?”“넷! 경찰과 검찰에서 지속적으로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제 대도시에서 활동하는 큰 범죄조직은 모조리 사라졌다고 봐도 됩니다.”총리의 자심감에 찬 표정을 보며 최태욱은 걱정하며 말했다.“그게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 앞으로 유흥업소는 물론 음성적인 자하경제 규모가 큰 연예계도 집중적으로 조사해보도록 하세요. 반드시 범죄 조직들이 많이 드러날 겁니다.”“알겠습니다.”아르페르 총리가 태공을 찾아와 이런 대화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진짜 중요한 국정에 관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찾아왔다.“태공, 외환보유 방법을 다각적으로 하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에서 발행한 국채도 8/13 쪽

    1000억불을 사두는 것이 좋다고 판단됩니다.”“무리가 아니라고 내각에서 판단한다면 시행하도록 하세요.”  경제적으로 부유한 베네룩스는 외환보유가 이미 오래전부터 1조불을 넘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의 오사카 대지진의 여파로 2천억불이 늘어나고 다시 1천억불이란 주변국의 국채를 매입해 결국 1조5천억불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아르페르 총리는 다시 외환보유액에 대해 말했다.“태공, 앞으로 외환보유고는 2조불까지는 늘려야 될 것 같습니다.”“그렇게까지 늘릴 필요가 있나요? 다른 형태로 보관된 외환도 있다고 보는데요.”“그야 그렇지만 늘어나는 경제 규모로 보아 그런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너무 과한 외환 보유도 문제가 생긴다. 그 때문에 최태욱은 몽골이나 카리브 주에 보유된 외환은 외환보유액으로 계산되지 않는 형태로 보유하고 있었다. 금이 아닌 다른 보석들이나 또는 식량 등으로 비축하고 있었다. 몽골의 금광에서 취득한 많은 황금 중 일부는 몽골에서 금괴로 만들어 보관했다. 일9/13 쪽

    부는 외환 보유고로 표가나지 않는 금제품으로 가공해 베네룩스 왕국으로 들여오고 있었다.최태욱은 앞으로 늘린다는 외환보유가 어떤 방식인지 궁금해 물었다.“국채를 더 사들이려고 하나요?”“넷! 미국, 브라질, 캐나다와 러시아 국채를 사들일 생각입니다. 물론 태공께서 전에 강조하신 폴란드나 헝가리의 국채도 매입하고요.”“알았어요. 경제 문제야 총리께서 잘 알아서 처리하세요.”근본적으로 최태욱이 경제문제에 대해 직접 관여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렇게 답하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 엄청난 외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졸지에 부동산이나 증권 시세 대폭하락으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사태가 벌어져 경제에 큰 타격이 입었다. 워낙 중대한 문제라 태공에게 이런 보고를 하고 나자 아르페르 총리는 스텐 성을 떠났다. 그가 떠나고 나서 이틀이 지나자 하이켄 중앙정보부장이 찾아와 보고했다.“태공, 일본에서 사린가스를 살포한 범인들을 체포했다고 하더군요. 태공께서 정확하게 범죄를 저지른 종교단체를 알려주는 바람에 검거가 수월했던 모양입니다.”10/13 쪽

    “그래요? 교주도 잡았다고 하던가요?”“넷, 아사하라 교주를 비롯해 50명의 범인들이 모두 살인, 살인 미수죄, 강간, 납치 감금죄로 잡혔다고 합니다.”범인 검거와 더불어 사린가스 살포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도 발표했다. 사망자가 100명이고 부상자가 1만 명이 넘는 사건이라고 보도되었다. 그러나 부상자의 경우는 사건의 여파가 너무 크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에서 대폭 축소해서 발표했다.자신이 스텐 성에서 머물자 계속해서 총리를 비롯해 내각의 각료들이 수시로 찾아 왔다. 국정 전반에 대해 자신의 지시를 받으려는 형태를 보이자 떠날 생각을 했다.‘장관들이 입헌군주제가 뭔지도 정확하게 모르나? 공연히 머리만 아프게 계속 국정 문제를 가지고 나를 찾아오고 그래.’이런 생각으로 최태욱은 유럽을 떠나 동남아시아로 가서 애틀랜타 호와 합류할 생각이다. 신경 쓰고 있지 않던 애틀랜타 호의 위치가 궁금해 최태욱은 트레블에게 물었다.“애틀랜타 호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11/13 쪽

    “지금 아덴만에 있습니다.”“왜 브루나이 왕국으로 가지 않고 아덴만에 있는 거죠?”“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탐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잠시 용선해서 해저유물이 있는지 탐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그래요? 뭐가 나오기는 했답니까?”“아직 별다른 성과는 없는 모양입니다.”“사우디 왕자가 욕심이 많은 모양이군요.”“그런 모양입니다. 태공께서 해저유물을 많이 인양하자 자신도 해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있다.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의 예멘과 동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 지부티의 국경을 이룬다.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해협으로 아덴만을 거쳐 아라비아 해로 연결된다.12/13 쪽

    바브엘만데브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눈물의 문’이라는 뜻이다. 폭이 26킬로미터에 불과한 좁은 해협은 너무 거칠어 수많은 선박들이 침몰해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수에즈 운하의 개통이후에 동서양을 이어주는 항로가 개설되어 원유나 기타 화물 수송선 등이 항상 빈번했다. 그래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해협으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로 중 하나다.“그럼 지부티로 가면 되겠군요.”“예, 그곳을 중심으로 탐사작업을 하고 있으니 그곳으로 가시면 됩니다.”최태욱은 지부티에 베네룩스와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들이 한척씩 파병되어 있었다. 인근인 소말리아에도 한국군이 파병되어 있으니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최태욱은 직접 지부티로 가기 보다는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들릴 생각으로 지시했다. 아랍 왕족들에게 돈을 벌게 해줬으니 이제 그들에게서 이득을 취할 때가 되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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