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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76화 (476/657)
  • < --  [열도에서 부는 화풍]  -- >기후나 자연변화에 민감한 쥐 떼들이 주변을 지나가고 있었다. 두 남자간호사는 그제야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지진이 오나 봐!”“큰일 났군.”허겁지겁 정원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온 두 사람은 TV를 틀었다.찌지지직! 찌지지직!TV는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유선 방송인데 어딘가 케이블에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지진의 여파라고 생각해 두려워서 어떻게 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었다. 그 순간 건물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부르르르. 두두두두.낮지만 뭔가 거대한 흔들림이 감지되고 있었다. 지진이라는 것은 이미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둔중한 흔들림은 과거에 자신들이 경험했던 지진의 느낌회1/13 쪽등록일 : 13.02.12 18:00조회 : 3073/3088추천 : 93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과는 전혀 달랐다. 막연하지만 이건 분명 건물들이 갈라지고 무너지는 진도 6 이상의 지진이라고 느꼈다.“대지진이야!”“이제 우린 다 죽었군.”얼마 전에 본 열도침몰이란 영화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 영화에서는 일본 열도 전체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대지진이 일어나 수많은 일본인들이 죽는 장면들이 많았다.  우당탕! 챙그랑!벽의 선반에서 뭔가 떨어지고 창문의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후다닥. 우당탕.너무 놀란 두 남자간호사는 당직 의사가 있는 숙직실로 뛰어가고 있었다. 숙직실의 출입문을 활짝 열고 크게 외쳤다. “선생님, 지진입니다.”2/13 쪽

    “뭐야?”침대에 누워 잠자던 당직의사도 놀라 깨어나 앉으며 답했다. 이들은 급하게 정신 병동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진은 이미 병원 중심을 가르고 있었다. 마치 지하의 거대한 어떤 괴물이 지나가듯이 철골시멘트 복도는 1미터나 쩍 갈라져 있었다. ‘헉! 벌써!’조심스럽게 정신병동으로 가자 그곳은 이미 한쪽 벽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병동에 있던 150명의 환자들은 벽이 허물어진 틈을 통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정신병도의 벽이 완전히 무너져 모두 탈출했습니다.”    “미치겠군.”건물의 벽과 동시에 밖에 쳐놓은 높은 담장이나 이중 철조망도 완전히 허물어진 상태다. 지진이 일어나며 1미터 폭으로 갈라지거나 땅이 융기하며 건물과 담을 완전히 부순 것이다.“난리 났어.”3/13 쪽

    정신병자 150명이 동시에 탈출했으니 보통 큰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상습적인 방화범들이 100명이나 달아났으니 진짜 큰일이다.특히 이곳 정신병동에 모여 있는 환자들은 상당히 위험한 인물들이다. 정신병 중에서도 악성으로 판별되는 특이한 병력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성폭행, 방화, 살인 등을 상습적으로 저지르는 부류로 본시 교도소에 수감해야 한다. 죄인의 정신상태가 너무 문제가 많다고 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정신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감호를 받고 있던 환자들이다.특히 방화를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환자들이 유독 많았다.“큰일이군. 보아하니 이미 도망친 지 30분은 지났어.”“선생님, 빨리 경찰에게 연락해야 합니다.”이렇게 남자간호사가 말하자 당직의사는 급하게 경찰청으로 전화를 해 보고하고 있었다.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다.“방화범들이 150명이나 정신병원에서 탈출했어요. 빨리 잡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도시에서 방화사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질 겁니다.”“뭐요? 그게 언제요.”4/13 쪽

    “약 30분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빨리 잡아야 합니다.”“알았소. 바로 출동하죠.” 이런 통화를 끝내는 동시에 오사카 시 전역에서는 요란하게 사이렌이 크게 울리고 있었다.에에에엥! 에에에엥!요란한 사이렌이 도시 전체에서 울리자 담당의사는 전화기를 놓으며 혼자서 생각했다.‘역시 우리 일본 경찰은 위기가 닥치면 대응이 빨라.’자신의 신고에 경찰들이 재빨리 대응해 오사카 시 전역에 비상을 걸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들만의 착각이었다. 이미 오사카를 비롯한 인근 고베 지역에서 동시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비상사이렌을 울리는 것이다.구구구궁. 우르르릉!5/13 쪽

    지하 깊숙한 곳에서 들리는 괴음과 함께 새벽 5시에 일어난 거대한 지진은 너무 참혹했다. 도시에서는 고가도로가 힘없이 무너지고 고속도로가 쩍 갈라지며 다중 추돌사고가 일어나고 있었다.끼익! 광! 우당탕!  “으악! 악!”고층빌딩이 흔들리며 일부가 무너지거나 옆으로 기울어 버리고 지하에서는 도시가스가 터지고 있었다.펑! 펑! 펑! 화르륵!  화르륵!거대한 불길이 일어나며 주변 대형 건물들을 화염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운 불길은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지옥의 모습이 이런 것인지 도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더구나 새벽에 잠을 자다가 당한 지진이라 건물이 무너지면 그대로 매몰되는 사람들도 많았다.“으악! 악!”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고 차량들의 경적소리가 요란했다.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던 오사카 시는 새벽에 이동하던 수많은 차량들로 인해 더욱 혼잡했다.6/13 쪽

    지진이 일러난 순간 도시가스나 전기 누전 그리고 기름보일러들이 터져 화염으로 쌓여 버리고 있었다. 도시는 순간 대규모로 융단 폭격이라도 받은 듯이 검은 연기가 가득해지고 있었다.도로도 쩍쩍 갈라지고 또한 서로 어긋나게 융기하거나 침하하자 교통은 완전히 막히고 있었다. 거대한 오사카 시에서 이런 지진 피해가 발생하는 동안 인근의 고베 시는 더욱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고베의 항구에 있는 거대한 천연가스 저장 탱크에 불이 났다. 지진을 대비해 안전 하게 지어놓은 저장탱크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대형 탑이 무너지며 탱크를 부수고 말았다. 부서진 틈을 타고 세어 나온 천연가스는 지진으로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불이 불었다.펑! 펑! 펑!연달아 거대한 천연가스 탱크가 터지며 정유 공장까지 불이 붙었다, 가스의 특성상 파이프를 타고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연달아 폭발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원유 저장 탱크도 불이 붙자 이제 정유 공장 전체와 저장 시설 전체가 화염으로 뒤덮고 있었다. 화마가 도시 전체로 번지며 인근의 부두에 있는 대형유조선까지 불이 붙었다. 소방선7/13 쪽

    이 근처로 다가오다가 너무 뜨거운 화염으로 인해 멀리 피하고 있었다.“함장님,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도저히 진화 할 방법이 없어요.”“소방 헬기를 불러.”“요청을 했으나 이미 모두 다른 곳으로 출동했다고 합니다.”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며 불에 타고 있었다. 인근에 있는 컨테이너 부두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도시에서는 미처 차단하지 못한 가스파이프 시설이 일제히 폭발하고 있었다.펑! 펑! 펑!  “아악! 으악! 살려줘!”불에 의해 화상을 입은 사람들은 처절하게 울부짖고 있었다. 불에 타서 내달리던 사람이 쓰러지고 있었다. 끔찍한 광경들이 사방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대형 건물에서 불이나자 사람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내리는 처절한 모습도 보였다. 깨개갱!  야옹!  파바바박!  팟!  펑! 펑! 8/13 쪽

    때로는 불이 탄 고양이나 개들이 이리저리 내달리고 있었다. 고양이와 개 꼬리에는 폭죽들이 길게 달려 있었다. 놀라 급하게 달아나다가 기어이 누출된 가스와 만나면 커다란 폭음과 함께 터지고 있었다. 파바바박. 펑! 펑!도시 가스배관이 터짐과 동시에 폭죽으로 인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여러 명의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낄낄 거리고 있었다.“히! 히! 아주 잘 탄다! 이놈들······· 신의 사도인 우릴 가둔 죄 값을 받아야 해.”“사악한 놈들이 신의 대리자인 우릴 감히 가두다니.”“낄낄! 모조리 화형에 처하노라!”낄낄 거리며 웃는 그들의 손에는 대부분 불이 붙은 솜방망이가 들려 있었다. 이들의 주변에는 정신병원을 탈출해 준비한 장난감인 작은 폭죽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이들은 개와 고양이 이외에 쥐의 꼬리에도 장난감폭죽을 달고 있었다.잡고 있던 애완동물들이나 쥐의 꼬리에 폭죽을 달고 놓아주자 마치 주인이라고 찾아가려는 듯이 급하게 내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빠르게 내달리던 동물들은 골목으로 들9/13 쪽

    어가는 동시에 죽고 있었다.타다다다. 찍지직! 펑! 펑!누출된 도시가스에서 연달아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대형지진으로 일어난 불길은 어느 한 곳을 국한하지 않았다. 도시 외곽에 있는 국가전자 산업 단지까지 그대로 영향을 주었다. 수많은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곳의 도시가스가 터지며 대형 화재가 일어나고 있었다.에에에엥! 에에에엥!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려 보지만 자체 소방대 이외에 어떤 소방대도 공단지역으로 출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진으로 인해 도로가 갈라지고 또는 도로에 건물들이 무너져 외부와는 완전히 교통이 두절되었기 때문이다.두두두두.하늘에는 수많은 소방헬기들이 몰려와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검은 연기와 뜨거운 불길로 인해 진화 작업은 지지 부진했다. 전자 공단의 수많은 공장들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10/13 쪽

    오사카에서 사는 이시하라는 새벽에 일어난 지진에 놀라 일찍 집을 나섰다. 고베에 있는 회사가 불타고 있다니 그래도 가서 직접 살펴보고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 생각이다. 그래서 교통이 두절된 상태라 자전거를 타고 힘들게 도착했다.“헉! 모두 타버렸어.”다소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 본 넓은 전자산업 공단의 대부분 공장들은 모조리 화염에 쌓여 있었다.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 사람들이 주변에서 한숨을 토하고 있었다.“완전히 끝났군.”“그렇군. 이제 완전히 반도체나 전자산업도 끝났어.”이들이 이런 소리를 하는 이유는 이제 막 준공해 상품을 출시할 무렵에 화재로 인해 완전히 불에 타버렸기 때문이다. 돈은 단 한 푼도 벌지 못하고 불타버린 공장들이 반은 되고 있었다.그냥 일반적인 대형화재 사고가 아니었다. 땅이 온전히 쩍쩍 갈라지고 있었다. 또한 일부는 1미터 이상이나 융기되자 공단 지역은 완전히 초토화된 모습이다. 그런 상태에서 대형 화재까지 겹쳤으니 공장 시설은 철거비만 드는 쓰레기더미로 변해 있었다.11/13 쪽

    “어떻게 하지?”“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불에 타는 상황에 접근도 어렵잖아.”고베와 오사카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일본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긴급하게 복구나 구조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역시 도로가 완전히 엉망으로 변해 접근하기가 힘들어 쉽지 않았다.일본 정부의 각료들이 모두 고배의 해변 가로 몰려야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너무 큰 재난을 당하자 어디부터 손을 써야할지 막막했다.“총리, 유엔에 협조를 요청하죠.”“그럽시다.”너무 큰 재해라 구조작업도 많은 인력이 드니 외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다. 일본에도 경찰이나 소방대원이 많지만 모두 이곳으로 투입할 수는 없었다. 최대한 많은 인원을 보내겠지만 그래도 구조 요원의 필요성은 너무 많았다.“최대한 구조요원이나 장비를 이곳으로 보내시오.”12/13 쪽

    “넷!”총리와 각료들이 잠시 이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비서관이 급하게 달려와 보고했다.“고베와 오사카 지역으로 쓰나미가 몰려옵니다.”“뭐요?”“빨리 헬기로 대피하셔야 합니다.”지진으로 인한 화재로 엉망인 오사카와 고베로 거대한 해일인 쓰나미가 밀려온다고 하자 다들 얼이 빠져 버리고 말았다. 재난이란 겹쳐서 나타난다고 일본 정부의 관료들은 완전히 혼이 빠졌다.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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