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40화 (440/657)
  • < --  [강대국의 위상]  -- >니미츠 급 항공모함은 한 대에 적재된 항공기로도 위력적이다. 중소규모 나라의 공군력보다 강력한 무력을 지닌 그야말로 바다에 떠다니는 요새다.항공모함을 포함한 함대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함정도 많이 필요해 경제력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다.잠시 생각에 잠기던 최태욱은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국회에서 통과될 것 같소?”“저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미국 채권 매입은 피닉스 투자회사에서 충당하면 되요. 어차피 어딘가에는 투자해야 하니 이번 기회에 미국 국채를 사두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피닉스 여왕은 이미 항공모함을 사기로 마음속으로 결정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이제 와서 자신이 반대한다고 해야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여건만 된다면 언젠가는 자신도 니미츠 급 항공모함을 한 척 정도 보유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던 터라 굳이 반대하고 싶지도 않았다.“알겠소. 내가 나서기는 곤란하니 당신이 그 문제는 국방부나 국방위원회 의원들과 잘 논의해서 결정해 보도록 하시오.”회1/13 쪽등록일 : 13.01.30 17:15조회 : 3154/3169추천 : 81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고마워요.”피닉스 여왕은 마치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을 사게 되어 좋아하는 아이처럼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제 강한 나라로 만든 여왕이 되었다는 기분이 들어 기뻐하는 것 같았다.이미 승낙한 사안이나 보다 구체적인 조건을 묻지 않을 수가 없어 물었다.“가격은 얼마라는 거요?”“40억불입니다. 건조비보다 약간 싸게 판매하는 거예요.”“그렇군. 보통 50억불은 넘어야 건조가 가능한 함정인데 미국에서 조금 후하게 넘기는 것 같소.”“그야 우리에게 넘기고 나서 어떤 해역이고 지켜달라고 부탁하기 쉽죠. 미국의 입장에서야 자신들 대신에 무기 건네고 대신 전쟁하라는 뜻입니다. 제 생각에는 니미츠 급 항공모함을 구입하면 동남아시아나 극동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봅니다.”“왜 그렇게 판단해요?”2/13 쪽

    “그야, 중국문제도 있고 북한도 그렇고 아직도 한국을 노리는 일본이 있으니 그렇지요.”피닉스 여왕은 그들 나라들과 한국이 전쟁이라도 벌이면 남편의 성품상 전쟁터로 직접 뛰어들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니 전쟁을 억제하거나 또는 유사시 전쟁이 발발해도 항공모함으로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처리해 남편이 사지로 뛰어드는 사태를 막아 보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해도 작용하고 있었다.피닉스 여왕은 조심스럽게 최태욱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오키나와를 모항으로 하기는 힘들고 제 생각에는 필리핀의 수빅 만이 모항으로는 제일 적당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제주도의 남해항을 사용하면 되고요.”“알겠소. 그 문제는 나중에 생각해 보도록 합니다.”  둘이 만나서 이런 결정을 한다고 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는 물론 국민들도 찬성해야 항공모함을 구입할 수 있으니 아직은 어디로 배치하느냐를 두고 논의할 필요는 없었다. “당신은 이번 문제에서는 뒤로 빠져 있는 것이 좋아요.”3/13 쪽

    “알았소, 나는 그런 논의가 있을 무렵이면 다른 곳에 가 있을 거요.”“그게 좋겠네요.”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는 이유는 최태욱이 한국출신이고 항공모함은 극동지역으로 배치되기 쉽기 때문이다. 유럽에서야 이미 여러 척 보유한 상륙함 정도로 충분하다. 항공모함이 필요한 지역은 극동지역이나 또는 동남아시아나 또는 중동지역이다.지중해나 인도양 서쪽으로 배치되면 불만들이 없겠지만 만약 극동지역으로 배치하게 되면 의외로 반발할 정치인이나 국민들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대화를 나누던 피닉스 여왕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슬며시 물었다.“당신, 어떻게 어린 여자의 꼬임에 그렇게 쉽게 넘어가요?”“넘어가다니요?”“몽골에 두고 온 바칼 공주를 말하는 거예요. 나야 나이 먹고 매력이 떨어져 다른 여4/13 쪽

    자에게 눈길을 준다고 해도 이해해요. 하지만 다른 두 아내에게 어떻게 변명하려고 그런 어린 애를 갑자기 취한 거예요. 아무튼 레베이카 공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걱정입니다.”피닉스 여왕의 말에 최태욱은 자신도 모르게 뒷머리를 극적이며 변명했다. “그냥 마유주에 취해서 엉겁결에.”“참으로 편리한 몽골의 마유주이군요. 마유주를 먹으면 아내나 어린 자식 보다는 젊은 여자의 아름다운 몸매가 먼저인 모양이군요. 아무튼 레베이카 공주도 이미 알지 모르니 알아서 잘 처신하세요.”“알았소.”사실 피닉스 여왕은 남의 말 하듯이 하지만 슬며시 자신의 불만을 토하고 있는 것이다. 남편과 나이차이야 많이 나지만 아직은 싱싱한 젊은 몸이다. 아직은 뜨거움이 가득한 밤이 너무도 그리운 나이다. 남편이 자주 외유를 떠나 독수공방도 섭섭한데 다른 여자를 취하니 뿔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연히 불평하다가는 자신만 찬밥신세가 될 수 있다. 자신 말고도 아내가 둘이나 더 있으니 수세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저 완곡한 표현으로 자신의 불만을 토해내는 수밖에 5/13 쪽

    없었다. 최태욱은 피닉스 여왕의 이런 말로 일단은 바칼에 대한 문제는 넘어갔다고 판단했다.‘더 심하게 앙탈은 부리지 않을 것 같으니 다행이군.’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두 사람은 그제야 서재를 떠나 아들이 지내는 스텐 성으로 가게 되었다. 피닉스 여왕은 평소에도 대궁전에서 지내기 않고 스텐 성에서 지내고 있었다.대궁전은 마치 사무실 같은 느낌이 들고 남편의 체취가 있는 스텐 성이 편하기 때문이다. 리무진에 올라 스텐 성으로 이동하며 최태욱은 레베이카 공주에 대해 물었다.“공주는 어디에 있는 거요?”“지금 아즈텍 문명 발상지를 돌아본다고 멕시코로 떠났어요. 아마 내년 1월 말이나 2월이 되어야 돌아올 겁니다.”스텐 성으로 들어가자 이제는 만으로 3살 반이 넘어가는 다비흐 왕자가 시녀들과 같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꼬마 병정 같은 옷차림을 하고 장난감인 플라스틱 검을 옆에 차고 있는 모습니다.6/13 쪽

    “다비흐!”“아빠 마마!”항상 한국어로 말을 시켜서 그런지 최태욱의 품으로 뛰어들며 다소 요상하게 호칭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빙그레 웃으며 다비흐를 안아들고 이내 어깨에 무동을 태워주며 물었다.“보고 싶었냐?”“예. 혼자 놀려니 심심해요.”“왜? 친구가 없어?”“없어요.”최태욱은 자신도 친구가 없는데 왕자까지 친구가 없다고 답하자 피닉스에게 물었다.“왜 친구가 없는 거요?”7/13 쪽

    “말도 마세요. 또래 애들은 어울리지도 않고 두 살이나 많은 애들을 데리고 와서 놀라고 하면 잘 놀다가 주먹으로 때려 머리에 혹을 만드니 친구가 없죠.”“왜 때리는 건데?”“그야 무술 시합한다고 그러다 항상 그런 사건을 저지르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귀족들이 모두 자식들을 여기로 보내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친구가 없어요.”다비흐는 어린 나이지만 또래보다 크고 아주 건강했다. 그리고 운동신경이 매우 발달해 무술도 제법 흉내를 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놀다가 무술 시합을 하자고 하며 패버리니 친구가 없는 것이다.미래의 국왕으로 오를 왕세자 친하게 지내라고 귀족들이 자녀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계속 이런 폭행 사태가 벌어지자 다들 다비흐 왕자의 놀이 동무로 자녀들을 보내기를 회피하는 것이다. 최태욱은 아들을 후원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낮은 목소리로 훈계하고 있었다.“다비흐, 무술을 배워서 친구를 때리라는 것이 아니야. 아주 나쁜 사람이 약한 사람 괴롭힐 때만 나서서 혼내주라고 익히는 것이니 앞으로 친구들에게 그러지 마라.”8/13 쪽

    “예.”항상 옆에 있지도 못하며 너무 심하게 혼내거나 나무라기는 곤란해 적당히 타이르고 끝냈다. 최태욱은 이날 이후 스텐 성에서 피닉스와 다비흐 옆에서 지내며 연말을 보내고 있었다.그가 오랜만에 귀국해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나 새로 경호원으로 합류한 두 몽골 청년들은 휴가를 가거나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한편 안트베르펜의 도심에 있는 철거되는 건물들이 모여 있는 빈민가······.이곳은 최태욱이 머무는 스텐 성에서 아주 가까운 것이었다. 직선거리로 불과 500미터도 떨어지지 않았다. 전에는 부두에서 일하는 노무자들이 살던 허름한 연립주택들이 모여 있던 곳이다. 이곳은 전통 가옥도 아니고 현대식으로 급조해서 지어진 건물들이다. 시에서는 굳이 낡은 건물을 보존할 가치가 없다고 해서 모조리 철거되고 재건축하게 되었다.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오르고 또 많은 부가 수도인 안트베르펜으로 집중되다 보니 유럽에서는 드물게 재건축 붐이 일어난 것이다.고층 아파트도 짓고 때로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축 붐이 일어나고 있었다.아파트에 살던 주민들은 보상을 받고 나서 모조리 떠났다. 아직 철거되지 않은 허름9/13 쪽

    한 건물 주변에 여러 명의 젊은 청년들이 보이고 있었다. 생긴 것은 모두 미남들이나 행동들은 아주 불량해 보였다.한 청년이 껌을 잘근거리며 옆에 있는 청년에게 물었다.“야! 너 돈 있어?”“있지, 약 사먹을 돈이야 항상 있어. 집에서 송금해 주잖아.” 이런 소리를 하며 청년들은 허름한 건물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며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다.부르릉. 이때 대도로 쪽에서 고급 리무진이 약간 큰 소리를 내며 빠르게 청년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딱 약속시간에 오네.” “약 장사는 약속이야 잘 지키지.”건물 주변에 서있던 청년들은 리무진에게 다가가서 슬며시 검은 안경을 쓴 운전자에10/13 쪽

    게 돈을 넘겨주었다. 그러자 운전자가 돈을 받고 빠르게 작은 약봉지를 넘겨주고 말했다.“다음은 일주일 후에. 34 불록에서.”“그러죠.”하는 행동으로 보아 확인하지 않아도 마약을 거래하고 있었다. 검은 리무진이 거래를 끝내고 사라지고 나자 청년들은 쓰러져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그들이 사라지고 나서 10여분이 지나고 있었다.에에에엥! 에에엥!이때 여러 대의 경찰차가 빠르게 청년들이 사라진 허름한 건물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많은 경찰들이 튀어 나와 청년들이 들어간 건물로 진입하고 있었다. 우당탕!  퍽! “아이쿠!” 퍽!  “악!”후다다닥!  쨍그랑!“저 놈 잡아!”11/13 쪽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고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도 들렸다. 이어서 누군가 빠르게 도망치거나 잡으로고 외치는 경찰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었다.탕! 탕! 탕!드르르륵!누가 쏜 것인지 모르지만 권총이 발사되고 있었다. 이어서 자동소총이 난사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러자 일대는 큰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타다다당! 탕! 탕!연달아 자동소총의 사격 소리와 권총이 발사되는 소음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를 지나가던 행인들이 다들 놀라 허름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쪽을 바라보며 수군거렸다.“뭐야? 자동소총 소리가 아냐?”“그러네? 경찰이 M16 자동소총을 쏘나?”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런 총격전은 이내 도시 전체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었다. 12/13 쪽

    도심에서 처음으로 총격전이 벌어지자 TV방송국의 중계차들이 몰려오고 각종언론사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경찰들은 몰려드는 구경꾼이나 기자들 앞에서 양팔을 벌려 막아서며 외쳤다.“출입 통제 구역입니다. 범인들이 자동소총으로 경찰과 대처하고 있어 너무 위험해요.”“도대체 무슨 일입니까?”“아직 잘 모릅니다.”범인의 정체를 알고 모른다는 것인지는 모르나 경찰들은 모두 총격전이 벌어지는 쪽으로 다가가려는 기자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자 TV방송사 리포터는 급하게 추측으로 방송하고 있었다.“갑자기 도심의 철거지역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소총을 소지한 범인들은 아마 마약 조직원 같습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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