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21화 (421/657)
  • < --  [최강의 로비는 미인계]  -- >“그렇지 않습니다. 대잠헬기도 분명 50대 이상입니다. 나머지 군대에서 사용할 수송헬기와 앞으로 산악구조나 소방대 또는 해경에서 필요한 헬기도 포함하면 분명 200대 이상의 구매량을 정해놓고 협상할 것이라 봅니다.”회사 간부는 단순히 희망 사항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타이거 태공의 위치라면 분명 그런 수를 놓고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판단이 정확했다.거래할 수량이 너무 많아지자 힐러리는 속으로 좋기보다 부담감만 가중되고 있었다.‘어휴! 이 거래를 실수해 놓치면 무능력한 대통령 소리 듣게 생겼어.’힐러리는 외국과의 무기 협상을 위해 로비를 전담하는 항공회사 간부에게 물었다.“회사에서는 어떻게 타이거 태공을 공략할 생각인지 복안이 있어요?”“현재로는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외람된 말이나 이런 로비에는 미인인 여자가 나서는 방법이 통상 최고 수단이긴 합니다.”“그래요? 이상하군요. 왜 그렇죠?”회1/13 쪽등록일 : 13.01.23 16:05조회 : 3274/3292추천 : 75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력자는 여자 문제가 대부분 복잡합니다. 그러니 그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인계가 제일입니다.”힐러리가 듣기에는 약간 거북하지만 사실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남편도 권력을 탐하는 사람으로 특히 여자에 대해서 집착이 강한 것을 보니 그렇다고 인정했다.힐러리는 일단 항공회사 간부와 헤어지고 나서 고심하게 되었다. 반드시 타이거 태공을 공략해 헬기 판매 계약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겼다.유럽과 계약하든 아니면 러시아와 계약하면 미국은 이후 무기 시장에서 큰 구멍이 생긴다. 파장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군사력도 앞으로 차질이 생기니 큰 문제다.‘후! 내가 나서지 않을 일에 공연히 나선 것 같아.’단순한 무기거리의 로비스트라면 막말로 훌러덩 벗어 붙이고 일을 성사 시키겠지만 이제는 대통령을 하는 귀한 몸으로 그런 짓은 어불성설이다.아무리 생각해도 해법은 전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다.‘가슴만 답답해지고 방법은 없으니 어쩌지? 나 대신 벗어 붙이고 나설 만한 고위직인 여자도 없고.’2/13 쪽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자 별 궁리를 다하고 있었다. 세계 제 1의 경제대국이라는 미국이지만 예산을 사용하다 보면 대통령이 임의로 쓸 자금은 별반 없었다. 그것도 많은 정부기관에서 서로 예산을 차지하려고 다툼이 많아 대통령의 운신 폭은 상당히 좁았다.힐러리는 자신이 대선에서 공약한 국민들의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방예산을 절감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나 무기 생산 업자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그것이 쉽지 않았다.‘해법은 이번의 무기 거래가 최선이야.’  힐러리는 이번에 헬기를 대량으로 수출하는 판매 협상을 성공함으로 해법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방산업자들의 이해를 충족 시켜주고 그 대신 국방부 예산을 약간 절감해 의료지원비를 늘릴 계산을 하고 있었다.힐러리는 보좌관에게 슬며시 물었다.“타이거 태공 주변에 지금 어떤 여자가 같이 있죠?”“홍콩에서 기업가로 활동하는 연예인인 장소희 회장이 같이 있습니다.”3/13 쪽

    “그래요? 그 여자가 아직도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안 하고 애인 관계를 유지하는 모양이군요.”“그렇습니다.”보좌관의 대답에 힐러리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응수했다.“장소희 회장도 너무 이상하군요. 미모에 재력도 있는데 이미 아이도 있는 유부남으로 또 다른 애인도 있는 남자와 결별을 못하다니요? 참으로 이상한 여자군요.”“그거야 남녀 관계의 일이니 뭐라 말할 수 없지요.”보좌관의 대답에 힐러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하긴 그렇군요.”남편인 클린턴 주지사 역시 부인인 자신을 두고 여전히 여비서들과 불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남녀 간의 관계란 참으로 오묘했다. 클린턴의 외도 때문에 대통령 선거기간 내내 크게 곤욕을 치렀었다. 선거에서 승리하4/13 쪽

    면 이혼해 버린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막상 당선되고 나니 흐지부지 용서도 아니고 그저 방치해두고 있었다. 클린턴은 여전히 아칸소 주지사를 하며 거의 별거 수준으로 지내고 있었다. 자신도 그런 상황이니 누굴 나무랄 처지도 아니다.어찌 되었건 타이거 태공과는 구면이고 서로 친한 사이니 만나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다. 힐러리는 조심스럽게 보좌관에게 말했다.“장소희 회장을 따로 불러낼 방법은 없나요?”“장 회장을 통해 로비하시려고요?”“예, 혹시 서로 같은 입장인 여자니 통할지 모르지 않나요?”“그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장소희 회장은 오히려 다른 행동을 할 염려가 아주 많습니다. 장 회장 주변에는 러시아 정보부 출신 부하들이 많아 오히려 이런 구매내용을 알면 러시아로 로비하기 쉽습니다.”“그래요? 장 회장이 러시아와 친하다니 금시초문입니다.”“러시아와 무역하니 아주 친합니다.”5/13 쪽

    장소희를 통해서 로비하지 못한다면 그녀를 일단 최태욱의 옆에서 따로 떨어지게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보좌관에게 지시했다.“할리우드로 연락해 최고 여배우와 감독을 보내라고 하세요. 내가 알기로는 태공이나 장소희가 데미무어와 줄리아로버츠를 무척 좋아한다니 둘 중에 누굴 부르던 불러 보세요. 미국영화사와 합자로 영화 촬영을 해보자고 장소희에게 제안해보라고 하세요.”“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힐러리는 반드시 거래를 성사시킬 생각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미국이 자유국가라지만 대통령이 뒤를 봐준다고 부르니 데미무어나 줄리아로버츠는 정신없이 한국으로 찾아오게 되었다. 두 여배우를 만나게 된 힐러리는 전부터 여러 영화사에서 기획하던 전쟁영화에서 군대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을 제안했다.“두 분 중에 누구든지 그런 영화를 장소희 회장과 합자로 촬영해 보세요. 그렇게만 해주면 내가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죠.”“제가 찍어 보겠어요. 장 회장과 구면이니 만나면 협상하기 쉬울 겁니다.”6/13 쪽

    여자군인으로 힘든 훈련을 하는 전쟁촬영을 계획하던 터라 데미무어가 서슴없이 나서고 있었다. 그러자 힐러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해 주었다.“데미무어는 장소희 회장을 워커힐호텔로 불러 합자 영화 촬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세요.”“알겠어요.” “만나면 절대로 호텔에서 내보내 헤어지지 말고 작품 구상이나 촬영 계획까지 한 번에 끝내야 해요. 그렇게 해주면 내가 데미무어가 선정하는 영화사에서 원하는 데로 항공모함, 전폭기, 상륙함, 잠수함을 모조리 동원해 영화 촬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죠.”“잘 알겠어요. 반드시 합자로 영화를 찍도록 해보죠.”이런 횡재가 저절로 굴러 들어오자 데미무어는 신이 났다. 주연배우야 당연히 하게 되지만 자신도 영화사와 합자 형태로 지분을 차지하는 영화를 찍을 수 있으니 돈이야 잘만하면 벌게 생겼다.데미무어는 자신이 지금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미국 정부에서 강한 군사력을 세계로 과시하기 위해 자신이 찍어 보려는 영화촬영에 적극적으로 7/13 쪽

    협조한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데미무어는 워커힐호텔로 가서 장소희에게 연락해 만나려고 떠나고 있었다. 일단 데미무어에게 별도의 역할을 떠넘긴 힐러리는 줄리아로버츠와 같이 방탄리무진을 타고 서울로 올라가면서 영화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나는 줄리아가 찍은 귀여운 여인을 아주 감명 깊게 봤어요.”“어머, 그러세요. 사실 별로 대단한 내용은 없는 단순한 오락 영화인데요. 그렇게 보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줄리아로버츠는 자신의 출세작을 힐러리 대통령이 감명 깊게 봤다는 말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비록 역할이야 창녀로 나오지만 자신의 오늘이 있게 만든 영화라 스스로도 애착이 많았다.“어떤 점이?”“남자를 묘하게 유혹하는 그런 특별한 매력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뭐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칭하고 있었다. 줄리아로버츠는 ‘대통령이라 유달리 특별하지도 않나보다.’ 하고 생각했다.8/13 쪽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던지고 묘하게 웃으며 힐러리는 침묵하고 있었다. 한참을 시간은 보낸 뒤에 힐러리는 부드럽게 말했다.“줄리아도 미국인이니 애국을 생각해야죠.”“그야 당연하죠.”“그럼 됐어요. 줄리아의 애국심을 믿고 있으니 실수는 안하리라 믿습니다.”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힐러리는 다시 침묵하고 있었다. 이러니 줄리아는 느낌이 아주 이상했다. 일국에 대통령이 자신에게 뭔가 제시를 하기는 하는 것 같으나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도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 뜸을 들이지?’기분도 여간 이상하지 않고 뭔가 중요한 역할은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었다.“지금 어디로 가는 거죠?”“우리 지금 타이거 태공의 저택으로 가는 중이에요.”9/13 쪽

    이런 힐러리의 대답에 줄리아는 그만 기절하듯이 놀라고 말았다. 처음에 말한 ‘귀여운 여인’영화 이야기며 애국심에 대한 말도 모두 그냥 던지 말이 아니었다.너무 놀란 줄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다.‘나 보고 타이거 태공을 유혹하라는 소리야.’자신은 비록 그런 이상한 짓을 안 하고 이제까지 살았다. 하지만 드디어 자신에게도 거절하기 어려운 사람으로부터 무서운 부탁을 받은 것이다.자유국가인 미국도 권력의 힘은 무서운 것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작심하고 힘을 쓴다면 일개 여배우는 힘없이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그렇다고 딱 찍어서 발언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변죽만 울리고 있었다. 유능한 변호사 출신 대통령으로 나중에 되잡힐 발언이야 할 리가 없었다. 사실 그런 점이 더 무서운 것이다.‘내가 거절하면 힐러리의 성질로 보아 분명히 소리 소문 없이 나를 철저하게 몰락시킬 거야.’할리우드 세계로 표현되는 미국 영화계의 돈줄이야 모두 마피아가 쥐고 있다는 것은 다들 안다. 그리고 그런 마피아의 뒤를 봐주는 것이 미국의 중앙정보국이다. 서로는 10/13 쪽

    오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내 인생도 이제 장밋빛은 사라지는군.’자신도 어느새 어둠의 그림자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 그게 싫으면 여기서 거절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짐 싸서 조용히 은퇴하는 수순은 있다. 물론 그것도 순탄할지 모르지만 아직은 기회가 있었다. ‘어쩌지, 결혼도 해야 하는데.’연예계 잡지에서 자주 봤던 타이거 태공은 여자라면 한번 쯤 안아보고 싶은 잘나고 멋진 남자다. 그러나 내 남자도 아닌 남자와 이런 식으로 로비하기 위해 접근해야 한다니 이건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마음속으로 좌측과 우측으로 깜빡이가 자주 혼란스럽게 왔다 갔다 하니 이건 완전히 비상등이 들어온 현상과 똑 같아져 버렸다.‘미치겠네. 영화에서는 그래도 이혼남이니 결혼할 가능성이라도 있는 남자였는데 영화하고는 확실히 현실은 다르군. 타이거 태공은 피닉스 여왕의 남편인데 그런 기대도 어렵고······.’11/13 쪽

    재수 없어 이런 사실이 들통 나서 피닉스 여왕이 복수하려고 덤비는 수도 있으니 그것도 은근히 겁이 났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겉으로야 온화하고 인자한 유럽의 여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신의 연적인 두 여자와 권력에 방해되는 국왕을  뒤에서 조정해 폭탄으로 한 번에 살해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그런 사건의 진짜 배후의 범인이야 미궁 속에 빠지니 현재 공개된 배후야 그저 가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줄리아로버츠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전례를 잘 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여배우가 유명한 정치인과 연인 사이로 지내다 죽으면 사건의 진상은 전혀 밝혀진 사실이 없었다.‘나도 잘못하면 의문사를 당할 수 있어.’이리 생각하나 저리 생각해도 자신이 어디로 도망칠 길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전에는 누구에게 토해보지 않은 말이 저절로 튀어 나오고 있었다.“저, 숫처녀도 아니고 입도 너무 크고 거기도 너무 크고 헤퍼서 태공이 좋아 하지 않을 겁니다.”자신이 너무 문란한 여자로 미모도 부족하니 섹스 로비 상대로 많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러자 세상이 뒤집어 지는 말을 힐러리가 토해내고 있었다.   12/13 쪽

    “줄리아, 그건 나도 마찬 가지예요. 더구나 나는 나이까지 많아요.”“어마!”이건 도대체 말이 어떤 쪽으로 흐르는지 감을 잡을 수 없게 하니 줄리아로버츠는 기도 안찼다. 설마하니 힐러리도 벗어 붙이고 로비를 같이 한다는 말은 분명 아닌 것 같은데 정말 헷갈리게 말하고 있었다.“줄리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나도 옆에 있으니까요.”이런 힐러리의 말에 줄리아로버츠는 그만 생각을 지탱하는 정신 줄을 완전히 놔버리고 말았다. 두 눈을 크게 뜨고는 있으나 너무 큰 충격으로 인해 몽롱한 상태로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완전히 정신 줄이 끓어지기 직전에 뇌리를 강타한 것은 이런 단어뿐이었다.‘쓰리 섹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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