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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80화 (380/657)
  • < --  [혼돈 속의 질서]  -- >세상은 급변하고 있었다.그동안 동서로 진용을 나누어 미국과 무기경쟁을 벌이던 소비에트 연방(USSR)이 해체되었다. 미국과 소련의 무기 경쟁에서 결국 경제력이 높은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난 것이다. 그리고 새로 러시아 공화국을 중심으로 독립국가연합(CIS)이 창설되었다. 하지만 독립국가 연합이 소련의 역할을 대신하지는 못하고 있었다.이는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의 오판이었다. 졸지에 동유럽은 그로인해 혼란스럽게 변하고 있었다. 소련의 통제를 벗어난 동유럽은 빠르게 수많은 나라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종교나 또는 민족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었다.“이번에는 또 어떤 민족이 독립한다는 거야?”“그야 모르지 인구가 10만명인 민족도 독립한다고 주장하니 그저 어지럽기만 하다고.”“완전히 독립만 하면 다 된다는 유행이 불었군.”“그동안 사회주의 체제에서 불이익 당한 소수민족들의 불만들이 한 번에 터진 거야.”회1/13 쪽등록일 : 13.01.10 20:54조회 : 3457/3474추천 : 70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소수민족으로 나뉘면 더 시끄럽잖아.”“그야 그렇겠지. 앞으로 중동보다 동유럽 국가들이 더 소란스럽다고.”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지정학적인 위치에 있는 발칸 반도는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발칸 반도 지역은 심하게 민족과 종교 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구권 유럽은 전보다 안정된 생활을 하는 반면 동구권 유럽은 전에 소련이 있을 때보다 더욱 혼란해지고 있었다.매일 같이 참혹한 사건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었다. 민족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살해하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적이고 누가 우군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혼돈이 계속되고 있었다.발칸 반도는 드디어 유럽의 뜨거운 화약고로 변해 끝없는 전화(戰火)에 휩싸이고 있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난민들이 발생해 서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이러다 우리도 복잡해진다고.”“이주를 받아주니 무작정 오잖아.”2/13 쪽

    전에는 호의적으로 이주를 받던 프랑스나 독일 그리고 베네룩스는 서서히 이주민을 거절하는 정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냥 받아 주다가는 난민들로 인해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생겨서다. 이런 가운데 세계의 오랜 화약고인 중동에서는 아란과 이라크 전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다. 대규모 공세를 펴던 이라크가 아란의 반격으로 진격을 멈추고 전선을 유지하고 포격전으로 버티고 있었다. 두 나라의 전쟁으로 인해 국제 원유가는 끝을 모르고 높이 오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나라가 경제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었다.            세계는 큰 혼돈 속에 빠지고 있었다. 이런 서구지역의 분란과는 다소 다르지만 극동지역에서도 새로운 질서가 생기기 전에 혼돈 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일본의 수도인 동경에 있는 은밀한 공간에서 여러 명이 모여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곳은 전에 한국 국회의원들이 게이샤 놀이를 벌이던 장소다. 매우 소란한 사건이 있었지만 업소는 여전히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었다. 업소의 진짜 주인은 야쿠자의 조직을 거느린 거물이기 때문이다. 은밀한 장소에서 만나 미국인이 일본인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해상자위대에서 필요한 이지스 시스템을 동시에 6기를 사겠다고요?”3/13 쪽

    “그렇습니다. 전에 미국정부에서 우리에게 판매한다고 약속했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 장착하는 이지스 시스템을 판매해 주시오. 그리고 조기 경보기도 팔고요.”“다른 무기는 어떻게 하고.”“다른 무기야 차츰 거래하면 되고 두 가지 무기에 대해서는 지금 확정을 해줘야 우리도 해상 자위대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을 확정하게 됩니다.”“나중에 결정하면 안 되겠소?”“우리는 아주 급합니다. 미국도 그걸 팔아야 새로운 시스템을 계속해서 만들지 않겠소?”“그야 그렇지만 너무 급하게 서두르니 쉽게 결정하기가 어렵군요.” 이제 연말이라 일본정부는 국회에서 새해의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 때문에 미국에서 두 가지 중요한 첨단 무기 판매를 확정 받으려는 것이다.  일본과 대립해야 좋은 일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미국 정부에서는 이미 이런 제안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급부상하는 한국과 일본이 사이가 벌어지자 이런 첨단 무기 판매를 중단했었다.4/13 쪽

    그래서 미국은 중요한 첨단 무기 수출을 못해 매우 초조해졌다. 일본 정부에 압박을 가해 거대해전에 대한 배상금을 지불하도록 촉구했다. 기대하던 그대로 일본 정부는 일반 국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해군력 강화를 꿈꾸고 있었다.“한국 정부에서 알게 되면 문제가 되니 결정하기가 쉽지 않군요.”“그래서 더 빨리 결정해 달라는 겁니다. 지금 미국에서 개발해 사용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보내시면 되니 우리에게 판매한 이후에나 한국 정부에서 알게 되니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겁니다.”“알았소. 정 그렇게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대형함정에 장착하는 이지스 대공방어 시스템의 경우 건조하면서 나중에 장착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은 급하게 대형 함정의 건조도 필요하고 혹시 이런 사실을 알면 한국에서 방해를 부릴까 염려해 당장 사겠다는 것이다.미국 대표가 조용히 물었다.“언제 대금을 지불하고 인수해갈 겁니까?”“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인수해 가야죠.”5/13 쪽

    “알았소. 그렇게 급하다면 우리 함정 건조를 늦추더라도 이지스 시스템을 그때까지 차질 없이 넘기도록 하죠.”“꼭 그렇게 해주기 바랍니다.”“물론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결국 동경에서 비밀리에 접촉한 미국과 일본의 고위급 회담에서 이지스 함선용인 시스템과 조기 경보기를 판매하는 협약이 성사되었다.양쪽이 모두 만족할 만한 첨단 무기의 거래다. 금액도 만만치 않고 두 나라는 서로의 목적을 충분하게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앞으로도 잘해 봅시다.”“그럽시다.”양국의 대표들은 다들 만족한 표정으로 헤어지게 되었다.동경에서 이런 대형 무기거래가 이루어지는 동안. 한국의 호남에서는 그와는 별도의 대형 무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6/13 쪽

    전라남도 끝자락에 위치한 목포항······. 초대형 자동차운반선 6척이 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부두의 주차장에는 검은 리무진이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다.                 그중에 한 대의 차안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바쁘게 서류를 주고받고 있었다. 광양의 SG 특수금속 최인규 사장은 아랍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할라비 장관, 아랍의 전황이 이렇게 급한 거요?”“그렇습니다. 그동안 시리아를 통해 한국에서 보내준 K1A2전차나 155밀리 야포로는 더 이상 버티기가 힘이 듭니다. 최대한 빨리 전차와 화포를 가지고 가야 수세로 밀리지 않게 됩니다. 러시아에서도 경제 불황이라 계속 군대를 축소하며 무기를 아란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그래요? 러시아도 무기를 무작위로 보낸다면 어렵겠군요.”“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한국으로 오게 된 겁니다.” “좋습니다. 이집트에서 양보를 받았다는 서류를 봤으니 장관님께 이미 선적된 무기를 모조리 넘겨 드리지요.”“고맙소.”7/13 쪽

    한국은 광주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K1A2 신형 전차나 155밀리 야포를 이집트로 판매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반만 사실이다. 무기의 반은 이집트 정부에 넘어가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자동차 지중해를 통해 시리아로 가고 있었다.시리아를 통해 반입된 전차나 야포는 모두 이라크와 이란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동부 전선으로 보내지고 있었다.무기 대금에 대한 지불 방법이나 계약서에 서명이 끝나자 이라크의 외무 장관인 할라비가 서둘러 리무진에서 내려 주차된 리무진에 올라 사라지고 있었다.아랍인들이 리무진을 타고 사라지고 나자 정박 중이던 6척의 자동차 운반선이 목포항을 떠나고 있었다. 상선들이 떠나고 나자 그제야 리무진에서 최인규가 위성통신으로 전화하고 있었다.“태공, 방금 목포항을 떠났습니다. 예, 전차와 야포입니다. 필요한 특수포탄들은 컨테이너 선박에 적재되어 이미 부산항을 출발했습니다.”이어서 최태욱이 뭔가 물어보자 답하고 있었다.“내년 말이면 양산 체제가 됩니다.”한국의 육군도 완전히 신형인 K1A2 전차로 교체하지 못한 상황에 중동으로 많은 전8/13 쪽

    차를 팔고 있었다. 한국은 이미 다음번으로 신형 전차를 출시하기 직전이다.통화를 끝내고 나자 이동호 전무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사장님, 태공께서 뭐라고 하세요?”“K2 전차를 양산하는데 전력을 기울이라고 하더군.”“그럼 앞으로는 K1A2는 더 이상 생산하지 않나요?”“그렇지는 않지. 지금 우리나 다른 나라에서 보유한 전차이니 계속 부품도 조달해 줘야 하고 다른 나라들이야 계속 K1A2,전차를 운용해야 하니 일정 수량은 생산해야지. 아마 공장 시설의 50퍼센트는 K1A2 전차의 생산을 계속하게 될 거야.” “그렇군요. 그렇게 되면 우리가 미국의 M1A2 전차 보다 성능이 우수하게 되나요?”“꼭 그렇지는 않고 성능이야 비슷하고 다만 생산 단가는 더 싸니 우수하다고 봐야지. 특히 전차의 무게가 우리가 5톤 정도는 가벼우니 연비가 달라지고 승무원이 3명이라 포탄도 더 싣고 다니니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고 봐야지.”이런 설명에 이동호 전무는 아무리 무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일반 스포츠 용품 생산 담당이지만 기본 상식은 아니 의아하게 생각해 묻고 있었다.9/13 쪽

    “상무님, 미국의 M1A2 전차도 승무원이 3명이잖아요? 그런데 한국의 신형 전차의 뭐가 그렇게 미국제보다 우수하다는 거죠?”“내가 하는 이야기는 전차의 방어력은 비슷하나 신형인 k2 전차는 차체 무게가 미국제 M1A2보다 가벼워지니 더 효율적이라는 거지.”“아하, 그 이야기로군요. 앞으로 나올 K2 전차가 무척 기대가 되네요.” “극비 사안이니 함부로 말하지 말게.”“넷!”  한국은 종전의 K1A2 전차의 다음 세대인 차세대 전차로 K2 전차를 양산하게 된다. 아직은 양산 체제는 되어 있지는 않았다. 원 역사보다 20년은 앞서서 국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성능도 더 좋은 전차가 내년 말이면 양산 체제로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SG 특수금속에서는 베네룩스왕국의 첨단기술을 끌어들여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120밀리 활강 포탑의 개발했다. 이어서 작년 말에는 자동장전 장치까지 개발했다. 그래서 K2전차는 승무원의 수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한 SG 필립스 전자10/13 쪽

    에서는 신형인 차세대전차에서 꼭 필요한 여러 가지 전자통신 기기를 개발하게 되었다.두 나라의 우수한 연구진을 비롯해 유럽의 다른 나라 출신까지 합치게 되자 기술 개발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었다. SG 그룹의 자금력이 큰 효과를 보고 있었다.한국은 이미 사격통제장치를 비롯한 많은 전자 장비에 대해 국산화를 이루었다. 시간이 지나자 다른 부분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방산회사는 소비처만 확보되면 자체적으로 거액을 들여 신기술을 개발해도 채산성이 맞는 첨단산업이다. 한국의 방위산업체들은 한국, 베네룩스, 인도, 호주, 아랍권 등의 많은 나라로 신형 전차나 야포 자주포들을 팔게 되자 관련 산업은 신속하게 국산화를 이룬 것이다.목포항을 떠난 최인규 사장은 광주로 가기 전에 이곳에 건설된 조선소로 향하고 있었다.“사장님, 왜 조선소를 가시죠?”“여기서 3000톤급 코르베르를 건조하기로 정부에서 발표했잖아.”“아, 그렇군요. 코르베르에 장착할 127미리 함포시스템 때문이군요.”11/13 쪽

    “그렇지.” 통상 코르베르 급 함정에는 76밀리 함포를 장착하게 된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의 무게나 부피가 줄어들어 대형 함포로 장착이 가능한 것이다.  해태그룹에서 건설한 해태 조선소는 정부에게 연일 집단으로 탄원해 코르베르 급 5척에 대한 수주를 억지로 따내게 되었다. 모두 10척을 건조하는 국방부의 해군력 강화 사업 중에 반을 차지한 것이다. 기술력도 삼성, 현대, 대우 조선소에 비해 뒤떨어진 해태조선소에서 신형 코르베르 함선을 건조하고 있었다. 그것이 염려되어 최태욱은 조금 전에 한번 사서 진척 상황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아직도 한국의 정치인들은 정신을 차리려면 멀었다고. 다음 선거를 위해 지역구를 위해 강짜를 부린다고 그런 조선소에 함정 건조를 맡기다니.”“정치권에서 압박이 너무 심하니 대통령도 좋은 게 좋다고 넘기기로 했던 모양이죠.”“경매입찰에서 떨어졌으면 끝인데 그것을 무시하면 되나?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해태 조선소에게 건조하도록 수의계약을 체결했으니 시장질서도 완전히 무너트리는 거야.”12/13 쪽

    “대통령이 조기 퇴임하기 전에 호남 지역에 선심한번 쓰는 모양이군요.”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동안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증권 시장에는 이상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과 거대해전에서 패해 수출길이 막힌 일본은 끝없이 증권이 추락하고 있었다.그로인해 수많은 회사들이 도산하는 사태에 직면하고 있었다.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또는 국채를 발행해도 사려는 사람이나 국가 또는 은행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이러다 진짜 망하겠어.”“아직은 그동안 벌어놓은 외화가 많으니 버틸만하다고.”“그게 언제까지 가느냐가 문제지.”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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