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367화 (367/657)
  • < --  [거대해협 평화협정]  -- >“대공, 북한에서 대대적으로 잠수함을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뭐? 어디로?”“서해 해상입니다. 위스키와 로이오급 잠수함이 무려 20척이나 거의 동시에 서해 해상에서 나타났습니다.”최태욱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넋을 잃고 말았다. 순간 ‘이제 전쟁인가?’하는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 겨우 일본과 협상해 해군 전력을 강화할 중요한 시점에 이런 사건이 터졌다.잠수함이 20척이라면 사실상 전면전과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통신장교의 보고에 최태욱은 급하게 물었다.“관측 통신 위성은?”“대공, 지금 한반도의 북위 38도선 상공에 있습니다. 앞으로 언제든지 남북한 전역에 대해 관측이 가능합니다.”“휴전선은 이상이 없고?”회1/13 쪽등록일 : 13.01.07 00:01조회 : 3634/3649추천 : 8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넷! 내륙의 휴전선 지역은 아주 조용하답니다.”휴전선에서 북한군의 이상 징후가 없다면 전면전은 아직 아니다. 다소 안심되어 물었다.“어떻게 해서 북한 잠수함이 대대적으로 침투한 것을 알았다고 하나?”“관측통신 위성에서 찍은 정밀 사진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북한의 잠수함 기지에 있던 많은 잠수함들이 동시에 사라져 모든 함정을 동원해 서해에서 차단막을 형성하고 있다가 시호크 헬기가 스노부이로 발견한 모양입니다.”“알았어. 아직 교전은 없나?”“예.”    전면전이라면 분명 교전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아직 대규모로 잠수함만 발견하고 적과의 교전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니 조금은 희망이 보였다.분명 위기의 순간이다. 북한에서 이런 미묘한 시기에 왜 이런 도발을 했는지 납득하기 힘들었다. 먼저 대대적으로 잠수함을 이용해 무장공비를 침투시켜 사회를 혼란시2/13 쪽

    키고 상황을 봐서 남침을 계획한 것인지 모른다.‘베네룩스 군대가 와 있는데 감히 그런 생각을 하다니 어이가 없군.’이렇게 생각해 보지만 하긴 북한의 무모함이야 알아주니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북한의 동향이야 언제고 예측 불허하니 미리 복잡하게 예상해본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었다.통신 장교는 보고를 끝내고 나서 다시 통신실로 가고 있었다. 최태욱은 이미 한국을 떠나며 모든 지휘권을 주둔군 사령관인 하이드린 제독에게 넘겼다. 물론 전에도 주한 유엔군 사령관에게 실질적인 지휘권이 있지만 소위 적과 조우하면 공격명령권은 자신이 잠시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사령관이 잘 처리하겠지.”  최태욱의 이런 걱정에 옆에 있던 트레블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대공, 하이드린 제독께 연락해 볼까요?”“아니요. 나는 어차피 한국을 떠나니 이제부터 주둔군에 대해 간섭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위기의 순간에도 매번 나에게 묻고 처리하게 되니 안 됩니다.”3/13 쪽

    최태욱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트레블에게 다른 내용을 물었다.“인공위성은 모두 3개를 발사했다고요?”“예, 카리브 주에서 둘을 발사하고 하나는 미국 본토의 우주항공기지에서 발사했습니다. 둘은 관측통신위성이고 미국에서 발사한 인공위성은 순수한 통신위성입니다.”베네룩스 왕국은 이웃나라인 프랑스와 관계를 생각해 프랑스의 로켓을 이용해 카리브 주의 우주항공기지에서 두 대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발사체는 모두 프랑스 로켓이고 인공위성만 베네룩스 과학자들이 개발했다.렌즈 기술에서 최고라는 독일의 제품도 사용해 만든 관측통신 위성이다. 현재 세계최고 수준 해상도를 전송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앞으로 미국정부와 정보를 교환하기로 협약을 맺고 있었다.    ‘이제 100퍼센트 정보 공유는 모르지만 미군들이 보유한 정보의 대부분은 공유하니 북한군 동향에 대한 정보 분석이 좋아질 거야.’미군의 경우 휴전선 상공에 정찰기를 보내 더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두고 있었다. 일단 관측 통신위성을 보유하게 된 베네룩스 왕국이나 한국군은 전보다는 고급 정보를 미국에게서 제공받을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그래서 한국 안전기획부에 그런 정보를 4/13 쪽

    분석하는 부서를 만들라고 했으니 아마 최소한의 준비를 했을 것으로 믿었다.한편 서해 해상에서는 드디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방심하고 내려오던 북한 잠수함들이 일방적으로 공격당하고 있었다.푸르고 넓은 바다에 넓게 포진한 베네룩스의 기동함대는 시호크 헬기가 잠수함을 발견하자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하이드린 사령관은 상륙함에 있는 지휘소에서 상황판을 보며 외쳤다.“사격해.”사격 명령이 떨어지자 함대의 모든 함정들은 일제히 북한 잠수함 공격에 나서고 있었다. 인근 해역에 여러 척의 잠수함이 동시에 나타났으니 이건 소나를 믿기보다 폭뢰로 일정 구간에 대해 무작위로 공격하고 있었다.펑! 펑! 펑! 펑!연달아 쏘는 폭뢰로 인해 인근 해역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폭뢰 공격이 시작되면서 잠수함들은 급하게 회피 동작을 하게 되자 소나에 정확한 위치가 드러나고 있었다.위치가 드러나면 어김없이 대잠미사일들이 발사되고 있었다.5/13 쪽

    과광! 과광! 쉬이익! 쉬이익!하얀 연기를 품으며 하늘로 오르던 대잠미사일이 바다 속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바다에서 커다란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부유물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함대의 공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맹렬해 지고 있었다.조용하던 바다는 함대에서 내는 굉음으로 인해 귀가 멍멍할 정도다.하이드린 사령관이 비명처럼 외쳤다.“폭뢰를 모조리 쏴!”“넷!”단 한 대의 잠수함이라도 빠져나가 해안으로 무장공비가 침투된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곳에서 단 한 대의 잠수함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저지할 생각이다.      서해 바다는 점점 붉은 피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폭뢰에 의해 격침된 잠수함의 승무원들이 물위에 떠오르고 많은 물고기도 같이 떠오르고 있었다. 참혹한 해전이 서해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한국의 F-16 초계기들이 북한에서 혹시 전투기라도 보낼까 염려해 공중을 철통 같이 지키고 있었다.6/13 쪽

    적을 먼저 발견한 베네룩스 기동 함대의 선제공격으로 인해 북한의 낡은 잠수함들은 지리멸멸하고 있었다. 이미 승기를 잡은 하이드린 사령관이 다시 명령했다.“이제 정밀 타격해.”“넷!”일단 잠수함들의 진로를 무수한 폭뢰를 사용해 차단했다고 판단한 하이드린은 작전을 바꾸어 스호크 헬기가 찾아내는 잠수함을 대잠미사일로 잡도록 명령했다.치열한 전투가 서해에서 벌어지는 가운데 전투 상황은 여러 곳으로 보고되고 있었다.한편 최태욱 일행이 탄 왕실전용기인 보잉747기는 어느새 대만 인근 해상을 지나가고 있었다. 이때 통신 장교가 급하게 다가와 보고했다.“대공, 교전이 벌어졌다고 합니다.”“뭐라? 교전이라니 드디어 남침이 시작됐다는 건가?”“그건 아니고 잠수함들이 어뢰를 발사했다고 합니다. 영해로 침범한 잠수함을 우리 7/13 쪽

    해군이 격침시키자 아마도 다급하니 마구 쏜 모양입니다.”“아군 피해는?”“전혀 없다고 합니다.”최태욱은 도대체 어디에 그렇게 많은 잠수함이 나타난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서둘러 상황실로 가게 되었다. 상황실에는 커다란 상황판이 있었다.“어딘가?”“여깁니다.”잠수함이 대량으로 출몰한 지역은 서해의 어청도에서 북서쪽으로 20킬로미터 지점이다. 상황판에는 관측위성이 보낸 자료로 적들이 나타났다는 해역에는 일렬로 베네룩스의 제4기동함대의 4만톤급 상륙함 1척, 3만톤급 상륙한 1척, 이지스 구축함 1척, 6천톤급 프리키드 2척이 보이고 있었다.“대공, 모두 5킬로미터씩 떨어져 작전 중입니다. 어청도 쪽에 보이는 함선은 보급선이고요. 북쪽에 보이는 함정은 모두 한국 서해함대의 함정들입니다.”8/13 쪽

    한국의 2000톤급 울산급 호위 함정들은 모두 인천 앞 바다 쪽에 포진되어 있었다. 자신의 휘하에 막강한 해군력을 지녔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한국 해군은 참으로 비교하기도 어려울 지경인 전력을 지녔다. ‘너무 부족한 해군력이야.’이 모든 것은 경제력이 없어 벌어진 사태다. 아무리 생산 공장을 지어 잘 살게 되더라도 지킬 국방력이 없다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 아직은 북한의 잠수함 전력을 당해낼 한국의 해군력은 아니었다.‘이렇게 북한에서 남침하는 판국에 배상금을 정당에서 나누어 정치인들이 처먹을 궁리를 하다니. 진짜 제 정신 가진 정치인이 드물어.’그런 일만 생각하면 열불이 난다. 그러니 나오는 것은 그저 한숨뿐이다.‘정치인도 문제지만 국민들의 정신교육도 다시 시작해야 해.’20척이라던 잠수함은 일부만 서서히 움직여 서쪽인 공해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이미 격침되거나 또는 물위로 부상해 나포되었다고 표시되었다.마치 전생에서 조잡한 컴퓨터 온라인 게임에서 하던 전투장면과 같이 화면에 보이고 9/13 쪽

    있었다. 여러 곳에서 보내지는 정보를 토대로 상황판으로 재현되기 때문 같았다. 최태욱은 슬며시 물었다.“더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나?”“예, 수집되는 자료로는 아직 이런 정도입니다. 전체적인 전투상황은 이런 정도면 충분하다고 해서요.”“그렇군.”아직은 윈도우 프로그램이 보급되지 않았다. 더블 클릭만 하면 상황의 지역에 따라 크기를 달리하는 정도로 상황판이 보여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보기에 편하려면 빨리 윈도우 프로그램이 보급되어야 보기가 편할 것 같았다.최태욱이 이렇게 여유롭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미 북한의 모든 잠수함들은 남김없이 격퇴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북한 놈들은 잠수함이 많기도 하군. 잘사는 한국도 그런 정도의 잠수함이 없는데 그동안 죽자 사자 국민들 굶겨가면서 주구장창 무기만 만들었어.’아무리 소련의 무상지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정도의 잠수함 수라면 엄청난 자금이 소요된다.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고혈을 얼마나 쥐어 짠 것인지 직접보지 않아10/13 쪽

    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계속해서 한숨을 토했다.“휴우! 진짜 등신들이야. 허접한 잠수함 살 돈으로 차라리 잘 처먹고나 살지. 쫄쫄 굶어 만든 잠수함을 그냥 버리는군.”최태욱이 이렇게 말하자 트레블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대공, 아무래도 북한의 김일성이 뇌가 터져 완전히 이성을 잃은 모양입니다. 보아하니 함경북도의 식량 사정이 최악의 경우에 다다른 모양입니다.”“그렇겠지. 중국으로 식량을 구걸하러 떠났던 김정일도 중국 지도자에게 그런 정도 국민도 굶기냐고 면박만 당하고 왔다니 그럴 거야.”최태욱은 북한의 하는 짓이 너무 괘씸했다. 하지만 그래도 굶어 죽는 북한주민이 불쌍해 국제 적십자사를 통해 슈퍼옥수수를 2만톤을 청진항으로 보내주었다. 주민들이 떼로 죽어가는 최악의 사태는 막아 보려고 보내준 것이다. 하지만 옥수수를 받아 처먹고 또다시 이런 짓을 하니 너무 기가 막혔다. 처먹을수록 더 지랄하는 것 같아 열불이 났다.‘내가 미쳤지. 이런 놈들을 불쌍하다고 도와주다니.’11/13 쪽

    세계 최고의 성능을 지닌 베네룩스 함대가 지키는 서해로 무모하게 침투하다니 어이없었다. 북한에서 뭔가 크게 착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함정들은 스텔스 기능이 있어 북한의 레이더 기지에서 일반 화물선이나 대형 어선 정도로 착각한 것이 아닐까?’더구나 그쪽 지역은 새로 김포에서 제주도까지 가는 대형 연락선이 자주 다니니 북한레이더 기지에서 서해함대의 움직임을 착각할 수 있었다. 또한 어청도 주변에는 한국의 많은 대형어선들이 조업하는 중요한 어장이다.인공어초 설치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여 어청도 일대의 서해는 전보다 어획고가 대폭 늘어나고 있었다.  ‘북한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지?’이번 서해 해전으로 인해 북한은 장거리로 활동할 대형 잠수함은 거의 70퍼센트 이상은 사라진 셈이다. 하지만 다른 소형 잠수함도 많으니 아직은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잠시 뒤에 무전으로 하이드린 사령관이 보고했다.12/13 쪽

    “대공, 적을 격퇴했습니다. 적의 잠수함 10척을 침몰시키고 3척은 나포 나머지 7척 정도는 공해로 달아났습니다. 서해 기지로 돌아가며 혹시 잠수함이 있는지 살필 생각입니다.”“수고 많았어요. 승전을 축하합니다.”“감사합니다.”일단 전투상황이 끝났다니 최태욱은 상황실에서 나와 가족들이 있는 앞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자 최천만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무슨 일이 있냐? 승무원들도 다들 긴장한 것 같던데.”“아뇨. 아무 일 없어요.”군사적인 사안이라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이제는 가족에게도 숨기는 것이 많아야 하는 중요한 위치로 완전히 변해버렸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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