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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98화 (298/657)
  • < --  [변화하는 환경]  -- >[변화하는 환경]바위산에 세이커 매를 풀어 놓고 일주일간 적응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같이 매일 같이 잠자리를 하니 레베이카와 관계는 더욱 밀착될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지날수록 레베이카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도 결혼한 여자라고 생각해 그런지 유달리 최태욱의 식성에 대해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어머 식성이 완전히 잡식성이야.’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기는 하지만 음식을 가리지는 않았다. 그러니 같이 살면 아주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베이카는 다른 여자와 달리 최태욱과 항상 같이 지낼 야무진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방사한 세이커 매는 적응이 상당히 빨랐다. 최태욱이 레베이카와 같이 바위산으로 올라가 확인해 보니 어느새 둥지를 만들고 알을 5개나 낳은 세이커 매도 보였다.“어마, 벌써 알을 낳았네요.”회1/13 쪽등록일 : 12.12.12 00:01조회 : 4018/4041추천 : 63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8

    “상당히 적응이 빠르고 번식률이 좋겠어.”“그러네요. 아마 먹이인 야생토끼가 너무 많아 그런 모양이군요.”“그렇겠지.”외래종은 들여다 방사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했다. 그래서 개체수가 급격하게 불어날지 몰라 매우 조심스럽게 살피기로 했다. 잘한다고 시도한 일이 생태계 교란을 야기할 수 있었다.쌍안경으로 야생토끼를 잡고 있는 매를 살피던 레베이카가 급하게 말했다.“어머, 차가 오네요.”“그래, 환경단체와 조류협회에서 오는 모양이니 내려가지.”두 사람은 서둘러 바위산에서 내려왔다.먼지를 풀풀 날리며 사륜구동 자동차에서 다소 빠르게 두 사람이 있는 연못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미 무전으로 연락은 받았으나 혹시 몰라 엽총을 옆에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2/13 쪽

    이런 오지에서는 사람이 제일 반갑기도 하고 제일 무서운 존재다. 두 사람 모두 신분이 남다른 처지라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농장에서 확인한 사람들이니 조금은 안심되고 있었다. 시드니의 환경과 조류협회에서 찾아온 간부들을 만나게 되었다.“어서 오세요.”“대공께서 호주에서 문제되고 있는 야생토끼 때문에 세이커 매를 들여왔다는 소식을 듣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찾아 왔습니다.”“그렇군요. 세이커 매의 활동 범위에 대해 기록해 놓은 것이 있으니 한 번 확인해 보세요.”최태욱은 환경과 조류협회간부들에게 자신이 이곳에서 야영하며 일주일간 전자 장비를 동원해 세이커 매의 활동 상황을 확인한 사실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주었다. “세이커 매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나 역기서는 주변 환경에 적응해 점차 텃새와 같이 변하고 있습니다. 모두 10쌍을 풀어 놓아 반경 10킬로미터 이내에서 야생토끼를 잡아먹으며 활동하고 있습니다.”최태욱이 세이커 매에 몸에 전자 발신 장치를 달아놓고 확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자 3/13 쪽

    다들 놀라고 있었다. 무작정 방사하고 끝내지는 있었다. 협회 임원은 최태욱이 넘겨준 서류를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개체수가 야생토끼처럼 많이 늘면 대비책은 있나요?”“알이 5개를 산란하나 제가 보기에는 정상적으로는 3-4개만 키우게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 개체수가 쉽게 늘어나지는 않죠. 그리고 너무 개체수가 많아지면 그때는 제가 찾아올 때 세이커 매를 사냥하면 됩니다. 물론 내가 오지 못하면 별도로 사람을 보낼 겁니다.”“사냥해서 세이커 매의 개체수를 조절한다고요?”“문제가 생긴다면 그렇게 한다는 거죠. 하지만 맹조류는 본시 먹이 사슬의 상위를 접해 번식 환경이 좋으면 개체수가 늘고 그게 아니면 점차 산란수가 줄어드니 크게 염려 안 해도 됩니다.”“야생토끼의 수가 줄면 나중에 고양이도 잡아먹는다고요?”“예, 고양이는 물론 땅에서 뛰어다니는 조류에 해당하는 닭도 잡아먹게 됩니다. 허약한 어린 여우 정도는 공격을 당할 수 있고요. 때로는 쥐나 또는 두더지를 잡기도 하지만 날 짐승을 사냥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야생토끼 2마리씩 잡아서 새끼도 키우고 어4/13 쪽

    미의 먹이로도 충당하니 하루에 야생토끼 50마리씩은 사라진다고 봐야죠.”환경협회의 간부는 여전히 걱정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세이커 매가 코알라는 공격하지 않나요?”“코알라는 주로 나무에 사니 공격 대상이 되지는 않아요. 그리고 약하지만 덩치가 커서 공격 대상으로 포함되지는 않아요.”“알겠습니다. 아직은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겠군요.”호주에는 이미 매가 많이 들어와 있었다. 매들은 모두 야생토끼를 잡아먹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여우의 경우 야생토끼 때문에 개체수가 많아졌다. 호주에서는 야생토끼 가죽과 더불어 여우 가죽을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었다.늘어난 야생토끼로 인해 생긴 새로운 사업도 생긴 것이다. 하지만 농작물 피해 규모에 비해 수익은 형편없으니 야생토끼를 제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태욱은 호주 전역의 야생토끼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자신이 매입한 농장 주변에만 야생토끼를 제거해볼 생각이다. 마침 환경과 조류 단체 간부도 찾아왔으니 최태욱은 그들에게 자신이 가진 탐지 장비를 건네주며 말했다.5/13 쪽

    “필요하시면 전자 장비는 가지고 가세요. 우린 농장마다 별도로 전자 장비를 설치해 세이커 매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게 되니까요.”비싼 전자 장비를 선물로 받자 조류협회 임원은 매우 좋아했다.“감사합니다. 발신기만 구입해 다른 조류나 동물에 장착해 사용해도 되겠군요.”“그렇습니다. 하지만 유효거리가 반경이 2킬로미터 이내니 생각만큼 좋은 장비는 아닙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차량에 장착할 성능 좋은 전자 장비를 기부하죠.”“감사합니다.”  마침 세이커 매를 놓아준 플라스틱 용기도 있으니 그들에게 필요한 장비라고 해서 넘겨주었다. 최태욱은 그들에게 사이카 매가 둥지를 튼 장소를 알려 주었다.“그곳에 가서 확인하시면 쉽게 관찰할 겁니다.”최태욱은 세이커 매의 활동을 확인한다니 그들에게 모두 인계하고 헤어져 농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6/13 쪽

    일주일 만에 돌아온 농장에는 이미 한국에서 이주한 농민들이 슈퍼옥수수를 파종하고 있었다. 지구의 남반부 속한 호주는 9월에 봄이 시작되기 때문에 파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호주는 추운 겨울 날씨는 없어 일 년 내내 슈퍼옥수수를 파종할 수 있었다.최태욱은 파종을 끝낸 농장지대를 천천히 말을 타고 다니며 살폈다. 곳곳이 토끼에 의해 파 해쳐진 모습을 보며 정인성 박사에게 물었다.“야생토끼가 바이러스가 묻은 슈퍼옥수수 종자를 먹던가요?”“예, 진돗개를 잡아매니 야생토끼들이 안전한 것을 눈치 채고 파종한 옥수수를 파서 먹었습니다. 일주일 뒤에는 아마 모두 죽을 겁니다.”“그럼 파종 량은 늘려서 했나요?”“예, 너무 심하게 파먹은 곳은 다시 뿌렸습니다.”전에 호주 정부에서 야생토끼의 치사량이 높은 바이러스를 살포했다. 하지만 면역성이 생긴 품종이 나와 결국 실패한 경우가 있어 그에 대해 물었다.“전에 뿌린 바이러스의 치사량이 아주 높았는데 왜 실패한 거죠?”7/13 쪽

    “바이러스가 넓게 퍼지는 효과를 보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살아남은 개체수가 너무 많다 보니 바로 다시 회복된 것이고요.”“그렇군요. 한해면 30배로 불어날 수 있으니 아무리 야생토끼의 개체수가 줄어도 불과 몇 년 만 지나면 전과 같아지겠군요.”“그렇습니다. 제 생각에는 자연스럽게 천적을 적당히 풀어서 완전히 퇴치를 바라지 말고 개체수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방법뿐이라고 생각됩니다.”최태욱은 이곳에서 축산업도 같이 할 생각이다. 이미 초지로 조성된 곳에는 전통방식으로 방목하는 방법과 병행해 집단 사육도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에도 사료공장을 비롯해 유기질 비료 공장을 세워 운영할 생각이다. “박사님은 한국을 언제 돌아가시나요?”“저야 바이러스 살포 결과도 확인해야 하니 나중에 출국해야죠. 그리고 기왕에 출국한 상황이라 여기에서 바로 카리브 령으로 가볼까 합니다. 그곳에 있는 의료시설들도 직접 돌아보고 아나콘다를 몇 마리 사서 파충류 연구소로 보낼 생각입니다.”“거기서 또 만나겠군요.”8/13 쪽

    최태욱이 이렇게 말하자 정인성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대공께서는 유럽으로 가시지 않고 카리브로 바로 가시려고요?”“예, 잠시 미국을 들렸다가 카리브로 갈 생각입니다.”이렇게 답하자 정인성은 약간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알기로는 피닉스 대공주가 임신해서 두문불출 태교에만 신경을 쓰는 줄 아는데 찾아가지 않는다니 너무 이상했다.‘피닉스 대공주와 사이가 멀어진 건가? 이상하네.’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정인성이 아는 이유는 피닉스 대공주를 경호하는 한국출신 경호원들 때문이다. 혹시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말을 해주려다 이내 침묵했다. ‘혹시 어쩌면 다른 남자 아이일 수도 있어.’발설하거나 혹은 생각 자체가 매우 불경스럽지만 최태욱의 상태를 잘 아니 해보는 생각이다. 정인성 박사는 아직 최태욱의 무정자증이 확실하게 치료된 사실을 모르니 이런 추측도 가능했다. 그러니 함부로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9/13 쪽

    ‘세상사는 모르는 법이야.’ 더구나 옆에 젊고 더 예쁜 레베이카 공주가 있으니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두 사람 사이는 분명 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풀풀 풍기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최태욱은 호주를 떠나 미국으로 가서 사업장도 돌아보고 아이아코카 대통령도 만나볼 생각이다. 남의 나라 선거에 자신이 개입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간의 정리를 생각해 조금은 도와줄 의사가 있었다. 미국으로 가서 새로 농장을 구입해 슈퍼 옥수수 재배 면적을 대폭 늘려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자가 많이 필요했다. 최태욱은 슈퍼나 스몰슈퍼 옥수수 종자는 모두 한국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물었다.“박사님, 지금도 강경지역에서 옥수수 종자를 생산하나요?”“예, 강경과 서산에서 생산하고 다른 곳에서는 생산하지 않습니다.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워낙 많은 유기질 비료가 많이 필요해서요. 현재 함열과 서산에만 특별히 유기질비료 공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동생이신 최태우 회장이 운영하는 백강 농산회사에서 주로 납품한다고 보시면 됩니다.”10/13 쪽

    “태우가 회장을 해요?”“예, 이미 농산회사의 직영 농장의 규모가 20만평으로 늘고 계약 재배로 30만평이나 되니 회장으로 불리고 있죠. 축산 회사 규모도 커지고 도축 냉동육 포장 공장도 별도로 운영하니까요. 사업에 수안이 좋은 편입니다.”“그렇군요. 태우가 회사를 잘 운영한다니 다행입니다.”한국은 수퍼옥수수 종자를 해외로 계속 판매하게 되어 새로운 고수익 사업이 농업분야에도 새로 생긴 것이다.자신과 연결되어 운영하는 사업들이지만 동생인 최태우도 나름 빠르게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해 성장하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유기질 비료공장에는 계분이 많이 필요했다. 강경이나 함열 등지에는 양계 축산 농가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양돈이나 양축 농가도 그 지역에 많았다.“다른 곳에는 유기질 비료 공장이 없나요?”“대부분 2개 군을 합친 단위로 있기는 하지만 소형입니다. 대형인 유기질 비료공장은 도 단위에 하나씩이 있습니다.”11/13 쪽

    “그런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은데요.”“그래서 앞으로 새만금 사업장과 영산강 지역에는 추가로 건립하게 될 겁니다. 그쪽이 평야지대가 넓으니까요. 경기도는 김포 지역에도 추가로 건립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주로 서울과 인천에서 수거되는 생활쓰레기인 음식물찌꺼기를 이용하니 비료로의 효율성은 많이 떨어지고요. 경상도 지역이야 대부분 과수재배용으로 유기질 비료가 팔려 나갑니다.”“그렇군요.”    최태욱은 서산에서도 옥수수 종자를 재배한다는 말에 의문이 생겨 물었다.“서산의 간척지에 벌써 슈퍼 옥수수를 재배하는 정도로 변했나요?”“예, 이미 물막이 공사가 끝나 우리가 소유한 농장 지대는 염분 함량이 적어져 스몰 슈퍼옥수수는 재배가 가능합니다. 스몰 슈퍼옥수수는 염분을 빨리 흡수하는 효과도 있어 주로 팝콘 생산용으로 재배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사실 스몰과 슈퍼옥수수 종자를 생산하기 위한 재배는 강경, 성동, 함열, 세도지역에서 많이 하는 편입니다.”정인성을 추가해서 서산간척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SG 농산과 축산회사가 같이 있는 서산의 간척지는 본시 제일 높은 고지대에 위치해 12/13 쪽

    있었다. 객토사업이나 유기질비료 살포와 더불어 간척지에서 잘 자라는 수단그라스 재배도 병행해 빠르게 농경지로 변했다는 이야기다.최태욱은 정인성 박사와 헤어져 광산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자 광산은 이미 한국과 호주의 근로자들이 들어와 생산을 시작하고 있었다. 세파트르 사장을 만나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이제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나요?”“아직 실험생산 수준입니다. 앞으로 새로 기계가 들어와야 정상적으로 가동됩니다. 하지만 별로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근로자들도 해직되었다 복귀되자 다들 의욕이 넘치고요.”“다행이군요. 그런데 한국 출신 근로자들과 마찰은 혹시 없나요?”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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