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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08화 (208/657)
  • < --  [인질 구출 작전]  -- >[인질 구출 작전]   자신의 여자가 인질이 되어 있자 최태욱은 화가 났다.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별 뾰족한 대책을 없었다. 사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이걸 어떻게 해결하지?’무기력하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기다리자니 너무 답답했다. 그렇다고 성질대로 부하들과 같이 항공기를 공격할 수도 없었다. 기습 공격을 가하면 1등석에 있는 안나카에르는 무사히 구하겠지만 다른 일반 탑승객들이 큰 피해를 당할 수도 있었다.베이루트 공항의 경비는 자신의 책임자이다. 하지만 이미 레바논 정부와 미국 정부 간에 협의에 의해 모든 결정권은 미국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 임의대로 작전을 펼칠 수도 없었다.급하게 이스라엘을 출발해 도착한 리처드라는 미국 국무부 직원이 협상책임자다. 인질 석방 협상의 전문가인 리처드는 납치범들과 계속해서 통화하고 있었다. 그가 도착하는 동시에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와 웅성거리고 있었다.최태욱은 기자들이 항공기 가까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부하들에게 지시했다.회1/15 쪽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통제해.”“넷!”세계의 언론사에서 오게 된 기자들은 모두 대합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철저하게 통제해서 납치범들이 외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도록 조치하고 있었다.초조한 기색으로 항공기가 서있는 활주로 끝에서 최태욱은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따라 다니던 강호철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회장님, 여긴 너무 위험합니다. 미국에서 납치범들과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했으니 저쪽으로 가서 쉬시죠. 공주님은 무사할 겁니다.”“알았어.”납치범들의 요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그들은 헤즈볼라 조직원으로 폭탄테러를 하다 체포된 동료들을 석방하라는 조건을 내걸고 있었다.“금방 풀릴 수 없으니 기다려 주시오. 상부로 보고해 결정해 주겠소.”2/15 쪽

    리처드는 상부로 보고해 풀어주도록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 납치범들은 매우 초조해지고 있었다. 사실 4명이 폭탄이 없는 상태에서 수많은 인질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리처드는 그런 점을 노리고 시간을 끌고 있었다.“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지금 백악관에서 회의 중입니다.”“늦으면 인질들을 하나씩 사살할거요.”“인질을 사살하면 저도 어쩔 수 없이 협상은 끝냅니다.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오.”모든 협상이 그렇듯이 서로 끝없이 뭔가 요구를 하고 버티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납치범들과 협상하는 리차드는 이런 일에 익숙한 듯이 계속해서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차분하게 설득하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보며 최태욱은 기가 질려 속으로 외쳤다.‘성질 급한 놈은 질려서 먼저 죽겠네.’자기 같으면 죽어도 저런 식으로 끝없는 줄다리기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3/15 쪽

    었다. 사실 그런 성품 때문에 오래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아마도 여자 문제도 그래서 방황하고 있을 수 있었다.리처드는 납치범들과 끝없이 협상을 벌여 합의하게 되었다. 드디어 음료수와 음식을 기내로 보내 주었다. 대신 어린아이와 어미들을 풀려나게 하고 있었다.우르르. 와글와글.조심스럽게 트랩을 내려온 어린아이와 여자들이 급하게 항공기에서 내려와 내달리고 있었다. 다들 공포에 질려 있는 모습들이다.일부 여자들이 풀려나자 최태욱은 혹시 해서 자세하게 살피나 안나카에르는 보이지 않았다.‘없군.’타이거 부대원들은 몰려든 언론사 기자들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었다.“뒤로 물러나시오.”“인터뷰 좀 합시다.”4/15 쪽

    “아직 다른 인질들 때문에 만날 수 없소.”인질에서 겨우 풀려난 사람들은 모두 따로 격리되었다. 그들로부터 먼저 납치범들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이다.이후 또다시 지루한 협상은 계속되고 나이 많은 노약자들이 먼저 풀리고 있었다.많은 인질들이 풀려나자 헤리언 중령은 바빠졌다. 그는 군의관들에게 큰소리로 명령했다.“빨리 주둔지의 병원으로 이송해.”“넷!”다른 곳으로 이송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는 제일 가깝고 안전한 곳이라고 판단 주둔지의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다. 납치로 인해 생긴 충격이 완화된다고 판단했다.  어느새 주변은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사무실로 가보니 협상책임자인 리처드는 느긋하게 야전침대에서 코를 골고 있었다. 그는 오늘은 자신의 임무가 모두 끝났다는 식이다.‘허, 이런 상황에 편하게 잠을 자다니.’5/15 쪽

    자신의 뇌구조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어쩌면 지인이 인질 중에 없으니 저리 행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인질 협상을 벌이는 책임자들은 절대로 인질과 관련 있는 사람이 하지 않는다. 최태욱의 행동처럼 조급하게 납치범들을 대하다가는 대사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태욱은 그의 행동을 가끔 지켜보면서 많은 것은 느끼고 있었다.자신의 급한 성격과는 너무 대비되니 느끼는 점이 많았다. 오래 전 자신에게 많은 것을 전수한 박동훈 교주가 떠오르고 있었다.‘모를 때는 무조건 상대방이 답을 말해 줄 때까지 기다리라더니 저 사람도 그렇군.’자신이야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협상 책임자는 인질범들이 답을 말해 줄때까지 그저 그들이 화가 나지 않도록 다독이기만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보이는 최태욱에게 강호철이 다가와 권했다.“회장님, 식사는 하셔야죠?”“알았어, 라면이나 끓이라고.”“넷!”6/15 쪽

    최태욱은 평소 입맛이 없으면 뽕 라면을 4개 정도 끓여 먹고 있었다. 먹다가 남게 되는 라면은 모두 진돗개에게 주고 있었다. 범인이 4명이라니 두 마리 진돗개와 같이 투입되면 혼가서도 소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드디어 항공기가 이륙할 수 있도록 충분히 주유해주는 조건으로 여자들이 모두 풀려나게 되었다. 그들의 틈에 안나카에르가 보였다. 그녀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아 쉽게 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최태욱은 안나카에르가 보이자 즉시 강호철에게 지시했다.“빨리 공주를 주둔지로······.”“넷!”  풀려난 인질들을 주둔지의 야전 병원으로 보내고 있는 가운데 드샤프르 중령이 다가와 말했다.“회장님, 리처드가 찾습니다.”“왜?”7/15 쪽

    “이제 공격을 시작하겠다고 합니다.”“뭐?”“회장님, 여자들은 풀어 줬지만 납치범들은 이스라엘 국적인 여자나 혹은 유태인들은 모두 그대로 데리고 수단으로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정부에서 여기서 끝내자고 주장하는 모양입니다.”“알았어요.”사무실로 가자 리처드가 서류들을 챙기며 부드럽게 말했다.“이제 내 임무는 끝났어요. 이제 군대에서 담당합니다.”“왜 나를 찾은 거요?”“나는 개인적으로 타이거 백작의 팬입니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한 가지 알려주려고 찾았어요. 이번 인질사건이 끝나면 앞으로 레바논은 다시 테러 사건이 자주 벌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그래요?”8/15 쪽

    그는 오랜 경험으로 나름 아랍권 동향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아무래도 이번 납치 사건은 헤즈볼라 조직에서 다시 강경한 태도로 변했다는 조짐을 보이는 징조입니다. 그러니 테러공격을 강행하는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베이루트 공항 경비를 책임진 타이거 백작은 지금과는 다른 태도로 근무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고맙소.”리처드는 최태욱에게 서류 하나를 넘겨주며 말했다.“앞으로 이 서류에 있는 조직원들이 폭탄 테러를 자주 벌일 수 있으니 특별히 조심하세요. 그리고 기회를 봐서 백악관으로 오라는 대통령의 지시입니다.”“알았어요. 기회가 있으면 가죠.”리처드는 서류들을 챙겨 서둘러 공항 사무실을 떠나고 있었다. 외교관인 그가 할 일은 끝났고 그는 또다시 다른 사건으로 투입되기 위해 급하게 떠나는 것이다.협상하던 리처드가 베이루트 공항을 떠남과 동시에 구출 작전은 시작하게 되었다. 9/15 쪽

    미군 특공대가 작전을 펼치도록 결정되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최태욱은 안나카에르가 풀려난 상태라 이제와는 다르게 인질 구출 작전에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드샤프르 중령에게 즉시 명령했다.“부하들에게 경계를 철저히 서도록 조치하시오.”“넷!”미군들은 주유차가 항공기로 접근하는 기회를 이용해 공격을 시작하기로 했다. 최태욱은 미군들의 움직임을 보다가 아무래도 자신이 나서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빨리 끝내려면 내가 범인들을 잡아야겠어.”“저격하시려고요.”“해야지! 총소리가 나면 진돗개를 풀어!”  최태욱은 저격소총을 챙겨서 슬며시 근처의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자 그곳에 있는 미군 저격병이 약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응수했다.“사령관님, 직접 저격하시려고요?”10/15 쪽

    최태욱의 저격 실력이야 이미 저격병들 사이에는 널리 알려져 있었다. 더구나 공기소총 금메달을 딴 사격선수라 일반 저격병들이 자기들 보다 더 뛰어났다.최태욱은 급하게 저격 소총을 거치하며 답했다.“어차피 시작할 소탕작전이라면 한 놈이라고 빨리 잡아야지요.”최태욱은 옥상으로 올라가 저격 소총을 거치해 놓고 저격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나서 미군 지휘부의 책임자와 통화했다.“작전은 저격과 동시에 시작합시다.”“좋소, 타이거 사령관이 직접 나선다면 소탕 작전은 조금 수월하게 될 거요.”잠시 후 출입구에서 인질을 앞에 세우고 서성이는 납치범이 보였다. 아무리 저격병이라도 인질이 앞에 있으니 함부로 사격하지 못하고 있었다.최태욱은 인질의 얼굴이 스코프에 비추자 서서히 방아쇠를 당겼다. 인질 뒤에 숨어 머리만 조금 보이는 납치범을 향해 800미터 거리에서 저격하고 있었다. 연달아 두 번의 사격이 이루어졌다.탕! 탕!11/15 쪽

    저격소총에서 총소리가 들리는 순간 출입문에 보이던 납치범 두 명이 거의 동시에 쓰러지고 있었다. 총소리가 들리자 미국의 특공대가 일제히 항공기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푸식! 푸식!항공기 안으로 연막탄이 투입되는 동시에 소탕작전은 진행되었다. 두 마리를 진돗개가 안으로 빠르게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크앙!  “악!” 크앙! “으아악!” 진돗개에게 공격당한 납치범들이 크게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 구출 작전이 모두 끝나고 있었다. 작전 과정 중에 부상당한 민간인들을 야전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었다.4명이던 납치범들은 최태욱에 의해 2명이 사살되었다. 나머지 2명은 진돗개에 의해 권총을 잡은 손을 물려 미군특공대에 의해 채포되었다.말만 미국특공대에서 인질 구출 작전을 펼친다고 했지 최태욱과 그의 애완견인 진돗개 두 마리가 깔끔하게 해결해 버렸다. 항공기 납치사건은 다소 싱겁게 끝나버렸다.12/15 쪽

    자칫 장기화될 대형사건이었다. 그러나 너무 허술한 납치범들이 벌인 사건이라 빨리 끝나게 되었다. 살아있는 범인 2명과 사체 2구를 가지고 미군들이 자신들의 주둔지로 철수하자 그제야 최태욱은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이제 정상으로 복귀하도록.”“넷!”주둔지의 야전병원으로 잠시 들어와 있던 인질들은 모두 호텔로 이동했다. 혹은 당초 목적지인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로 떠나고 있었다.주둔지로 돌아와 저격 소총을 부관에게 넘겨주며 지시했다.“총열의 가스만 제거하고 우선 무기고에 넣어 놓도록.”“넷.”최태욱은 서둘러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는 안나카에르가 기다리고 있다가 살며시 품에 안겼다.13/15 쪽

    “백작님,”이제는 석방이 되었다고 하지만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보니 더욱 최태욱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 마음은 최태욱도 마찬가지다.  최태욱은 품에 꼭 안아주며 물었다.“공주! 왜 이스라엘은 가려고 한 거요?”“사실은 여기로 오려고 텔아비브로 가던 중이죠.”“왜? 여길?”“백작님도 만나고 베이루트에서 투자할 사업이 있나 찾아보려고요.” 투자한다는 말은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고 최태욱은 만나러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유럽에서 불기 시작한 최태욱에 대한 신드롬에 상당히 흥분된 상태다.그리스 정부에서도 전과 달리 입국을 허가해 주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되도록 최태욱과 같이 그리스로 입국할 생각이다.밤이 깊어지자 두 사람은 침대로 가서 누었다. 14/15 쪽

    나란히 누운 상태에서 안나가에르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타이거 백작의 신드롬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듣게 되었다.“그런 신드롬이 불어요? 내가 헤라클레스의 현신이라고?”“예, 그리고 백작님은 네덜란드의 후손이라는 소문도 계속 퍼지고 있고요.”아무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일리라지만 너무 황당한 일이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최태욱은 유럽에서 벌어진 사건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우선 품에 안겨 있는 안나카에르를 다독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항공기가 납치되어 절박했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지 쉽게 달아올랐다.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다.다음날 아침이 되자 최태욱은 주위에 있는 부하들이 의식되어 이내 자기 생각을 말했다.“공주, 여기는 3개국 연합군들의 주둔지라 계속 같이 지낼 수 없소. 그리고 나도 당분간 휴가를 떠날 처지가 아니오. 그러니 속히 마르세유로 돌아가 있으시오.”“알았어요.”두 사람이 아무리 외부로 이미 널리 알려진 연인 사이라고는 하지만 부대 주둔지에서 15/15 쪽

    두 사람이 아무리 외부로 이미 널리 알려진 연인 사이라고는 하지만 부대 주둔지에서 같이 지낼 수 없었다. 안나카에르는 서둘러 주둔지를 떠나 베이루트 공항을 떠나고 있었다.15/15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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