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205화 (205/657)

< --  [음모와 테러]  -- >한국과 일본이 축구경기의 결승에서 만나게 되었다. 아시안 경기가 시작되자 일본 언론사에서 먼저 대마도를 걸고 하는 경기라는 보도가 나왔다. 자신들이 우승하면 앞으로 대마도에 대해 군소리 말라는 뜻이다.이런 보도를 접하자 한국 국민들은 신이 났다.“그래, 해보자 이거지.”“저 자식들이 이제 제 정신이 아니군.”“아마, 축구 경기는 꼭 우승하고 싶어서 하는 짓이겠지.” 일본 언론사의 이런 보도가 다소 황당한 이야기지만 한국은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보도가 일본의 작은 신문사에서 나가자 일본의 중앙지에서도 덩달아 인용해 보도했다.‘대마도를 건 자존심 싸움.’사람들은 흔히 사소한 명분에 모든 것을 거는 일종에 무모한 도박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도박성은 내기 금액이 크면 클수록 느끼는 감정의 기복이 클 수밖에 없었다.회1/15 쪽

“영토를 거는 것이 제일 큰 내기지.”“당연하지. 그게 어디 돈으로 환산이 되나? 제일 큰 내기야.”노름이란 베팅하는 금액이 크면 클수록 재미는 있었다. 지면 완전히 망하고 이기면 높은 희열을 맛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언론사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자 한국 언론사에서도 즉각 반응했다. 일본의 언론사와 대응해 질수 없다는 식으로 같이 맞대응하고 있었다.“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니 이키노 시바 섬을 덤으로 끼운다면 결승에서 만나 한판 해볼 수 있음!” 이런 보도가 한국 언론사에서 나가자 일본 언론사에서는 이키노 시바 섬을 내기에 끼우려면 독도를 끼우라는 응수가 있었다. 양국은 이런 언론사들의 부추김 때문에서 인지 모르나 결국 결승까지 오르게 되었다. 양국의 언론사들은 계속 영토 내기라고 하며 언론 플레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양국 국민들도 늘어났다.“해볼 만한 결승 경기야.”2/15 쪽

“서도 대등하니 한 판 해보는 것도 좋지.” 사실 글이나 주둥이로 먹고 사는 언론인들이야 서로 난타전을 벌여 신문이나 시청률이 올라가니 너무 좋았다. 그런 심정이야 양국 언론사 모두 마찬가지다.그런 기사들이야 쓰기도 편하고 기사 거리 찾자고 거리를 헤매는 고생할 것도 없다. 그냥 대충 장군 멍군 식으로 펑만 계속 크게 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기가 계속되면 좋겠어.’그러나 외교를 담당하는 양국의 외교관들은 모두 이런 언론 플레이가 벌어지면 참으로 곤욕스럽다.“또 양쪽이 언론 플레이로 싸움을 거는군.”“저러다 지면 우리만 중간에서 진짜 곤란하지.”아무리 허상인 내기라도 지면 외교적인 접촉에서 그로 인해 상대국 외교관에게 기세당당하게 대하지 못하고 묘한 조롱이나 수모를 당하는 경우가 있었다.양국 외무부가 모두 걱정하지만 양국의 언론사들은 자꾸만 내기 물건을 부풀리고 있3/15 쪽

었다.“또 내기가 커지는군.”“점차 늘리면 나중에는 영토를 다 놓고 내기하자고 하겠어.”일본 언론사에서 울릉도를 끼우라고 요구하자 한국에서는 오키 제도를 끼워 넣으라고 응수했다. 그래서 다시 제주도를 일본 측이 거론하자 한국은 오키나와는 본시 한국 가까웠던 독립 국가였다는 이유를 들먹이며 유구국을 끼워 넣으라고 요구했다.    두 나라가 이런 식의 언론 플레이를 난타전으로 벌이고 있었다. 그러자 다른 나라들도 그런 내용을 보도하며 제법 신문을 팔아먹는 짭짤한 효과를 보고 있었다.‘한국과 일본! 드디어 오랜 영토 분쟁 해결 실마리를 찾음.’“양국 간에 축구 대결로 결론을 내릴 조짐이 보임.”모두 말장난에 불과한 어이없는 수사들이다. 하지만 구경하는 사람이나 내기 금액을 올리는 언론사들이야 다들 신이 났다.  “아싸! 신문 잘 팔리네.”4/15 쪽

“시청률 오르니 광고가 다 팔렸어.” 일본 언론사에서 처음 이런 식으로 보도한 배경에는 86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에게 뒤지게 되어서다. 금메달이나 은과 동메달 집계에서 한국에게 일본이 크게 뒤지고 있었다. 한국은 지난 번 뉴델리 대회에 이어 계속해서 각종 스포츠 대회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한국은 무리하게 수많은 국책 사업인 대형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러자 은근히 이제 한국이 망할 것이라고 기대하던 일본 정부의 바람은 그저 그냥 허상일 뿐이었다.“유럽에서 자금을 모두 충당하다니. 한국은 이제 우리가 통제하는 경제 규모 범위를 이미 지나도록 엄청나게 커져 버렸어.”“미국도 한국 편이고.”“여기서 한국의 기세를 꺾어야 해.” 아이아코카 대통령이 취임하며 한국과 미국은 상당히 밀착되었다. 그래서 일본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중한 관세를 부과하지만 한국은 중진국이라는 이유로 경한 관세를 5/15 쪽

적용하고 있었다.그로인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자동차나 전자 제품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미 유럽의 대형 해운 회사들은 한국 조선소로 선박을 주문하기 시작해 조선업도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러다 한국에게 언젠가는 추월당하겠어.’일본은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더구나 사이가 좋지 않은 중국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으니 그 역시 일본에게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일본은 우위를 점하던 많은 부분에서 한국에게 밀리는 현상이 벌어졌다.특히 철강 산업은 확실하게 표가 나고 있었다. 포항제철에서 광양 제2 제철소를 건립해 가동하자 이미 일본 철강 생산량을 초과하고 있었다. 더구나 철강 대국이던 벨기에에서 자금을 들여와 세운 SG특수금속이나 SG제련소로 인한 타격도 컸다. 일본은 철강부분에서 이제 한국에 우위라는 부분이 대부분 사라지고 있었다.  이렇게 양국이 이제는 경쟁 관계로 들어서는 시기가 빨리 오고 있었다. 그런 미묘한 시기에 축구 결승경기를 놓고 양국 언론사들이 벌인 언론 플레이로 인해 아시안 게임의 축구 결승경기는 세계인들의 관심거리로 변했다.6/15 쪽

“어디가 이기려나? 지는 나라의 언론사는 뭐라고 변명할지가 궁금하군.”  “지면 완전히 침묵해야지.”“흥미로운 경기야.” 당사국인 한국 일본이나 세계의 많은 나라 국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아시아 경기 축구결승전이 벌어지게 되었다.서울의 잠실에 있는 주경기장에서 드디어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88 서울올림픽도 유치해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종합운동장이다.“와! 와!” 쾅!  쾅!  “대~한 민국!”종합 운동장을 가득 매운 관중들이 힘차게 응원하고 있었다.양국에서 최정예 선수들을 모아 출전한 경기다. 더구나 내기가 이상하게 걸려 있고 보니 선수들은 심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양쪽 감독들은 그렇지 않아도 한일전은 부담이 많은 경기인데 그런 내기까지 거론하7/15 쪽

며 우승하길 압박하자 매우 곤욕스러웠다.‘이번 경기 지면 이민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될지도 몰라.’그래서 양 팀의 감독들은 모두 몸조심을 위해 수비수를 늘려 경기에 임하게 되었다. “수비에 전념해. 지면 끝장이야!”“넷!”긴장하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일은 자꾸만 커져서 부담감은 아주 심했다. 어떤 선수는 이로 인해 배달이 나고 소화가 안 될 지경으로 압박감은 심했다.경기는 전 후반을 수비 위주로 기습 공격만 노리는 경기로 진행되고 있었다. 일본 팀은 어린 선수들을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로 보내 이미 그들이 돌아와 포진해 있었다. 보편적인 전력 평가로는 일본이 우수하다고 알려지고 있었다.그러나 한국 팀의 경우 홈그라운드라는 이점과 조직력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후반전이 거의 끝날 무렵인 종료 10분 전까지 0대 0으로 진행되고 있었다.“와! 와!”8/15 쪽

경기가 진행 될수록 응원하는 관중들은 더욱 열광하고 있었다. 마치 이기면 실재 영토를 차지한다는 정도로 생각하니 더욱 긴장해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자 한국 팀에서 선수 교체를 했다.“김종부! 김종부!”김종부가 들어오자 한국의 관중들은 열렬히 응원하고 있었다. 이제 김종부가 투입되었으니 뭔가 마지막 공격 카드를 쓰게 된다고 판단했다. 드디어 한국의 김종부가 후반전에 교체해 들어오며 팽팽하던 균형을 약간 무너트렸다.중앙 공격수인 김종부가 왼쪽으로 길게 이어진 공을 터치라인 근처에서 받았다.서서히 드리블 하며 반대편을 보고 있었다. 그러자 일본 선수들은 김종부를 약간 띄어 놓고 수비하고 있었다. 그런 빈 공간인 중앙으로 슬슬 치고 들어오던 김종부가 일본의 수비수 두 명 사이를 가르며 오른 발로 중거리 슛을 날렸다.“슛!”방송하는 아나운서나 해설자 그리고 관중들이 일제히 슛을 크게 외치고 있었다.9/15 쪽

“골인! 골인!”골을 넣은 김종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멕시코 청소년 대회의 주역이던 그는 그동안 여러 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자 오락가락 했다. 그로인해 잡음이 생겨 대표 팀으로 늦게 합류했었다. 김종부는 주로 교체 멤버로 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경기 종료 3분을 남긴 골로 인해 이제 경기는 한국 측의 승리로 끝나고 있었다. 그러나 사기가 오른 김종부는 오른쪽에서 길게 센터링해 낮게 날아오는 공을 향해 과감하게 몸을 날렸다.앞으로 몸을 날린 김종부의 이마에 공이 정확하게 명중하고 있었다.  퍽!  “골인!”후반 종료 1분을 남기고 넣은 김종부의 두 번째 다이빙 헤딩골로 일본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김종부는 이제는 자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유럽으로 가보자고.’10/15 쪽

최태욱은 그에게 벨기에로 오라고 권했다. 그래서 자기 밑에서 같이 지내며 유럽에서 프로선수로 뛰어 보라고 했다. 한국에서 시련 많던 축구선수 생활을 접고 유럽에서 새로 시작할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그가 이런 생각을 하며 중앙으로 걸어오자 관중들은 일제히 외쳤다.“김종부! 김종부!”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김종부는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그는 결심이 서 있으니 이것으로 작별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와! 오키나와까지 먹었다!”언론사의 글과 말장난에 불과한 내기다. 하지만 두 골을 이기면 오키나와 까지 한국이 차지한다는 내기가 오갔기 때문에 토하는 외침이다.  양국의 언론사들이 벌인 내기로 인해 이제는 그게 현실인지 가상인지 오락가락할 정도로 불붙었던 한일 축구경기는 끝이 났다.한국 국민들은 모두 대대적인 축하행사를 하며 좋아했다.11/15 쪽

이날 한국의 방송사들은 거창하게 ‘태극 전사 대마도와 유구도 탈환!’이라는 제목으로 신나게 보도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일본 방송사들은 ‘열도의 침몰’이라고 보도하며 한탄하고 있었다.보도를 끝낸 남자 아나운서가 여자 아나운서에게 슬며시 말했다.“다음 한일전에는 뭘 놓고 내기하지?”“그야 다름에는 나가사키 걸면 되죠.”아무리 허상에 불과하지만 일본을 이겨 가상이라도 대마도아 오키나와까지 차지했다니 기분들은 좋았다. 축제는 대미는 마라톤 경기에서 한국이 우승하며 끝나게 되었다.특이한 내용은 최은희가 수영에서 연달아 3관왕을 했다. 육상 경기에서 어린 임춘애 선수가 금메달을 3개나 따는 결과를 거두었다. 모두 원 역사보다 조금씩 업그레이드 된 결과들이다. 사격에서 2관왕에 오른 최태욱은 폐막식이 진행되는 시간에 양재동 저택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최태욱은 아시안 게임이 모두 끝나자 길게 누워 있던 침대에서 일어나며 박연화에게 말했다.12/15 쪽

“이제 나도 떠나야 되겠군.”“베이루트로 가나요?”“가야지, 그동안 휴가를 겸해서 왔으니 다시 돌아가 근무해야지.”최태욱은 6개월 임기를 끝내고 벨기에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에서 최태욱에게 6개월 더 베이루트에 있어달라는 부탁했다.한국 정부도 별도로 500명의 공병대를 레바논으로 파병을 보내기로 결정해서다. 한국군은 북쪽에 있는 트리폴리 시에서 주둔하기로 했다.그곳은 이라크의 송유관이 도착하는 평화로운 도시다. 유엔에서의 한국 정부에게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반대하던 야당도 찬성해 파병하게 되었다.최태욱은 박연화에서 자신이 계속 복무를 더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한국군은 파병이 처음이라 나는 한국 공병부대가 트리폴리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도록 도와줘야 해.”“당신은 예비군인데 계속 복무해요?”13/15 쪽

“나는 조금 특별하게 현역이라 군복무를 끝나야 예비역으로 된다고.”“그래요?”   최태욱은 귀국해 SG 지방에 있는 회사들은 모두 돌아보고 아시안 게임에 출전했다. 두 개 종목만 출전하고 보니 그가 경기에 소모한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이곳에서 머물며 서울 지역에 소재한 회사들을 일일이 돌아보았다.최태욱은 그동안 같이 지내고 있던 박연화와 헤어져 베이루트로 떠났다. 한국과 이상한 내기를 언론사에서 벌이는 바람에 일본 외무성 직원이 아주 곤란한 상황으로 처했다.“한국에서 수사팀을 보내 나카무라 수사를 돕겠다고요?”“그렇소. 일본 언론사들이 주장한 그대로 축구경기에서 이겼으니 대마도는 우리 땅이니 수사를 우리가 해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요? 더구나 일본 경찰에서는 한국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고 수사하니 그 사건이 잘 해결이 안 되는 것 아니오.”이렇게 나오니 들어주기도 곤란하고 거절하기도 곤란했다. 14/15 쪽

‘틈만 생기면 축구경기 꺼내 우릴 기죽이는군.’무조건 안 들어 주자니 공연히 억울하게 한국 사람들만 용의자로 지목해 두들겨 잡는다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 결국 기세 싸움에서 축구경기 패배로 인해 밀려 버렸다. 일본에서는 비공식적으로 한국 수사팀이 대마도로 와서 다른 각도에서 수사에 협조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15/15 쪽

무조건 안 들어 주자니 공연히 억울하게 한국 사람들만 용의자로 지목해 두들겨 잡는다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 결국 기세 싸움에서 축구경기 패배로 인해 밀려 버렸다. 일본에서는 비공식적으로 한국 수사팀이 대마도로 와서 다른 각도에서 수사에 협조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15/15 쪽

무조건 안 들어 주자니 공연히 억울하게 한국 사람들만 용의자로 지목해 두들겨 잡는다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 결국 기세 싸움에서 축구경기 패배로 인해 밀려 버렸다. 일본에서는 비공식적으로 한국 수사팀이 대마도로 와서 다른 각도에서 수사에 협조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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