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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메이커-151화 (151/227)
  • < 제 51장 - 공백지의 왕 >

    제 51장 - 공백지의 왕

    북부의 싸움은 격노의 왕의 예상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격노의 왕은 북부의 싸움이 금방 커다란 불길이 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오만의 왕은 세상에 왕이 자신과 질시의 왕 밖에 없다는 듯이 느리고 꾸준하게 공격했다. 마치 제 3자는 존재하지 않는 일 대 일 결투를 하듯이 말이다.

    질시의 왕과 국경을 맞댄 색욕의 왕은 두 왕이 맞붙고 있는 와중에도 하렘에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질시의 왕을 도와 오만의 왕을 격퇴하지도, 오만의 왕과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는 질시의 왕의 뒤를 치지도 않았다.

    병력들을 이끌고 북부와의 국경에 진을 펼친 격노의 왕은 답답함을 느꼈다. 평화주의자 성향을 가진 그녀는 당연히 세계 대전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양상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단순무식한 전투광 소리를 자주 듣는 격노의 왕이었지만 그녀는 결코 바보도 광인도 아니었다. 단지 다른 왕들에 비해 조금 더 순진하고 단순한 것뿐이었다.

    격노의 왕은 북부가 아직 터지지 않은 활화산일 뿐이란 사실을 오래지 않아 이해했다. 색욕의 왕은 둘째 치고, 식탐의 왕이 웅크리고 바라만 보는 이유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참으로 불쾌한 이유였다.

    “끼어드는 건 충분히 소모가 된 다음이지.”

    격노의 왕은 언제나 최선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는 ‘최선’은 북부의 전쟁 자체가 초반에 흐지부지 되는 것이었다. 그게 가장 피해가 적을 터이니 말이다.

    이 부분이 다른 왕들의 생각과 달랐다. 식탐의 왕이 격노의 왕을 평화주의자라기 보다는 호구라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했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피해를 줄이는 것이 아니었다. 오만의 왕이든 질시의 왕이든 상관없었다. 정수와 신기, 죄악이 어느 한 왕에게 집중되는 사태만 막으면 그만이었다.

    그 이전에 발생하는 ‘피해’는 오히려 이득이었다. 그 피해는 오만의 왕과 질시의 왕의 피해이지 식탐의 왕 자신의 피해가 아니었다.

    오만의 왕이 질시의 왕을 압도해도 좋았다. 질시의 왕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어 세력이 와해되는 것 역시 환영이었다.

    지금은 끼어들 때가 아니었다. 끼어들어서 싸움을 막아봐야 볼 수 있는 이득이 별로 없었다.

    끼어드는 것은 싸움의 끝이 다가왔을 때였다.

    오만의 왕 역시 이 사실을 알 터였다. 질시의 왕을 참하고 그의 모든 것을 탐하는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 다른 왕들 모두가 오만의 왕의 뒤통수를 노릴 터이니 말이다.

    ‘혹은 질시의 왕을 가로채거나.’

    그리고 그것이 성공한다면, 그 순간 대대적인 전쟁이 터질 터였다. 두 개의 신기와 죄악을 손에 넣은 왕과 다른 왕 모두의 전쟁이 말이다.

    식탐의 왕은 격노의 왕에 대해서는 제법 잘 안다고 자부했다. 허구헌날 싸움터에 나서는 그녀는 너무나 직선적이고 단순했다. 전투광이니 어쩌니 소문이 돌지만 식견 있는 자들은 그녀가 자신보다도 자신의 백성인 팔부중을 위하는 고달픈 왕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걸리는 것은 색욕의 왕과 폭력의 왕.’

    오만과 질시의 싸움이 하이라이트가 되었을 때 식탐의 왕 자신과 레이스를 펼칠 경쟁자들이었다.

    ‘피 튀기는군.’

    식탐의 왕은 기분 좋게 웃었다. 다가올 레이스가 기대되어서가 아니었다.

    식탐의 왕의 미희 가운데 하나인 반라의 아프사라스가 공손히 배달해온 서신 때문이었다.

    남부 공백지가 통일되었다. 하지만 다른 왕들은 북부를 신경 쓰느라 남부를 돌아보지 못했다. 엠브리오의 난 때문에 초토화된 남부, 그것도 버려진 땅인 공백지 따위를 신경 쓸 때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경쟁자가 없었다. 레이스를 펼칠 필요도 없었다.

    ‘그저 남은 것은 마지막 확인 작업뿐.’

    그리고 그 결과가 바람대로 나온다면.

    북부의 레이스가 펼쳐졌을 때 경쟁자들은 목도하게 될 것이다.

    탐욕의 왕 마몬 이래 최초로 두 개 이상의 죄악을 손에 넣은 위대한 왕의 등장을.

    식욕이 당겼다. 식탐의 왕은 손짓했고, 아프사라스는 서둘러 종을 울렸다. 굶주린 왕을 위한 만찬을 준비했다.

    &

    “그야, 내꺼니까.”

    기다란 소파 위에 앉은 카이완이 잔뜩 폼을 잡으며 말했다. 한 번으로는 부족했는지 자세를 여러 번 바꿔가며 그리했고, 종국에는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내꺼래, 내꺼. 세상에나. 그래, 맞아. 난 용호꺼지. 용호꺼야. 용호꺼라고.”

    스트라바디를 격파하고 하루. 스카자하가 출발 전에 챙겨준 특제 치료제 덕분에 나가라쟈의 독기를 모두 몰아낸 카이완은 하루 종일 신이 나 있었다.

    “다들 그때 용호 얼굴을 봤어야 했는데. 완전 불꽃남자였다니까? 하긴, 나는 용호꺼니까.”

    계속되는 동어반복에 바로 옆에 앉아있던-라기보다는 카이완에게 강제로 붙잡혀 있던- 카타리나는 입술을 움츠렸다. 귀를 몇 번 늘어트리더니 소심하게나마 공격을 시도해 보았다.

    “저도 가주님 꺼거든요?”

    순간 좌중이 침묵했다. 최대한 뻔뻔하게 나가보려던 카타리나였지만 카이완이 웃음을 싹 멈추고 자신을 쳐다보자 이내 입술을 움츠렸다. 뺨을 붉히며 귀와 어깨를 동시에 늘어트렸다.

    카이완은 그런 카타리나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손을 쭉 뻗었다. 뺨을 꼬집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와락 끌어안았다.

    “오구오구, 그래쪄요? 아우, 어떡하니 진짜. 너무 귀엽다.”

    예상 밖의 반응인터라 카타리나는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카이완은 아랑곳 않고 카타리나의 꼬리까지 잡아당기며 깔깔거렸다.

    “그래, 나도 너도 다 용호꺼지. 여기 있는 모든 게 다 용호꺼야. 그렇지?”

    카이완이 카타리나에게 물었고, 카타리나는 카이완의 품에서 버둥거렸다. 그리고 이런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살라미는 엎드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뚱한 얼굴에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리고 한 사람. 살라미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오필리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눈앞에 저 발랄한 여성이 아버지 엔델리온이 늘 말씀하시던 고결하며 아름다운- 마치 가시돋힌 장미와도 같은 여군주 카이완과 동일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였다.

    뭐가 되었든 좀 구해달라는 시선을 보내는 카타리나에게 미안한 미소를 지은 오필리아는 돌아섰다. 이 와중에도 모른 척 일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의 주군을 바라보았다.

    [지금 입 꼬리 실룩실룩하시는 거 아세요?]

    [서, 설마 예속 사역마 카이완의 말처럼 본인이 그때 멋있었다고 생각하시는 건……?]

    스트라바디의 던전을 장악한 루시아가 한껏 꾸며낸 목소리로 말했다. 용호는 이번에도 상큼하게 무시한 뒤 손가락을 놀려 스트라바디의 던전 정보를 허공에 나열했다.

    [정말 크고 복잡한 던전이에요.]

    [역사도 오래되었지만 최근에 크게 증개축을 한 것 같습니다.]

    용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시아의 말마따나 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울 지경으로 복잡한 던전이었다. 탐욕의 힘이 없었더라면 지하 3층은커녕 1층에서 몇날 며칠을 헤맸을 것 같았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그냥 파괴하기에는 조금 아까운 정도에요.]

    [좋은 시설도 많이 있고요.]

    오랜 시간동안 부를 쌓아온 가문답게 스트라바디의 던전은 시설 하나하나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더욱이 아직 마몬 가에는 없는 ‘사역마 상급 훈련장’이나 ‘중급 마법 연구소’, ‘시약 제조장’ 같은 시설들이 몇 개나 있었다.

    던전의 심장이 파괴된 던전은 죽는다.

    용호가 루시아를 키우기 위해 정수를 채취하는 순간 이 거대한 던전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운명에 던져질 터였다.

    때문에 용호도 아까웠다. 중간에 전진기지로 삼은 작은 던전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이 던전을 마몬 가 동부 지부로 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별 수 없었다. 애당초 동부 원정을 나선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루시아의 성장이었다. 중소 던전 몇 개를 합쳐놓은 것보다도 훨씬 더 가치 있을 이 던전의 정수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루시아를 키우면 돼.’

    루시아가 성장하면 탐욕의 미궁의 각종 시설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새로 설치할 수 있는 시설들 역시 늘어날 터이니 금방 이 던전과 같아질 터였다.

    ‘그래, 그러니까 지금은 완벽하게 터는 데 집중하자.’

    굳이 스트라바디의 던전을 장악한 것은 구경이나 참고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스트라바디의 던전에 숨겨져 있을 각종 재보들을 샅샅이 긁어모으기 위함이었다.

    현금이라 할 수 있을 금화와 은화의 양은 다른 재화에 비해서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평가일뿐이었다. 현재 마몬 가가 보유한 현금의 몇 배를 가뿐히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용호의 이목을 끈 것은 스트라바디의 개인금고였다. 던전의 지배권이 용호와 루시아에게 넘어오지 않았다면 존재 자체를 몰랐을 공간이었다.

    아직 직접 방문을 해본 것은 아닌 터라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명단만 해도 으리으리했다.

    ‘이것들은 그림인가?’

    인계의 화가 이름도 다섯 명 이상 모르는 용호이니 가치를 판가름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그림은 현금화가 꽤나 어려운 품목 가운데 하나였다. 때문에 용호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것들로 관심을 돌렸다.

    화룡의 이빨.

    진의 목걸이.

    블랙맘바의 갑옷 세트.

    샹띠에르 컬렉션 no 116, 91, 240.

    만다라케.

    용호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이쪽 역시 봐도 모르겠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했다.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오필리아에게 맡기기로 결심했다.

    비밀금고를 치우고 나니 와인 저장소, 거대 욕실 같은 사치스런 장소들의 정보가 연이어졌다. 거대 욕실에서 다시 한 번 아까움을 느끼던 용호는 바로 다음에 나타난 장소에서 멈칫했다. 저도 모르게 말했다.

    “공간의 문?”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만들어진지 백 년은 더 된 시설 같습니다.]

    루시아의 추가 설명을 흘려들으며 용호는 옥좌 깊이 등을 묻었다. 용호가 공간의 문에서 멈칫한 이유는 불현듯 떠오른 사실이 있어서였다.

    ‘그러고보니.’

    “카이완?”

    “응?”

    생각에 이어 바로 목소리가 나왔다. 잠시 외면하고 있던 소파 쪽을 돌아본 용호는 다른 의미로 멈칫했다. 어쩐지 모르게 위험한 표정으로 카타리나의 꼬리를 잡아당기고 있는 카이완과, 울상인 채로 카이완에게 붙잡혀 있는 카타리나가 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배경에 위치한 살라미의 뚱한 얼굴이 용호에게 현실감각을 되찾아 줬다. 용호는 카타리나의 애타는 시선을 살짝 외면한 채 - 어쩐지 모르게 울상인 얼굴이 귀여웠다. - 카이완에게 마저 물었다.

    “공간의 문은 왜 만들다 말았던 거야?”

    “어? 아, 그거?”

    현재 마몬 가에 있는 공간의 문은 용호가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 카이완이 반 이상 만들어둔 것을 완성시킨 것뿐이었다.

    카이완은 어째서 공간의 문을 만들었을까.

    카이완은 바로 답하지 않고 입술을 달싹이더니 소파에 등을 묻었다. 카타리나의 꼬리를 문지르며 겨우 말문을 열었다.

    “그냥… 좀 외로웠거든. 도움도 받고 싶었고.”

    “어?”

    “용호 네 가문에 대해 알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이계에 존재하는 또 다른 마몬의 후예들 말이야.”

    카이완은 미소로 쓸쓸함을 감췄다. 짐짓 발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기록에서 봤어. 투기장에서 만난 전대 가주님들한테 이야기도 좀 들었고.”

    도움이 필요했다.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투기장에 갇혀 있는 전대 가주들과는 다른 존재. 직접적으로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어른’. 수하 같은 것이 아닌, 자신을 이끌어줄 사람.

    “이계에 있는 친척들이 잘 나갈지도 모르잖아? 덕 좀 볼까 했었지.”

    장난스럽게 마무리를 지었다. 덕분에 용호 역시 조금은 장난스런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다.

    ‘통닭은 실컷 먹었을 거야.’

    할아버지는 통닭집을 하셨으니까. 그래도 나름 동네에서는 제일 잘 나가는 통닭집이었고 말이다.

    다행히 용호는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았다. 용호가 웃자 따라 웃은 카이완은 다시 카타리나의 꼬리를 만지작거렸다.

    “만들다 만 이유는 뭐, 그것도 간단해. 생각보다 자원이랑 마력이 너무 들더라고. 결국 훗날을 기약하고 공사를 중단했지.”

    ‘잘 했네.’

    공간의 문을 여는 데는 어마어마한 자원이 필요했다. 그 고생을 해서 손에 넣은 게 겨우 통닭이었다면 카이완은 아마 홧병이 나 쓰러졌을 터였다.

    카이완은 다시 까르르 웃었다. 은근한 눈으로 용호를 보았다.

    “갑자기 좀 후회되는 걸? 그때 완성했다면 널 좀 더 일찍 만났을 지도 모르…….”

    카이완은 말을 하다 말았다. 자기 스스로도 위화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카이완이 마몬 가의 가주 노릇을 하던 것은 자그마치 삼십여 년 전이었다. 그 기간 내내 투기장에 갇혀 있었던 카이완 입장에서야 엊그제 같았지, 남들에게는 참으로 오랜 옛날이라 할 수 있었다.

    갑자기 용호와의 나이 차가 확 느껴졌다. 어디까지나 인계 기준이었지만, 용호에게 할머니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카이완이었다.

    평소와 달리 위화감의 정체를 재빠르게 알아차린 카타리나는 드디어 반격의 기회가 왔음을 깨달았다. 카이완의 품을 빠져나간 뒤 약간은 뻔뻔하게, 하지만 카타리나답게 소심한 어조로 말했다.

    “흠흠. 전 이제 겨우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 정도랍니다.”

    정확한 나이는 몰랐지만 대충 그쯤 될 터였다. 이 정도면 용호와 동년배일 게 분명-

    “가주 님?”

    스물한 살 어린이 용호는 애써 두 어머- 아니, 누님들을 외면했다. 갑자기 시트리 생각이 났다.

    그리고 바로 그 때였다.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하는 카타리나와 혼란에 빠진 카이완을 구원하듯 루시아가 화제를 전환시켰다.

    [주인님]

    [던전 상회에서 사람이 나왔습니다.]

    [현재 집사장 엘리고스가 맞이하러 나가는 중입니다.]

    “던전 상회에서?”

    고개를 갸웃한 용호는 오필리아를 돌아보았다. 혹시 뭐 산 거 있냐는 눈빛에 오필리아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용호 자신은 아니었다. 지난 번 나가라쟈 가주의 던전에서 접속한 이후로는 아예 던전 상회 가상공간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엘리고스가 던전 상회의 직원과 접선했습니다.]

    [택배원이 아닌 것 같습니다. 검은 정장 차림의 몽마입니다.]

    [엘리고스에게 서신을 전달했습니다.]

    연달아 말한 루시아는 허공에 새로운 화면을 만들어냈다. 엘리고스가 받은 서신의 겉봉을 크게 확대시킨 영상이었다.

    척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겉봉과 가운데 찍힌 인장은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용호는 겉봉 밑 부분에 새겨진 예쁘고 가느다란 글자를 알아보았다.

    “사마엘.”

    던전 상회의 다섯 이사 가운데 하나, 최속의 날개 사마엘.

    그녀의 서신이었다.

    &

    < 제 51장 - 공백지의 왕 > 끝

    ⓒ 취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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