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197화 (1,164/1,205)
  • 1196화

    시각을 제외한 감각이 민감해지니, 키스마저도 평소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지는군.

    타액을 잔뜩 머금은 누님의 혀가 내 혀에 감기는 감촉이, 단순히 기분 좋을 걸 뛰어넘어서 뇌를 마비시키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거, 대체 자세가 어떻게 된 걸까?

    아까 내 눈에 벨트를 감았을 때 자세를 생각해 보면, 누님은 네발로 기는 자세로 내 몸 위를 덮치듯이 올라타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고개를 더욱 내려 이렇게 나와 키스를 하고 있다는 건데, 그러면 손은 침대를 짚고 있어야 균형이 유지되지 않겠어?

    하지만 누님의 두 손은 지금 아래쪽에서 내 벨트를 푸는 중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게 중심이 무너진 것도 아닌 것이, 내 입술에 느껴지는 누님의 입술은 여전히 그저 부드럽게만 짓눌러올 뿐, 무게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진짜로 대체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거지?

    아니. 누님이 기분 좋은 일을 해주고 계시는데 무슨 딴생각이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눈이 안 보이는 만큼 피부에 느껴지는 감촉과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그림이 매치가 안 되면 엄청 신경 쓰인다고.

    뭐, 옛날에 누님이 던전에 내려왔을 때 모습을 생각해 보면, 누님은 디아나랑 다르게 몸이 가벼운 그야말로 엘프의 표본 같은 느낌이었으니, 이런 자세에서도 특유의 가벼운 몸으로 무게 중심을 쉽게 잡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잠깐 딴생각을 하는 사이에, 누님의 두 손은 내 벨트를 완전히 풀고 바지 앞섶까지 풀어 헤쳐서 내 물건을 바깥으로 꺼내주셨다.

    "응…츕. 후훗."

    우와. 지금 입술을 떼면서 타액을 흘리지 않게 혀로 내 입술 사이를 슬쩍 핥은 거, 엄청 야했어.

    "후훗. 또 움찔했네?"

    "레이첼의 키스가 너무 야해서."

    "키, 키스가 말이니?"

    내 대답에, 어째선지 누님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당황하셨다.

    이번에는 일부러 야하게 키스한 거 아니었어? 그렇다면 내 대답도 예상 못 했던 게 아닐 텐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당황하는 거지?

    "후, 후훗. 이쪽이 답답하다고 해서 이렇게 편하게 해준 건데, 누나의 키스에만 집중해 버린 거니?"

    그렇군. 아무래도 누님은 내가 좀 더 아래쪽 감촉에 신경 쓰길 바랐던 모양이다.

    잠깐 딴생각하느라 집중을 못 했는데, 혹시 그냥 벗기기만 한 게 아니라 뭔가 다른 서비스라도 해준 걸까? 만약 그렇다면 너무 아까운 짓을 해버렸잖아.

    이제 와서 "잠깐 딴생각하느라 못 느꼈으니까 다시 해주세요." 같은 말을 할 수도 없고.

    "그럼…이쪽은 잠깐 내버려 두기로 하고, 누나하고 계속 키스만 하고 있을까? 어차피 이렇게 눈이 보이지 않으면, 제대로 즐기지도…."

    "자, 잠깐!"

    누님의 두 손이 내 물건에서 쓰윽하고 떨어지는 게 느껴져서,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아, 아니. 레이첼하고 키스하는 게 싫다는 건 아닌데, 제대로 즐기지 못할 건 또 뭐야. 눈이 안 보여도, 난 전부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어머, 그러니?"

    "그럼! 그리고 굳이 어느 한 쪽만 즐길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둘이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하잖아?"

    "응!? 으, 으응. 그러네. 둘이 동시에도…할 수 있지…."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온 내 말에서 진심으로 다급해 하고 있다는 걸 느낀 걸까? 레이첼 누님은 살짝 말끝을 흐리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조금 기막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까지 사람을 자극해놓고 아래쪽은 잠시 내버려두겠다니. 그런 건 완전히 고문이라고.

    "그럼 둘이 동시에…."

    누님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입술 근처에 누님의 숨결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쪽.

    쪽.

    "우읍!?"

    갑자기 느껴진 생각지도 못했던 감촉에,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퍼덕였다.

    아니. 하지만 지금 이 감촉은….

    나는 나도 모르게 입술을 움직여서, 지금 내 입술에 닿고 있는 감촉을 다시 한번 확인해 봤다.

    "응, 으응…."

    응. 이 말랑말랑하면서 탄력 있는 감촉은 역시나 레이첼 누님의 입술이야.

    하지만 내 입에 닿고 있는 게 레이첼 누님의 입술이라면, 조금 전에 아래쪽에서 느껴진 감촉은 대체….

    "응…츄릅. 후훗. 놀랐니?"

    내가 당황하고 있자, 누님이 다시 입술을 슬쩍 떼고는 쿡쿡 웃으며 말했다.

    "눈이 안 보여도 전부 제대로 느끼는 거 아니었니?"

    "아니. 하지만…."

    "이래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니?"

    누님의 그 말이 끝나자마자, 물건 옆면에 또다시 쪽쪽쪽하고 마치 버드 키스를 해주는 것 같은 감촉이 느껴졌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내 물건에서 떼지도 않고 그대로 쭉 붙이고 있더니, 그대로 닿는 면적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다른 손가락도 휘감겨서….

    "어? 소, 손가락?"

    "후훗. 그래. 손가락이에요. 놀랐니?"

    내가 키스라고 착각했던 감촉. 검지와 중지를 내 물건 위에 맞댄 채 살짝 벌렸다가 떼면서 확인시켜준 다음, 누님은 다시 손가락 두 개를 붙이고 톡톡톡 가볍게 물건을 두드리면서 마치 키스하는 것 같은 감촉을 느끼게 해줬다.

    "진짜 엄청 놀랐어. 난 또 누가 더 있는 줄 알고."

    "아쉽니?"

    "설마. 하렘 플레이를 했다고 해서, 여럿이 하는 것에만 집착할 생각은 전혀 없어. 오히려 그런 경험을 했으니까, 둘만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거잖아?"

    내가 한 말이지만 참 좋은 말을 했어.

    "……."

    난 내심 그렇게 자화자찬까지 하고 있었지만, 정작 레이첼 누님은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레이첼?"

    "으, 으응! 정말, 갑자기 누나를 이렇게 두근거리게 하면 어떡하니?"

    조금 걱정했지만, 아무래도 그냥 너무 두근거려서 말을 못 하게 됐었던 것뿐인 모양이다.

    표정만 볼 수 있어서도 바로 알았을 텐데.

    "아, 역시 그랬어? 조금 멋있었지?"

    "후훗. 그러네."

    다른 사람, 특히 사라나 바넷사 같았으면 바로 태클이 들어왔을 말이었지만, 레이첼 누님은 쿡쿡 웃으면서 긍정해 줬다.

    이런 게 바로 연상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포용력이라고 할까. 뭐, 따지고 보면 바넷사는 레이첼 누님 이상으로 연상이지만.

    "그럼 멋있는 말을 한 보답으로, 둘이 동시에 해줄게."

    그렇게 말하고, 누님은 다시 한번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러면서 동시에 두 손으로 내 물건을 감싸 쥐더니,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여주기 시작했다.

    여전히 입술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전혀 없어서, 진짜 어떻게 균형을 잡고 있는 건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런 걸 신경 쓰다가 또 아까처럼 누님의 서비스를 놓치면 곤란하지. 지금은 신경 쓰지 말고 이 쾌감에나 집중하기로 하자.

    "응…후우. 어때? 기분 좋니?"

    한 손은 기둥 부분을 잡고 부드럽게 흔들어주면서, 나머지 한 손은 손바닥을 귀두에 비벼주는 레이첼 누님.

    그 능숙한 손놀림에, 내 입에서는 무심코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응. 진짜로 평소보다도 더 기분 좋은 것 같아."

    단순히 눈이 안 보여서 감각이 민감해진 수준이 아니었다.

    물건에서 전해져오는 쾌감은 그 레이첼 누님이 해주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능숙해서, 마치….

    "혹시 오늘을 위해서, 또 혼자 연습이라도 했어?"

    "…또, 또는 뭐니!? 누나는…!"

    "아참. 그랬지. 미…미안. 말하는 도중에 미안한데, 슬슬 위험할 것 같아."

    "응…우선 한번 싸고 싶니?"

    그렇게 말하면서, 누님은 손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제든 사정해도 좋다는 것처럼.

    하지만 그 행동과 다르게, 이어지는 누님의 말은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싸는 건 아깝지 않니?"

    그와 동시에, 내 물건을 열심히 자극하던 손의 움직임이 우뚝하고 멈췄다. 아니. 그냥 멈추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아예 물건에서 손을 떼어 버렸다.

    "아직 준비한 게 많이 남았단다."

    누님의 목소리가 다시 내 입술에 틀어 막힘과 동시에, 내 가슴 위로 누님의 부드러운 가슴이 지그시 눌렸다. 그리고 아래쪽에서는 바스락바스락하고 옷 벗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후 누님의 두 손이 다시 내 물건을 잡는가 싶더니, 그대로 내 물건을 배 쪽에 바짝 붙이고는.

    "쪽. 쪽. 쪽."

    "!?"

    기둥 밑면에 느껴진 감촉에, 나는 또다시 반사적으로 몸을 들썩였다.

    아까처럼 손가락으로 장난치는 건 절대 아니다. 두 개의 입술 사이에서 살짝 느껴진 이 촉촉한 감촉은, 절대 손가락으로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애초에 누님의 두 손은 지금 내 물건을 배 쪽으로 바짝 붙이는 데 쓰고 있잖아?

    그렇다는 얘기는….

    "후훗. 우리 구원이. 또 속았구나?"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누님은 내 입술에서 입술을 떼고 쿡쿡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내 물건 위에 아까 느낀 감촉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이번에는 버드 키스가 아니라, 진하게 입술 도장을 찍는 것처럼 꾸욱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허리 위로 느껴지는 이 탄력 있는 감촉은…에이. 뭐야. 그런 거였어? 진짜 놀랐잖아.

    괜히 입술 순자를 써서 음순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었구나.

    "으응…하읏…어떠니? 조금 더…참을 생각이 들었니?"

    허리를 앞뒤로 살짝살짝 움직여서 내 물건 밑면에 자신의 애액을 바르며, 레이첼 누님은 아까보다 살짝 더 상기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아니면…이대로 싸게 해줄까?"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서 음부를 내 귀두 근처까지 가져온 다음, 레이첼 누님은 허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살짝 각도를 조절하자, 귀두 끝에 도톰하게 솟은 두 개의 부드러운 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렇게 내 귀두 끝을 자신의 음순 사이에 살짝 파묻고는, 허리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어서 그 부드러운 감촉을 더욱 선명하게 어필하기까지 하는 레이첼 누님.

    "실은 조금 더 준비한 게 많았지만, 구원이가 참을 수 없다면."

    누, 누님. 이런 행동을 하면서 그런 말을 하면 괜히 더 기대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기대하면 기대할수록 흥분도 더 하게 되어서, 한계는 더욱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떻게 하고 싶니?"

    "…싸고 싶어."

    "응…후훗…어쩔 수 없네. 그래. 그럼…쌀 거면…안이 좋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