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196화 (1,163/1,205)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195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넷사는 내 방에 따라오지 않았다.

    아니. 들어 봐. 그 녀석 치사하게 이런 말을 하는 거 있지?

    "아쉽지만 지금부터는 다시 집사입니다."

    "치사하게 자기 할 얘기 끝나자마자 바로 그러기야!?"

    물론 그런다고 해서 "네. 그렇습니까."하고 그냥 넘어가 줄 나도 아니어서, 일단 물고 늘어져 봤지만.

    "구원 님 덕분에 제 일이 얼마나 자부심을 느낄 일인지 깨달았으니까요."

    이렇게 말해 버리면, 나도 할 말이 없어지잖아.

    게다가 내가 더 붙잡고 늘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자마자.

    "구원 님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당장 해야겠다고 하시면, 따라가겠습니다만."

    이런 말까지 하다니. 얘 지금 나 놀리는 거지? 대체 이런 건 누구한테 배운 거야? 너 옛날에는 안 이랬잖아?

    …서, 설마 난가? 나인 건가?

    "…지금은 봐주기로 하지. 평소처럼 행동한다고 해놓고, 바로 약속을 어길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원조를 우습게 보면 곤란하지.

    네 그런 도발조차도 난 멋지게 받아넘길 수 있는 센스가….

    "……."

    "뭐야 그 시선."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니기는 뭐가 아니야!? 말하고 싶은 거지!? 난 평소에도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고, 시도 때도 없이 방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잖아!?"

    "그렇게까지는 말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까지 라는 건, 비슷한 말을 하려고 하기는 했다는 거 아니야!?"

    "……."

    "야!"

    "농담입니다."

    이, 이 녀석이 진짜….

    "두고 봐. 다음번에 제대로 할 기회가 생기면, 진짜 허리가 빠져서 엉엉 울며 빌 때까지 안 놔줄 테니까."

    뭐, 다음번이라고 해봤자, 바로 몇 시간 후지만.

    이제 와서는 거의 의미가 없어진 차례지만, 그래도 제대로 차례를 따지면 저번에 한 마틸다가 마지막이었으니 오늘은 바넷사 차례잖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바넷사의 그 대답은, 또다시 내 예상을 빗나가는 것이었다.

    기대라니. 아무리 그래도 밤에는 절대 날 이길 수 없다는 것 정도는, 바넷사도 충분히 알고 있을 텐데.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자신만만한 대답인 거지?

    …설마 얘 오늘 밤이 자기 차례인 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진짜로? 이렇게 철저한 애가? 아니. 혹시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건가?

    너무도 당당한 바넷사의 모습에 잠깐 나 자신의 기억력이 의심될 정도였지만,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봐도 순서는 바넷사 차례가 맞았다.

    그래. 내가 그런 걸 착각할 리가 없잖아?

    "너…."

    나는 확인을 위해 입을 열었지만, 금방 생각을 바꿨다.

    직전까지 모르는 채로 내버려 두다가, 밤이 되자마자 끌고 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잖아?

    그렇게 생각한 나는 결국 바넷사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갔다.

    하지만 결국, 그날 밤 나와 바넷사가 단둘이서 격렬한 섹스로 밤을 보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방심하고 있는 바넷사와를 철저하게 굴복시킬 생각에 흥분해서, 나는 그만 또 한 가지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던 거다.

    "왠지, 무척 오랜만인 것 같지 않니?"

    저녁 식사 후 다 같이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눌 때부터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던 레이첼 누님은, 시간이 늦어 각자 자기 방으로 흩어지는 시간이 되자 당연하다는 듯 내 팔에 매달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조금 전에 보였던 바넷사의 태도가 가진 의미를 드디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바넷사는 순서를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냥 순서를 바꿀 생각이었던 거다.

    아니. 물론 나한테 당하기 싫어서 바꾼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걔가 아무리 그렇게 무뚝뚝해 보여도, 결국 사도 인장까지 찍힐 정도로 날 좋아하는 여자니까 말이야.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겨우 그런 이유로 포기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다.

    다만 바넷사는 날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집사로서 모두를 보필하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말이야.

    자신보다 레이첼 누님이 오늘 밤을 나와 보내는 게 더 좋을 거라고 판단한 거겠지.

    집사인 자신은 그나마 이런저런 일들로 나와 얼굴 마주칠 일이 조금은 있지만, 매일같이 일을 나가시는 레이첼 누님은 모처럼 내가 위로 올라와도 저녁 이후의 잠깐 정도밖에 얼굴 볼 일이 없으니까.

    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닌 만큼, 나도 염두에 두어두고 있었어야 했는데.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이라는 레이첼 누님의 말이 내 귀에는 조금 씁쓸하게 들렸다.

    물론 누님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말이야.

    하지만 아무리 그런 뜻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니 괜히 더 미안해지기만 했다.

    "미안해. 사귈 때는 분명 아무리 여자가 여럿이라도 절대 쓸쓸하게 만들지는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으응, 아니야. 이것도 전부 약속을 지켜주기 위해서잖니?"

    내 사과에, 누님은 어설프게 괜찮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그런 말은 해주셨다.

    문제는 내가 그 약속이라는 단어에 전혀 짐작 가는 바가 없다는 거지만.

    "약속?"

    "어머, 잊었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렇게 열심이었잖니. 누님한테 성자 전설을 보여주겠어요! 라면서."

    그때의 내 바보 같은 모습이 떠오른 건지 쿡쿡 웃으면서 내 말투를 따라 하는 누님의 모습을, 나는 왠지 멍하니 바라보게 됐다.

    새삼 다시 반한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기억났니?"

    "…새삼 입으로 다시 들으니까 부끄러워 죽겠네."

    내 얼굴을 엿보며 그렇게 말하는 누님에게, 나는 적당히 맞장구쳐줬다.

    사실 기억을 뒤지느라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라 그냥 누님의 미소가 눈부셔서 멍하니 보고 있었던 거지만, 그걸 또 곧이곧대로 말하는 건 부끄러우니까.

    "그러니? 누나는 좋다고 생각하는데. 후훗. 풋풋하고 귀엽지 않니?"

    아니. 의문형으로 말해도 말이지. 자기 자신의 과거를 풋풋하고 귀엽다고 평가할 수 있는 녀석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데.

    "길드에는 그런 귀여운 녀석의 고백을 단칼에 거절하신 매정한 안내원 누님이 계신다는 모양인데."

    "그치만…초면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조금…누나 마음 알지?"

    그야 당연히 알지. 나 같아도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애초에 나도 게임이라고 착각 안 했으면 그런 말 절대 안 했을 테니까.

    그러니 잘 알지만.

    "…상처받았어. 크흑."

    팔뚝으로 눈가를 문지르며 그렇게 말하자, 누님이 당황하는 게 그 품에 안긴 팔을 통해서 전해져왔다.

    "지, 지금은 그렇게 생각 안 해! 구원이는 멋져!"

    누님. 아무리 당황했어도 그렇지, 그렇게 스트레이트로 꽂아 버리시면 괜히 저까지 더 부끄러워지는데요.

    "안 돼. 이미 늦었어. 책임져."

    원래는 내 사과로 시작한 대화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스스로 말하면서도 너무 뻔뻔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모처럼 누님의 배려로 분위기가 가벼워졌는데 괜히 무게 잡고 다시 진지해질 필요도 없잖아? 그런 건 나한테 안 어울리기도 하고.

    "채, 책임?"

    "그래. 오늘 밤을 꼬박 들여서 날 치유해 줘야겠어!"

    원래는 바넷사를 혼내줄 생각이었다고는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도 원래 계획에 집착할 정도로 나는 바보가 아니었다.

    누님을 위해서, 그리고 배려해 준 바넷사를 위해서, 오늘은 누님과의 밤을 전력으로 즐기겠어!

    "응. 좋아."

    "좋…! 응? 조, 좋다고?"

    "응!"

    어, 어라? 뭔가 예상했던 거랑 반응이 다르잖아? 이번에도 어김없이 당황하면 튀어나오는 누님 특유의 패닉 상태에 빠질 줄 알았는데.

    아까 바넷사도 계속 내 예상을 벗어나더니, 오늘 진짜 무슨 날인가?

    서, 설마…그동안 내 여자들한테 살짝 소홀했다고 행동 패턴을 못 읽게 되어 버린 건 아니겠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래서는 안 돼!

    "꺄윽?!"

    나는 누님의 얼굴 양옆을 두 손으로 꼭 감싸 쥐고, 그 두 눈을 빤히 쳐다봤다.

    "으응? 우응…응? 구, 구원아…? 왜 그러니…?"

    처음에는 키스하려는 건 줄 알았는지 가볍게 입술을 내밀면서 눈을 감았던 누님은, 한참을 지나도 내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한쪽 눈만 슬며시 눈을 떠서 내 얼굴을 엿봤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무표정으로 가만히 보고만 있자, 드디어 눈동자를 진동시키면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래야 내가 아는 우리 레이첼 누님이지.

    다행이다. 내 여자의 행동 패턴도 못 읽을 정도로 소홀해진 건 아니었어. …앞으로는 아무리 바빠도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쓰려고 노력하면서 다니자.

    뭐, 지금은 그런 것보다 우선 이 이상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당황한 누님을 달래야겠지.

    "어, 어떤 식으로 치유해주실 건데요?"

    일부러 목소리까지 덜덜 떨면서 말하자, 그제야 누님도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알았는지 푸흡하고 웃음이 터지셨다.

    애초에 치유하니 마니 하는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정색한 거니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심각한 분위기는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텐데.

    하여간 우리 누님은 당황하시면 시야가 너무 좁아진다니까. 그런 점이 또 귀여우시지만.

    "기대되니?"

    이 여유로운 태도. 설마 누님, 나와의 밤을 대비해서 또 뭔가 준비한 게 있으신 건가?

    부족한 순발력을 철저한 준비로 보완하시는 누님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누님이 지금까지 준비해주신 이벤트들을 생각해 보면….

    "후훗. 가면 알게 될 거야. 미리 말하면 재미없잖니?"

    맹렬하게 고개를 흔드는 내게, 누님은 요염한 미소와 함께 대답해 주셨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가자! 당장!"

    "꺄악!? 구, 구원아!? 조금 진정…꺄악!"

    나는 누님을 그대로 안아 들고, 방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평소라면 바넷사가 나타나서는 "복도에서 뛰지 마십시오." 라고 주의를 시킬 정도로 빠르게.

    누님에게 차례를 양보해놓고 이제 와서 다시 얼굴 보이기 무안했는지,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자, 이제 어떻게 해줄 거야!?"

    방에 들어와서 누님을 침대 위에 던지다시피 눕힌 다음, 나는 그 위에 올라타서 몸을 덮으며 외쳤다.

    "지, 진정하렴. 누나가 하자는 대로 하는 거…맞지?"

    그러자 누님도 내 기세에 눌렸는지, 이대로 덮쳐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약한 목소리로 내 말을 받아줬다.

    이, 이런 너무 흥분했나. 누님 말대로, 이래선 내가 덮치는 것 같잖아.

    "당연하지. 자, 하고 싶은 대로 뭐든 해!"

    잠깐 심호흡을 해서 호흡을 정돈한 다음, 나는 누님 위에서 비켜줬다.

    그리고 그 바로 옆에 팔다리를 뻗고 벌러덩 눕자, 누님이 또 귀엽다는 듯이 쿡쿡 웃었다.

    "후훗. 그래서는 마치 지금부터 고문당하는 사람 같잖니."

    침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 누님은 마치 고양이 같이 엉금엉금 기어서 내 위로 올라오더니, 입가에 띈 미소를 다시 요염하게 바꾸고 내 귓가에 입을 가져왔다.

    "지금부터 하는 건 고문이 아니라 기분 좋은 거니까, 긴장 풀고 편하게 있으면 돼."

    그 목소리만으로도 이미 제 긴장은 충분히 풀렸습니다.

    뭐, 신체의 일부분은 아직도 딱딱하게 긴장하고 있었지만, 저건 내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어쩔 수 없지.

    "그럼 구원이는 편하게 누워서, 누나한테 전부 맡기렴."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누님은 가벼운 눈웃음과 함께 자신의 허리띠를 풀기 시작했다.

    어, 어!? 아직 위쪽도 안 벗었는데 갑자기 하반신부터!? 시작부터 너무 대담하신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누님은 하의를 벗으려고 벨트를 푼 게 아닌 모양이었다.

    벨트를 양손으로 잡고 펼쳐서 촥! 하는 소리를 내며 후훗하고 웃는 누님의 모습은, 마치….

    누, 누님? 저기, 혹시 준비하신 게, 그런 종류의 플레이이신가요? 전 딱히 당하는 취미는…아, 아니. 물론 누님도 열심히 준비하셨을 테니, 싫다는 건 아니지만요.

    하지만 치유해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런 플레이는 치유하고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요?

    "괜찮아. 긴장 풀렴."

    이 상황에서 어떻게 긴장을 풀라는 거예요.

    목소리만은 여전히 오래 알고 지낸 옆집 누나처럼 친근하고 부드러워서, 긴장하면서도 긴장이 풀리는 묘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참고로 말하자면 오래 알고 지낸 옆집 누나라는 건 그냥 이미지상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실제로 그런 관계인 누님이 있었던 적이 없으니, 그게 어떤 느낌인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벨트를 쫙 펼친 누님은, 그대로 벨트를 내 얼굴로 가져와서는…누, 누님!? 설마 얼굴이에요!? 그건 너무 하드한 게…어, 어라?

    잔뜩 긴장했던 내 예상과 달리, 누님은 벨트로 부드럽게 내 얼굴을 감싸기만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눈 부분을.

    "괜찮니? 너무 꽉 끼이지는 않니?"

    게다가 이렇게 세심하게 확인까지 해주시니, 이상한 상상 하면서 긴장했던 내가 괜히 더 바보 같아졌다.

    "친구한테 들은…누, 누나의 경험이지만, 이렇게 눈이 가려지면 다른 감각이 더 민감해지잖니?"

    …누님. 친구한테 대체 무슨 조언을 들으신 건가요. 진짜 이벤트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시는구나.

    그리고 또 연애 경험 풍부한 누님 컨셉은 언제까지 유지하실 생각인가요?

    아무튼 상황이 이렇게 되니, 나도 누님이 무슨 플레이를 하려는 건지 대충 짐작이 되기 시작했다.

    "어떠니?"

    안내원 특유의 또박또박한 목소리를 한껏 불어넣은 한숨으로 흐리면서, 레이첼 누님이 내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이셨다.

    그러면서 한 손을 내 상의 안에 집어넣고 복근을 어루만져 주니, 감촉만으로도 벌써 흥분으로 단전부터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누님 말대로 이렇게 눈을 가리고 있으니, 다른 감각들이 더 민감하게 느껴지는군.

    지금 누님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은, 아마 평소라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거다.

    "자, 이쪽도…."

    또다시 내 귀에 한숨을 불어넣으면서, 누님은 손을 천천히 위로 올렸다.

    피부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듯이 올라온 손은 내 가슴 근육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목표를 바꿔서 유두를 가볍게 꼬집었다.

    "큭!"

    "후훗, 역시 평소보다 민감하네."

    그리고는 또다시 손을 아래로 쭉 내려서, 누님은 이번에는 바지를 뚫고 나올 듯이 솟아오른 내 물건을 바지 위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벌써 이렇게 움찔움찔하고 있어. 답답하니? 벗겨줄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누님은 다시 한번 귀엽다는 듯 쿡쿡 웃더니 자신의 부드러운 입술을 내 입술 위에 포개왔다.

    그리고 동시에, 아래쪽에서는 철컥철컥하면서 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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