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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136화 (1,103/1,205)
  • 1136화

    사라야. 아무리 그래도 너무 그렇게 딱 잘라 거절하면 나 상처받는다.

    "…다음에 할 때는 둘이서만 하는 게 좋아."

    "사라야아아아!"

    "꺄악! 이 바보! 이래서 말하기 싫었는데!"

    뭐, 그런 식으로 자기 전에 사라한테 달라붙으며 장난을 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날은 야한 짓 같은 거 하지 않고 바로 잠이 들었다. 밤사이에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처리하느라 피곤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정신을 잃듯이.

    내가 정신을 차린 건, 창밖으로 햇살이 강하게 들어올 정도로 쨍쨍한 한낮이었다.

    하지만 햇빛 때문에 눈을 뜬 건 아니었다. 눈을 뜬 이유는 다름 아닌, 다리 사이에 느껴지는 달콤한 쾌감 때문이었다.

    고개를 들어 아래를 바라보니, 하반신 쪽의 이불이 부풀어 올라 바스락바스락 움직이고 있었다.

    "응…쪽…하음…아, 이, 일어났어? 조, 좋은 아침…점심? 쪽."

    슬쩍 이불을 들어서 안을 엿보니, 레이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내 물건에 입을 맞췄다.

    그러고 보니, 예절이라면서 이런 것도 가르쳤었지. 하지만 얘도 참 겁도 없지. 어떻게 사라 바로 옆에서 이런 걸 할 생각을 하지? 너도 그날 봤잖아? 사라가 질투하면 어떻게 되는지.

    사라가 아직 자고 있으니 망정….

    "크윽…."

    어, 어라? 지금 사라 쪽에서 나지막하게 분한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방금 어깨가 살짝 떨리지 않았어? 사라야? 너 설마 지금 깨어 있니? 진작에 깼는데 레이가 하는 짓 때문에 일어나지는 못하고 자는 척하는 거야?

    "…이런 식의 아침 인사는 섹스하고 난 다음 날 아침에만 하는 거라고 말했잖아."

    아무튼 사라가 자는 척을 계속한다면 굳이 지적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

    나는 황급히 하반신 쪽 상황부터 수습하기로 했다.

    "읏!? 그, 그랬던가…?"

    내 지적에 레이는 자기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걸 깨달았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우물쭈물하기 시작했다.

    실은 전날 밤에 섹스를 했든 안 했든 이런 식으로 깨우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건 굳이 말해주지 말자.

    "그, 그럼…여기서 그만해? 얘 괜찮아?"

    아무튼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는 레이였지만, 그래도 눈앞에 우뚝 선 물건을 두고 선뜻 봉사를 멈추는 것도 망설여지는 모양이었다.

    제, 젠장. 안 그래도 그만두게 하고 싶지 않은 상황인데, 그런 눈으로 보기까지 하다니.

    레이의 예쁜 눈동자에서 희미하게 엿보이는 사도 인장은, 날개 부분은 대폭 줄이고 하트만 강조한 모양이라, 언뜻 보면 그냥 눈에 하트를 띄워놓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저것 때문에 또 우리 애들한테 "앨리시아한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정상적인 곳에 해준 거야!?" "자네, 아예 방침을 바꾼겐가!? 이제야 한 곳에는 안 하기로 한 겐가!?" 라는 불평을 엄청 들었지. 특히 엉덩이 위랑 자궁에 인장이 있는 용사랑 대마법사의 반발이 심하더라고.

    실은 방침을 바꾸기는커녕, 이것도 섹스랑 엄청 관련된 위치인데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아니. 전에 하렘 플레이할 때 얘가 감정 공유를 이용해서 너희 기술을 보고 배우더라고. 그래서 눈동자에 해준 거야."라는 말을 할 수는 없어서, 쏟아지는 불평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무튼 그런 하트 눈으로 내 물건을 보며 주저하는 레이를 보고 있자니, 도저히 그만하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안 괜찮은 거 같아. 미안한데 한 발 뺄 때까지 계속해…."

    "계속하긴 뭘 계속해! 이 변태야!"

    하지만 그런 내 욕망은, 참다 참다 폭발한 용사님에 의해 저지되고 말았다.

    "오늘도 바쁘다면서! 빨리 안 일어나!?"

    "아니! 하지만 이래놓고 그만두는 건 고문이잖아! 사라 넌 남자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이건…."

    "그럼 빨리 싸고 일어나 이 변태야!"

    아마 내가 일어나기 전까지 상당히 참고 있었던 거겠지.

    사라는 흥분해서 정상적인 판단을 못 하게 된 건지, 내 물건을 덥석 잡더니 위아래로 강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흥분해서 이성을 잃은 주제에 그 손놀림은 내 약한 부분을 정확히 자극해 줬고, 레이가 묻혀놓은 타액 덕분에 미끌미끌 잘도 움직이기까지 해서, 자는 사이에 레이에게 실컷 괴롭혀진 내 물건은 순식간에 폭발하고 말았다. 바로 앞에 있던 레이의 안면을 향해서.

    "응으으읏!?"

    그리고 내 정액을 안면에 맞은 레이는, 그대로 자기도 절정에 달해 버리고 말았다.

    "레, 레이!? 당신은 왜 느끼는 거예요!?"

    "가, 감졍 공유우…."

    아, 이 녀석. 감정 공유 또 켜고 있었냐.

    "애, 애초에 구원 넌 왜 이런 인사를…우으읍!"

    사라야. 아무리 너라도 내 큰 그림을 찢어 버리려고 하는 건 용서 못 해. 내가 얼마나 공들여서 레이한테 이런 상식을 주입해놨는데.

    나는 사라의 턱을 잡아서 입술로 입술을 틀어막고, 다른 손은 아래로 내려 물건을 잡고 레이의 입술에 비볐다.

    그러자 절정의 여운에 덜덜 떨리고 있는 레이의 혀가, 할짝할짝 내 물건을 핥아서 깨끗하게 해주기 시작했다.

    이럴 생각 전혀 없었는데, 왠지 3P처럼 되어가고 있지 않아? 어쩌면 이대로….

    "후아아! 하아…하아…저, 적당히 하지? 오늘도 할 일 많다면서?"

    그렇게 생각했지만, 역시 용사님은 용사님이었다. 이런 때마저 판단을 흐리지 않다니.

    아니. 판단이 잠깐 흐려져서 대딸을 해준 덕분에 이런 일이 되어 버린 거지만. 아무튼 슬슬 물러날 때인 것 같군. 용사님도 자기 잘못도 있는 만큼 여기까지는 봐줄 것 같으니까.

    "흐으응."

    침대에 걸터앉아서 팔짱을 낀 채 날 내려다보는 사라. 완벽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다리를 내 눈앞에서 보란 듯이 바꿔 꼬고 나서, 사라는 가볍게 코를 울렸다.

    "정말로 바쁘기는 했나 보네."

    "응. 그런데 사라야."

    "왜?"

    "팬티 보…헛차! 피했다!"

    보여서 보인다고 말해 준 것뿐인데, 사라의 긴 다리가 정확히 내 다리 사이를 노리고 휘둘러졌다.

    얘가 위험하게 뭐 하는 짓이야!? 내가 매번 말하는 거지만, 여기가 망가지면 불운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니거든!? 그 점 알고 있는 거지!?

    "이, 이 변태가 진짜…."

    설마 내가 피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지, 사라는 매서운 눈초리로 날 노려봤다.

    사실 우리 용사님의 운동 신경이라면 내 피하는 동작을 보고도 따라와서 추가타를 날릴 수 있었겠지만, 방금은 두 손으로 자기 치맛자락을 누르느라 동작이 제한된 거겠지.

    그렇게 누르고 있어봤자 별로 소용없는데 말이야. 그도 그럴 것이, 난 지금 바닥에 무릎 꿇고 있으니까.

    "넌 이런 때에도 그런 곳에 눈이 가!?"

    "당연하지. 다른 사람도 아닌 사라 너니까. 내 눈은 언제나 네가 있는 곳을 따라가게 되어 있어."

    "…농담할 때 안 할 때 구분 좀 하지?"

    사라가 날 찌릿 노려보며 그렇게 말한 순간, 옆에서 "오오…." 하고 감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굳이 돌아볼 것도 없이, 목소리의 주인은 명확했다.

    레이야. 네가 이런 말에 유독 약하다 보니 딱 끊어 버리는 사라가 멋있게 보이는 모양인데, 실은 사라 얘도 말만 이러는 거지 속으로는 엄청 좋아하고 있어.

    "하지만 설마 일이 그렇게 됐다니…."

    이것 봐. 원래라면 더 쏘아붙였을 텐데, 지금은 그냥 넘어가 주잖아.

    뭐, 사라가 지금 한 말로 알 수 있듯, 중요한 얘기를 하던 도중이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래. 내가 이렇게 무릎 꿇고 있는 것 때문에 아까 전 소동으로 벌 받는 중이라고 착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은 우리는 지금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중이었다.

    아, 참고로 무릎 꿇고 있는 건 아침에 그 일 때문이 맞아.

    "그래. 이 오빠가 밤사이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제 좀 느껴져?"

    "…그런 건 늦을 때부터 느끼고 있었거든, 바보 오빠야."

    "……."

    "뭐, 뭐야 갑자기 조용해지고."

    "아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불러준 기습 오빠에 감동해서."

    "바보 오빠라고 했거든."

    "내 귀에는 오빠밖에 안 들려."

    "하아. 진짜 이 바보는…."

    보란 듯이 한숨 쉬면서 말하는 사라였지만, 내가 눈에는 아까보다 훨씬 기분 좋아진 모습처럼 보였다.

    "아무튼 진짜 많이 걱정했나 보네?"

    "…당연하지."

    어머, 솔직해라. 사라야. 기분 풀렸다고 너무 귀여워진 거 아니야?

    "사라 네 성격에 용케 안 뛰쳐나오고 얌전히 기다렸네?"

    "아, 그거!"

    갑자기 솔직해진 사라의 모습에 조금 더 장난을 쳐보자, 갑자기 레이가 손을 번쩍 들고 앞으로 나섰다.

    "너 나한테 감사해."

    얘는 또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저 으스대는 표정은 또 뭐고?

    "내가 아니었으면 진짜로 너 찾으러 뛰쳐나갔을 테니까."

    아니. 내가 생각하기에도 금방 온다는 놈이 그렇게까지 소식이 없었으면 사라 성격에 뛰쳐나가려고 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레이 네가 사라를 말렸다고? 대체 어떻게?

    "…구원한테 문제가 생긴 건 아니라고 알려줬으니까."

    내 지극히 당연한 의문은, 사라의 짧은 설명으로 말끔하게 해소됐다.

    과연. 감정 공유를 사용하면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을 테니, 그걸로 사라를 안심시킨 건가. 하지만 그렇다는 건….

    "어쩐지 케이로스 집에서 얘기하던 도중부터 갑자기 심장이 엄청 뛰더라니. 그거 네 탓이었냐!?"

    난 그냥 바프라에서의 일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에 설레서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침에 내 사정과 동시에 이 녀석도 느껴 버린 이유 역시도 그렇다. 어쩐지 감정 공유가 왜 켜져 있나 했더니, 그때부터 켜놓고 있던 거였어!?

    "꺄악! 난 시키는 대로 한 게 다야!"

    "애초에 너 감정 공유 컨트롤도 제대로 못 하잖아!? 어떻게 켠 거야!?"

    "그, 그래서 못 껐잖아!"

    "그게 자랑…후우, 아니다. 됐다."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반사적으로 윽박지르고 말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렇게까지 화낼 일도 아니기는 했다.

    결국 감정 공유로 생긴 문제라고 해봤자 조금 전 그 소동 정도가 전부였고, 무엇보다 스킬 컨트롤도 못 하는 레이가 감정 공유를 발동시켰다는 건 그만큼 간절히 바랬다는 의미도 되니까.

    즉, 레이도 날 무척 걱정했다는 얘기다.

    "뭐, 뭐야…할 말 있으면 똑바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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