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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689화 (67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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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호가 되기 위한 조건

    솔직히 말하자면, 완전히 도박이었다.

    그도 그럴게, 불안요소가 너무 많았으니까.

    제일 큰 문제점은 디아나의 방에서 이 팔찌의 동력원이 되는 마석 배터리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시간날 때 들러서 가져오겠다고 생각만해놓고, 정작 여러모로 바빴다는 이유로 가져오는 걸 까먹어버렸다.

    그리고 어젯밤에 있었던 일로 알 수 있듯이, 내 방은 배터리의 영향범위 안에 들어가있지 않았다.

    일단 어제 디아나랑 할때는 내 방에 오자마자 변신상태가 바로 풀린 게 아니었으니, 어쩌면 방문앞 정도까지는 아슬아슬하게 배터리의 영향권내에 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 때문에 나도 일말의 가능성을 걸고 일부로 레이아를 이쪽으로 유도한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어제도 이미 내 방에 들어오기도 전에 배터리와의 연결은 끊어져 있었고, 방에 들어오고 나서도 팔찌에 남은 잔존 마력으로 잠깐동안 효력이 유지되었던것 뿐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냥 디아나가 자기 방에서 배터리를 치워버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불안요소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만약 내 방문 근처까지는 배터리의 영향범위 안에 들어온다고 할지라도, 배터리의 잔량 여부 또한 모를 일이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어제밤은 하루종일 팔찌를 찬 상태로 있었으니까 말이야.

    영향범위 안에 없었다고는 하지만, 배터리가 계속 소모되어 완전히 소진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야 겉보기에는 마석이 무데기로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용량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장치였지만, 다른 사람의 보습을 바꾸는 마법은 그 디아나조차도 힐링 섹스가 없으면 오래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마력소모가 심한 모양이니까.

    아무튼 그런 이유들 때문에, 나는 솔직히 이 팔찌가 작동할 확률이 그다지 높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진짜로 팔찌가 작동하지 않자, 실망감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젠장. 역시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잘 되길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는 건가.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는 왼손의 팔찌를 보면서, 나는 속으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이거, 또 풀리지도 않고.

    배터리가 없으면 폴리모프 기능은 발동도 안되는 주제에, 디아나의 마력이 없으면 풀리지 않는 잠금기능 하나만큼은 철저하게 작동하는 모양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나.

    나는 그냥 다 포기하고, 오늘은 구미호 상태를 알아볼 날이 아니라는 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 지금부터 레이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잖아. 레이아도 최대한 내가 원하는 건 뭐든 해주려고 하고 있고. 풀죽을 일이 뭐가 있겠어?

    그러니까 오늘은 그저 레이아가 원하는대로, 레이아의 몸을 마음껏 탐닉하기로 하자.

    시선을 다시 정면으로 돌리자, 거기에는 음탕하게까지 보일만큼 치명적인 레이아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사실 팔찌의 가동범위 때문에 레이아를 이쪽으로 유도하려고 이런 주문을 한 거였지만, 그걸 떼어놓고 봐도 지금의 이 상황은 내게 있어서 감사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그 청순하기 그지없는 레이아가 요부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거니까.

    "레이아. 야하네."

    나는 레이아의 한쪽 엉덩이에 가볍게 오른손을 얹고, 그대로 손이 잠길 것만 같은 부드러운 감촉을 손바닥 가득 만끽하며 레이아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하읏…! 이, 이건…구원씨가 하라고 하셨으니까…."

    딱히 꾸중하는 말투는 아니었지만, 레이아는 내 말이 상당히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여전히 얼굴을 정면으로 향해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레이아는 그렇게 변명 아닌 변명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말과는 달리, 레이아의 몸은 여전히 내가 내린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었다.

    두 다리는 역V자가 되도록 어깨넓이보다 조금 더 넓게 벌리고, 상체는 깊숙이 숙여서 거의 바닥과 수평이 되도록 만든 자세.

    그런 자세로 허리를 최대한 아래로 깊이 내리자, 반대로 엉덩이가 위로 치솟아 올라서 그 매력적인 엉덩이가 더 부각되는 효과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것도 구미호의 본능인 건지, 그렇게 딱히 세세하게 주문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남심을 사로잡는 자세를 취한 레이아.

    그리고 아까 전에 부끄러운 듯 변명같은 말을 중얼거렸던 것과는 반대로, 그 엉덩이는 계속해서 날 유혹하듯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입으로는 여전히 청순한 목소리로 변명하면서, 몸은 야릇한 몸짓을 계속하고 있는 레이아가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었다.

    "엄청 야하지만…아직 뭔가 부족한 것 같단 말이지. 레이아, 좀 더 유혹하듯이 해볼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레이아에게 한층 더 주문을 해봤다.

    "여, 여기서 좀 더 말인가요?"

    "응."

    "어, 어떤식으로…."

    "글쎄?"

    "그, 그런…."

    여기까지는 내가 지시를 내려서 그대로 행동한 것뿐이었지만, 이번에는 정확한 지시없이 애매모호한 주문만을 해봤다.

    그러자 레이아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건지, 주저하면서도 힐끔 고개를 돌려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날 쳐다봤다.

    하지만 그 눈을 바라보면서도, 나는 쿨하게 모른척을 했다.

    그도 그럴게, 궁금하잖아. 과연 레이아 스스로 날 유혹하려고 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말이야.

    "아읏…그, 그럼…."

    한참을 고민한 끝에, 레이아는 다시 내 눈을 마주치기 부끄럽다는 듯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짚고 있던 손중 왼손을 뻗어서 천천히 자신의 엉덩이 옆으로 가져왔다.

    대체 뭘하려는 거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레이아는 평소의 레이아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행동과 발언을 해왔다.

    내가 주물럭 거리고 있는 오른쪽 엉덩이의 반대쪽.

    왼쪽 엉덩이옆에서 천천히 뻗어나온 레이아의 손은, 그대로 엉덩이 가운데 쪽으로 뻗어나가서 그 손끝이 자신의 왼쪽 대음순을 짚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레이아의 왼손은 자신의 왼쪽 대음순과 왼쪽 엉덩이 살을 잡고는 천천히 옆으로 벌리기 시작했던 거다.

    당연한 얘기지만, 레이아의 음부는 천천히 벌어지면서 그 핑크빛 속살을 아까보다도 훨씬 더 적나라라하게 드러냈고, 그 가운데에서는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았던 새하얀 정액이 다시한 번 꿀렁하고 새어나와서는 천천히 아래쪽을 향해서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건 레이아가 의도한 건지 의도하지 않은 건지 알 수 없었지만, 한차례 크게 덩어리진 정액을 내뱉은 레이아의 핑크빛 속살은 자 물건에게 손짓하듯 오물오물 움직였다.

    "제, 제 여기를…하읏…조, 좀 더…사요으아으으응!"

    그리고 레이아가 거기까지 중얼거린 순간,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레이아의 음부에 곧장 삽입을 강행했다.

    사실 레이아가 무슨 말을 할지 끝까지 들어보는 게 제일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내 이성이 버티질 못했다.

    그도 그럴게, 레이아가, 우리 천사님이 이런 음탕한 모습으로 유혹을 한 거라고!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버텨낼 수 없는 유혹이야!

    그리고 그렇게 레이아에게 달려들어서 삽입을 한 순간, 나는 뭔가가 이상해졌음을 깨달았다.

    뭐야 이거. 이 현기증은…이건 마치….

    시야 전체가 울렁거리는 순간, 나는 황급히 자세를 정비했다.

    우선 다리를 뻗어서 발을 의자 위로 올려놓고, 상체는 기울여서 레이아의 등에 최대한 달라붙게 만들었다.

    그리고 두 팔로 레이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꽉 감싸 안아서 버티기를 수 초.

    이내 내 시야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딱 하나 이상한 점이 있다면, 그건 레이아의 몸이 아까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뿐이었다.

    설마 배터리의 영향범위가 딱 몇센치정도만 부족했던 거였다니.

    의자에 앉아있을 때보다 아주 조금 더 문쪽에 가까워진 내 왼쪽 팔을 바라보면서, 나는 묘하게 냉정한 머리로 그런 생각을 했다.

    "흐읏…헷? 에엣…?"

    하지만 그런 나와 다르게, 레이아는 지금 이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내 격렬한 삽입 때문에 달콤한 신음소리를 내질렀던 레이아는, 쾌감에 몸을 바르르 떨면서도 뭔가 얼빠진 목소리를 흘렸다.

    그리고는 방금 전까지 자신의 음부를 벌렸던 왼손을 움직여서, 천천히 자신의 허리에 둘러진 내 팔을 어루만졌다.

    평소보다 훨씬 가늘어진,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팔을 말이다.

    더듬더듬. 레이아는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한참동안 내 팔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나는 발끝으로 의자를 살짝 더 앞으로 끌어와서는 안정적으로 의자 위에 서는 것에 성공했다.

    물론, 삽입은 풀지 않은 채로.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실은 의자도 이럴 생각으로 가져온 거였단 말이지.

    하핫. 선견지명이라는 녀석이지. 응.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상당히 시간이 지난 후에야, 레이아는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려서 날 바라봤다.

    어차피 지금 팔찌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이제 이대로 할 수밖에 없어.

    그렇게 생각한 나는 최대한 애교있는 미소를 미소를 띄우며 레이아에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 레이아?"

    "구, 구원씨?"

    "응! 누나의 귀염둥이 구원이에요!"

    떨리는 시선으로 날 바라보는 레이아에게, 나는 일단 모습에 걸맞는 귀여운 척을 해봤다.

    스스로 해놓고도 곧바로 이건 아니지 않나 싶었지만.

    응. 알아. 너무 나갔지. 아무리 상대가 레이아라도 이건 아니라는 거지. 알고 있어.

    하지만 그런 내 생각과는 달리, 그 순간 내 물건을 담고 있는 음부가 꾸욱하고 수축하는 게 느껴졌다.

    원래 모습인 상태로 삽입해서 이 상태가 된 것이니 헐렁하게 느껴졌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레이아의 음부는 마치 내 물건 크기에 맞춰서 완전히 모습을 바꾸기라도 한 것처럼 주름 전체가 내 물건에 완벽히 달라붙어서는 기분 좋은 쾌감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원래부터 그렇게 기분 좋았던 레이아의 음부가 더 조여오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그뿐만이 아니라, 레이아의 음부 안쪽에서 새로운 음액들이 샘솟듯이 새어나와서, 우리의 연결부위를 더욱 촉촉하게 적셔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레이아의 몸의 반응과는 달리, 레이아는 뭔가 영혼이 빠진 것 같은 표정으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워서 나와의 삽입을 풀어버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뒤를 돌아서, 레이아는 내게 정면을 향하고 똑바로 바라봤다.

    "레, 레이아?"

    "이건…무얼 하는 건가요?"

    당황하는 내게, 레이아는 여전히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응? 아, 아니. 그냥 이런 플레이도 해보고 싶어서. 그게, 오늘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날이고…."

    묘한 박력이 느껴지는 레이아의 표정에, 나는 왠지 모르게 위축되면서 변명에 가까운 말들을 빠르게 내뱉었다.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내 변명을 듣고도, 레이아는 여전히 박력이 넘치는 표정으로 짧게 되물었다.

    "으, 응."

    "구체적으로는요?"

    "으, 응?"

    "구체적으로, 어떤 플레이가 해보고 싶으셨던 거죠? 제게 어떤 걸 시키고 싶었던 거죠? 그냥 작아진 채로 하고 싶다는 게 전부는 아닐 거잖아요?"

    그리고 그때가 되어서야, 나는 슬슬 레이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깨달았다.

    …이거 왠지, 대답을 강요하는 것같지 않아?

    일단 오늘은 내 말대로 하는 날이니 내 명령이 있어야 그대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줘야만 한다. 자, 어서 빨리 내게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줘.

    레이아의 표정은 마치 내게 그런 말을 강요하고 있는 것 같았다.

    즉, 무슨 말이냐고 하면, 레이아가 완전히 눈이 돌아간 상황이라는 얘기였다.

    그 레이아가, 오늘같이 자신이 먼저 해달라는 걸 다 해준다고 해놓고서, 나한테 이런 태도를 취할 정도로 말이다.

    "그, 그게…나 이런 거 잘 모르니까…레이아 누나가 하나부터 상냥하게 가르쳐줬으면 좋겠어…."

    물론, 나는 레이아가 원하는 대답을 정확하게 들려줬다.

    이런 거 잘 모른다. 스스로가 헛소리도 이런 헛소리가 없는 얘기였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레이아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줬다는 얘기였다.

    "하으으으으읏!"

    내 말을 들은 순간, 레이아는 두 손으로 자신의 뺨을 감싸안고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새된 비명을 질렀다.

    그 가랑이 사이에서는, 아까보다 현저하게  많은 양의 애액이 흘러나와서 허벅지를 타고 내려와 바닥을 적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변화는, 레이아의 등 뒤에서 보랏빛 꼬리가 공작의 꼬리깃처럼 촤학하고 펼쳐지는 게 보였다는 점이었다.

    어, 어어? 잠깐만? 아니. 물론 이걸 노렸던 건 맞지만, 벌써?!

    "네, 네에! 누, 누나가! 하앗…레이아 누나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가르쳐줄테니까요!"

    그리고 레이아는 곧장 날 의자에 앉히고는, 의자 등받이에 두 손을 얹은 채 보랏빛 안광을 빛내는 눈동자로 날 내려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저기, 레이아 누나. 눈이 조금 위험한데요.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닭구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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