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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621화 (60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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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리시아의 감정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펠리시아가 저런 태도를 보이니 허무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이상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이 이상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쟤가 들어먹을 애도 아니고 말이다.

    일단 난 약속대로 진정한 사랑이 뭔지 보여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준 거니, 괜히 펠리시아에게 사랑의 멋짐을 알려주겠다면서 이 이상 힘 빼지 말고 그냥 남은 할 일이나 하자.

    "뭐, 됐다. 아무튼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 실비아도 이 상태니, 더는 보여주고 싶어도 못 보여줘. 그러니까 이제 다시 네 성욕 문제나 해결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펠리시아 쪽으로 다가가자, 펠리시아가 내게 그 특유의 색기 넘치는 진한 미소를 보내왔다.

    "뭐야 자기. 그렇게 하고도 아직 부족한 거야?"

    "아니. 너 지금 내 말 제대로 듣기는 했냐?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네 성욕을 채워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잖아. 아직 너하고는 삽입도 제대로 안 했잖아? 엄청 부족할 거 아니야."

    "자기도 참. 또 그런다. 실은 자기도 아직 한참 부족하면서."

    펠리시아의 그런 반응에 나는 황당함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대꾸했지만, 그래도 펠리시아는 전혀 굴하지 않고 그렇게 말하며 두 손으로 침대를 짚고 섹시하게 이쪽으로 기어왔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 내 물건의 뿌리 부분을 잡은 후, 혀를 길게 내뻗어서 내 물건 끝을 낼름하고 핥았다.

    그 모습에서, 나는 미약하게나마 위화감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섹시하다.

    아니. 펠리시아 얘는 원래 존재 자체가 색기 덩어리인 녀석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다만 지금은 뭔가, 뭔가가 달랐다.

    평소에는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온 몸에서 색기가 흘러넘친다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거기에 더해 펠리시아 스스로가 일부러 날 유혹하듯이 색기를 흘리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말로 잘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대충 그런 느낌이었다.

    심지어 펠리시아는 그냥 내 물건을 한 번 핥고 마는 게 아니라, 내 물건 전체에 혀를 기게 하며 골고루 핥아먹고 있었다.

    마치 청소 펠라를 하듯, 내 물건을 깨끗하게 만들려는 듯이 말이다.

    야. 펠리시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거기 묻어있는 거 네 절친 애액이다.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왔지만, 나는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왠지 펠리시아의 행위에서 내 물건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집념 같은 게 느껴질 정도로, 펠리시아는 청소 펠라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기분이 엄청 좋았기 때문에, 괜히 펠리시아의 행위를 멈추고 싶지 않기도 했고 말이다.

    "후훗. 여기를 이렇게 만들고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지만, 자기도 참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그렇게 내 물건을 입으로 완벽하게 청소한 펠리시아는, 말끔해진 내 물건을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요염하게 내게 눈짓하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물건의 뿌리부분을 잡고 있던 손을 위아래로 움직여 자연스럽게 물건을 흔들어주는 건, 역시나 서큐버스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오는 모습이었다.

    "아니. 진짜로 난 이미 충분히 만족했거든?"

    물론 약간 청개구리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나는, 펠리시아의 저런 태도에 반사적으로 그렇게 말해버렸지만 말이다.

    뭐, 완전히 거짓말도 아니고 말이다.

    펠리시아의 방금 행위로 또 다시 물건이 서버리기는 했지만, 지금 이대로 끝내도 난 별로 미련은 없을 거다.

    그만큼 방금 전 실비아와의 행위에서 만족감을 얻었으니까 말이다.

    "흐으응…."

    내 말을 들은 펠리시아는 순간적으로 얼굴에서 특유의 요염한 미소를 지우고 재미없다는 표정이 됐다.

    물론 그건 아주 잠시 동안만의 얘기로, 한 번 눈을 깜빡이고 바라보니 다시 요염한 미소로 돌아와 있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지 아닌지는 지금 별로 중요한 게 아니잖아. 박아줄 테니까 누워서 다리 벌려."

    펠리시아의 그 표정을 보고, 나는 이 이상 얘기하면 귀찮아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때문에 일부러 펠리시아가 흥분하도록, 거칠게 말을 하며 펠리시아의 어깨를 밀어서 눕히려고 했지만…펠리시아는 물 흐르듯 자연스런 동작으로 내 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떼어냈다.

    "됐어."

    "으, 응?"

    설마 펠리시아가 이렇게 나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뭐야? 설마? 얘가? 아니지? 그런 의미로 됐다고 한 거 아니지?

    그렇게 생각하는 내게, 펠리시아는 다음에 이어지는 말로 아예 쐐기를 박아버렸다.

    "자기가 그렇게 할 맘이 없으면 됐어. 그만 돌아가도 돼."

    진짜로 섹스를 거부했어. 그 펠리시아가. 이 색정광이.

    "…진짜로?"

    "응. 진짜로."

    아무래도 그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나는 다시 한 번 되물었다.

    물론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았지만 말이다.

    "……."

    그렇게까지 대답을 들은 나는, 펠리시아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댔다.

    방금 전 어깨에 손을 댔던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펠리시아도 반사적으로 목을 움츠리기만 했을 뿐 내 손을 치우려고 하지는 않았다.

    "…뭐 하는 거야?"

    대신 무지막지하게 수상쩍다는 눈으로 날 쳐다봤지만 말이다.

    "아니. 별 건 아닌데 말이야. 너 혹시 어디 아프냐?"

    "자기, 너무한 거 아니야?!"

    내 말에, 펠리시아는 상처받은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외쳤다.

    물론 저 표정은 연기겠지만 말이다.

    나도 너랑 알고 지내면서 대충 성격 파악정도는 했다고.

    어쩌면 바넷사보다 더 표정 관리가 철저할지도 모르는 이 녀석이 이렇게 대놓고 상처 받는 표정을 드러냈다는 건, 연기일 가능성이 크다.

    "아니. 네 평소 모습을 생각해 봐라. 내가 이런 반응이 안 나오게 생겼나."

    때문에 나는 뻔뻔하게 그렇게 내뱉을 수 있었다.

    "하아…. 그냥…."

    그리고 자기 연기가 안 통했다는 걸 직감했는지, 펠리시아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할 말을 고르는 듯 잠시 생각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나도 그럴 기분이 아닌 것뿐이야. 자기가 눈앞에서 그런 굉장한 섹스를 하는 걸 봤는걸. 그런데 그 직후에 나랑 심심한 섹스를 하고 나면…왠지…."

    과연. 여자로서 지는 것 같다 이건가.

    하긴. 아까 전 바넷사의 미모에 대한 평가만 하더라도 알 수 있듯, 이 녀석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 녀석이니까 말이야.

    "너도 그런 고민을 하기는 하는구나."

    "자기 진짜로 나한테 너무 박하게 구는 거 아니야? 대체 날 어떻게 보는 거야?"

    "듣고 싶냐?"

    "…아니. 됐어. 말 하지 마."

    내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자, 펠리시아는 살짝 토라진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무튼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잖냐? 말해두지만, 나 오늘 지나면 또 던전에 가서 한동안 처박혀있을 거다."

    "응…. 그러네. 하지만 그래도 됐어."

    나는 일단 펠리시아를 설득해보려 했지만, 펠리시아는 요지부동이었다.

    저 반응을 봐서는, 정말로 할 마음이 안 생기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펠리시아가 이렇게 나온다고 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래 봬도 난 제법 책임감이 있는 놈이라서 말이야.

    아예 약속을 안 한 거면 모를까, 서큐버스 종족 특유의 성욕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까지 한 상태에서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펠리시아는 나랑 하는 동안에는 나하고만 하겠다고 한 말을 지키기 위해, 저번에 그런 상태에까지 몰렸었으니까 더더욱 말이다.

    "그러다가 너 또 저번처럼 성욕이 차면 어쩌려고?"

    "별로. 또 저번처럼 기다리면 되지. 그렇게 되면 또 자기가 와서 해결해주지 않겠어?"

    "넌 공주에다가, 여기 영주까지 맡은 애가 뭘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하냐. 그리고 말이야. 그 때 되면 할 맘이 생길 거라는 보장도 없잖아."

    "자기도 참. 그렇게 되면 나도 성욕이 쌓이고 쌓여서 어쩔 수 없는 상태일 텐데, 자기를 거부할 리가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어차피 그래봤자 방금 전 나랑 실비아하고 했던 것처럼은 안 될 텐데? 결국 행위가 끝나고 그런 기분이 드는 건 마찬가지일 거 아냐. 머리 좋은 너라면 잘 알 거 아니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는 반박할 말을 못 찾겠는지 고개를 푹 숙여 표정을 감추고는 기어들어갈 듯 조그만 목소리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글쎄. 그건 모르는 거지."

    "뭐라고?"

    "응? 뭐가?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이 녀석. 시치미나 떼기는.

    아니면 진짜로 혼잣말이 무심코 흘러나온 거라 자각이 없는 건가?

    뭐, 됐어.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아무튼 난 이대로 못 간다. 빨리 누워서 다리 벌려. 박아줄 테니까."

    "자기도 참. 그렇게까지…실은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거 아니야?"

    내가 다시 거칠게 명령조로 말하자, 펠리시아가 살짝 얼굴에 홍조를 띄우면서 다시 도발하듯 섹시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반응을 보니 일단 내 그런 말투에 흥분을 안 하는 건 아닌 모양인데 말이야.

    "너 말이야…."

    나는 기가 막혀서 뭐라고 한 마디 하려다가,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펠리시아 얘, 나랑 실비아와의 관계가 끝나자마자 바로 행위를 거부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직후에는 내 물건을 빨기까지 하면서, 자기도 할 마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자기가 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고, 계속 내가 자기랑 하고 싶은 거 아니냐는 식으로 몰아갔지만 말이다. 마치 지금처럼.

    펠리시아가 행위를 거부한 건 내가 그런 거 아니라고 말한 다음부터이다.

    즉, 펠리시아는 나와 실비아의 사랑이 넘치는 행위를 보고나서 여자로서 진 것 같은 기분이 든 게 아니라, 실비아와 하고 난 내가 너랑은 별로 안 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말했기 때문에 여자로서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다시 말해서 내가 지금 여기서 펠리시아와 하고 싶다고 말하면, 펠리시아의 기분이 풀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 잡아떼서 미안하다. 실은 내가 너랑 하고 싶어서 그런다. 네 눈에는 지금 내 아들이 빳빳이 서서 주장하고 있는 게 안 보이냐? 이렇게 흥분시켜 놓고 어딜 그냥 보내려고. 너랑 한 판 하기 전에는 못 간다."

    머릿속으로 생각의 정리가 끝난 나는, 여전히 빳빳이 서있는 물건을 과시하듯 펠리시아의 얼굴 가까이 들이밀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걸로 어떠냐!? 어때? 너도 이러면 좀 자존심이 회복되지?

    "…흐응."

    내 말을 들은 펠리시아는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보려는 것처럼 빤히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이번엔 시선을 내려 내 물건을 쳐다봤다.

    그 타이밍에 맞춰서, 나는 물건에 힘을 줘서 까딱까딱 흔들기까지 하며 열심히 자기주장을 했다.

    "에이. 고민하지 말고. 얘가 들어가면 엄청 기분 좋다고? 실은 너도 하고 싶잖아? 응? 한 판만. 딱 한 판만 하자. 아니. 하게 해주세요."

    펠리시아는 그런 내 반응을 보면서 귀엽다는 듯 피식 웃더니, 얼굴을 가져가서 그 끝에 쪽 하고 가볍게 입을 맞춰줬다.

    됐다! 성공이다!

    하여간 이 귀찮은 녀석 같으니라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볼 때마다 나랑 하고 싶어서 안달했던 주제에, 설마 이런 식으로 날 고생시킬 줄이야.

    "미안해 자기. 하지만 역시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야."

    하지만 펠리시아는 고개를 들고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미안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런 펠리시아를 보고, 나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그럼 방금 전 그 키스의 의미는 뭐였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난 지금 널 도와주려고 이러고 있는 거라고! 알고 있는 거냐!?

    …그래. 생각해보니 내가 펠리시아랑 하려는 이유는 순전히 펠리시아를 위해서다.

    그것도 펠리시아의 부탁을 받고 말이다.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저자세로 해달라고 빌어야 하는 거지?

    이제 됐어.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그러냐."

    "응. 미안. 자기."

    "미안할 거 없어. 지금부터 할 거니까."

    미안해하는 펠리시아에게, 나는 고개를 가볍게 젓고는 물건을 그 얼굴 앞으로 바짝 들이밀었다.

    "응? 자기? 그러니까 나는…."

    펠리시아는 내 말의 의미를 알 수 없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 난 그 말을 끝까지 들어줄 생각도 없었다.

    "침대에 눕고 다리 벌려."

    "자, 자기?"

    "두 번 말 안 한다. 얼른 해."

    "자기,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내가 계속 명령조로 말하자, 천하의 펠리시아도 드디어 슬슬 당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

    "펠리시아."

    "으, 응?"

    "내가 지금 부탁하는 걸로 보여?"

    "으읏!"

    나지막하게 이름을 부른 후 이어지는 그 말에, 펠리시아는 아연한 표정으로 몸을 바르르 떨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Sasins // orgasme입니다. 프랑스어로 절정을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발음이 |ɔ:rgӕzəm 이라 오르가즘이라고도 쓰는 사람도 있지만, 프랑스어로는 발음이 ɔʀgasm 오르가슴입니다.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라 영어식 발음보다는 프랑스식 발음으로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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